이현주 목사의 대학 중용 읽기
이현주 지음 / 삼인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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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내게 매우 매력적이다. 목사님이 경서를 읽는다는 것 자체도 그러하지만, 기독교리의 관점에서 문구를 해석하기보다는 '보편'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매우 진정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주요 주석가들의 저술을 세심하게 인용한 점이 또한 특이하면서도 훌륭하다. 이것은 이현주 목사가 종교를 초월해 세상의 바른 도리를 얻고자 하는 간절한 열정이 읽히는 대목이다.

함석헌 선생은 인도의 경전인 바가바드기타의 주석서를 출간했다. 힌두어를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허름한 사전에 의지해 방대한 금언의 세계로 홀로 들어간 노고가 대단하다. 이러한 사상의 통합 정신은 선조에게 뿌리가 닿아 있다. 유불선(儒佛仙)을 '삼현(三玄)'이라 하여 몸소 익히지 않으면 정사를 제대로 펴지 못한다는 정신이 조선 시대의 선비들이 가지고 있던 지침이다.

이 사람들이 '정신에 대한 열정'으로 종파를 초월했다면, '실천에 대한 열정'으로 종파를 초월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삼소회(三笑會)* 사람들이다. 삼소회는 불교의 비구니, 가톨릭·성공회의 수녀, 원불교의 정녀(교무) 등 각 종교의 여성 성직자들이 종교간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결성한 단체이다. 1988년 출범한 삼소회의 기도모임에서는 ‘자비로 충만하신 부처님’과 ‘사랑의 하느님’ ‘은혜의 본원이신 법신불 사은님’에게 각각 세번씩 모두 아홉번 절을 올린다. 비구니가 절에서 ‘아베마리아’ 노래를 연습하고 수녀가 수녀원에서 ‘찬불가’를 부르는 등 삼소회 회원들의 ‘퓨전 신앙’은 초기에는 적잖은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많은 일반신자들도 모임에 참석한다고 한다.

*삼소회 관련기사
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602231759321&code=990201
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601101748191&code=960100

앗, 책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꾸 뒷이야기로만 흘렀다. 어떤 종교가, 또는 종교들이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명쾌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으로 따진다면 모든 인간은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싸우는 것은 '보편'에 도달하기 위한 '각론'들이 달라서이다. 참여정부의 '취지'를 가리켜 비웃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들의 '각론'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각 종교도 '궁극'으로 나아가기 위한 '각론'들이 있을진대, 사실 '각론'이 '본질'은 아닐까.

이현주 목사의 '보편'은 다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보편'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다. 종교를 '믿음'의 총화라고 한다면, 그 믿음의 시각을 다른 곳에도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종파 간에 문제가 되는 곳에서는 항상 '믿음'의 방향이 움직이지 않는다. 믿음의 방향이 움직이지 않을 때 종교는 물론 인간 세상 안에서도 꽤나 시끄러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는 것이다.

유학에서 꽤나 숭고하고도 심연이 보이지 않는다는 '인(仁)'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대목을 보자.

하늘은 사사로이 덮지 않고 땅은 사사로이 싣지 않으며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추지 않는다(天無私覆 地無私載 日月無私照)고 했다. (예기[禮記]) 이것이야말로 인의 본질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인은 그 자체로써 완전한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신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우스복음' 5:45, 48)(73)

대학이나 중용 등의 경서를 읽으면 여러 장의 소감이 나온다. 대학이나 중용 등을 해석한 책을 읽으면 또 여러 장의 소감이 나온다. 이 책과 같이 해석과 심사를 반반 섞어놓은 책을 읽으면 앞의 것들보다 더 많은 장수의 소감이 나와서 애초부터 이런 책은 리뷰의 관점을 잘 잡아야 하며, 읽는 분들도 관점을 잡고 읽어야 한다. 대학에 대한 내용은 어디든 주워들을 수 있으므로, 선현들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이현주 목사의 이야기를 더 담아 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글머리를 한참 돌린 후에 다시 무엇을 쓰겠다는 이야기인가. '수신(修身)'이라는 이야기 말이다.

