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간사하게도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  

한솔이가 부쩍 자라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말하는 뽄세가 그러하고, 하는 행동이 그러하다. 언제 이만큼 컸나 싶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엄마가 말하면 잘 따라주던 녀석이 요즘은 핑계도 제법 그럴싸하게 대고, 때로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고 한다. 그러다 눈물을 뽑으면서 끝나지만. 한솔이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면 안되고, 하더라도 엄마 아빠가 언제까지, 어디까지라고 정해준대로 해야하는가?, 내가 정하면 안되는가?"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한솔이의 생각대로 해주고자 하지만, 완전 자율에 맡기기에는 못미더운 감이 있다보니 간섭 아닌 간섭을 하게 되는데 제딴에는 그게 불만인 모양이다.  

어른인 나도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면 다 제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회적인 제약이 가정의 제약보다 얼마나 크던가. 한솔이는 그걸 언제쯤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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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어린이도서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2년전부터 자원봉사를 해오던 곳인데, 우연찮게 일을 맡게 되었다. 맡았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여기에서 나는 나이를 떠나 막내다. 그래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따라가는 중이다. 그래도 자주 드나들던 곳이라 익숙하고, 편안하다. 그동안 공부한 것을 써먹을 수 있어서 좋고, 한솔이가 유치원에 간 사이 비워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일이라는 것이 마냥 좋기야 하겠냐마는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를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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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1-1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껏 하고 싶은 일 하고 살라고 해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지금은 그게 걱정스러워요. 지금껏 살아온 대로 형성된 나라면 그런 자유가 주어져도 용기를 못 내는 건 아닐까 하는. 자꾸 해야만 하는 일에 강요되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건 정말 경계해야겠어요.

그나저나 한솔이는 참... 어른스럽네요. 저는 고3 때나 저런 생각을 품었던 것 같은데!
주어진 역할을 좋아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것, 저에게도 하양물감님에게도 필요하겠어요 :)

하양물감 2011-12-02 21:13   좋아요 0 | URL
저런 걸 어른스럽다고 해야 할지.... 대라졌다라고 표현해야 할지 ^^

hnine 2011-11-1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신다니 여기 알라딘에 하양물감님 부러워하는 사람 많을 거예요.

하양물감 2011-12-02 21:12   좋아요 0 | URL
일할 맛이 나는 요즘입니다. ^^;

하늘바람 2011-11-17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러운데요 도서관에서 일하신다는 거요.

하양물감 2011-12-02 21:12   좋아요 0 | URL
덥썩~~~~~ 잘 물었죠?
 

이럴려고 한건 아닌데, 한달 가까이 쉬어버렸네. 

매번, 접속은 하지만, 글을 남길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시간들.. 

한솔이의 유치원 행사때문에 조금 바쁘기도 했고 (유치원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서) 

내가 하고 있는 일터도 바뀌었다. 

새로 바뀐 일터는 어린이도서관... 

이번주 월요일(그러니까 오늘부터 첫 출근이다.)   

늘 가던 곳이고, 자원봉사로 강의도 하던 곳이어서 편한 느낌이 든다. 

분명 지금까지 드나들던 곳의 느낌과는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참 좋다. 

그동안 내가 공부하고 배운 것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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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1-14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게 지내셨군요... 저는 이제 바빠지려구요 ㅎㅎ
그래도 가끔 알라딘에서 만나요 :)
 

입장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우리는 토론을 가장한 싸움을 하고 그 싸움에서 말빨 세고 힘센 놈이 이긴다. 논리라는 건 애초부터 필요하지도 않은 싸움이었다. 막무가내로 덤비는 놈이 이기는 거다. 현실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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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8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1-10-18 21:20   좋아요 0 | URL
정치적의도가 있는글은 아니예요^^
오늘 속터지는 일이 있었거든요. 대화를 한다더니 자기말만 하잖아요. 결국 결론 다내놓고 통보하는거였어요. 아니꼬우면 네가 떨어져나가면 된다는식!
 

요즘 난 뭔가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지금의 나의 상태가 제자리걸음, 아니 뒤로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일까? 난 하고싶은게 정말 많았는데, 왜 그것들을 다 놔두고 이렇게 사는걸까?  

비가 내린다. 버릴려고 내놓은 헌옷가지들을 다시 안으로 들여놓고 (비에 젖으면 이중일이다) 한솔이는 운동회연습에 비까지 내려서인지 아직까지 잔다. 좀있다 깨워서 유치원에 데려다줘야할것같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모기들이 극성이다. 1년에 2월 한달 모기장 없이 살 수 있는 집. 이런 집에서 살다보니 천장이며 벽이 온통 모기자국이다. 처음엔 벽에 자국 안남기려고 무지 애쓰며 잡았는데, 이젠 그냥 막잡는다. 따뜻할 때 극성이던 모기도 이제는 12달 계속 살아가려고 애쓴다. 애쓴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저 모기만큼도 살 의욕 없이 사는 건 아닌지.. 

책을 읽으려고 책장을 보다가 내 책을 밀어내고 자리잡은 한솔이책들만 눈에 들어온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기가 두렵다. 지금 나는 내 현실에서 박차고 나갈 힘이 없는데, 저 책들이 나를 그렇게 하라고 부추길까봐.  

언제부터 이렇게 두러워지기 시작한걸까? 그래도 한때는 임길동(내가 임씨 성을 가진 홍길동이요) 소리 들으며 전국을 누비고, 몇몇 이들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다 옛날 이야기다. 나도 나처럼, 나답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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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대체 얼마나 더해야 제목쓰기에서 자유로워질까? ^^; 

좀전에 네이트의 내 비밀번호가 변경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바로 들어가 해지해버렸다. 비밀번호 새로 설정하고 로그인해서 해지하고..네이트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돼서 잊고 있었는데...싸이월드 비번만 바꿨지 네이트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음...나한테 네이트도 아이디가 살아있었구나. 제길...  어느놈(?)이 내 비번을 바꿨는지는 몰라도, 그 3-4분 사이에 뭔짓을 했을까 쩝...  

그 안에 있던 내 정보 다 보고 갔겠지? 다른 사람(내가 아는 지인)한테 피해가는 일만 안했으면 좋으련만. 

오전 내내 뭘 하는지도 모르는 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집에 있는 시간이 감옥같다. 그렇다고 나간들, 돈 쓰는 일밖에 더 있나 싶어서 꾹 참고 앉아있는데, 도저히 못참겠다. 내일은 한솔이 유치원 보내고 바로 나가야겠다. 숨이 턱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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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0-1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트는 암만 생각해도 역시 그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거래가 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들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그렇게 같은 방식으로 그렇게 계속~~~~ 피해가 일어나는걸 보면요-_-;
좀 구차하지만 돈 쓰지 말고, 기냥 아는 사람없는 쫌 먼 동네 산책이라도 하시면... 근데 남푠도 돈쓰고 아이도 돈 쓰는데 엄마는 왜 돈쓰면 안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