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남편이 말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면서 다른 일 하나 더 할 수 있겠어?" 

나의 대답은 즉각 나왔다. "아니!!" 

바로 어제 두 세군데 벌려 놓은 인터넷서점 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한 나는 한번에 두세가지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느낀 참이었는데, 참 절묘한 타이밍에 나온 질문이다.  

"마누라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고 돌아온 말에,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랬지, 예전의 나라면, 한번에 두세개가 아니라 남들이 못해내는 일까지 처리해주곤 했으니까. 이것도 세월 탓인지, 나의 뇌 속 시냅스의 파괴가 아주 많이 진행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나를 하는데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속도가 확 줄어들었음을 몸소 느끼고 있는 바.  

그나저나 남편은 나에게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단칼에 잘라버린 대답 때문에 뭘 했으면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건지 물어볼 수 없게 되었다. 클클... 

요즘은 멀티하기만해서도 안되고 스마트하지 않으면 어디 얼굴 내밀기도 힘들더라. 나는 좀 단순하게 살고 싶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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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1-09-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하고 싶어요. 스마트한거 별로에요.
일만 많아졌어요.^^;;

하양물감 2011-09-23 07:4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만 많아졌다는데 공감~!!

pjy 2011-09-22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보하고 발전하는 동안 일만 늘어난다니깐요,,옛날엔 빨래하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빨래의 중간만 기계가 도와줄뿐, 그와중에 그 중간시간엔 따른거 또 해야되요-_-
근데 무슨 일인데 마누라는 할 것 같았다고 생각하는지 쫌 궁금하네요^^

하양물감 2011-09-23 07:50   좋아요 0 | URL
저도 무지 궁금한데요, 온라인 강의 한번 해보겠냐는 말이었대요. 그런데 애낳고 벌써 6년째 현장과 떨어져있다보니 감이 완전 죽었어요. 준비할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듯....역시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ㅋㅋㅋ

비로그인 2011-09-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포스팅이 마구마구 생겨서 좀 놀랐는데 '통합'의 흔적이었군요 ㅎㅎ
저도 단순하게가 좋아요. 멀티도 안 되구요.. 음악 들으면서 책 읽거나 하는 일은 상상도 못해요. 스마트폰도 복잡할 것 같아서 아직까지 전화통화만 되는 휴대폰 쓰고요 ( '')~
그나저나 남편 분께서 말씀하신 '다른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흠...

하양물감 2011-09-23 07:52   좋아요 0 | URL
옮기기도, 눈치 봐가면서 한두개씩 가져와야겠어요. ㅋㅋㅋ 즐찾브리핑에 왕창 뜰거란 걸 생각하지 못했네요. 스마트폰 바꾸고 나서 엄청 짜증이 늘었어요, (아이패드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말에 혹해서 바꿨다지요..ㅋㅋㅋ)

남편이 말한 다른 일은 바로 위 댓글에 있어요^^
 

1. 며칠전 냉장고때문에 시작된 가구 옮기기가 아직도 지지부진이다. 거실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데, 한솔이 방으로 찜해둔 작은 방에 쌓아놓은 내 책들을 얼른 치워주지 못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오래된 책은 버릴 수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줘야지 하고 제껴놓은 책들이 아직 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얼른 치워야할텐데... 마음만 급하다. 

2. 리뷰옮기기를 시작했다. 중복게재를 안하겠다는 생각으로 몇개의 인터넷 서점에 골고루 올려놓았던 리뷰를 알라딘으로 옮기는 중이다. 하나만 하자..하나만... 역시 멀티는 나하고 안맞아...그런데 이것도 예상 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여기에 옮기고 거기는 지우고.... 

3. 피아노학원 옮겨야하는걸까? 한솔이가 올해 1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피아노학원의 원장이 바뀌었다. 예전 원장님은 마림바랑 드럼까지 가르쳐주셨는데, 이제는 오로지 피아노 하나이다. 한솔이가 피아노만 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여전히 드럼에 대한 아쉬움은 갖고 있는 듯하다. 요즘 새로 생긴 피아노학원들은 타악기를 많이 가르쳐주던데, 새로 온 원장님은 나이가 지긋해서인지 오로지 피아노만!!! 하시는 것 같다. 고민의 결과가 얼른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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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1-09-2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구 재배치는 정말 사람 진빠지게 하죠. 게다가 계절도 바뀌어서 옷장 정리도 해야하구요.ㅜㅜ주말에 몰아서 하려니 더 힘들어요.ㅜㅜ
저는 오로지...하나만 합니다. 능력부족. ㅎㅎ
피아노에서 요즘엔 타악기도 하는군요. 유후...몰랐어요. 저희 아이는 드럼배우고 싶어하는데...찾아봐야겠네요. 얼결에 좋은 정보 받아 갑니다.^^하양물감님 고민이 얼렁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하양물감 2011-09-21 18:2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오로지 하나만 해야지...두세개는 무리네요.

