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60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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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본다. 제목에 이어 표지를 보는건, 이 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머리 속에 넣고 읽기위해서다.

꽃다발을 들고 행복한 얼굴로 뛰어가고 있는 남자아이 주변으로 칼로리 높은 음식들이 보인다. 내가 굳이 칼로리를 언급하는건 제목의 영향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뚱뚱한 어느 소년의 이야기다.

중3짜리 소년 벵자멩 프와레는 비만이다.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예상했던대로 비만 판정을 받았다. 벵자멩이 비만인 것은 많이 먹기 때문이다. 벵자멩에게 음식은 살아가기 위한 세끼 식사가 아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행복한 마음, 이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멋진 공간에서 제공하고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무엇'이다.

나도 어렸을 때 비만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대학 가면 살 빠진다는 말로 누군가는 위로를 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도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비만이라고 주의해야한다는 충고를 듣는다.

나는 벵자멩만큼 먹는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산소운동은 거의 하지 않으며, 절대적인 운동 부족이다. 즉, 나의 비만은 음식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의 문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벵자민이 뚱보로 살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나는 분명히 이 작가가 뚱보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정확하게 그려낼까?

옷을 사러 간 장면에서는 내가 옷을 살 때마다 느끼는 그 느낌 그대로여서 벵자멩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는 뚱뚱한 사람에게 가혹할 정도로 참견을 한다. 기성복 시장에선 맞는 옷을 찾기도 어렵다. 예쁜 디자인은 엄두도 못낸다. 맞으면 아니 들어가면 입어야한다. 선택의 기회란 건 없다. 물론 최근엔 큰옷도 제법 나오지만 여전히 소수이다.

벵자멩의 다이어트는 눈물겹다. 게다가 그의 행복의 원천인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살이 약간 빠졌을때, 평소에는 생각지도않았던, 여자친구에게 꽃을 들고 직진하다 실패를 맛본다. 벵자멩의 다이어트는 이 일을 계기로 중단되고 급기야 우울증이 깊어진다.

벵자멩이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그 어느때보다도 비만청소년이 많아진 요즘이기에, 공감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덧붙임. 알랭삼촌이 할머니에게 화를 낼때, 벵자멩의 다이어트를 응원하는 삼촌을 이해할 수 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비만인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는지.

다이어트, 외모에 관심 많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건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비만인 친구들에게는 현명한 행동과 대처를, 비만이 아닌 친구들에게는 비만인 친구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재밌게 읽고 한뼘 더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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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 -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나만의 경계를 찾는 법 알고십대 4
노윤호 지음, 율라 그림 / 풀빛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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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서이다.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나만의 경계를 찾는 법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내가 최근에 읽고 있는 많은 책들이 이런 부류의 책이다. 요즘 시대가 그래서일까? 개인의 마음관리에 관한 책이 많다. 원래 많았는데 나의 관심이 그런 쪽으로 옮겨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많은 사건을 보면 그 원인을 '병든 마음'에서 찾기도 한다. '병든 마음'이란 무엇인가?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병명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크든 작든 아픈 마음을 갖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어떻게 다루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마음관리는 예전에도 많이들 다루었다. 질풍노도의 시기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은 것들에 노출되어있다보니 위협적인 것들도 많아졌다. 이 책은 4가지 주제로 나누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잇는 청소년의 예를 들어주며 나의 상황과 대딥하여 보고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자꾸만 내 감정에 흔들리곤 해요_나 자신과 올바른 관계 맺기

  2. 답답한 관계에서 도망쳐 자유롭고 싶어요_가까운 이들과 올바른 경계 짓기

  3.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자꾸 휘둘려요_관계중독에서 벗어나기

  4. 사회 속에서 나만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요_더 넓은 관계에서 중심세우기 


1장에서는 내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것들이 정말 나의 문제인지 살펴보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의 감정에 휘둘리거나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르는 싫은 행동을 하는 이유를 찾아본다. 저자는 그것을 나와의 관계멪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를 이해하고 긍정적일 때 가족, 친구, 사회와의 관계도 훨씬 좋아진다.

이유없이 내가 싫어질 때가 있다. 나의 단점만 보이고 내가 싫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마음', 바로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성향이 있고 기질이 있다. 나의 성향을 객관적으로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을 '단점'으로 해석하기 쉽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단점을 장점으로 활용하도록 노력해본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우울하고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개인의 차는 커서 누군가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로지를만큼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울감은 말 그대로 감정이지 나의 성향이 아니다.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는 '감정'을 바꿔보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 즉, 지금의 '감정'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의지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영역이다. 우울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가장 쉬운 방법이 수면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우울하다고 느끼는 일이 많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이 책에서는 최근 많이 거론되는 분노조절장애와 자해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고 있다. 자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떤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저자는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 또한 자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신체에 해를 가한 후 마음이 편해진다면, 그렇게해서 엉망이 된 내 몸은 어떻게 치료하나. 결국은 하나가 편하자고 하나를 희생시키는 격이니 그것은 문제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

