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서 쉬는 것이지만, 이 시간이 그렇게 좋은 줄 몰랐네. 아마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다지 신이 나서 하는 일도 아니고, 그저 밖에 나가는 것이 좋아하서 시간 보내려고 나가는 것이엇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얻은 건, 인간관계의 다양함을 또한번 적나라하게 봤다는 것 정도? ㅎㅎㅎ 

목이 많이 부어서 몸살까지 했다. 병원에서는 '어머님, 이 정도면 다른 분들은 병원에 걸어올 힘도 없을텐데 어머님은 씩씩하시네요. 아픈 걸 너무 잘 참으시는 것 같아요.'라고.  

그러고보니 나는 아픈 것에 참 둔하다. 

십여년 전에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을 때 엄청 아픈 주사라며 겁을 잔뜩 주면서 맞은 주사도 하나도(!!) 안아팠다. 그 주사보다 내 허리가 더 아팠다구요. 

6년전에 한솔이 낳을 때, 예정일이 일주일이나 지나도 소식이 없어 유도분만 주사를 맞고 하루를 기다려도 진통을 못 느껴 결국 수술을 했고, 그 담날부터 일어나 걸어다니는 내게 의사선생님이 그랬다. "안 아파요? 우리 병원에서 제일 씩씩한 산모네. 혹시 진통이 왔는데 못 느낀 것 아니에요?"했었다는... 

지금도, 남들은 이정도 상태면 링거 맞고 누워있어야하는데 씩씩하다는 소리나 듣고있고... 

음 좋은건지 나쁜건지... 

하나는 알겠다. 조금 아프더라도 티 팍팍 내는게 나를 위해 좋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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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8-0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목감기가 유행이라는 기사를 본 것 같아요.
침 삼킬때마다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얼굴을 찡그려야하지요. 몸살로 커질 정도면 정말 오래 참으셨나봐요.
평소에 씩씩해보이시던 분이 아프다고 하면 주위에서 몇배로 더 마음써 주실 것 같아요. 지금이 바로 그런 때 아닌가 싶은데.
어서 몸부터 회복하시고, 마음도 평화로우시길...

하양물감 2011-08-10 10: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맞아요, 침 삼킬때마다 얼굴을 찡그려야하죠. 그보다 더한 고통은, 밥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 아마도 빨리 낫지 않는 이유가 못먹어서 그런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ㅋㅋㅋ

하늘바람 2011-08-0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도 목감기예요 의사가 그런말을 할 정도인데도 씩씩하시다니 한솔이 엄마이기 떄문인거지요? 푹 쉬셔요 목감기는 푹 쉬셔야 나아진다고 해요

하양물감 2011-08-10 10:57   좋아요 0 | URL
푹~~~~~~~~~쉬고 싶은데, 그것도 맘처럼 쉽지는 않네요^^ 고마워요.

2011-08-10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1-08-10 10:58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오랜만이에요^^ 물 많이 마시고 있어요.
제가 평소에 제일 안 먹는 게 바로 물이라지요. 늘 물을 좀 많이 마셔야하는데 하고 생각만 하는데, 이번엔 억지로라도 물을 먹게 되네요.
 

요며칠 사이 병원을 들락날락. 물론 병명은 없다. 겉으로 보기에도 별로 아픈 티도 안난다. 그렇다고 정신의 병은 아니고 육체의 병이다. 무지무지 아파서 괴롭다. 한 이틀 잠을 많이 잤더니 오늘은 잠도 안온다. 그래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남편은 "이제 안아픈갑지?"한다. 그 말이 섭섭하게 들리는 건 왜일까? 이제 안아픈가보구나 하며 보듬어주는 말로 들리는 게 아니라 꼬아서 하는 말로 들린다. 이것도 내가 꼬아서 들어서일거다. 알면서도 그렇게 들린다.  

목이 무지무지 아프다. 목안이 심하게 부었고, 목부근을 만지면 딱딱하다. 의사선생님은 이런 정도면 목만이 아니라 온몸이 다 아팠을건데요. 한다. 네. 그랬어요. 오한이 나고 머리가 많이 아팠어요. 목이 아프니 밥도 못먹어서 그런가 어지럽기도 하대요. 그랬더니 링거라도 맞고 가면 나을텐데 하는 걸 그냥 주사만 한대 주세요. 하고 돌아왔다.   

금요일에는 산부인과에 검진하러 갔다. 좀 무식한 얘기지만 애 낳고 만 5년만에 병원에 갔다. 유방초음파, 자궁초음파, 자궁경부암검사까지 했다. 물론 그렇게 다하려고 간건 아니다. 최근에 하혈이 좀 있어서 검사하러 간건데, 간김에 몇가지 더했다. 한솔이를 받아주셨던 의사선생님이 이것저것 물어보시는데 참 뭐라 대답하기 곤란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내 탓이지..) 결국 의사선생님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것 저것 조언을 하시는데... 나이 마흔에 성상담 받고 왔다 (ㅠ.ㅠ) 

'서른'이라고 참 많이 떠들었고, 그 나이가 무슨 고비라도 되는 양 심각했었다. '마흔'이 되니 떠들 힘도 없고, 뭔가가 삐걱거려도 그러려니 체념을 하게 된다. 인간의 기대수명은 점점 높아진다는데, 그러면 나이 마흔은 참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밀 나이라던데, 벌써부터 힘도 없고 체념도 하고 이러는지.. 참으로 갑갑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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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은 소리에 귀를 막아버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급우울해졌다. 아, 그렇구나. 나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구나. 상대방은 내가 그런 말을 듣기싫어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을 터.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다른 이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그러면 나의 말을 듣는 상대도 기분이 나빴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사람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줄 알아야한다. 

