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하게 일하기 싫다.

알라딘과 읽은책과 읽고 있는 또는 지금 격하게 읽고 싶은 그리고 저 책들 밑에 수북이 쌓여있는 일더미!!

2개월을 미친듯이 몰아치며 일을 했는데 지금 딱 이틀 남았다.

저 a4용지 더미들만 해결하면 나에게는 2개월의 게으름을 만끽할 수 있는 날들이 온다.

그런데 그 이틀이 딱 이틀이 미치겠다. 아 정말 격하게 일하기 싫다.

 

11월과 12월은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바쁜 날들로, 퇴근해오는 순간 번아웃상태!

갈수록 지능은 떨어져 가는데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은 늘어나고, 이것의 결과는 늘어나는 흰머리와 두통이다.

하루종일 오늘 중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을 계속 머리속에서 굴리면서 다니면 정말 퇴근할 때쯤에는 두통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과 몇가닥 더 늘어난 흰머리를 볼 수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가 상징적인 의미가 아닌 물리적인 신체적 변화로 그대로 나타나는 걸 보는건 아직도 좀 경이롭다.

아! 몸의 늙음이여!

물론 기분은 나쁘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얼죽아의 자세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으며 새 책을 잠시 집었다.

아. 제대로 읽겠다는게 아니라 그냥 커피마시면서 어떤 책인지 훑어보기만 하겠다고 말이다.

 

 

 

 

 

 

 

 

 

 

 

 

 

 

 

그냥 별 생각없이 제목이 끌려서 집어든 책이다.

그런데 첫페이지가 너무 강렬하다.

 

일주일째 눈이다나는 창가에서 밤을 바라보고 추위의 소리를 듣는다이곳의 추위에는 소리가 있다아주 특별하고 기분 나쁜 소리건물이 얼음 속에 끼어 짜부라지면서 끙끙대고 삐걱대는가 싶을 정도로 불안한 신음을 토해낸다 시각 교도소는 잠들어 있다여기서 한동안 지내다보면  건물의 신진대사에 익숙해져 어둠속에서 교도소가 거대한 짐승처럼 숨을 쉬고간간이 기침을 하고뭔가를 꿀꺽 삼키는 소리까지 들을  있다교도소는 우리를 집어삼키고 소화한다우리는 그의  속에 웅크린 채 번호가 매겨진 주름들 속에 숨고 위장의 경련들 사이에서잠을 청한다그저   있는 대로 살아간다.- P11

 

문장이 너무 좋다. 이 책 뭐야?

나의 지금 정신상태와 몸 상태를 표현하는듯.... 홀린듯 한 챕트를 다 읽었는데... 계속 읽고 싶잖아.

난 프랑스 소설이 좋았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아 정말 격하게 읽고 싶다.

그러나 저 일더미는 어쩌지? 너 잠시 제발 내 눈에 안띄는 곳으로 가줘라.

 

사람마다 독서스타일이라는게 있는데 나의 경우 특별한 건 없고, 그냥 한꺼번에 여러 책을 보지 않는다는 것.

보고 있는 책을 끝내지 않으면 다른 책을 시작하지 않는다.

무지하게 마음에 안드는 책이 아닌 이상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는다.

그런데.....

 

 

 

 

 

 

 

 

 

 

 

 

 

리베카 솔닛의 <마음의 발걸음>을 3분의 1쯤 읽다가 던져놓았다.

책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럴리가?

너무 좋은데 나의 정신상태가 이 책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매일마다 지끈거리는 두통을 안고 와서 각잡고 앉아 정독하고, 인터넷 검색을 수시로 하며 아 이건 어디지? 이 사건은 뭐지? 찾아가며 성실하고도 경건한 자세로 읽어야 하는 이 책은 지난 2달간의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책이었다.

기다려라. 1월만 되면 내가 처음부터 다시 너를 읽어주마.

물론 지금 이 일더미를 끝내고 나서....

 

그래서 피곤의 정점에서 완독한 책은 바로 이 책. <여행 준비의 기술>이다.

 

 

 

 

 

 

 

 

 

 

 

 

 

 

 

이 책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릴 것 같다.

저자와 코드가 맞는 이들에겐 우와 이럴수가 나의 바이블이야를 외칠 수 있게 해준다면,

맞지 않는 이에겐 그냥 시시껄렁한 책이다.

제목은 여행 준비의 기술이라고 해놓고 실제로 기술은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준비하는걸 더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 맞아! 그렇고 말고, 내가 별종이 아니었네" 이러면서 낄낄거리며 무한 반복되는 동의를 내뱉으며 읽게 된다.

읽다 보면 내가 약간 바보 분위기를 풍기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취미가 여행준비라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작가가 자신의 취미를 자각했듯이....

여행을 격하게 좋아하지만 취미라고 말하기에는 여행의 기회가 많지 않다.

나의 경우 국내는 이제 안가본곳 핀 꽂을데가 별로 없으므로, 국내 여행은 여행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나들이라고 한다.

특별히 뭔가를 볼 목적으로 가기보다는 그냥 코에 바람 좀 쐬자라는 기분으로 다니는게 대부분.

여행이란 말의 설렘을 느끼는건 이젠 해외여행이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항상 돈과 시간이 문제다.

거기다 우리집은 모두가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사람들이라 가족 4명이 움직이는건 그야말로 돈을 뿌리고 다니는것.

따라서 1주일 이내의 짧은 여행일때는 일년에 2번, 10일 내외의 여행일 때는 1년에 1번, 지난 이탈리아 여행처럼 4식구가 한달을 노닐다 오면 2년간은 꼼짝없이 돈을 모아야 한다.

이 정도를 가지고 여행이 취미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모자란다.

 

하지만 여행 준비는 다르다.

나의 경우 여행을 다녀오면 바로 다음 여행을 준비한다.그러므로 보통 준비기간이 짧으면 6개월에서 2년까지 간다.

큰 목적지를 정하고, 가이드북을 몇 권 사서 어디 어디를 갈 것이며 며칠 정도의 일정으로 갈지를 정한다.

