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챙겨보지도 않는 드라마를 어쩌다 1회때 우연히 보게됐다.
<베토벤 바이러스>
1회 앞장면에서 장근석이 나와 잠깐 관심 가지며 보다가 이거 꽤 재밌네 하면서 보기 시작.
근데 김명민이 지휘자 강마에로 나오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필이 팍 꽂혀 기다렸다 챙겨보기 시작이다.
굳이 줄거리를 말하자면 말할거리도 별로 없게 뻔하지만
별명 강마에, 강건우역의 김명민의 연기는 정말 속이 확 뚫린다.
그 지독한 독설이라니....
뭐 이런 사람이 진짜로 옆에 있으면 미치고 팔딱 뛰겠지만
드라마에서 만나는 지휘자 강마에는 정말 대리만족을 팍팍 시켜준달까?
이 세상에 누가 맘에 있는 말을 다하고 살 수 있을까?
저거 진짜 맘에 안들어 하면서도 앞에서 그런 내색 못하고
너 바보 아냐? 하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안그런척.
미친놈 하면서도 앞에서는 다 이해하는 척
...............................
근데 이 강마에라는 인간
정말 어록을 만들고 싶을 정도로 거침이 없다.
맘에 있는 말은 하나도 담아두지 못하는...
그것도 교과서를 읽듯이 또박 또박 일정한 속도로 가슴에 완전 사무치게 꽂아버리는....
현실에선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나 꿈꾸는 그런 성격 아닌가?
어제도 난 한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맘속의 말을 그대로 뿌리자면
"아줌마, 아줌마가 그러니까 애가 학교가 다니고 싶겠어요?
엄마라는 사람이 학교랑 선생을 무슨 개똥이나 아니면
뭐 꼬투리 잡아 돈이나 뜯어낼 호구로 아는데 말이죠?
중학생이면 어린애 아니거든요.
엄마가 학교랑 선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도는 다 눈치채고도 남는다구요.
지 엄마가 학교에 대고 무슨 짓 하는지 눈치 챈 애가
아! 내가 학교 선생님한테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겠냐구요.
그런 상황에서 학교가 좋으면 그게 이상한 애죠.
그리고요. 적어도 학교에 오는데 그 옷차림은 진짜 아니거든요.
옆집에 잠깐 가도 그렇게는 안가겠네요.
이렇게 예의가 바닥이어서야 애가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어요.
계속 이런식일거면 그냥 애 데리고 가서 직접 교육하시죠
쓸데없이 학교 고생시키지 말고요. 네???"
물론 이건 맘속의 말일뿐
저 중의 단 한마디도 그대로 못했다는건 당연하겠죠? ㅠ.ㅠ
(아 그리고 옷차림에 대해서는 너무 특이해서 도저히 그대로 못쓰겠어요. 상상불허라고나 할까? 이거 그대로 쓰면 전국에 하나뿐이어서 진짜 바로 알아보는 사람있을까봐.... )
근데 강마에는 저런 식의 말을 한음절씩 끊어가면서 정말 또박 또박 한다는거죠.
정말 왕재수예요.
하지만 드라마니까 한수 접고 보는 저는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죠. ㅎㅎ
다른 오케스트라의 인물들도 나름 개성있고 재밌어요.
하지만 베토벤 바이러스의 재미를 끌어주는건 역시 강마에역의 김명민
좋아요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