2장에서는 가까운 이들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이야기한다. 가까운 친구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하거나 가족들로부터 가정폭력을 경험한 친구들이 그거한 자신의 과거에 묶여 힘들어할 때가 많다. 우리의 뇌가 경험을 기억할 때 사건만 저장하지 않고 그때의 주정적인 감정을 같이 저장하여 미래에는 그런 일을 경험하지 않도록 대비한다. 그러다보니 사건과 감정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가 되어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려면 과거의 기억을 꺼내 재정리하는 단계를 거친다. 우리 뇌가 과거의 기억을 재해석하면 최근에 재해석한 내용으로 기억한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3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설명한다. 나의 존재 가치를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집착하거나 밖에서 찾을 때 관계에 휘둘리게 된다. 이 시기에는 가족보다 친구나 또래가 더 중요할 시기이다.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대상이기도 하고 또래관계에서 유대감이나 정체성을 형성하다 보니 소중할 수박에 없다. 하지만 즐거워야 할 친구 관계가 친구들 눈치를 살피며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면 진정한 우정이라고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판에 지나치게 얽매여서는 안 된다.

청소년기에는 뇌의 인지 부분이 형성되는 중이라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의 행동이 타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믿게 된다. 거기에 또래관계 안에서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소속감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간다.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들 무리에서 이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다보니 평판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p.111)

마지막으로 사회 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일까를 알아본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공감, 그리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존재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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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 찾기 - 세상 모든 먼산이들을 위한
오조 지음 / 마리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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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 없이 책을 펼쳤다가 마음을 홈빡 빼앗긴 책이다. 독서란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 아닌가 싶다. 책 표지에 나온 '먼산이'는 자기를 느리고 약하다고 소개한다.  


먼산이는 누구보다 작게 태어났다. 생긴 모습도 그리 예쁘지 않다. 사람들은 먼산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리고 약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엄마는 "너의 작고 귀여운 눈은 항상 생각에 잠긴 듯 먼 산을 바라보며 여행하는 것 같아."라며 특별하다고 이야기해준다. 세상 밖이 궁금한 먼산이에게 엄마는 아직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며 준비가 되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 바깥으로 나갈 날을 기다리는 먼산이.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먼산이에게 멋진 나비넥타이와 모자를 씌워 주며 이제 세상 박으로 나갈 때가 되었다고 알려준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먼산이는 작가가 병원에서 만난 어느 다운증후군 남자아이를 생각하며 만들어낸 캐릭터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먼산이가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 속에 숨겨둔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작가의 말을 읽은 후 다시 책을 펼쳐 보니, 아, 그랬구나 싶은 장면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이건 우리의 이야기였다. 


먼산이는 막상 세상 밖으로 나가기가 두려웠다. 집 안에 있으면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지 않아도, 내 방에서 세상을 상상만해도 재미가 있는데, 굳이 나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이렇게 주저앉아버리면 우리는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도퇴하고 만다. 늘 기다리던 순간이었는데 왜 이리 겁이 날까? 하지만, 이미 깨지고 부서진 나의 집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먼산이는 새로운 나의 방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세상 박으로 나와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어며 살아가는 것은 '여행'과 같다. 때로는 낯선 곳에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을 보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때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주저앉기도 하고 때로는 신나게 달려가기도 한다. 


먼산이는 새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듯 그렇게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난다. 미련의 방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과거로 가득한 방에서 살아가는 미련씨를 만나고, 쇠사슬의 방에서는 나를 꽉 묶어 놓은 쇠사슬을 끊고 앞으로 나아간다. 개미의 방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먼산이가 거쳐가는 곳은 모두 이렇게 우리 삶에서 우리가 부딪히거나 만나게 될 고난과 장애물들이다. 결국 그 모든 것들을 깨고 나와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먼산이는 그런 방들을 깨고 나와 드디어 바다로 나아간다. 지금까지 지나온 방들과 달리 이제부터는 나만의 방을 찾아갈 시점이다.


바다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하다가도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요동치기도 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기도 한다. 세상 밖을 여행하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도 바다와 같다. 