그리고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에 비행기표를 예약한다. 싸고 괜찮은 항공티켓 구매의 노하우를 제법 쌓았다.

비행기표를 티켓팅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진짜 여행을 떠난 듯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싸고 괜찮은 숙소를 찾아 예약하고, 현지 교통편을 찾고,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찾고,

예약하기 어려운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하듯이 시계 맞춰놓고 사이트 들어가서 광클릭하고....

이런 과정이 엄두가 안나서 자유여행을 안가는 사람이 많지만,

내게는 이 과정이 모두 희열이다. 너무 즐겁다.

유럽의 고속열차의 1등석 티켓을 일반석 가격도 안되는 돈으로 예약에 성공했을 때라든가,

진짜 예약이 장난 아닌 밀라노의 최후의 만찬 관람 티켓팅에 성공했을 때 같은 경우

오우 나의 훌륭함이여! 자만심이 만랩에 도달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 혼자서 너무 즐겁다.

여행 준비기간동안 여행지 관련 책이라면 가이드북이든, 여행 에세이든, 학술서든 필요한 책은 거의 다 읽는다.

인터넷 서핑과 구글 지도, 관련 카페가입과 활동은 기본이다.

여행에 이렇게 공들이는 사람을 일단 내 주변에서는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취향은 다양했으니 <여행 준비의 기술>를 쓰는 이 책의 저자가 바로 나같은 사람이었던것이다.

 

물론 이렇게 가는 여행 스타일이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닐거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이 그렇게 미리 다 보고 알고 가면 실제로 가서 실망하지 않냐고 한다.

하지만 준비는 눈과 머리로 하는 것이고, 실제 여행은 몸 전체가 하는 것이다.

내 몸의 오감이 모두 열려 몸으로 하는 체험은 정말 다르다.

그래서 여행을 끊을 수 없는 것이다.

 

나도 이제 당당하게 나의 취미는 여행 준비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다 이 책의 저자 덕분이다.

나의 여가시간 대부분을 쏟아붓는게 여행준비인데 암 말할 수 있고말고....

 

그나저나 일하기 싫으니까 말도 많아진다.

음 이제 다시 일로 돌아갈 시간이다.

새벽 2시정도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내일로.... 내일 저녁에도 아마 나는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이 책과 일더미 사이에서 갈등과 고민을 하기는 뭘 한다고... 내일은 무조건 끝내야 하는데..... 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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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12-30 0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하기 좋지 않을 때 유독 책에 선이 많이 가네여 ㅎㅎ
아 근데 진짜 이틀 ㅜㅜ 남았네요

바람돌이 2020-12-30 00:32   좋아요 2 | URL
일하기 싫을 때는 평소 별 관심이 없던 것도 좋아지죠. ㅎㅎ
예년 같으면 지금쯤 술약속도 몇 개쯤 잡혀있고, 새해맞이 나들이도 계획하고 이럴텐데 올해는 그냥 집콕이네요. 그래서인지 별로 새해 기분은 안나지만 그래도 초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냥 올해는 개개인의 복을 조금씩 다 떼서 코로나나 빨리 잡혔으면 저절로 행복해질듯도 해요.

초딩 2020-12-30 01:07   좋아요 2 | URL
ㅜㅜ 약속도 없고 맨날 가던 수영도 못 가고
그래서 폭풍 줄넘기 중입니다.
코로나를 원망하며 뜁니다

바람돌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돌이 2020-12-30 02:12   좋아요 2 | URL
초딩님의 저 약속도 없고라는 말이 마음에 팍 박히네요.
그러게요. 약속도 없네요. ㅠ.ㅠ

라로 2020-12-30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이 젠장의 연속 같아요. 그래도 일하기 싫으신 덕분에 오랜만에 바람돌이 님 글을 읽네요!!👍😅

바람돌이 2020-12-30 20:31   좋아요 0 | URL
일하기 싫을 땐 뭐든지 왜 다 재밌을까요? 미스테리... ㅎㅎ

mini74 2020-12-30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올해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아이입시 치르면서 선생님들 얼마나 고생 많으신지, 그리고 아이들 합격 불합격 여부에 따라 같이 맘고생 하시는 거 보면서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여행준비 모습이 저희 아버지랑 비슷하세요. 저흰 군사훈련 간다고 ㅎㅎ 그런데 정말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푹 쉬시고 곧 멋진 여행 떠나실 수 있길 바랍니다 *^^*

바람돌이 2020-12-30 20:33   좋아요 1 | URL
mini74님댁도 올해 힘들었겠군요. 코로나로 변수가 너무 많은 해였는데 입시를 치르는게 원래 있던 고생에 다른 마음 고생 몸고생까지 겹쳤을 것 같군요. 부디 내년에는 상황이 좋아지길 우리 모두 빌어요. 집에서 빌어야 한다는게 함정이지만요. ^^ 전 정말 여름 되기 전에 마스크 벗을 수 있기를 간절히 빌고 있어요. ^^

stella.K 2020-12-30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염색해야하는데 딱히 누구 만날 일도 없고
추운데 무슨 염색을 하나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해야하는데...
페이퍼 읽으니까 바람돌이님의 피곤함이 격하게 느껴집니다.
1월 얼마 안 남았으니 쫌만 힘내시기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0-12-30 20:34   좋아요 0 | URL
아 염색. 저도 하고 싶어요. 근데 지금 저희 동네는 미장원 가기도 좀 머뭇거려지는 형편이에요. 아 정말 흰머리 어쩔까요? ㅎㅎ 전 오늘 밤 12시까지 다 끝내고 내일 저녁에는 자유를 찾고야 말거예요. ㅎㅎ

stella.K 2020-12-30 20:51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서 하는데요?
물론 완벽한 건 아니지만 요즘은 혼자서도 염색할 수 있도록
제품이 잘 나와있어요. 마트에 가면 염색약 코너가 따로 있잖아요.
집에서 하세요.^^

내일 저녁에 꼭 자유를 탈환하시기 바랍니다.ㅋ

초딩 2020-12-30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약속도 없고’
에 이어
‘누굴 만날 일도 없고’
이어집니다~!

