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이 세 가지 약속을 하잰다.

좋은 사람 있으면 무조건 사귀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매일 일기를 쓰라...

일말의 우연성에 취하기 딱 좋은 소설적인 술집과
다양한 감정(다정)이 한 상 차려진 밥집에서
그들은 먹고 마시고 사귄다.
이상해 보일만큼 반복적이지만, 변덕이 죽 끓는듯 한 시간들을
모아놓은 세월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네 기억과 내 기억, 우리의 기억 그 교차점은 어디인지 얼마만큼인지
불확정성의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되나 보다.
잘 알 수가 없다.

늘 제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부유하는 세월에 몸을 맡기는 방법!
유준상이 내민 세 가지 약속은 바로 이 순간을 사랑하는 살아가는 메뉴얼인 셈.
팍하고 꽂힌 눈빛을 주시하면 방향은 짐작할 수 있게된다.
아하.. 저기로구나!!
그리고 무작정 달려드는거야... 형광등에 계속 탁~ 탁~ 부딪히는 딱정벌레처럼..
웬지 닮은 것인지, 익숙한건지 같은 건지도 모른체 그냥.. 막~
 
매일 올리면서도 올려져 있지 않은 바지 지퍼를 발견할 때 마다
유준상이 생각날 것 같다.

아무 의미 없을 수도, 많은 상징이 담겨 있을 수도 있는
무의 순간을 벌써 이만큼 지나갔구나.  


나 홍상수 팬 됐나봐 -_-;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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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9-2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결혼식날!! 절감 ㅎㅎㅎㅎ

라주미힌 2011-09-27 08: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휴대폰 바꿀 때와 비슷한 상황이 나올지도.. ㅎ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첫 단어는 '허얼~' 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화폐에 대한 설명이 이토록 허술했던가..
매일 쓰면서도 그것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고,  
평생을 이것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그것의 용도 이외의 것을 알지 못했다.
현금, 채권, 은행권, 신용카드, 지역화폐, 양도성 예금, 주식, 파생상품, 환어움 .... 등등등..
뭐가 이리도 많은지,
복잡한 금융시스템의 오르락 내리락 하는 그래프와 수치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요즘처럼 온몸으로  죽을 맛을 느끼며 사는 데에 이런 책이 무슨 도움이 있겠냐만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기에 아주 적절한 것 같다.
개인도 국가도 요즘 빚 때문에 난리인데 뭐가 문제인지 이해를 돕는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 채무자는 널려있는데 채권자들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은행이 채권자? 그럼 은행은 어디서 돈이 나왔는데... 예금자?
예금자는 어디서 나왔는데? 국가? 국가는 어디서 돈이?
되게 단순화했지만...  권력 투쟁의 산물이 화폐라는 이 책의 관점에 따르면
기축통화 달러의 몰락을 막기 위해 다른 화폐의 몰락이 불러오고 연이은 폐사의 위기를
막기 위해 납세자의 주머니에서 무한정의 강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이건 폭탄 돌리기이며 빚 돌려막기다..
빚이 빚을 양산하여 자본주의를 무럭무럭 키워놨지만,
이젠 그 빚을 갚을 시기가 온 것이다.  

끝없이 갚아야 할 이자를 헤아리느니,
그렇게 납세자인 시민들이 허리가 휘느니,
파산이 답인지도 모르겄다. 
마르크스가 기다리던 그 날이 이 날인가...   

하여간 리뷰를 써야 하는데.. 언제 쓰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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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08년 한창 촛불 때에 아고라 경제방 갔다가 눈이 휘둥그레지는 '화폐 이야기'를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까지도 제가 모르던 기막힌 세상이 있더군요. 아주 무시무시한... / 이 책도 읽고파지네요.

라주미힌 2011-09-15 23:56   좋아요 0 | URL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읽어보세요.. ㅎ
 

 얼핏 보면 예전에 비디오로 빌려봤던 중국영화 같긴 한데...
그래서 좋았나...
옛날 느낌 나면서도 요즘 느낌이 적절히 섞이니 시간 때우기 좋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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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4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09-1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우치하면 생각나는 대사는...."도사란 무엇인가?"입니다. 전우치를 보고 난 후에 의형제를 보고 있으려니 자꾸 강동원이 송강호와 대화를 나누다가 "도사란 무엇인가?" 할 것 같은 느낌이...

라주미힌 2011-09-15 10:31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생각나는 대사가 없었는데 ㅎ
 

혹성탈출의 여백을 이래저래 메꾸는 작업들이 꾸준한 걸 보면,
이야기의 생명력은 완전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에 있는 듯 하다.
채우려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는 허기의 본능이라고나 할까..
100년도 못 사는 인류의 불안은 시작과 끝을 모른다는 것에 있다.
다만 깊은 땅 속에 만고의 흔적을 남긴 것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뿐이다.  
지구를 장악하는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는 몰락의 속도.

인류의 자신감 만큼 구겨지는 자존감이
유인원의 표정에 서서히 드러나더니 터져나오는 말이 극적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우리의 빈자리는 얼마나 작은지
진화의 시작을 통해 그 끝을 보게 한다. 

탁월한 심리묘사가 좋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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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9-1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용하신 단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예전에도 가끔 그런 생각한 적이 있는데
라주미힌님 가끔 참 멋진 단어들을 구사하십니다.
첫번째 단락 너무 마음에 들어요.

2011-09-15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글, 첫 단락 참 좋습니다.^^
터져나오는 말은 "NO~~~"였던가요. 첫 말이 'NO'임에 다들 많은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라주미힌 2011-09-15 23:57   좋아요 0 | URL
네... 욕이 튀어나오지 않은게 신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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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6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주미힌 2011-09-06 11:48   좋아요 0 | URL
흘흘.. 감솨..

순오기 2011-09-0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야~~~ 아이셔~~~ 그래도 침이 고여라! 질질~~~ ㅋㅋ
미각에 이상이 없는 아가들~ 표정이 하나같군요~~~~~^^

라주미힌 2011-09-06 12:53   좋아요 0 | URL
보기만해도 같은 표정 되네요 아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