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책을 읽다가 든 생각. 외국어 몇 개나 할 줄 알아야할까?
물론 내가 아니라 우리 한솔이 얘기다. 나는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데, 한솔아빠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마침 어제 읽은 책이 7개 국어를 한다는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평소의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싶어졌다. 그래서 아침에 한솔아빠 출근하기 전에 몇 마디 나누었는데, 좀 생각이 달랐다.
내가 할 줄 아는 외국어는, 할 줄 안다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건 하나, 조금은 할 줄 안다고 하는 게 둘. 그러니 한솔이는 내가 할 줄 아는 이 세가지는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고, 나아가 더 할 수 있다면 해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솔아빠는 거기에 대해 회의적. 물론 한솔이가 과연 엄마의 뜻을 받아줄까? 초등학생만 되어도 엄마한테 반기를 들 것이다라는 의견이었는데..
내 전공은, 국어국문학이다. 국어와 관련 있는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전공으로 삼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그것으로 밥 벌어먹고 살었으니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좋아하는 일을 한 셈이다. 그리고 육아의 원칙도 우리말을 잘하게 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고, 다른 아이보다 언어감각이 좋다는 말도 듣는다. 여기서 좀더 나아가 외국어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중이다. 물론 우리 형편상, 사교육을 시킬 수 없고(또 겨우 6살짜리를 혹사시키긴 싫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홈스쿨링 중이다. 지금까지는 무리없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언어감각이 좋은 아이에게 언어를 조금 더 확장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욕심은 아니겠지? 그렇지만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진다. 집 정리가 끝나는대로 한솔이 교육에 대한 그림을 다시 한번 그려보아야겠다. 한솔아빠와의 의견 차이도 줄여보고. 한솔이 의견도 들어봐야겠지?
한솔이에게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은가를 물어보았는데, 4살땐 미용사, 5살땐 미용사와 유치원선생님, 6살인 지금은 미술선생님이나 화가가 되고싶다고 한다. 한솔이가 유일하게 다니는 학원이 피아노학원인데도 불구하고 피아노나, 음악은 한솔이가 즐겁게 즐기기 위한 것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미술선생님이나 화가가 되고 싶다는 한솔이의 말은 사실 의외였다. (그만큼 잘 하지도 못한다. ^^)
피아노학원에서는 한솔이를 이렇게 평가한다. "악보를 보거나 정확한 음을 치기 위해 애쓰느라 어려워하지 않는다. 대신 피아노를 치면서 항상 노래를 부르거나 흥얼거리는 등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라고. 한솔이가 집에서 보여주는 면도 그러하다. 나는 피아노를 즐기는 한솔이가 대견하다. 그래서 피아노는 이변이 없는 한 쭉 가르칠 생각이다.
내가 볼 때는 언어감각이 뛰어난 아이인데, 흥미있어하고 즐기는 것은 피아노나 음악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미술선생님이나 화가란다. 한솔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나는 기대가 된다. 딸사랑이 지나친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