바람돌이 2020-12-30 20:35   좋아요 0 | URL
갈수록 더 슬프군요. ㅎㅎ

scott 2020-12-3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2021년 복주머니 하나 놓고 가여 ㅋㅋ

해피뉴이어 !

\-----/
/~~~~~\ 2021년
| 福마뉘ㅣ
\______/

바람돌이 2021-01-02 15:0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너무 늦게 받았네요. 하지만 scott님 복주머니는 영험할테니 오래오래 효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 scott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주도에 사시는 chika님

 

오늘 귤받았어요.

 

 

10kg짜린데 어찌나 눌러 담아주셨는지 무거워서 허리가 휘청...

제가 달아보진 않았는데 10kg훨씬 넘을 듯해요.

저기 예쁜 수세미도 보너스로 넣어주셔서 감동!

잘 쓸게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맛

우와!!!! 요 근래에 먹은 귤 중 최고였습니다.

단맛 신맛 싱싱한 맛이 한꺼번에 느껴지다니.... 너무 맛있어요.

저희집 이거 다먹는데 며칠 안걸리는데 또 주문해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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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2-0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10키로 더 될듯 해요. 귤피차 도전해봐야지! 무농약이니까!!! ^^

바람돌이 2020-12-08 00:14   좋아요 0 | URL
음료라고는 커피만 먹는 저는 살짝 망설이고 있어요. 열심히 만들어도 먹을 사람이 없어서... ㅠㅠ

scott 2020-12-08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金귤이네요 수연님 말씀처럼 귤피차도 좋고 매일 주머니에 한개씩ㅋㅋ넣고 저렇게 껍질이 생긴게 진짜 무농약에 영양가도 듬뿍인데 맛도 최고 제주도 치카님도 최고!

바람돌이 2020-12-08 00:36   좋아요 2 | URL
한개씩이라니요. 앉은 자리에서 너댓개는 까먹어야 되는데요. ㅎㅎ

han22598 2020-12-08 01:45   좋아요 1 | URL
저 정도 사이즈의 귤은 한자리에서 10개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0-12-08 01:51   좋아요 2 | URL
음 10개는 좀.... 물론 제 옆에 10개를 순식간에 까먹는 사람이 있긴합니다. ㅎㅎ

cyrus 2020-12-08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 선생이 나온 방송에서 본 건데 못생긴 과일일수록 오히려 맛있다고 해요. ^^

바람돌이 2020-12-08 22:19   좋아요 0 | URL
껍질이 우둘투둘하지만 못생기지는 않았어요. ㅎㅎ

라로 2020-12-08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치카 님이 귤 판매하신 다는 글 읽고 넘 부러웠어요, 저 귤을 사실 수 있는 분들이. 저도 내년엔 함 주문해 보랴고요. 해외배송비 지불하고. 그래서 조금만 부러워 할래요. 흥

바람돌이 2020-12-08 22:19   좋아요 0 | URL
해외배송비보다 배송기간문제가 좀.... ㅎㅎ 그냥 부러워하세요. 저는 그 부러움을 만끽할래요. ^^

chika 2020-12-08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썩은 것만 줏어 먹다가 방금 딴 귤을 먹었는데... 맛있더라고요. 내심 걱정이었는데 안심했습니다. ㅋ
다른 집 귤하고 비교해 먹으면 맛의 차이가 확연히 나는 듯 해요.

귤을 갈아서 냉동에 넣어뒀다가 여름에 꺼내 마시면 천연음료수가 되는데 처음 어머니가 마시라고 내주시는데 설탕 넣었다고 막 뭐라 했더니 어머니께서 껍질까서 귤만 갈아넣은거라고... 설탕 넣었다고 생각할만큼 당도가 높은거더라고요.
(아아, 이것인즉슨... 살찐다는 얘기같아서...^^;;;)


바람돌이 2020-12-08 22:21   좋아요 0 | URL
아 이 귤 너무 달아서 살은 진짜 퍽퍽 찌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ㅎㅎ
귤을 냉동에 넣어뒀다가 여름에 먹다니... 아 저희집은 불가능입니다. 저 맛있는걸 두고 갈다니요. 그냥 다 먹어치우는 돼지 4마리가 집에 삽니다. ^^
 

살다가 정말 이런 날이 있을 줄이야....

인근의 학교에서 대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연쇄적으로 그 학교에 다니는 형, 오빠를 둔 또는 같은 학원을 다니는 우리학교 아이들이 줄줄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는 상황.

다행히 우리학교에서는 확진자가 안나왓지만, 바로 100m 떨어진 학교에서 또 확진자가 나오고.....

 

어쨌든 학교는 수능을 앞두고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 게다가 상황이 심각한지라 교사도 2분의 1만 등교하라고 한다.

덕분에 때아닌 재택근무란걸 하게 됐다.

학교는 태풍같은 자연재해로 휴업령이 내려도 교사는 출근한다. 학교를 지켜야 하니까...(태풍에 학교가 쓸려갈 위기에 처할때는 내 몸무게로 학교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ㅎㅎ)
어쨌든 온라인 기반이 모두 구축되어 있는 관계로 집에서 온라인 실시간 수업을 해야하게 생겼다.

그런데 이게 나만이 아니라는게 문제.

 

 

당일 우리집 풍경

딸 1, 2는 자기들 방에서 문닫고 온라인 실시간 수업 중 - 각자 PC와 태블릿을 끼고 이어폰 끼고 수업을 듣는지 멍을 때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얘들아 엄마도 수업중이니까 함부로 밖에 나오면 안된다고 엄포!!!

 

남편 역시 수능을 앞두고 재택근무, 실시간 온라인 수업 중 - 수능때문에  위험을 줄이고자 재택근무다. 작은 방에 콕박혀 문 꼭닫고 수업을 하는데도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다 들린다. 시끄러워서 짜증난다.

