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만큼의 좋은 영화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전작이나 이번 영화나 감독이 재량은 있어 보인다. 전작들도 그러했고, 이번 영화도 나름의 연출력이 있어 보이지만 꽤 많은 것을 타협하면서 만든 느낌을 준다. 안정적으로 가자는…. 재능이 아깝다. 왜 그 정도로 연명하려는지..

이 영화의 문제는 진부함이다. 요즘 전쟁 영화의 추세가 그러하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전쟁이라는 소재로 다뤘을 뿐 다른 뭔가를 찾기가 힘들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 속으로 따위랑 비교를 하면 마냥 ‘진보된’ 영화 같아 보이지만, 우리가 그런 영화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니니까.

게다가 부족한 건 리얼리티다. 전쟁영화라고 총소리 같은 효과음이나, 널부러진 시체, 전장의 참상 같은 것에서만 리얼리티를 찾는 건 아니다. 한국전쟁의 또는 모든 전쟁의 비극성을 드러내기에는 과도한 감독의 개입이 부적절했다. 왜 그런 설정들을 넣었을까? 관객에게 동의를 얻어내려는 것이 아닌, 받아내려는 모습을 통해 전쟁터는 오히려 멀어졌다. 저건 전쟁터에서 일어나는 일이었고 우리는 그것을 구경하는 수준에 머물게 한다. 극중 캐릭터들의 ‘끈끈한’ 관계를 부각시킴으로써 만들어진 이야기로 굳어진 건 감독의 의도와 정반대이므로 패착이라 볼 수 있다..

좀 더 건조하게 보여줬으면, 보이는 게 많았을 것 같다.
전복적인 영화가 보고 싶다. 배우들의 열연을 깍아먹어서야 되겠나. 감독인데…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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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8-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부터 리얼리티는 포기하고 간듯 싶어서 그 부분은 아예 기대도 안하고 봤습니다^^;

라주미힌 2011-08-17 07:18   좋아요 0 | URL
ㅋ... 스마트하신데요
 
남자는 힘이다 - 맛스타드림 포스 근육 만들기 강좌 남자는 힘이다 1
맛스타드림 지음 / 씨네21북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마초스러운 제목에 어울리는 빠워를 키워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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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배신 - 시장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라즈 파텔 지음, 제현주 옮김, 우석훈 해제 / 북돋움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계급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투쟁을 벌이는 쪽은 우리 부유층 쪽이며, 부유층이 투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워렌버핏

한 사람이 207일째 크레인에 올라가 있습니다. 올라간 시기는 명확한데 내려올 시기는 먼 미래에서 잃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남작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산의 영도에 있는 일입니다. 가장 추웠다던 지난 겨울이 지나 폭우와 폭염이 이어지는 날들의 연속적인 일기예보를 들을 때마다 그녀가 생각납니다. 1차, 2차, 3차… 함께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그녀의 무모해 보였던 투쟁이 모두의 투쟁으로 바뀌고서야 그녀가 느꼈을 외로움의 크기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외롭게 싸워왔던 수 많은 노동자들의 삶이 스쳐갑니다. 어렴풋이 우리가 가진 전부가 어떤 것인지, 무엇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지 답안도 보이는 듯 합니다.

왜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도 인간답게 일하고 살아가는 일이 이토록 힘들게 되었을까요. 사람이 살게끔 하는 원리가 아니라, 사람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대한 매뉴얼이 넘쳐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상인 계급이 상업에 관해 새로운 법안이나 규제를 제안한다면, 언제나 채택하기 전에 최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 오랫동안 세심하고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상인 계급의 사람들은 공공의 이익과는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공공을 속이거나 심지어 억압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고, 많은 경우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 - 애덤 스미스142p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며, 자본에 월계관을 씌워주던 전 대통령의 말이 떠오릅니다. 서울시장 출신들의 시장만능주의적인 정책에 의해 거래되는 수 많은 것들의 본래 가치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우리가 교환하고, 축적하고, 매겼던 그 가치들이 화폐로 귀결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노골적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화폐를 사회적 관계로 풀어낸 ‘돈의 본성’이 파헤치고 있는 부분은 불평등한 권력의 서열에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가 있는 반면, 배당만 챙겨가면서도 더 큰 이윤을 쫓아다니는 자가 있습니다. 규칙을 항상 이기는 자들이 만든 것은 분명한데, 우리는 그것을 바꿀 힘이 없음을 한탄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 규칙에 더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그에 대한 보상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말입니다.

시장에서 없어져야 할 것은 우리를 생태적 파국의 벼랑으로 내몬 영속적이고 압도적인 확장 및 이윤 추구의 욕구다. 우리의 마음에서 없어져야 할 것은 시장이 세상의 가치를 평가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믿음이다. 289p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가격표를 붙이지 않고도 가치를 매길 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인류 생존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241p

‘모든 개별 시민이 삶의 다양한 모든 측면에서 그 자신에 대한 정당한 지배자이자 주인으로 드러낼 수 있다’ 소포클래스

기업을 인격화하여 정신분석을 하면, 사이코패스나 소시어패스 같은 반사회적 정신 장애 소유자라고 합니다. 반복적으로 사회적 규범을 지키지 않으며, 사기를 치고, 충동적이고, 공격적이고, 타인의 안전에 개의치 않고, 무책임하고, 타인을 해치거나 학대한 후에도 이를 합리화하고 혹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하나 같이 이들 기업은 국가경쟁력과 시장경제의 발전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두의 행복을 책임지는 것으로 스스로를 묘사합니다.