대학에서는 수신이 배꼽이다. 인간사 모든 것이 거기서 나오고 그리로 돌아간다. (54)

대학에서 '수신'을 말한다면 단계의 시작도 끝도 아닌 중간의 지점이다. 수신의 속에는 나 외의 다른 사물을 동일시한다는 학문과 정신의 단계가 놓여 있고, 수신의 겉테두리에는 천하를 올바르게 재단하고 바로잡는 행위의 단계, 또는 입신양명 출세의 단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우주는 '수신'이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모인다. 이를테면 서울의 시청앞 광장이나 광화문, 아니면 동작구 사당3동(우리 동네ㅋㅋ) 쯤 될 것이다.

이현주 목사에 따르면 '수신'은 지식이나 자기단속을 가지고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다. 선택적 순간의 대단한 용기와 직관적 사고가 필요하다. 지식으로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배웠다는 자들이 그 지식을 돈과 맞바꾸는 일에 이토록 태연할 수 있을까. 그들은 여러 날 배웠지만 '수신' 하나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들은 '돈'과 맞바꾸지 않는 법을 알지 못한다. 비위를 저지르고 평생 닦아온 길에서 낙마하는 사람들을 보고 "인생 참 아깝군." 하는 우리들보다 그 판사 양반들은 비위를 저지르는 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며,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대학 경문에서도 '수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만, 수신에서 방점을 발견하고 그 관점으로 대학 경문을 파헤친 이현주 목사의 끈기도 쪽 바깥의 감동을 준다. 매우 간단한 '수신'이지만, 학자와 지식인들은 혼신의 지식으로, 일반인들은 '진정성'으로 도달하기에 배운 사람들에게 '수신'은 그만큼 먼 이야기이다. 일반인과 구분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지식을 가지고 그 위치에 있다면 그 지식에 맞는 '수신'의 값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사람이 살면서 무슨 일을 하든, 장사를 하든 정치를 하든 농사를 짓든 예술을 하든, 아무튼 그 하는 일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 일을 통해서 그가 이루어낼 마지막이 바로 '수신'이라는 얘기다. (171,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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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 악의 역사 3, 중세의 악마
제프리 버튼 러셀 지음, 김영범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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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악의 역사 초기부터 악을 인격의 역사라고 정의하였다. 인격의 역사란 악에 인위적 관념을 부여하는 것으로 철저히 인간의 차원에서 다뤄지게 된다. 인위적이란 것은 ‘거짓’이나 ‘과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루시퍼가 그런 존재이다. 루시퍼는 교훈적인 목적을 위해 과장된 채로 전승되었다. 루시퍼는 신이 창조해놓은 우주를 죄로 망쳐버린 악마이자 영원한 벌을 받는 존재이다.



악이란 사실 ‘무지’의 반영일 뿐이다. 전승해오는 이야기를 보면 사탄은 지구에서 생명을 잃어버린 바로 그 중심, 암흑 속에 존재한다. 그곳은 가장 낮은 곳이며, 중대하고 무거운 죄로 가득 찬 곳이다. 사탄은 회전하는 세계의 죽은 지점에 꼭 들어붙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곳은 매우 어둡다. 어둡다는 것은 생명이 없다는 것, 무익함과 무의미, 암흑, 그리고 비존재를 뜻한다. 루시퍼는 바로 죽음과 죄의 무의미함이자 영원히 고립된 어둠의 집단에 사는 존재이다.


사실 악마는 인간에 의해 채용된 것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영원히 인간을 지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 아니라면 언제까지나 지배력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신과 악마이다. 어둡고 무서운 곳에 악마를 배치함으로써 일탈행위나 일탈행위로 오인되는 ‘자유’를 제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4세기나 15세기 초반과 같이 역병, 기근, 전쟁 등 인간의 생명을 시시각각으로 위협하는 상황들은 ‘악마’의 유혹을 받기 매우 쉬운 시대였다.