 

나 역시 실시간 온라인 수업 중 - 와이파이가 잘 잡혀야 하므로 결국 부엌 식탁에서.... 나는 왜 부엌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심지어 지금 아이들 진학상담기간이라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통도 하루종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오늘 수업시간이 모두 붙어 있어 점심시간이 확보가 안됨.

중간에 화장실가러 나온 딸한테 전기밥솥에 밥좀 앉히라고 시켰다.

4교시 수업 중간에 우리집 밥솥이 아주 큰 소리로 "쿠쿠가 고압력 밥을 완성하였습니다. 쿠쿠하세요~~~ 쿠쿠~~~ "노래를 부르며 칙칙거린다. 수업하던 애들은 웃고 난리....

우리집은 밥솥까지 스마트하다.

 

점심시간에 모든 가족이 거실에서 도킹.

남편한테 자기 목소리 너무 커서 다 들린다고 툴툴거리니 딸이 엄마도 똑같거든이란다. ㅠ.ㅠ

바로 기죽어서 점심 준비. 바람같이 유부초밥 대충 싸서 먹고 또 오후 수업이다.

 

집안은 온갖 전자기기로 스마트한데 근무환경은 너무 후지다.

출근하면 밥은 주는데 말이다. ㅠ.ㅠ

내일부터는 출근한다. 재택근무 하나도 스마트하지 않다.

딱하나 좋은거 - 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1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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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2-06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브랜드의 밥솥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쿠쿠하세요, 쿠쿠!가 음성지원되네요.
온가족 온라인 수업에는 이런 어려움이 있군요. 출근을 축하드려야 할지 어째야할지 모르겠네요.
얼른 코로나 나아지기를 바래봅니다.

바람돌이 2020-12-07 00:32   좋아요 0 | URL
노동강도가 출근이 낫네요. ㅎㅎ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입니다.
코로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었는데 지금은 바로 옆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우리 학교 아이들 중에서도 자가격리자가 나오고 하다보니 갑자기 현실감이 훅 드네요. 단발머리님도 저도 이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합니다. ^^

수이 2020-12-06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꺼져!!! 힘내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0-12-07 00: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우리 다 힘내서 이 어려운 시기를 넘겨보자고요. ^^

stella.K 2020-12-06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ㅋㅋㅋㅋ
진짜 스마트하긴 하네요.
20세기만 하더라도 앞으로는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수업을 듣는
시대가 도래할거라고 했을 때 저 같은 사람은 긴가민가 했었죠.
그렇게 되면 너무 좋겠지만. 전 아침에 학교가는 게 정말 괴로웠든요.
그런데 그게 이번 코로나로 증명된 셈인데 별로 좋다는 느낌은 못 받겠더군요.
역시 사람은 웬수니 구수니해도 뭐든 대면으로 해야지 비대면은 정말 할 수 없어 하는 거지
할게 못되요. 2.5단계로 격상했는데 출근이 가능할실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축하할 일 아닐까요?^^

바람돌이 2020-12-07 00:37   좋아요 1 | URL
저도 실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회의를 정말 많이 느낍니다. 교사들끼리 하는 얘기 중에 이건 뭐 애들 보고 게임방에서 수업하라는거 하고 똑같지 뭐냐고 해요. ㅎㅎ 실시간 수업중에 카메라 켜고 있는데도 게임하는 애들 있어요. 아니 많아요. ㅎㅎ 제일 힘든건 아이들이 코로나 우울증이라고 하죠. 실제로 아이들 인간관계가 많이 피폐해지고 친구관계 형성이 어려운게 눈에 보여요. 거기다 엄마들의 우울증까지...
내일부터는 하늘이 두쪽나지 않는한 출근입니다. 아이들은 전면 온라인수업이지만 3학년 원서작성기간이라 출근해서 아이들 개별적으로 불러서 상담하고 원서쓰고 해야 해요. 전화로만 상담하는건 정말.... 요 몇주동안 텔레마케팅 직원인 느낌이었어요. ^^

scott 2020-12-06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팀원 전체 코로나 검사 받고 (확진자 1명) 같은 층에 근무하는 150명 검사 받고 지금 결과 대기중이에요. 저는 다행히 다른곳에 있어서 였지만 코로나 걸리신 팀원 가족 전체 너무 아파서 고통스러워서 회사 전화 문자에 답하기도 힘들데요 바람돌이님 힘내세요

바람돌이 2020-12-07 00:39   좋아요 1 | URL
아 이런 scott님 주변에서도 다들 어려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확진자 1명만 생겨도 수백명이 연달아 관련자가 되니 정말 무섭죠. 코로나걸리신 팀원분 무사히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더불어 주변분들에게 더 확산되지 않고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기도요.

라로 2020-12-07 0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웃으면 안 되는데 너무 재밌어요. 저도 쿠쿠가 밥 다 되면 같은 얘기 해줘요. 처음 저희 집에 온 외국인이 놀라하던 생각이 나네요. ㅎㅎㅎㅎㅎ 근데 저희 집도 만만찮은 환경이에요. 남편은 이리저리 들고 피해 다닐 수 있는 아주 작은 책상을 (언제 인증샷 올릴까요?😂😂😂) 준비해서 시끄러운 곳을 피해가며 수업하고요, 😅막내는 제 아이패드 가져가서 하느라 전자책 요즘 읽지도 못하고요, 아무튼, 코로나 종식까지 우리 잘 버텨요!!! 화이팅!!!

바람돌이 2020-12-07 23:21   좋아요 0 | URL
한국인이 있는 곳이면 저 압력밥솥류는 다 있죠. 굳이 말로 안해줘도 밥되는거 아는되 왜 저 기능을 넣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시끄러워요. ㅎㅎ 집집마다 정말 난리죠. 아이가 둘만 되도 좀 나은데 셋쯤 되는 집이면 컴 하나 태블릿 하나로 안되는 집 많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태블릿을 대여하기도 했는데 한계가 있더라구요. ㅎㅎ 아 전 재택은 이제 정말 싫어요. 학교 가서 주는 밥 먹는데 좋더라구요. 저희 학교 급식 정말 끝내주거든요. ㅎㅎ

mini74 2020-12-0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일같지 않아요 ㅠㅠ 줌수업도 어렵고. 장비가 문제야라고 했는데 사실은 제가 문제 ㅠㅠ 따라가기도 힘들고. 아이들은 반백수에 폐인 분위기ㅋㅋㅋ 친구는 애들을 늦게 봐서 아직 초딩 중딩 , 한 놈은 저 방에서 단소. 한 놈은 노래부르고 난리도 난리도 ㅎㅎ 다들 아프지 마시고 조금만 더 힘내요!