그런데, 왜 김진숙은 크레인에 올라갔을까요. 목을 매거나, 투신한 노동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들과 함께 하고자 모인 사람들 때문에 길이 막혀서 불편하고 시끄럽고 지저분하다는 주민들의 날 선 비난에 빠진 것이 있습니다.

매 상황에서 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구도는 하나의 고정된 주체가 아니다. ~
4달러짜리 빅맥을 누리는 소비자도 ‘힘 있는 자들’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힘 있는 자들’이었던 우리가 납세자가 되어, 도덕적 해이에 빠진 대주주 덕에 파산한 금융기관에 쏟아 붓는 세금을 짊어져야 할 때에는 약자의 자리로 몰리게 된다.
301p


스스로 그 불편함 이상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500km 이상의 거리와 5시간 이상의 시간, 생계를 위한 일당,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기꺼이 포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멘탈리티로 이해 할 수 없고,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동의어였던 평등(이소노미아 isonomia)와 공공의 문제에 관심이 없이 오직 사사로운 문제에만 몰두하다가 농락당하고 마는 고립된 개인(이디오테스idotes)이 상상할 수 없는 희망은 포기의 순간에 찾아오니까요.
아마도 희망은 행복을 동반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맞이하기도 전에 다음 세대의 몫으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정 속에 있어야만 합니다. 이 책은 그 모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가진 강력한 설득력과 유려한 문장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세계를 그려봅니다.
김진숙 동지와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있지 않더라도 우리를 감싼 세계를 의심하는 모든 사람들이 상상하던 그 세계로 가는 길을 꿈꾸게 합니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기에 있기에 누군가는 그곳에 이르겠지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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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8-0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는 시궁창에 있다네 그러나 우리 중 몇 사람은 별들을 바라보고 있지 - 오스카 와일드

웽스북스 2011-08-01 14:46   좋아요 0 | URL
아 멋지다.
 

 

 

 http://youtu.be/VaJjR1KjPfo 

 

김진숙 지도위원의 3차 희망버스 연설 전문..

2차 희망버스 때는 쌍용차 해고동지들이 평택에서 부산까지 걸어오셨습니다.
물집이 터져 온통 상처투성이가 된 발들을 사진으로 보며 생각했습니다.
저들은 어떤 마음으로 걸었을까.
15명의 생목숨을 제 손으로 묻은 저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먼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을까. 3차 때는 우리 조합원들이 쌍용차에서 자전거를 타고 부산까지 왔습니다.
지친 해고자 동생의 자전거에 끈을 묶어 달리던 비해고자 형의 사진을 봤습니다.
형은 동생이 얼마나 안쓰러웠을까요. 동생은 형한테 얼마나 미안했을까요.

최루액 물대포를 맞고 곤봉에 찍혔던 그 무서운 밤을 보내고, 애가 타는 거리를 두고 돌아서야 했던 무참한 낮을 보내고 소환장을 받으면서도 다시 와주신 여러분, 전 여러분들이 참 눈물겹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같은 곳을 쳐다보며 같은 기도를 올리며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마음이 이리도 간절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랑이 이리도 뜨거울 수 있을까요. 그런 간절함이 있었기에 우린 당당했고 저들은 초조해했습니다. 200여 일이 되도록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부산시장이, 사장이, 부사장이, 마침내 집권당까지 나서 내려오라 요구했습니다. 여기까지 206일이 걸렸고 희망버스가 3번을 왔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요구합니다. 나를 내려오게 하려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길 올라와 어떤 마음으로 206일을 버텼는지 그걸 먼저 헤아려라, 무엇이 나를 견디게 했고, 무엇이 나를 내려오게 할 수 있는지를 진심으로 생각해보라. 절망이 희망을 이길 수 없듯이 돈에 대한 집착만으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은 생에 아무런 집착이 없는 사람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 사심 없이 하나가 된 우리를 저들은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영세 상인들, 철거민들, 비정규직과 해고된 노동자들, 장애인들, 성적 소수자들, 여성들, 등록금에 절망하는 학생들, 도처에 무너지고 짓밟히는 삶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갈아 탈 버스가 없었습니다. 부정과 부패와 파괴와 야만을 향해 질주하는 이 절망의 버스에서 내릴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비로소 우리 손으로 새로운 버스를 장만했습니다.

희망으로 가는 버스,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버스, 우리 모두가 운전수이고 우리 모두가 승객인 버스, 희망버스 승객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길거리로 내몰린, 길거리에서 마저 쫓겨다니는 우리 조합원들의 유일한 희망이고 기다림이었던 여러분, 평생을 일한 공장에서 내쫓고 그 노동자들을 서슴없이 외부세력이라 부르던 저들의 오만과 독선에 피멍이든 우리 조합원들을 지켜주신 여러분, 퇴거명령이 언제 집행될지 몰라 함께 모여 밤을 새우며 부업을 한다는 우리 가족들을 지켜주신 여러분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머지잖아 우리 모두 웃게 될 것입니다. 머지않아 여러분들과 함께 얼싸안을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2011년 7월 30일
3차 희망버스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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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ate.com/nateInfo/noticeInfo.aspx 

 

한... 수십번은 더 털렸을 듯..  

주민번호 업데이트 해야 하는거 아님 -_-;; 없애버리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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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7-2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제것도 한동안 사용안하던 곳이라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고참

라주미힌 2011-07-29 14:36   좋아요 0 | URL
예전에 탈퇴했다는 분도 누출되었다고 나온다고 하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