바다에서 만난 문어는 먼산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의 멋진 모습을 발견하려면 나의 바닷속에 들어가 봐야겠지요? 용기를 내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그 안으로 풍덩 뛰어들어야 해요. 다른 사람을 알아 가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그 사람의 바닷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상대방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없어요."라고. 먼산이는 친구를 알고 싶으면 친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관심을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아가는 먼산이 앞에 나타나는 꼭대기의 방, 거울의 방, 애벌레의 방을 차레차례 지나가며 성장한다. 청소년기의 고민을 풀어나가는데 길잡이가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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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는 것 - 질문은 어떻게 우리를 해방시키는가? 너머학교 열린교실 22
정준희 지음, 이강훈 그림 / 너머학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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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나는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질문-생각-(독자/청자의 대답)-(그에 대한 나의) 대답-(다시 나의) 질문 형식으로 이어진다.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해 보게 하고, 그 결과를 듣는다. 만약 생각이 잘 안 난다고 하면 좀 더 생각해 보게 도와주고, 자기 나름의 생각으로 채워 나온 대답이 내가 알려주려는 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하도록 한다. 그리고 다시 그에 연관된 질문을 던진다. 자신만의 생각 없이 주어진 남의 지식은 머리에 남지 않는다. 질문은 새로운 지식을 담는 그릇이다. 질문-생각-대답-질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치면 무작정 지식을 쏟아붓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p.12~14)


내가 참 잘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질문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묻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질문을 하려고 하면 나는 식은 땀이 난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딱히 정식으로 물어보지 않아도 질문은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다고.

우리 눈에 무언가가 보이고, 귀에 어떤 소리가 들리고, 코에 어떤 냄새가 맡아질 때 '어? 이건 뭐지?'라고 무의식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늘 '본능적으로' 묻는다. 그랬구나.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이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질문이 정확해야 답이 구체적일 수 있으며 질문-대답에 이어 새로운 질문이 나와야 더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대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좋은 질문이란 무엇보다 구체적인 질문이고, 길이 잡힌 질문이고, 무한히 펼쳐놓기보다 차츰 길을 좁혀 주는 질문이다. (p.27)

질문에도 종류가 있을까? 의도에 따라서 질문의 형태가 결정된다. 정말 궁금해서 상대에게서 그 답을 듣고자 던지는 질문을 '진짜 질문'이고, 이미 답이 정해진 상태에서 상대에게 그걸 재확인하려고 내놓는 질문은 '가짜 질문'이다.

질문의 형식을 띠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궁금한 것이 아닌 '가짜 질문'은 수사적 질문(수사의문문)이 있다. 반대 의미를 강조하는 '반어적 질문(반어의문문)', 질문의 형태를 빌린 '명령적 질문(명령의문문)', '감탄적 질문(감탄의문문)' 등이 있다.

이러한 가짜 질문은 자신의 감정을 강조해 표현함으로써 상대가 나에게 공감하며 내가 강조하는 바를 재확인해 주길 바라는 의도를 품고 있다. 이런 질문은 '지식 추구'에 부합하는 형식은 아니다.

그에 반해 '진짜 질문'은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판정적 질문(판정의문문)'과 '설명적 질문(설명의문문)' 등이 있다. 진짜 질문을 '방향성'이란 관점에서 세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보면 '한 지점으로 좁혀 가는 질문'과 '사방으로 넓혀 가는 질문', 그리고 '옆으로 이동하는 질문'으로 구분된다.

'좁혀가는 질문'은 여러 정보를 한 점의 확정적 지식으로 모아주는 질문으로 주로 '예, 아니오'로 귀결되는 '판정적 질문'이 이에 적합하다. '넓혀 가는 질문'이란 한 가지 정보에서 시작해서 다방면의 지식으러 뻗어나가는 질문이다. '옆으로 이동하는 질문'이란 특정한 방향성 없이 대화를 이어주는 질문으로 딱히 목적 없는 대화나 사고가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질문이다.

질문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가다 질문의 힘에 이른다. 질문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우리가 '힘'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언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데 질문의 힘은 더 활기찬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더 나은 지식으로 가는 문을 열어 주는 것에서 실현된다.

질문 권력은 시민의 알 권리로부터 나온다

'알 권리(right to know)'에 대응하는 의무개념으로 `설명 책임(accountability)'이 있다. 질문 권력이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듯, 설명 책임 역시 아무에게나 지워지지 않는다. 본래 질문 권력은 민주적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주인인 시민에게 주어진 것이고, 설명 책임은 그런 시민이 (다스림을 받는 자로서가 아니라) 주권자로서 갖고 있는 권력을 잠시 맡겨 둔 대행자, 즉 공직자에게 부과되는 것이다.(p.102)

나쁜 가짜 질문과 진짜 질문, 그리고 좋은 가짜 질문과 진짜 질문 가운데 오직 좋은 진짜 질문만이 우리를 더 나은 지식으로 이끌고 그로써 우리 사회를 개선한다. 각 개인 각 부문이 마망히 궁금해해야 할 것에 의문을 품고 스스로 질문 권력을 쓰거나 그걸 대행하는 이들을 통해 책임자들의 설명을 이끌어 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질문 '대행자, '훈련자, 선구자'가 있다.