악마가 위정자들에게만 효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학가들에게도 매우 큰 가치가 있었다. 문학가들은 위정자들보다 훨씬 구체적인 의미의 ‘악마 개념’을 형성한다. 풍자라는 기제를 이용해서 고위 성직자, 귀족, 상인들을 악마의 배열에 합류시킨다. 특히 악마가 이들을 데려오는 모습에서는 매우 의미심장한 은유마저 느껴진다.


어렸을 때 기억을 되돌려보면 ‘악마’라는 개념은 매우 낯설다. 그때는 귀신이나 괴물, 공산당이 있었을 뿐이다. 악마는 매우 현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악마가 어린애들을 데리고 무엇을 하겠는가.

나는 악마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실존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악마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단, 그들은 매우 인간적인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거다. 악마는 인간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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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8-1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시시 웃으면서 조신하게 V자를 그려봅니다...^^

승주나무 2006-08-1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 성님.. 애들 푸시죠^^ V
 
전국책 고담총서 13
유향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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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객이 주족에게 상국 직책의 유지방안을 일러주다

주난왕 22년(기원전 293), 위나라 장수 서무가 싸움에 패하자 서주군이 상국 주족(周足)을 진나라로 보내고자 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주족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대는 어찌하여 군왕에게 말하기를, ‘제가 진나라로 가면 진나라와 서주의 관계는 틀림없이 악화되고 말 것입니다. 군왕의 총신들이 진나라의 신임을 얻어 서주의 상국이 될 생각으로 진나라에서 저를 헐뜯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되면 신은 사자의 직책을 다할 수 없습니다. 저는 상국의 자리를 내놓은 뒤 사자로 가고자 하니 군왕은 곧 상국이 되고자 하는 자를 후임으로 선발토록 하십시오. 그가 상국이 되면 두 나라 관계를 고려해 헐뜯지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지 않는 것입니까. 그러면 군왕은 진나라의 입장을 생각해 그대를 상국의 자격으로 보낼 것입니다. 그대를 사자로 보내면서 상국의 자리를 면직시키면 그대가 말한 대로 일이 잘 이뤄지면 이는 모두 그대가 성사시킨 셈이 됩니다. 설령 두 나라 관계가 악화될지라도 군왕은 그대와 관계가 좋지 않은 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들에게 벌을 내릴 것입니다.”
「전국책(戰國策), 서주책(西周策) 중에서」