바람돌이 2020-12-07 23:23   좋아요 1 | URL
옆에서 봐도 음악선생님들 온라인 수업 정말 미칠려고 하더라구요. 종이로 건반 만들게 해서 일일이 보기도 하고... 근데 요즘 드는 생각이 부모님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학교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것 같더라구요. ㅎㅎ 근데 그건 애들도 마찬가지예요. 잔소리하는 부모로부터 좀 떨어져 있어야 가족간의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을듯해요. ㅎㅎ

stella.K 2020-12-07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웅, 바람돌이님 그러고 보니 제가 어제 철없는 댓글을 단 것 같습니다.
연일 확진자가 6백명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조심하시라는 말씀대신
저런 댓글을 달다닛!ㅠㅠ
전 그저 집콕을 벗어나도 부족할 판에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 넘 답답하여
어떤 이유로든 집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싶어서리...

근데 바람돌이님 교사시군요.
전에 출판사에 다니시는 숨은아이님이라고 계셨는데
전 그분과 바람님과 헷갈리더라구요. 아마도 그래서 더 더욱...ㅠ
아이들과 대면으로 진학상담 하셔야 한다니 대략난감이시겠어요.
그저 무탈하시기 바랄뿐입니다.

바람돌이 2020-12-07 23:25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말씀의 뜻은 잘 알아들었는걸요. ㅎㅎ 숨은아이님은 저도 기억나네요. 잘 지내고 계시겠죠? 오늘 하루 출근해서 스펙터클하게 보내고 왔습니다. 정신없이 원서 쓰고 온갖 고등학교랑 통화하고 애들 분류하고, 학교 조정하고...... 너무 바빠서 난감할 틈이 없었어요. ㅎㅎ
 

내게는 전자제품에 대한 부심이 있다.

뭐 남보다 먼저 뭐든지 써보고 갈아치우는 얼리어답터까지는 아니고, 그냥 근사한 전자제품이 한 번 꽂히면 그걸 살 때까지 애면글면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는.....

그런 마음으로 온 집안에 갖추어야 할 왠만한 전자제품은 다 있는지라, 사람들이 뭐 사야돼 안사야돼 물어보면 그건 무조건 사야 돼 내지는 가성비 별로야 사지마 이런 말과 함께 어떤 점을 중점으로 보고 사야 하는지까지 대충 읊어대는 정도는 된다고 할까?
물론 전문성은 전혀 없다. ㅎㅎ

대부분 저런 전자제품을 살 때, 꼭 필요한 것이 아닐 경우엔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는데 대부분은 나 생일이잖다.

남편아 나는 액세사리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하니까 금붙이도 필요없고 옷도 2~3만원짜리면 충분하고, 맛있는건 집에서 고기사서 내가 구우면 되니까 다 필요없어. 그니까 생일선물로 전자제품 사주라 뭐 이런 식이다.

올해 나의 생일선물은 네스프레소 버츄오 머신이었다. ㅠ.ㅠ

일단 사고나면 애지중지하면서 쓰는데 이런 전자제품들이 수명이 다할 때면 나의 애도는 곡진하고, 보통 새 제품을 구입할 때까지 계속된다.

 

지난 금요일 아침 일어나면서 습관적으로 휴대폰 시간을 확인하다가 휴대폰을 살짝 정말 살짝 떨어뜨렸다.
아뿔싸! 액정이 나갔다.

물론 이번의 그 한번의 떨어뜨림으로 액정이 나간건 아닐거다.

이번 휴대폰은 유난히 자주 떨어뜨렸다.

이 휴대폰 살 때 가성비 좋다고 휴대폰 매장 친절한 사장님이 극구 추천해서 산거였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난 디자인도 중요하고 성능도 중요한데 그립감 별로에 카메라 화질도 이전 휴대폰보다 못했고, 무선충전기와는 아예 호환이 되지 않았으며 그야말로 가성비 하나만 좋았던.....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나의 손은 끊임없이 이녀석을 떨어뜨리는거다. 아 절대 일부러는 아니다.

이번만은 액정이 나가주신 핸드폰을 애도하지 않았다.

바꾸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으니까.....

 

어쨌든 갑자기 액정이 나가면서 출근해야 하는, 그래서 휴대폰을 당장 사러갈 수 없는 나는 멘붕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퇴근후 휴대폰 매장으로 고고!

액정이 나간 휴대폰은 아주 고맙게도 약정기간을 딱 3일 넘겨주셧다. 효자폰이다. 그래 네가 그동안 나의 맘에 드는 짓 한게 하나도 없는데 이거라도 지켜줘서 고맙다.

갖고싶었던 Z플립이 상당히 좋은 조건에 풀려있다. 고맙다. ㅎㅎ

맘에 드는 폰을 구입한 순간 그제야 이전 핸드폰에서 데이터를 옮기는게 불가능하다는걸 깨달았다.

아 내 전화번호, 내 사진들.... 앱이야 다시 깔면 되지만 저 전번들과 사진은 어떡하지?

지금 휴대폰에 전화번호 오늘 전화온 엄마 전화번호 1개 저장돼 있다. 에휴....ㅠ.ㅠ

 

좀 전에 휴대폰 들고 무선 이어폰 연결하다가 발견했다.

무선 이어폰 한쪽이 연결부분이 제법 금이 많이 가 있는거다.

이거 뱅앤올룹슨인데....

시끄러운 환경에서 살다보니 소음에 극히 취약한 내 귀를 위해 몇달을 고민고민하다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산거였는데....