대표적인 '질문 대행자'는 언론이고, 교육은 '질문 훈련자'이다. 그리고 각종 예술은 '창의적 질문의 선구자'이다. 질문에는 훌륭한 힘이 있고, 그 의도와 형태가 올바르기만 하다면 누구나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힘과 기회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질문이 무엇인지,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 질문이 가진 힘과 영향에 대해 알려주는 이 책은 마지막에 묻는다. 왜 우리는 질문을 하지 않느냐고.

첫째, 우리는 아직도 권위적이고 집단적인 문화에 익숙하다. 내 주장을 펼치기보다 남의 눈치를 살피는 데에 여전히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둘째, 모임과 학습에 참여하는 자발성이 부족한 까닭에 질문과 대답이 잘 이어지는 쌍방향적이고 역동적인 소통을 할 동기를 갖지 못한다. 세째, 이로부터 질문으로 익숙한 상황을 깨는 것보다, 질문하지 않는 상황에 적응하거나 그냥 회피래 버리는 것이 이득이라는 '경험칙'이 사회적으로 공유된다. 넷째, '부분적으로 합당한' 경험칙이 '전체적으로 부당한' 관습으로 고착됨으로써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사회 변화가 어려워진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다섯째, 그렇다면 여러분이, 아니 우리 모두가 내심 품고 있을만한, 탈권위주의적이고 반집단적주의적인 욕망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작용에 대해 반작용이 없을 수 없고, 해소되지 않은 욕망은 결코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p.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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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만나는 내:일 - AI와 함께 일하는 미래의 진로와 직업
김영광.챗GPT 지음, 미드저니 그림 / 풀빛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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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일하는 미래의 진로와 직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김영광 저자가 책GPT와 함께 협업을 한 결과이며 미드저니가 그린 그림을 사용하였다. 7페이지에 보면 이 책의 활용 가이드가 나온다. 


이 책은 챗GPT 사용 설명서가 아니라 챗GPT 체험서이다. 일, 직업, 진로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담았으며 낯선 표현들을 이해하기 위한 미리보기사전도 수록되어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챗GPT가 창조한 내용들 중에는 실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서의 정확성을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챗GPT가 가진 창의성에 대해서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AI와 함께 살아갈 10대들이 AI와 친해져야 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책 속에 소개된 미래 사회의 직업은 현재 주목을 받고 있거나 앞으로 유망한 직업으로 소개될 수 있을 것 같은 직업들이다. 앞으로 5년간은 AI전문가 분야가 각광받는 직업이 될 것이다.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일자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공지능&머신러닝전문가, 지속 가능성 전문가, 경영 정보 분석가, 정보 보안 분석가, 핀테크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로봇엔지니어, 전기공학 엔지니어, 농기계 전문가, 디지털 전환 전문가


아, 한숨이 푹 나온다. 전형적인 문과형인 내가 설 곳은 어디란 말인가.. 허허.


어쨌든 책의 첫 파트에서는 청소년이 좋아할만한 직업을 소개한다. AI가 문화&미디어 창작자라면 이렇지 않을까 상상의 나래를 함께 펼쳐보자.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림 실력을 가진 웹툰봇,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가는 게임봇, 그동안 본적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넷플봇, K-아트봇, 전시봇 등등 AI와 전문가집단이 협업하여 만들어내는 세계는 흥미롭고 무궁무진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나는 AI와 협업을 하는 전문가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AI 혼자서 뭔가를 하기보다 AI를 학습시키는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 책에서는 그러한 미래의 직업을 소개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미 창조되거나 활용되고 있는 것들도 알려준다. AI가 테크 전문가라면 애플봇, 구글봇, 메타봇, 인스타봇, 오픈봇, 메디신봇 등의 활약을 계속해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AI는 패션, 뷰티, 디자인에 있어서도 일가견을 보여준다. 공공&전문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정치봇이 나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어떨까? 창의적이고 정의로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이 정치봇은 누구를 통해 학습을 할까? 지금 현재 정치인들의 모습을 학습해서는 큰일날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챗GPT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모르겠다. 갑자기 쏟아져나오는 챗GPT 열풍(실체보다는 기대와 희망일까?)에 이것 없이는 아니 이것을 모르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 모든 경우의 수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 아니겠는가. 나는 지금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AI와 어떻게 협업을 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챗GPT는 사람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고, 사실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일반적인 조언과 제안을 잘 할 수 있다. 자료를 통해 학습한 후 창의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챗GPT도 잘 못하는 것이 있다.  실시간 대화나 상호작용이 어렵다. AI언어 모델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나 민감한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고, 최신 이벤트나 뉴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다. 특히 감정을 해석하거나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일은 더 어렵다.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분야에 있어서는 인간의 지식이나 판단을 대체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AI가 만들어낸 세상이 참 멋지구나 감탄을 했다. 그러나 결국은 그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세계이며 협업을 통해 구현된 세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청소년들이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꿈을 실현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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