중국의 장기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말과 상, 포와 차의 동선은 인물의 '위치'를 말하며, 한땀한땀 옮기는 선택에는 매우 다양한 전략이 들어간다. 다른 말과 함께 의각지세[犄角之勢] 를 이루기도 하고, 살을 떼어주고 뼈를 취하는 '희생전략'을 쓰기도 한다. 때로는 나의 말을, 때로는 남의 말을 이용하는 것은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각각의 말을 '대상'으로 취급하고, 그들의 욕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위의 상황은 서주의 상국 주족이 국가적 위기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특사 파견'의 임무를 앞두고 자신의 신변을 고민하고 있다. 움직이자니 국가 간의 국면에 따라 희생당할 수도 있고, 거스르자니 상국(오늘날의 총리급)이라는 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객이 내놓은 전술은 '자신의 위치와 상대의 욕망을 이용하라'였다. 주족이 상국 신분으로 방문하는 것과 일반인 신분으로 방문하는 것은 '외교의 본질'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진나라는 매우 강국이고 주나라는 매우 약소하다고 했을 때 주족이 진나라에 가서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모함을 받을 수 있는 상황과 정적들이 주족에 앞서 진나라의 총애를 받고자 하는 욕망을 생각할 때 주족은 이들의 욕망을 적절히 이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세객의 진단이 주효할 수 있었던 까닭은 주족에 비해 현재의 상황을 매우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논리를 이름붙인다면 '세객 논리' 혹은 '권모술수의 논리학' 정도 될까. 이들의 논리가 학문적 논리보다 독특한 것은 '상황'이라는 변수를 더하기 때문이다. 플로베르의 '일물일어'를 여기 적용한다면, 한 상황에서는 최선의 행위가 있기 마련이다. 이 최선의 행위를 출력해내기 위해서는 '유익한 지수'를 담아야 한다. 혹시라도 담아야 할 지수가 빠진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우리는 동양고전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거나 진부하고 교훈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것은 공맹이나 노장 등의 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외양적인 이미지에 기인한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부여한 '이미지화'에 기인한다. 하지만 교훈적이라는 '공맹유학'조차도 현실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춘추전국 이후부터 중국의 철학은 유학, 노장학, 법가(엄격한 법률)가 매우 유연하게 교류해 왔었고, 이에 대한 결정은 '유세가'들이 해왔다. 전국책에서 공맹이 언급된 부분이 3회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권모는 누군가를 속인다는 행위로 한정지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면 국가외교는 사기술이 되며, 외교관들은 사기꾼이 된다. 차라리 매우 복합적인 지수를 가지고 연산을 해내는 '실전논리학'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바둑에서 하수와 고수가 있듯이 '권모'에도 급수가 다르다. 연암 박지원의 말마따나 '열흘짜리 전략이 있는가 하면 100년도 너끈히 견디는 견고한 전략'이 있다.

암튼 텍스트 하나 올리고 나서 말도 징~허가 많이 했다. 간만에 쓰는 거니 봐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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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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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본 요소
●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해낼 수 있는 지식
● 현상과 세계를적절히 조작해낼 수 있는 구상력
● 생각과 사고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29쪽

독서는 단지 지식을 얻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남의 문체, 구성력, 표현력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어떤 내용을 표현하는 방식, 어투, 예시와 인용을 끌어오는 방법, 서두와 결말을 맺는 방법 등을 눈에 익히고 따라하게 된다. 이러한 독서의 내면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35쪽


학습의 방법은 이론 설명보다 실전과 실습 위주로 하라. 글쓰기는 원리를 배우는 것보다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론을 공부하되 이를 적용하는 연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37쪽

좋은 문장은 얼마나 성실한 교정 작업을 거쳤는가에 비례한다. 어법 부분에 자신이 없으면 문장에 관한 책을 한 권 사서 학습하라. 그리고 매번 글을 쓰고 난 후 어법에 어긋나는 문장은 없는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검토해보라. 그래도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주위 사람에게 보여주고자문을 받으라. 좋은 문장을 쓰는 것은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38쪽

다음 항목에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에 O 표를 해보자.
1. 글을 시작하기가 어렵다.
2. 글을 쓰기 전에 사전 준비를 하지 않고 바로 시작한다.
3. 무엇에 대해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4. 몇 줄 쓰고 나면 할 말이 없어진다.
5. 생각이 문장으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6. 서론을 쓰는 것이 어렵다.
7. 구성을 짜기가 힘들다.
8. 글을 너무 빠르게, 또 쉽게 쓴다.
9. 한 편의 글을 쓰는ㄷ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10. 글을 쓰고 난 뒤에 보면 틀린 문장과 오자와 탈자가 너무 많다.

만약 6개 이상 O표를 했다면글쓰기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이다. -39쪽

테마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어떤 것을 잡아야 할까? 여러분에게 글을 써달라는 청탁이 오면 어떤 테마로 글을 쓰고 싶은가? 대답은 간단하다. 가능한 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또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분야에서 테마를 선택해야 한다.
논술과 구술면접에서도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소재와 논거를 활용할수록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47쪽