그래, 이젠 내가 조심해야지. 말하는 이의 의도와 듣는이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 말을 할 때 많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거 저런거 다 생각하고 말하려면 참 머리가 빨리 돌아야겠다. 에구.    

아침에 한솔이랑 같이 공부할 책을 왕창 구입했다. 한솔이가 좋아해야할텐데, 걱정이다. 참고서류만 왕창 샀기때문이다. ㅠ.ㅠ 한솔이의 성향상 미리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구입하긴 했는데, 열심히 놀아준 다음에 슬쩍 내놓아야겠다. 한솔이의 방학이 이번주면 끝난다. 방학인데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었다. 그런데 이번주는 비소식이다. 미안하다. 한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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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살았으니 웬만한 인간관계형성의 틀은 잡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만나고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범위도 어느 정도 한정이 되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많이 든다.  

지금 나의 인간관계는 '아이'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불과 5-6년 전만해도 '일'을 중심으로 한 관계였는데 어느새 썰물이 되어 쑤욱 빠져나가고 밀물처럼 쑤욱 들어왔다. 그런데 지금의 이 관계가 나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엄마들의 네트워크에서 파생된 관계이다. 아이는 아이 스스로 친한 동무를 형성해나가기보다 엄마의 네트워크 속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불편하다. 물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가 스스로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가겠지만.  

요즘 들어 '어울림'이 힘들어졌다. 그게 아이와 아이 교육에 대한 관점 차이가 가져온 결과기도 하다. 1년전만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의 생각이 지금도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러니 말이 뚝뚝 끊기고 이어지질 않는다. 말이 끊기기 전에 먼저 생각의 흐름이 끊어진다. 대화 중에도 딴 생각을 하게 되고 자꾸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나도 상대도 분명 정답은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간극의 차이가 자꾸 벌어진다. 

가끔 생각한다. 저 사람이 내게서 원하는 것이 뭘까? 내 정보를 가져가기만 하고 되돌아오는 것은 없다. 갑자기 그게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그저 주는 게 좋았다. 내가 가진 정보도 나만의 것(내 소유의 지적재산)도 아니다. 그런데 그것조차 아깝게 느껴지다니..  

거리를 두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렇지만, 거리두기, 그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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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7-28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죠...그냥 물 흐르듯 살아야 할듯해요.
하지만 매사 공짜로 살려고 하는 사람은 싫어요~~~

하양물감 2011-07-29 08:17   좋아요 0 | URL
마음수련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나 역시 타인에게 그런 사람으로 비춰지지는 않았는지 반성도 하게 되고요. 착한 얼굴 뒤에 이기적인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100인의 책마을에는 익숙한 닉네임과 이름이 많이 보인다.

가끔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책의 띠지나 홍보책자에 한 두 문장과 함께 익숙한 닉네임이 보일 때도 반가운데 이렇게 한 권의 책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만나니 더욱 반갑다.

그런 반가움 탓일까? 앉은 자리에서 책 한권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책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들은 책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속에는 그들의 삶이 있다. 얼마전에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읽을 때, 그녀의 책 이야기 속에 그녀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깨달은 게 있었다. 자신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책읽기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책이 있지만 그 책을 다 읽어볼 수는 없다. 물론 다 읽을 필요도 없다. 그럴 때 같은 관심영역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통해 추천을 받거나 자극을 받은 책은 나의 책읽기에도 도움이 된다.

'100인의 책마을'에는 문학, 인문사회, 문화, 과학 분야의 책이 소개된다. 이렇게 크게 분류하고 보니 너무 욕심을 낸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걱정을 날려주는 게 있으니 바로 '책수다'이다. 짧지만, 주제에 부합하는 좋은 책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책읽기 목록에 여러 권 체크해두었다.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보니, 책 안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본 부분은 은행저금식 교육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전제훈님의 글과, 과학과 인문학의 행복한 만남을 쓰신 김보일님과 전문화와 통합의 갈림길에 선 과학을 쓰신 이동환님의 글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나 자신이 교육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교육관련 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전제훈님이 소개하신 책은 모두 읽어야 할 책 목록에 포함시켰다. (나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읽어본 책이 없었다는 데 대해 조금 우울했다. --) 그리고 책수다에 소개된 책들도 시간이 되면 꼭 읽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평소 과학분야 책을 이동환님의 글을 통해 접하곤 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김보일님의 글이 나에게 또다른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두 분의 글은 어렵지만 읽고 싶은 분야인 '과학'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책에 대한 책을 읽고 나면 읽어야 할 목록이 늘어난다. 최근 몇년간 아이를 키우면서 유아와 어린이대상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의 관심사를 충족시켜줄 만한 책을 읽을 여유를 갖지 못했다.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책을 고를 때도 한결 수월한데, 그동안 유아와 어린이책만 읽다보니 내 책을 고르는데 영 자신이 없어졌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올해의 남은 기간동안은 나를 위한 책읽기에도 시간을 내어볼까 한다. 잘 모르는 사람이 소개한 책보다는, 아무래도 블로그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지만, 그들이 소개한 책이라 더욱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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