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기린 파란 이야기 20
김유경 지음, 홍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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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책을 읽을 때, 나만의 상상으로 시작한다.

이 책은 어떤 책일까?

헤드카피와, 책 제목과, 책 표지를 보는데,

뒷표지를 보는 건 상상이 끝난 다음이다.


《창밖의 기린》은 묘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뭔가 특별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데,

표지 그림은 기린이었기 때문이다.

혹시 기린은 가상의 존재일까?


프롤로그

'리버뷰'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로 육체 없이 정신만을 옮겨 놓은 네트워크 세상이다. 인공 지능 에모스는 지구의 기후 위기가 인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인류는 에모스에게 리버뷰의 설계를 맡겼고, 리버뷰가 완성되자 '지구 청소 정책'에 따라 모든 인류가 이곳으로 이주하기로 했다. 지상과 리버뷰 둘 다 에모스가 관리하는데, '관리'라는 표현은 에모스가 원하는 것이고 '통치'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 각 나라에는 정부와 대통령 대신 '리버뷰 연합'이라는 조직이 들어섰고, 인류는 언제나 정당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에모스를 신뢰했다.

창밖의 기린 p.7


프롤로그를 읽었다.

리버뷰, 마인드업로딩, 네트워크세상, 에모스, 기후위기

아, 그 어디에도 기린의 정체는 없다. 뭐지? 왜 기린이지?


재이의 가족들은, 리버뷰로 이주를 했다. 

책에서 마인드업로딩이라는 기술로 표현되는데, 

재이만 벌써 세번째 업로딩을 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이는 마임드 업로딩이 되지 않는다.


재이네 집 거실에 놓인 리버뷰 시계에는 '85.3'이라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85.3퍼센트가 리버뷰로 옮겨 갔다는 의미이고, 

전 세계 인구 중 14.7퍼센트만이 지상에 남아 있는데 재이도 그중 하나란 말이다.


"에모스는 리버뷰로 넘어간 인구가 전체 인구의 90퍼센트가 넘는 순간부터 지상에 남아 있는 인간을 관리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에모스가 계산해 보니 10퍼센트 정도의 잔류 인구는 지구 환경에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p.19)


뭘까? 

그러면 이건 지구환경을 다룬 책인가?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내 머릿속에선, 

지구에 해가 되는 사람 90%를 리버뷰로 옮기고, 

지구에 무해한 사람들만 남기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재이가 업로딩이 되지 않는 건 

재이가 지구에 이익이 되는 사람,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서라고...


이런 상상을 하며 계속 읽어본다.


책은, 한장 한장을 넘길 때 이런 나의 상상이 작가의 상상과 맞아떨어질 지, 

아예 빗나갈지에 따라 흥미로워진다.

나의 생각은, 맞았을까? ^^


<리버뷰에 관한 에모스와 인간의 약속>

1. 에모스는 리버뷰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관리한다.

2. 에모스는 잔류 인구가 10퍼센트 미만일 경우에는 지상에 있는 인간을 관리하지 않는다. 단, 인간이 먼저 요청할 때는 도움을 준다.

3. 에모스는 인간의 행동이 리버뷰나 지구에 위해가 될 경우 특별 관리한다.

4. 관리 방법은 에모스의 판단에 맡긴다.

창밖의 기린 p,20


주인공 재이는 결국 네트워크 세계인 '리버뷰' 입주를 위한 업로딩을 미루고

(재이의 머리 속에 생긴 브라운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다. 

재이의 집 마당에 어느날, 기린이 한 마리 들어온다.

(오호 드디어 기린인가?) 기린이 하는 말이 들리기 시작하는 재이, 

그리고 점점 '브라운'이 자기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재이는 기린에게 '럭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리버뷰 입주를 포기하고 떠난 친구 소라를 만난다.


사실, 재이는 어린 시절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를 받았고, 그 능력을 감추고 살아왔다. 

그러다 기린 럭키와 만나면서 그 감각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만난 소라와 

지금의 현실과 상황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나의 상상은, 조금 엇나갔지만, 

재이와 소라의 만남을 통해 인공지능이 더 발달한 훗날의 지구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우리는 많은 영화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 세계를 지배하는 어두운 현실에 대해 많이 접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처음엔 역시 이 이야기도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를 그린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반대였다.

인공지능은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의 90%를 리버뷰로 보내버린 후의 지구는 그야말로 상쾌한 지구의 모습이다. 

지구에는 인간만 살고 있는 게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의식하게 된다. 

우리와 함께 하는 반려동물들 뿐만 아니라, 

보호구역에 있는 동물들, 야생에 살고 있는 동물들, 

그리고 수많은 식물들... 