이것도 AS가 될까?

서비스센터 보내면 감쪽같이 붙여줄까?

이 녀석을 붙일 때까지 우울할 예정이다.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지난 주에 10년만에 마스크 끼고 다녀왔던 부석사 사진이나 올린다.

이 동네 코로나가 요즘 잠잠해져서 위쪽과 다르게 0의 행진 중이라 거의 4개월만의 외출이었다.

내가 사람을 제외하고, 책보다 전자제품보다 더 좋아하는건 집을 떠나는거다.

여행이라 이름 붙이든 바람을 쐰다고 하든, 관광이라 하든 하여튼 나는 집을 떠나 코에 바람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미친다.

너무 좋아서......

 

부석사 들어가는 입구의 은행은 여전히 찬란했다.

더불어 입구 명성식당의 주인 아줌마의 인심도 여전해서, 집에 올 때 또 산나물 얻어왔다.

명성식당의 청국장은 맛이 하나도 안 변하고 여전히 맛있었다.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 때문에 부석사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복작거리는 느낌이 안난다.

멀리 보이는 소백산맥의 연봉들로 그동안 갑갑했던 마음이 확 트이는 것 같다.

 

 

부석사 요사채에 걸려있던 곶감들.... 나 곶감 좋아하는데.... ㅎㅎ

 

 

미스터 션샤인으로 유명해진 안동 만휴정

정자의 위치로 그린듯한 곳이다.

아 여기는 사진빨을 제대로 못받은 사진 뿐이네...

 

 

만휴정 근처에 있는 묵계서원의 가을이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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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1-02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가
담뿍 묻어나는 사진들에
잠시 취해 봅니다.

바람돌이 2020-11-02 19:01   좋아요 0 | URL
봄 가을은 항상 특별한것같아요. 아마 짧아서 더 그렇겠죠

막시무스 2020-11-02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달린 곶감이 정말 가을스럽게 아름답네요!ㅎ

바람돌이 2020-11-02 09:10   좋아요 1 | URL
어릴 때 집에서 저런걸 만들었던것도 아닌데 왜 저 풍경만 보면 아련해지는걸싸요? ㅎㅎ

bluebluesky 2020-11-0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 저도 지난주 영주랑 안동 다녀왔는데요 ^^

바람돌이 2020-11-02 09:10   좋아요 0 | URL
우리가 스처지나갔을까요? 사람들이 제법 많던데말이죠. ㅎㅎ

han22598 2020-11-0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단풍중에 노란색 단풍을 좋아해요 ^^ 은행나무 사진 정말 아름다와용.홍홍

바람돌이 2020-11-02 19:03   좋아요 0 | URL
부석사 은행단풍은 언제 봐도 예뻐요. 근데 냄새는 좀 나더라구요. ㅎㅎ

chika 2020-11-02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떠나고 싶습니다!ㅠㅠ
나이들면서 점점 기계치가 되어가고 있어서 ...문득. 이북리더기를 사고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떤걸 사야지,의 단계에서 멈춘게 생각나네요. 허허

바람돌이 2020-11-02 19:04   좋아요 0 | URL
저는 제주로 떠나고싶어요. ㅎㅎ 저는 여전히 종이책이 압도적으로 좋아서 이북리더기는 패스입니다. 팔요할때는 아직 폰으로 괜찮더라구요. ㅎㅎ

라로 2020-11-03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ir fryer도 있으시겠죠? 그럼 어느 점을 고려하거나 또는 어느 제품을 사는 것이 좋을까요? 저 요즘 고민 중.ㅎㅎㅎ 인스타팟에서 나온 것을 살까? 뭐 이러고 있는데 선뜻 질러지지는 않는 것 보니까 여전히 고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Z 플립 좋습니까? 궁금, 저는 아이폰을 주로 사용하는데 매장에서 보니까 멋지더라구요. 펴니까 액정이 커서 노안이 심각한 제겐 좋을 것 같고,,, 그리고 뱅앤올룹슨이 뭐에요?? ^^;; 이어폰 브랜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ㅋ (날 잡아 바람돌이 님께 질문하는 듯한 자세. ㅎㅎㅎ)

바람돌이 2020-11-03 10:46   좋아요 1 | URL
에어프라이어 당연히 있죠. ㅎㅎ 제건 디디오랩이라는 중소기업건데요. 제가 고려한건 일단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할 것. 그래서 올 스테인레스 제품을 찾았고요. 두번째는 식구가 4명이라 기존의 에어프라이어가 너무 작았었요. 그래서 좀 큰것을 골랐죠. 거기에 딱 맞는게 저 제품이었는데 다행히 더블히팅 기능이 있어서 음식을 하다가 다른 에어프라이어처럼 뒤집지 않아도 되는것도 장점이예요. 단점은 가격이 20만원대로 비싸다는 것, 용량이 크다 보니 주방에서 자리를 차지한다는 거네요. 최근에는 디디오랩에서 용량을 좀 더 줄여서 가격이 10만원대인 에어프라이어가 새로 나왔더라구요. 어쨋든 저는 딱 맞는 걸 찾아서 아주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아 근데 라로님은 이 정보가 도움이 될까요? 디디오랩은 중소기업이라 미국에서 판매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미국 택배는 택배비가.... ㅎㅎ 이거 생각보다 많이 무겁습니다. 아주 가볍게 쓰겠다 싶으면 시중에 나와있는 4-5만원대의 작은 에어프라이어도 성능면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주변에서 쓰신 분들이 다 얘기하시더라구요.

