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내용이 어느 정도 있는 그림책들이 4-6세용이다보니, 이제 1살인 한솔이에게 보여줄 때는 한솔이의 반응은 주로 그림에 한정되는 편이다. 사실, 한솔이가 요즘 꾸물꾸물 움직이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 작은 손으로 기어가는 개미를 덥썩 잡아서 나에게 보여줄 때는 혹시 입으로 들어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잡은 것을 엄마에게 갖고 와서 보여주는 재미가 한창이다. (--)

 

어쨌든, [벌레가 좋아]에는 벌레라는 개체를 소재로 삼기는 했지만, 벌레의 생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둥글다, 크다 같은 형태, 초록, 검정같은 색깔, 얌체나 깔개에 깔리거나 하는 등의 행동 등을 재미있게 보고 배울 수 있다. 벌레를 소재로 했다고 해서 그것이 꼭 벌레의 생태나, 지식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큰 동물들에 질린 아이들이라면 강력추천한다.

 

 

그림도 귀엽고, 특히 이야기를 하는 아이의 모습도 재미나다. 한솔이에게 다리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보는 모습을 흉내내게 시켰더니 아직은 무리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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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솔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 고양이다. 특별히 고양이가 예쁜 짓을 하거나,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는 길고양이들이 많이 산다. 기르는 집은 없는데 길고양이들은 자꾸 새끼를 친다. 그래서 한솔이가 제일 자주 보는 동물이 고양이다. 아마도 그 탓인지, 그림책이든, 그림카드든 고양이만 보면 아는 척을 한다. "아옹~"하면서.. 어떨 때는 개를 보고도 "아옹~"이라고 해서 황당하기도 했지만..어쨌든 자주 보는 것이 호감을 주나보다.

어린이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강아지와 고양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옛날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개들에 밀려 비싼 고양이가 아니면 천덕꾸러기들 뿐인 것 같다. 고양이가 나비를 쫓아다니는 풍경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나 어릴 적 병아리를 쫓아다니던 고양이가 생각난다.

이 책 속 고양이는 나비를 찾아다닌다. 제법 세밀화처럼 그려진 고양이가 사실적으로 보인다. 한솔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옹~"하며 아는 척을 해댄다. 고양이가 찾는 것은 예쁜 나비다. 반짝거리는 그림이 숨어있는 플랩을 들치면 고양이가 나비일까? 생각했던 것들이 딸기나, 새, 연꽃 같은 다른 사물로 나타난다. 사물의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파악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일부를 보고 나머지를 상상하는 놀이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물론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되는 아이라면 더 좋겠다. 한솔이는 아직 그림 자체에만 반응을 보이는 때라서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플랩을 들쳤을 때 나타나는 그림들도 너무 예쁘다. 반짝거리는 소재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고양이가 나른한 봄날 나비를 찾아 가는 모습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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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사과가 쿵!]을 3-4개월때부터 보여줬어요. 그때의 반응은 눈만 멀뚱멀뚱...하긴, 그 꼬맹이가 뭘 알겠어요? 어쨌거나. 그림 구경 시키다가, 요즘 말을 좀 하는듯하여 읽어주고 있습니다.

그림에서도, 사과 그림을 제외하면 아이가 별로 흥미있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말을 알아듣고, 말을 흉내내려고 하는 요즘, 사과를 먹는 동물들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까르르 웃기도 합니다. 아직은 흉내를 내지믐 못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사과 하나를 먹는 데도 여러가지 의성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동물들의 특징에 따라서 사과를 먹는 소리도 달라진다는 거지요. 대신, 동물그림은 좀 볼품없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에 우산으로 변신한 사과는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큰 기대 없이 보기에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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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그런데, 이게 또, 책만 준다고 읽는게 아니더라며 겁내는 부모가 한둘이 아닌 것이다. 나의 경우, 어린이독서도우미클럽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배우고 있는데, 그것마저도 힘든 사람에게 딱 좋은 책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유아부터 초등학생 고학년까지 활용할 수 있는 독후활동이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는 책이다. 독후활동을 하기 위한 관련 도서들도 재미있고 유용한 책을 골고루(테마별) 소개하고 있고, 그 책을 읽은 후 할 수 있는 독후활동을 재미있는 실전사레와 더불어 준비물과 방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독후활동을 아이들에게 시키고 싶은데 자신이 없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보고 따라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게다가, 소개한 책 외에도 더 읽으면 좋은 책도 소개하고 있어서 추천도서목록의 역할까지 하고 있으며, 지역별 도서관 정보나 어린이 독서와 관련된 사이트 정보 등등 유용한 정보들을 부록으로 첨부하고 있어서 활용하기 좋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인덱스를 테마별, 도서제목별로는 구분해놓았는데, 이왕이면 연령별로 찾을 수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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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그네스 선생님을 읽은 후에, 몇가지 생각을 더해본다.