그들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이기적인 인간의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닐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일까?”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한다.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를 살면서, 

인간만이 아니라 모두가, 

동물이든 식물이든 이 지구를 구성하는 모두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후에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초등 고학년용이지만, 

책 좀 읽는 3~4학년 어린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어른들에게도 추천한다. 반려동물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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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똑똑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6
박지희 지음 / 북극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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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그림책을 봤을 때 크게 기대하지않았다. 눈에 띄는 표지는 아니고, 주인공도 특출나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뒷표지를 보고 나니, 어, 주제가 환경문제나 기후관련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가 똑똑 문을 두드리나했더니, 북극곰이 두드리나보다. 



표지를 넘겨 놀고 있는 아이와 그림자로 나타난 북극곰을 본다. 북극곰은 상징적이다. 기후문제와 환경을 거론할 때 그 존재만으로도 주제를 짐작케 할만큼. 나는 아이의 그림자로 나타난 북극곰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표지에서 보았듯이 이것은 골판지이다. 아이들은 박스골판지의 내부가 이리 생겼는지 잘 모른다. 재활용 박스를 한번 더 살펴본다. 박스 뒷쪽에서 꿀렁꿀렁 나타난 건 바로 북극곰이다. 문구멍으로 보이는 북극곰의 얼굴은 신문기사를 덮어쓰고 있다. 재난같은 기후변화, 이산화탄소도 보인다. 무상무념의 얼굴이 이제는 슬퍼보인다. 문을 열어주자 북극곰이 들어온다. 혼자 놀던 아이는 북극곰을 데리고 들어와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븍극곰은 여기까지 왜 온걸까?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찾아오는 이유는 먹이를 찾아서이다. 기후변화는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먹고 사는 것을 어렵게 한다. 냉장고를 뒤져 먹이를 먹는 북극곰의 모습은 무겁지않게 그렸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생각꺼리가 많아진다. 아이는 북극곰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계속 함께 지낼 수는 없다. 모자와 외투를 입고 북극곰과 함께 바다로 간 아이는 해빙을 타고 떠나는 북극곰과 이별한다.


부드러운 그림이지만,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었다. 이제는 북극곰만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주제이다. 겨울에 들어선 요즘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핀 모습이 보인다. 내가 알던 계절과 달라진 모습을 부쩍 느끼는 요즘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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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가족 생각쏙쏙 마음쑥쑥 시리즈
올리비에 탈레크 지음, 이나무 옮김 / 이숲아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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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곳에서 살던 돌멩이 가족이, 가장 낮은 곳까지 굴러가면서, 그곳에서 또 행복을 찾는다.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돌멩이 가족은 산꼭대기에 살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봉우리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거나, 계곡에서 풀을 뜯는 양들을 세어보고, 향기로운 풀이 잘 자라는지도 본다. 아주 높은 곳에 살고 있는 이 돌멩이 가족은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그렇게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오고 천둥과 번개가 치던 날, 돌멩이 가족은 산비탈을 데굴데굴 굴러 새 둥지에 앉았다가, 갈까마귀에게 쫓겨 산중턱에 내려왔다가, 두더쥐가 땅을 뚫는 바람에 넓은 들판으로 내려온다. 높은 산 위와는 다른 환경이었지만, 또 거기에도 적응하며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토끼에게 들려 물 속 징검다리가 되었다가, 양치기 개 혓바닥에 밀려 굴러떨어지다가 물살을 따라 바닷 속까지 내려간다. 결국 저 높은 산꼭대기에서 가장 낮은 바닷 속까지 오게 된다.


인생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채워진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칠 때 나의 가장 안락한 곳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땅으로 밀려나더라도, 그곳은 그곳 나름의 삶이 이어진다. 우리는 가장 편안한 곳에서 평생을 살 수도 있지만, 인생의 고비고비를 넘기며 색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돌멩이 가족에게 닥친 사건들은 그들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극복하지 못할 것은 아니기에 그곳에서 또 새로운 삶을 일궈낸다.


내가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곳이었다 생각한 곳에서도 사건은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 일 것이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고,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거기에서 적응하면서 그곳의 행복을 찾으면 된다. 


만약 내가 좀 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면 모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모두 달라서, 그렇게 눈에 띄게 행동하고, 삶을 바꾸고 나서지 못하더라도,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갈 수도 있다. 돌멩이 가족처럼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족들도 '행복'은 곁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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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어떻게 써? 678 읽기 독립 8
송승주 지음, 강혜영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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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기 쓰는 법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저학년 어린이의 읽기 독립과 쓰기 시작을 준비할 수 있다.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나아가는 책이라 생각하면 된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아이가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읽기를 시작하려는데 어떡하면 좋은지,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대답은, 재미있는 책을 읽어라, 부모가 함께 읽어라...이다.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즉,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고, 책 읽기 습관이 들어있지 않은 부모가 억지로라도 함께 읽으려니 고역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이 알려주는 책곰이 안내문은 도움이 된다.