논술시험의 발상단계는 조금 다르다. 논술문제는 논제 속에 이미 테마가 포함되어 있다. 보통 논술 문제는 문제가 분명하게 주어져서 그 문제에 대한 학생의 생각을 묻는다. 따라서 학생들은 논제와 예문을 잘 읽어 검토한 후에 주제와 구성적 아이디어를 짜면 된다.
입시논술에서 구성적 아이디어는 테마의 개념을 바꾸어보기,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 강구하기, 어떤 개념이나 주장 비판하기, 비판한 주장에 대해 대안 제시하기 등을 사용하여 찾는다. 학생들은 이런 발상 단계를 거치면서 시험지 뒷면을 이용해 자세한 개요를 작성한다. 이때 내용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는 오로지 예문(제시문)뿐이다. 시험장에서 글을 쓰기 전 참고자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예문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따라서 입시논술에서는 무엇보다 예문을 세밀하게 읽어보아야 한다. 거기서 주제와 구성적 아이디어는 물론 내용(글감)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65쪽

구성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여러 자료들을 자신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배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같은 자료라도 어떤 방법으로, 또 어떤 순서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설득의 정도가 달라진다.
‘아! 그래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독자가 동의할 수 있는 논리적 흐름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단락 단락의 소주제를 점검하고 그것들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109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성을 하나의 전혀적인 구조로 파악하낟. 그래서 3단 구성이니, 4단 구성이니, 5단 구성이니 하는 방법으로 배우고 이에 글을 맞추려 한다. 그렇지만 실제 글을 쓰다 보면 이런 구성법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글의 내용을 구성법에 맞추다 보면 글의 주제가 사라져버리거나 내용이 변하게 된다. 틀에 박힌 구성에 맞추어 글을 쓰는 것은 주어진 문제에 답을 맞추는 퍼즐 게임처럼 죽은 글이 되기 쉽다.
……
글의 구성은 하나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지 고정된 틀이 아니다. 따라서 구성을 짤 때는 형식에 맞추는 게 아니라 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 -118쪽

서두는 하나의 완결된 글에서 글의 시작을 알리는 첫인사이다.-193쪽

매번 서두를 쓰면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방법을 한 번 권하고 싶다. 특히 논술시험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다.
먼저 화두의 앞에 ‘화제’에 해당하는 문장을 서술한다. 화제 중에서 테마와 관련된 일반적 상황이나 예화, 인용구 어떤 것이라도 가능?. 그러나 가급적이면 테마에 대한 일반적 상황을 서술해주는 것이 편하다. -207쪽

글의 작성 순서에 따라 글을 완성했다면 다음 과정을 점검해보자. 아래 질문 항목을 보고 해당 항목에 O표를 하라

1) 글을 쓰기 위해 여유 시간을 따로 준비했다.
2) 테마와 주제를 잡기 위해 여러 생각을 해보았다.
3) 어떤 방식(구상적 아이디어)으로 구성할지 고민했다.
4) 간략한 글의 흐름을 메모해보았다.
5) 적절하게 개요를 작성했다.
6) 개요표를 보고 작성을 했다.
7) 서두에 쓸 첫 문장을 준비했다.
8) 앞글을 읽어가면서 글을 작성했다.
10) 글을 쓰면서 국어사전을 이용했다.
11) 초고에 대한 수정 과정을 거쳤다.
12) 수정은 소리 내어 읽으면서 했다.
13) 수정 과정에서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14) 자신이 쓴 글이 만족스럽다.
15) 앞으로 자주 글을 쓰고 싶다.

평가
O표가 11~15개인 경우는 혼자서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지만, 10개 이하인 경우는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관련 자료를 더욱 열심히 보아야 한다.-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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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0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절 위해 정리해 주셨네요 담아갑니다

stella.K 2006-05-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하겠습니다.^^

승주나무 2006-05-08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 님//얼마든지요.
스텔라 님//저도 좋은 참고가 되었어요^^
곧 정식 리뷰를 써야겠지요^^;;
 
사탄 - 악의 역사 2, 초기 기독교의 전통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11
제프리 버튼 러셀 지음, 김영범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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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없는 사탄, 사탄 없는 하느님??