z플립은 이제 3일 써봤습니다. 저의 직전 폰 모델이 갤럭시 A시리즈였는데 후회막급이었습니다. 갤럭시는 역시 노트나 S시리즈로.... 전 모델이 구렸기 때문에 Z플립은 감동적일정도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S시리즈나 아이폰을 쓰신 분이라면 뭐 저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딱 접으면 콤팩트한 사이즈가 좋습니다. 뒷주머니 넣어도 흐를 염려가 없고요. 화면 해상도는 뭐 말할 것도 없이 최상급에 터치감이나 그립감도 아주 좋습니다. 카메라의 셀카 기능이 Z플립만 가능한 반 세워찍기가 있는데 이건 좀 좋아요. 여러사람이 같이 앉아서 차마시다가 누구도 빠지지 않고 사진찍는데 최고! 아 그리고 요즘 폰이 카메라 좋은건 아시잖아요. 이건 기본인데 Z플립의 경우 이전에 비해서 셀카쪽 카메라 화질이 좀 개선된듯합니다. 항상 셀카쪽 카메라의 화질이 좀 불만이었는데 원래 카메라와 거의 비슷한 화질을 보이네요. 결론은 완전 맘에 든다입니다. 삼성 서비스센터에서 Z플립 중 옆으로 열리는 모델도 보긴했는데요. 솔직히 이건 비추입니다. 화면이 넓어서 좋긴한데 문제는 너무 무겁더라구요. 간단히 생각하면 폰 2개를 겹쳐서 들고다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거 들고 폰질하다가는 손목 나갈듯하네요. ㅎㅎ 손목을 위해 Z플립은 세로로 접히는걸로..... ㅎㅎ 아 그리고 아이폰에서 Z플립쪽으로 옮겨오시면 처음에는 좀 헤맵니다. 다시 폰 공부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좀 있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들은 운영체계가 아주 달라서 LG폰에서 삼성폰으로 옮기는건 완전 쉽지만 아이폰에서 삼성폰으로 옮기는 건 좀 귀찮고요. 삼성폰에서 아이폰으로 옮기는건 연구자의 자세가 좀 필요합니다. ㅎㅎ 제가 예전에 옮기면서 이걸 또 공부해하며 군시렁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뱅앤올룹슨은 이어폰 브랜드 맞구요. 덴마크 브랜드입니다. 독일의 하만과 함께 이어폰과 헤드폰 쪽에서 좀 잘나가는 브랜드이고요. 제가 써본바로는 하만쪽이 중저음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면 뱅앤올룹슨은 좀 무난하게 중간음이 잘 들리더라구요. 제가 가지고 있는건 선없는 블루투스 이어폰인데 이 브랜드의 블루투스 이어폰이 가격이 좀 나갑니다. 그래서 지금 서비스 보내려고 하는데 제대로 고쳐질까 걱정이예요. ㅠ.ㅠ 에어팟의 콩나물 디자인이 너무 싫어서 고르다 이 브랜드로 한거예요

라로 2020-11-03 13:27   좋아요 0 | URL
처음에 댓글 달때 시작은 ˝우와~~~!!˝라는 감동으로 시작했는데 키를 잘못 눌러서 창이 완전히 날라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씁니다.
저 이런 답글 완전 좋아해요!! 역시 선생님이시라 제가 질문한 것을 충분히 알려주셨어요!! 감사합니다. (막 감동,,여전히 감동!!)
에어프리이어는 그러면 말씀하신 것을 고려해서 골라야겠어요. 저는 주로 브랜드만 보고 사는 경향이,,,급반성!!

삼성에서 나온 플립폰 두가지 다 봤는데 Z플립이 낫긴 하더군요. 핸드백에도 공간 많이 안 차지하고. 하지만 전 여전히 아이폰을 쓸 거 같아요. 삼성폰이 아무리 잘 나와도는 아니고, 당분간. 아이폰은 일단 개인정보나 스팸같은 것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거든요. 그래서 아이폰도 플립폰 같은 거 만들면 좋겠다 그러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전화기를 살 때 새로운 전화기 나오면 업그레이드 가능한 플랜(?) 같은 것을 했기 떄문에 언제나 새로운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거든요. ^^;; 12로 갈아탈까 지금 생각중이에요. ^^;;
저는 에어 에어파즈 프로 사용하는데 대 만족이에요. 프로는 덜 콩나물 같아요. ^^;; 올려주신 브랜드 함 검색해봐야겠어요. 너무 궁금하네요!! 답글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라로 2020-11-03 13:29   좋아요 0 | URL
엄청 비싼 제품이네요!! 거의 $400!!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ㅠㅠ

바람돌이 2020-11-03 14:35   좋아요 0 | URL
그러면 당연히 아이폰12입니다. 이번에 참으로 오랫만에 아이폰이 디자인이 다시 좀 멋져졌더군요. 아이폰 커지고 난 이후 모델들 디자인이 전 계속 마음에 안들었었는데 이번 아이폰 12 완전 제 스타일임다. ㅎㅎ 폴더 아니라도 좋아요. ㅎㅎ
이어폰은 그새 또 올랐군요. 아마 3.0이 새로ㅠ나온듯.... 저 살때는 2.0버전이어서 300달러정도 했어요. 물론 그래도 후덜덜한 가격이지만요. ㅠㅠ

mini74 2020-11-0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피카피룸룸 이루어져라! 외치면 이어폰이감쪽같이 고쳐지지 않을까요 ㅎㅎ

바람돌이 2020-11-03 18:01   좋아요 0 | URL
그거 벌써 해봤어요. 효과 없었어요. 바람돌이가 늙어 마법이 안들어요. ㅎㅎ

mini74 2020-11-03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숙이에게 부탁해 보면 어떠실지 ㅎㅎ
 

 

내 휴대폰은 하루종일 안전안내문자로 바쁘다.

내가 사는 동네의 코로나 감염상황이 심상치않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그래도 잘 견뎌온다 싶었는데 지금은 여태까지의 시기 중 가장 심각한듯.....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그저 3일간의 연휴 내내 집콕이다. 누구는 5일 연휴라지만 앞의 이틀은 내게는 더 많은 육체적 정신적 노동에 시달리는 날이므로 휴일이 아니다. ㅠ.ㅠ

 

어쨌든 밀렸던 집안 일 - 이불 빨래 같은 -을 3일동안 틈틈이 해내고, 책도 읽고, 서재에 미뤄뒀던 리뷰도 올리고...

아 그냥 이렇게 살면 좋겠다. 현실은 내일부터 출근이고, 10월부터는 좀 많이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래도 올해는 내게는 환상적인 한해다.