피아노학원도 피아노 하나로는 살아남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하더라구요. 한솔이는 지금 다니는 학원에서 마림바, 드럼, 리코더를 배웠어요. 피아노도 좋아하지만 나머지 세개 악기도 엄청 좋아했거든요. 일주일에 5번 가면 하루는 다른 악기를 다룬답니다. 우리동네 피아노학원은 다 그런것 같아요.

어떤 곳은 피아노랑 미술학원을 겸하기도 하던데, 그것보다는 여러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다행히 오늘 피아노학원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더니 드럼은 계속 가르칠 예정이라네요. 학원 문제는 일단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지금 나는 아이패드로 알라딘을 탐색중이고, 한솔이는컴퓨터로 재미나라를 방문중.   

이 늦은 시간까지 두 여자는 왜 이러고있을까?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던 한솔이얼굴에 잠이 가득했다. 피아노학원으로 바로 가야하는데, 도저히 안되겠다고 한다. 그래, 그럴 땐 쉬자. 뭐든 정신이 말짱하고 상쾌할 때 잘 되는 법이니까.. 피아노학원에 들러 한솔이 오늘 쉰다고 말하고 집으로 Go..  

오후 3시반, 약간 흐린 날씨도 우리의 낮잠을 부추긴다. 그러니 안자고 배길수가 없다. 7시가 되어서야 한솔아빠 들어오는 소리에 깨어 지금까지 둘다 말똥말똥한 눈으로 이르고 있다. 책도 읽고 피아노도 치고 짐베도 두드리고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한참 그리고나니 이제 할건 없는데 잠은안와 하면서 둘다 인터넷을 헤매는 중이다. 내일은(아니,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그래도 괜찮을거야 위안삼으면서.  

아 그러고보니, 한솔아빠가 경마공원에 놀러가자고 했는데, 이 상태면 좀 어렵지 싶은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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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09-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한솔이가 이 시간까지 안 자요? ^^

하양물감 2011-09-10 01:5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지금도 안자요. 2시전엔 꼭 재우리라...그러니 지금 저도 꺼야갰죠? ㅋㅋ

하늘바람 2011-09-1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이 피아노 배우는 군요 태은이도 배우고 싶어해요
피아노 학원 함 알아봐야겠어요
한솔이와 태은이 만나보면 좋으련만
오늘 경마공원 놀러가셨나요?
즐거운 추석되셔요

하양물감 2011-09-10 20:35   좋아요 0 | URL
작년에 계속 피아노배우고싶어했어요. 6살이 되면 배우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지요. 그래서 올해 1월 3일에 등록하고 지금까지 다니네요. 너무너무 좋아해요^^

아침부터 비가 제법 많이 내렸어요. 그래서 경마공원에는 못갔네요.
하늘바람님도 즐거운 추석 되세요.
 

어제 책을 읽다가 든 생각. 외국어 몇 개나 할 줄 알아야할까?  

물론 내가 아니라 우리 한솔이 얘기다. 나는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데, 한솔아빠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마침 어제 읽은 책이 7개 국어를 한다는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평소의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싶어졌다. 그래서 아침에 한솔아빠 출근하기 전에 몇 마디 나누었는데, 좀 생각이 달랐다. 

내가 할 줄 아는 외국어는, 할 줄 안다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건 하나, 조금은 할 줄 안다고 하는 게 둘. 그러니 한솔이는 내가 할 줄 아는 이 세가지는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고, 나아가 더 할 수 있다면 해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솔아빠는 거기에 대해 회의적. 물론 한솔이가 과연 엄마의 뜻을 받아줄까? 초등학생만 되어도 엄마한테 반기를 들 것이다라는 의견이었는데.. 

내 전공은, 국어국문학이다. 국어와 관련 있는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전공으로 삼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그것으로 밥 벌어먹고 살었으니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좋아하는 일을 한 셈이다. 그리고 육아의 원칙도 우리말을 잘하게 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고, 다른 아이보다 언어감각이 좋다는 말도 듣는다. 여기서 좀더 나아가 외국어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중이다. 물론 우리 형편상, 사교육을 시킬 수 없고(또 겨우 6살짜리를 혹사시키긴 싫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홈스쿨링 중이다. 지금까지는 무리없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언어감각이 좋은 아이에게 언어를 조금 더 확장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욕심은 아니겠지? 그렇지만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진다. 집 정리가 끝나는대로 한솔이 교육에 대한 그림을 다시 한번 그려보아야겠다. 한솔아빠와의 의견 차이도 줄여보고. 한솔이 의견도 들어봐야겠지?  

