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간사하게도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
한솔이가 부쩍 자라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말하는 뽄세가 그러하고, 하는 행동이 그러하다. 언제 이만큼 컸나 싶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엄마가 말하면 잘 따라주던 녀석이 요즘은 핑계도 제법 그럴싸하게 대고, 때로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고 한다. 그러다 눈물을 뽑으면서 끝나지만. 한솔이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면 안되고, 하더라도 엄마 아빠가 언제까지, 어디까지라고 정해준대로 해야하는가?, 내가 정하면 안되는가?"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한솔이의 생각대로 해주고자 하지만, 완전 자율에 맡기기에는 못미더운 감이 있다보니 간섭 아닌 간섭을 하게 되는데 제딴에는 그게 불만인 모양이다.
어른인 나도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면 다 제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회적인 제약이 가정의 제약보다 얼마나 크던가. 한솔이는 그걸 언제쯤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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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어린이도서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2년전부터 자원봉사를 해오던 곳인데, 우연찮게 일을 맡게 되었다. 맡았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여기에서 나는 나이를 떠나 막내다. 그래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따라가는 중이다. 그래도 자주 드나들던 곳이라 익숙하고, 편안하다. 그동안 공부한 것을 써먹을 수 있어서 좋고, 한솔이가 유치원에 간 사이 비워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일이라는 것이 마냥 좋기야 하겠냐마는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를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