딸래미 중 하나가 고등학교를 드디어 졸업했고, 하나만 남으니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드는 시간과 힘이 확 줄어든다.

 

늘 식물을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천성이 게으르고 귀찮음을 싫어하는지라 키우기만 하면 죽어나가니 꽤 오랫동안 식물쪽은 쳐다도 안봤다.

산세베리아를 죽인 날은 진짜 우울했다.

나에게 그걸 어떻게 죽이냐고 누군가 신기해하며 말해서 더 우울했다.

죽는 식물들도 불쌍하고, 그걸 보며 자학하는 나도 안타깝고....

 

그래도 올해는 여유시간이란게 생기니 그래도 좀 키우지 않을까 싶어 시장에서 1,000원짜리 화분 2개를 사왔다.

난 큰걸 키우고 싶은게 아니라 내 손에서 꼬맹이부터 자라는 녀석들을 보고 싶은 거니까....

아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잘 자라는거다.

물주고 햇빛 쬐어주고... 아! 이게 다인데 그동안 왜 그렇게 죽였을까?

먼저간 아이들아 미안......

결국 식물을 키운다는 것도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하다는걸 이제 알겠다.

화분 속 식물들이 너무 빨리 커서 분갈이를 해주다 보니 자꾸 화분이 늘어난다.

 

 

제일 오른 쪽에 있는 녀석이 제일 처음 사온 천원짜리 야자나무인지 고무나무인지 헷갈리지만 정말 물만 줘도 무럭무럭 자란다.

나머지 녀석들은 며칠 전에 분갈이를 해줬더니 이제 열심히 자라려고 애쓰는 중이다.  

 

 

 

요것들은 예쁘게 키운 것 같지만 조화다.

여행갔다가 토토로 화분이 너무 예뻐서 사온거였는데 어찌나 작아주시는지 여기다 키우기만 하면 한달도 안돼 분갈이를 해줘야 한다. 예쁘지만 쓸모는 없는 예레기의 전형.... ㅎㅎ

자꾸 식물을 늘릴 수는 없고 비워 두면 허전해서 그냥 조화 사다가 꽂아뒀다.

나름 멀리서 보면 예쁘다. ㅎㅎ

 

 

아 그리고 오늘 책의 새로운 쓸모를 발견했다.

특히 벽돌책!

 

다림질 하는 남편의 수고를 덜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딸래미 청자켓을 책으로 눌러줬다.

 

 

빨래를 했더니 저 청자켓 아랫단이 또르르르 말려 올라가 있는거다.

저거 다림질 해도 잘 안펴지는데...... 힘 빢빡 줘야 하고....

그래서 또로로로 펴서 책으로 눌러줬다.

이것만으로는 효과가 작아서 볼려고 거실에 내놨던 책을 몽땅 꺼내서 다시 시도!

 

 

 지금 식탁에 앉아서 이 글을 쓰는데 내 앞에 저 장면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책은 정말 좋다.

냄비 받침도 하고, 빨래도 눌러주고....

가끔 폼 잡기도 좋고, 아 그래 읽기도 한다. ㅎㅎ

 

어쨌든 이런 저런 뻘짓을 하는 휴일이 너무 좋다.

서재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너무 좋다.

좋은 날은 왜 이리 빨리 가는거지?

 

그나저나 지금도 안전안내문자 - 어디 어디 업장을 이용한 사람은 보건소를 방문하라는 문자가 끊이지 않는다.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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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0-0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댁에 볕이 정말 잘 드네요! 저도 저희집에 볕이 잘들어서 그 볕들어올 때 창 바라보는 거 너무 좋아해요! 그렇게 볕 잘 드는 곳에 화분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죠! 저는 사실 식물에 아직 관심이 없지만 부모님이 식물 키우시거든요. 볕 들어올 때 식물들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바람돌이 2020-10-04 19:26   좋아요 0 | URL
그쵸. ㅎㅎ 이 집에 이사오고 나서야 왜 사람들이 남향집 타령을 하는지 알았다죠. 저도 집에 누가 키워 줄 사람이 있으면 딱히 내가 키우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친정아버지가 열심히 키우는걸 볼때는 몰랐는데 이제는 제가 킹 고싶어지네요. 앗 이것도 노화현상이 아닐까요?

mini74 2020-10-0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쁜데요. 연쇄식물살인마는
그저 부러울뿐 ㅠㅠ저희집 책들이랑 겹쳐서 더 반갑습니다. 가끔 등짝을 살짝 두드려 줄때도 매우 유용하지요. ㅎㅎ

바람돌이 2020-10-04 22:56   좋아요 0 | URL
저도 작년까지 연쇄식물살인마 맞아요. ㅎㅎ 음 저 책들로 등짝을 두드리면 좀.... 제가 기운이 세거든요. ㅎㅎ

hnine 2020-10-0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유명한 <황금가지> 책을 저는 벽돌책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어서 원래 용도로 사용될 날이 와야할텐데요.
식물 키우시는 걸 보니, 특히 화분들 줄 맞춰 배열해놓으신걸 보니 바람돌이님 꼼꼼하고 세심하신 분 같아요.

바람돌이 2020-10-04 23:02   좋아요 0 | URL
황금가지도 1000페이지믐 되죠? 저희집에도 그런 벽돌책들이 제법 있는데 언제 원래 용도로 읽을까요? 그것들 읽으려면 목욕재계하고 정화수 떠놓고 절 한번 하고 시작해야할듯한 기분입니다. ㅎㅎ 화분 줄은 그냥 몇개 안되니 줄 세워진 것 뿐입뎁쇼. ㅠㅠ

stella.K 2020-10-0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정말 인상적입니다.
시몬느의 책은 큰 맘 먹고 사셨을 텐데
저런 용도로도 쓰일 수가 있군요.ㅎㅎ

바람돌이 2020-10-05 19:47   좋아요 0 | URL
하하.... 언제 읽을지 순서가 자꾸 밀려서 저렇게라도 쓸데를 찾는다는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