한솔이에게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은가를 물어보았는데, 4살땐 미용사, 5살땐 미용사와 유치원선생님, 6살인 지금은 미술선생님이나 화가가 되고싶다고 한다. 한솔이가 유일하게 다니는 학원이 피아노학원인데도 불구하고 피아노나, 음악은 한솔이가 즐겁게 즐기기 위한 것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미술선생님이나 화가가 되고 싶다는 한솔이의 말은 사실 의외였다. (그만큼 잘 하지도 못한다. ^^)  

피아노학원에서는 한솔이를 이렇게 평가한다. "악보를 보거나 정확한 음을 치기 위해 애쓰느라 어려워하지 않는다. 대신 피아노를 치면서 항상 노래를 부르거나 흥얼거리는 등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라고. 한솔이가 집에서 보여주는 면도 그러하다. 나는 피아노를 즐기는 한솔이가 대견하다. 그래서 피아노는 이변이 없는 한 쭉 가르칠 생각이다.  

내가 볼 때는 언어감각이 뛰어난 아이인데, 흥미있어하고 즐기는 것은 피아노나 음악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미술선생님이나 화가란다. 한솔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나는 기대가 된다. 딸사랑이 지나친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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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저도 국어국문학 전공이에요. 아직 배우고 있는 중이지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 빌어먹는 거, 그것만 이루어도 좋을 것 같아요. 한솔이도 그렇게 스스로 선택하고 살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 않을까요? ㅎㅎ 그나저나 외국어는... 저도 참 걱정이에요. 영어도 못하는데, 중국어며 스페인어며 영어 말고도 중요한 외국어들이 있더라구요. 으으으, 정작 내가 배우고 싶은건 프랑스어인데!! ㅠㅠ

하양물감 2011-09-10 00:31   좋아요 0 | URL
우와, 같은 전공이네요. 우리땐 국문과는 외국어 할줄 모르는걸로 유명했어요. ㅋㅋ 프랑스어라...10여년 전에 프랑스어배운다고 문화원을 들락거린적이 있어요. 부산에선 외국문화원도 거의 없어서 학원에서 취급안하는 언어는 배우기도 참 힘들어요,

2011-09-09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혼 8년차. 아이는 6살. 내 나이는 마흔. 아, 나도 신혼처럼 살고싶다.  

냉장고 하나 바꾸는데도 기분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집이 넓어서 이것저것 옮기지않고도 냉장고 하나가 턱 하니 들어올 수 있었다면 이런 기분 안느꼈을수도 있겠다. 20년 넘은 작고 오래된 냉장고를 빼고 새 냉장고를 들아는데 거의 이사수준으로 옮기고 치우고..전쟁이다.  

이것저것 옮기다보니 새 텔레비전도 사고싶고, 도배도 하고 싶고, 서랍장도 사고 싶다. 한솔이는제방이라고 찜해놓은 곳에 엄마 책이 가득 들어찬 걸 보고 불만이 가득. 얼른 치워 줄게.  

시어머니 쓰던 냉장고와 서랍장, 시동생 쓰던 텔레비전, 결혼 전에 쓰던 책장서랍과 작은 책장, 이 모든 것들이 20년에서 15년된 것들이다. 이런 살림살이를 들고 시작한 내 신혼이었기에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내 살림살이를 하나씩 장만한다. 새것을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일까? 싹 다 바꾸고 싶다. 한솔이방도 만들어주고싶고. 어제 내내 치우고 새벽부터 또 치우고. 냉장고가 11시에 온다니까 그때부턴 정리를 해야하겠지?  

버리려고 내놓은 책들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밤에 볼 땐 도무지 쓸 수 없을것같던 책도 아침에 보니 쓸만하다. 몇 권 다시 챙겨들어왔다. 내려놓아야하는데 자꾸 짊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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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장고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네요 ㅠㅠ 맞춤형 냉장고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길래, 벌써부터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까요 ( '')~

하양물감 2011-09-07 11:51   좋아요 0 | URL
드디어 끝났습니다. 집이 좁아터져서 냉장고 하나 들어오는데 이 법석이네요

gimssim 2011-09-10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잘 모르시겠지만 정말 좋은 시절을 살고계시군요.
부러워라!
저도 이십 년 넘은 냉장고 쓰고 있는데 별로 관심도 없고 그러려니해요.
아직은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오학년이에요.
미혼인 남매는 집을 떠나있고, 남편과 둘이서 사는데 별로 감동할 일이 없어요.
님의 글, 재미있게 읽으며 잠시 즐거웠어요^^

2011-09-07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