- 어린 아이들의 참혹한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의로운 신이 존재함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가톨릭의 목적이다.


악의 정체는 그렇게 간단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악은 있고 악마는 없느냐, 악도 없고 악마도 없느냐 등등 여러 가지 물음이 가능하다.

저자는 악을 인격의 악과 도덕적인 악으로 구분한다.

인격적인 악은 그야말로 루시퍼와 타락 천사들이 결집하여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악을 ‘방조’하는 듯 보인다.

그것은 기독교의 딜레마였다.

하느님은 세상에 사랑과 생명을 주시려고 오셨는데,

아이들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온갖 살인과 방화가 수시로 벌어지는 것은 하느님의 조화인가.

현실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선과 악, 종교와 무신론에 대해서만 정리하여도 청년에서 중년으로 중년에서 노년으로 되어버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악은 하느님의 책임 아래 세상에 온갖 악을 퍼뜨린다. 그 악이 구석구석 미치고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하느님의 ‘선’의 품격은 높아지는 것이다.

어제 아는 형과 술을 마시다가 이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형의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아버지는 목사님이시다. 그리고 그 형 또한 신학의 길을 갈 뻔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논쟁하는 중에

“아버지, 그러면 단 5분만이라도 이런 가설을 받아들여보시죠.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칩시다. 선과 악은 무엇입니까.”형은 선과 악, 하느님과 사탄의 문제가 썩 내키지 않아서 끝내 신학으로 귀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생각할 때 선과 악, 하느님과 사탄은 빛과 어둠, 음과 양의 구도로 봄이 안정적이다. 그리고 그럴듯하다. 플라톤은 악을 ‘결여’의 일종이라고 하였다. 중세의 신학은 플라톤의 ‘결여 이론’으로 악의 사고를 펼친다.

나는 선악 개념을 ‘거울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나의 얼굴은 선이자 악이다. 다른 사람은 내 얼굴을 보지만 나 스스로는 얼굴을 보지 못한다. 거울을 보아야만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얼굴은 선이며, 내가 거울을 통해 나를 보는 얼굴은 ‘악’이다. 선과 악은 가까이 붙어 있다. 때문에 알기도 힘들다. ‘신’의 문제는 내가 볼 때는 지성 너머에 있다. 단순히 불가시적인 대상이라는 것이 아니라, ‘지성’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무게까지 다 벗어던졌을 때 ‘신’에게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내가 평생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확인하지 않고 산다면 나는 ‘신’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인격적인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그리스도가 사탄에게 보인 수난을 통해 우리들의 선이 보장받고 있다는 것이다. 악마는 아주 명확한 목적에 따라서 행동한다. 우리가 악을 보면 지레 겁먹고 배제하고 하는 순진함은 이제 벗어나야 하리라. 어떻게 본다면 ‘악’은 ‘그리스도의 수난’에 기여한 일등공신이 아니었던가. 그 옛날 유학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주공의 애첩 달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 달기 : 주공의 애첩. 얼마나 사랑했던지 자신의 이름 단(旦)에 여자라는 이름을 넣어서 달(妲)이라고 했다. 은나라 주(紂)왕은 매우 사악한 군주였는데, 주공이 애첩을 보내는 미인계를 썼다. 달기는 주왕과 죽이 잘 맞아 성인의 심장을 도려내거나 기름 묻은 기둥과 솟구치는 불길을 마련하여 죄인에게 지나가게 시키는 포락지형(炮烙之刑)을 고안해 백성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게 된다. 결국 주나라 무왕은 혁명에 성공하고 일등공신 달기는 주공 단에 의해 무참히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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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5-0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읽고 또 읽으셨나요?

승주나무 2006-05-05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는 데블이고 이번에는 사탄이에요. 나중에 시리즈 리뷰 쓸려구요^^

stella.K 2006-05-0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세요. 전 루시퍼로 족했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