하나. 책장 끝을 접어보자. 끝까지 한 번에 읽지 않아도 돼.

둘. 소리 내서 읽어 보자. 틀려도 괜찮아.

셋.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무슨 뜻일지 상상해 보자. 책을 다 읽은 뒤에는 단어장을 확인해 볼까.


책에 낙서하거나 책을 구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분들이 있는데, 책은 모셔둘 장식품이 아니란 걸 기억하자. 책장도 접어보고, 밑줄도 쳐보고, 모르는 낱말에는 동그라미도 쳐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책과 가까워지면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일기 쓰기라는 커다란 벽을 마주한다. 요즘은 일기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쓰기도 하고, 주제를 주고 주제일기를 쓰기도 하니,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기쓰기, 아니, [쓰기]에 두려움을 갖는 아이들이 있다. 일기는 정말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글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저학년 아이들이 쓰기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런 장점은 알아차리기도 전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도움을 준다.


선물은 연잎에 곱게 싸여 있었어요.

포장을 풀었더니, 공책이 나왔어요.

표지에 '수리수리 일기장'이라고 쓰여 있었지요.

수리수리는 갸우뚱갸우뚱 고개를 기울였어요.

"일기가 도대체 뭐지? 일기는 어떻게 쓰는 거야?"


구구아저씨가 수리수리에게 일기장을 선물한다. 일기가 도대체 뭔지, 잘 모르는 수리수리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일기를 쓰려고 자리에 앉은 수리수리는 괜스레 어질러진 옷장을 정리하고, 연필도 깎아본다. 그러다 잠이 들고 만 수리수리는 일기를 쓰지 못한다. 


짹짹이는 일기는 밤에 쓰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꽉꽉이는 일기에 날짜와 날씨를 써야한다고 알려준다. 그림도 그리고, 그 아래에 짧게 글도 쓰라고 한다. 그리고 일기장에는 자기의 이야기를 쓴다. 또 특별한 일을 쓴다. 


친구들이 알려준 일기 쓰는 법은, 꼭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일기 쓰는 방법 중 하나이기는 하다. 그러나 일기는 정말 개인적인 것이어서,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방법대로 쓰면 된다. 


앞에서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책곰이는, 책의 뒤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웠던 낱말(널브러지다, 잠잠해지다, 들뜨다, 틀리다, 호들갑을 떨다)을 정리해준다. 그런 다음, 일기 쓰는 법을 한번 더 정리한다.


일기 쓰는 법을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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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2025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5 경남독서한마당 초등저학년 선정도서, 2025년 한학사 추천도서 미소 그림책 9
현단 지음 / 이루리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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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아무 장난감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놀이였다. 그렇지만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놀이이기도 했다. 그 시절에는 그런 놀이가 참 많았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는 조금 다르지만 "다망구"놀이도 정말 많이 했던 놀이다. 


이 그림책은 판형이 길이로 길다. 보통은 이런 류의 그림을 그린다면 가로로 긴 판형이 어눌리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은 길이로 길게 만들어졌다. 대신 그 공간을 아이들의 모습으로 꽉 채우기도 하고 위에서 바라본 관경을 나타내기도 한다.


술래는 희나이다. 희나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술래이다. 왜냐하면 희나는 작은 소리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가 돌아봤을 때 움직이면 탈락하는 놀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소리가 들리면 안된다. 희나는 그 소리를 정말 잘 잡아내는 술래다. '나'는 희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엄청 연습을 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 비장의 카드로 들켰을 땐 고양이인 척 하기로 하고!! 


이 놀이의 규칙이 바뀐 건 왜일까?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놀이를 정해진 규칙대로만 한 것은 아니었다. 아랫동네 윗동네 사이에도 규칭이 다를 수 있었고, 그렇게 바꿔서 진행한다고 해도 서로 합의가 된 이상 아무도 불만을 말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그 시절, 놀이를 통해 암묵적인 동의도 해봤고, 함께 의논해서 상황에 맞게 변형도 하고 때로는 도구를 바꾸기도 하였다. 골목 골목 아이들이 놀았던 그 시절은 그 시절 나름의 규칙이 있었고, 사회생활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이 그림책에서 규칙이 바뀐 것은, 다 읽고 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고 준비를 했지만, 결국 소리와 냄새로 들통이 나고만다. 


술래가 이기면 다른 술래가 놀이를 이어간다. 희나도 술래에서 벗어나 다음 놀이에 합류한다. 희나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술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친구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아이들의 모습이 신난다. 그래서 즐거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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