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도서관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방법 강좌 <행복한 독서클럽>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원고와 함께 강의 MP3 파일을 첨부합니다. 1시간 내외의 오디오 파일을 들으시면 텍스트의 내용이 더 잘 이해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강좌는 격주 간격으로 진행되므로 연재도 이 흐름을 따라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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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독서클럽
3장 생각의 단위
1. 생각의 단위가 중요한 까닭
철 학자와 논리학자들은 공리, 정리, 본질, 개념이라는 단어를 쓴다. 우리가 그러한 단어를 쓸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단어들은 사고를 명료하게 하기 위한 그들의 열망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 개념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생각의 탑을 모래성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무한히 많은 책들과 생각들을 동원했는가다. 아울러 같은 인간이라도 사고의 깊이에 따라 전혀 다른 운명을 살아간다는 점이다.
맹자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 점을 명확하게 짚었다.
어떤 사람은 마음을 쓰는 것을 일삼고, 어떤 사람은 육체를 쓰는 것을 일삼는다. 마음을 쓰는 사람은 힘을 쓰는 사람을 다스리고, 힘을 쓰는 사람은 마음 쓰는 사람의 다스림을 받는다. 힘을 쓰는 사람은 마음을 쓰는 사람을 먹여살리고, 마음을 쓰는 사람은 힘을 쓰는 사람의 부양을 받는 것이 천하에서 통용되는 원칙이다(맹자, 등문공 상)
이 말은 가만히 보면 참 무섭다. 생각이 깊고 명료하거나 지식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사실상 지배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무한경쟁시대에 남보다 앞서지는 못해도,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논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것은 바로 명료한 생각을 단위로 사고할 때 얻어질 수 있다. 영업자라면 고객에 대해서, 직장인이라면 상사에 대해서, 선생님이라면 학생에 대해(요새 교수나 교사 평가제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취업 지망생이라면 면접관에 대해서 자신의 경쟁력을 설득시켜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명료한 생각의 단위이다.
어떻게 하면 명료한 생각의 단위를 얻을 수 있을까?
2. 기록하고 메모하라, 그러면 명료해질 것이다
“롤랑 바르트는 모든 진지한 독서는 ‘다시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꼭 두 번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구조 전체를 시야에 넣고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노스럽 프라이)
명료한 생각의 단위를 얻는 방법은 어이 없을 정도로 쉽다. 읽은 부분을 메모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뇌 는 데이터를 쌓아놓는 창구가 아니다. 정리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거나 파편들을 조합하는 고도의 기능을 수행한다. 뇌를 뇌답게 대우해주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하지만 우리들은 독서를 하거나 공부를 할 때 뇌에게 허드렛일을 시켜오지 않았는가?
메 모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뇌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책의 시시콜콜한 정보를 기억하는 창고의 임무에서 벗어나 전체를 조망해 나와의 연관성에서 책을 관조할 수 있는 역할이 생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메모나 책의 표시를 통해서 뇌가 책의 내용을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후에 메모한 부분이나 표시한 부분을 다시 살펴보면 책의 전체가 저절로 간추려질 것이다. 메모독서의 이와 같은 장점을 몸에 익히고 나면 메모를 그만두기 어려울 것이다.
3. 메모독서의 방법과 응용
메 모의 방법은 자신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체크할 수 있어야 하고, 책을 다 읽은 후에 체크한 부분이 한눈에 펼쳐지도록 해야 한다. 나는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서 책에 꽂아두고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A4 용지를 반으로 접으면 일반적인 단행본(223*152mm (A5신))에 들어갈 만한 크기가 된다. 빨간색과 파란색 볼펜 등 2가지 정도의 색깔펜을 이용해 짧은 인용문이나 첫어절~끝어절, 그리고 요지문이나 코멘트를 쓰는 식으로 구분하면 훌륭한 기록표가 나온다.
일 람표는 서평을 쓸 때 가장 강력한 효과가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했다. 피드백을 통해서 독서효과를 더욱 증대시키기 위함이다. 책을 완독하고 나서 서평을 쓰려고 하면 모호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좀처럼 글을 쓸 수 없다. 뇌가 자기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렇게 만든 것은 뇌의 주인 잘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모로 표시한 대목이 한눈에 들어온다면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간추릴 수 있고, 어떤 대목을 이용해서 나의 생각을 보탤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것이 뇌가 진짜 해야 할 일이다. 이런 방식의 책읽기와 서평쓰기를 반복하다 보면 책의 지식이 내것이 되고, 독서는 나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세상 전체를 읽어가는 힘을 기르게 된다.
앞서 소개한 메모의 방법은 “책”의 관점에서 소개한 것이다. 책뿐만 아니라 어떤 주제(예컨대 인권)에 관해서 정리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래 표와 같이 자신의 독서 이력을 정리하면 나의 독서생활 전체를 점검할 수 있다.
▲ 독서이력표 샘플. 독서 시작일과 독서 종료일, 출판사와 판본 형태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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