"성적이 전부는 아니야." (p.34)

듣기 좋은 말이지만, 현실은 반대지. 성적이 전부인 세상이 되어버렸잖아. 혹시라도 저 말을 곧이들을 청소년이 있을까? 예전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 - 보지는 않았고, 제목만 안다 - 는, 그 제목만으로도 이슈가 되었지만, 살다보니 행복은 성적순이더라구. [행복]을 어떻게 정의내리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은, 좋은 성적 - 잘 나가는 대학 진학 - 고액 연봉 입사 - 화려한 결혼 - 뭐 이렇게 나가는 공식아닌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행복은 금전순이더라.....라는 말. 남의 말 같지는 않네.

"아그네스 선생님은 우리가 그렇게 남한테 속지 않으려면 산수를 잘 배워야 한다고 하셨어." (p.50)

아, 나도 지독하게 산수가 싫었어. 아니, 정확하게는 수학이 싫었지. 산수는 그런대로 할만했거든. 남한테 어리버리 속지 않고 살려면 셈 정도는 정확하게 해야지. 아, 필요에 의한 공부는 할만해. 못하면 나만 손해잖아. 열심히 일하고도 한푼도 못버는 일은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해. 그런데, 말야. 산수든 수학이든 남한테 속지 않으려고 배우는 건 아니겠지?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는 책을 읽어보니 세상에는 정말 많은 수학이 존재하더라구. 남들이 수학으로 만들어 놓은 결과물만 내가 이용하고 산다고 그게 불행한 것은 아니겠지만, 한편으로는 좀 억울하기도 할것같네. 그렇지만 역시 수학은 재미없어 --''

 
"듣지 못한다고 학교에 다니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어?" (p.56)

알래스카의 이 학교처럼, 보코가 수화를 배우는 동안, 다른 아이들도 수화를 배울 수 있어서 대화가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수화도 상대가 있어야 하는 거잖아. 듣지 못한다고 학교에 다니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수화를 통해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없는 학교에 다니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그래서 특수학교가 있는 거겠지만 특수학교가 아니라 일반학교에서 어울려 배우려면 다른 아이들도 수화를 할 수 있는 환경 - 선생님도 물론이고 - 이 되어야하는 거 아닌가? 듣지 못하는 아이뿐만 아니라 보지 못하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도 마찬가지야. 그런 환경을 만드는 일이 가장 우선일텐데, 거기에 들어갈 학교 예산은 어떻게 한다? 처음부터, 학교라는 공간을 만드는 순간부터 함께 고려되었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싶어. 이 이야기가 1940년대 이야기라는 사실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근 60년이 다 지난 지금도 해결이 안된 이야기라는 거지.

"마리, 나중을 위해서라도 읽고 쓰는 것 정도는 꼭 배워야 해." (p.70)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거드느라 제대로 배우지 못한 마리에게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야. 옛날 우리 부모세대하고 비슷하지? 얼마전에 구청에 갔다가, 서류 작성을 하려고 하는데 옆에 서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부탁을 하셨어. "~서류가 어느 것인지 좀 찾아주세요. 내가 글을 몰라서 그러는데, 대신 좀 써주세요."라고.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많이들 계신다고. 아이들을 장성시켜서 결혼도 시키고 다했지만 정작 자신은 읽고 쓰는 게 서툴러서 고생인 사람들 말야. 아주 남의 얘기는 아니지.

"공부는 평생하는 거야. -중략- 내가 봐도 살아가면서 계속 무언가 새롭게 배워나가야 한다는 것은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게다가 평생이니까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느긋하게 즐기면서 배워도 된다는 뜻이잖아." (p.71)

요즘같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평생 느긋하게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참 아이다운 발상이지만, 요즘 시대였다면 꿀밤이나 맞을 소리였겠지?

"아그네스 선생님은 예전 교재 대신에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교재를 손수 만들어 주셨어. 그것도 학생 한 사람 한사람마다 수준에 맞게 각기 다른 걸로." (p.97)

요즘, 아이들 독서교육에 대한 책을 계속 읽고 있는 중인데 결국은 1940-50년대 아그네스 선생님의 방법과 다른 게 하나도 없는거 있지? 책을 읽고 연극을 한다던가, 그림을 그린다던가, 읽기 교재의 내용을 아이 자신의 이야기로 바꾸어 읽는다든가... 결국은 뭐야, 이 책은 아이들이 읽어서 감동을 얻는다기보다 어른들이 읽고 반성해야하는 이야기란 말이지. 또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의 문학이 아니라 시대를 읽어야하는 실용적인 책과 가깝더라는 말이야.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되는 걸 반대해. 아이들에게는 공부에 대한 반감을 줄이거나 선생님에 대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류의 소설이 아닌것같아. 이 책이 1970년대쯤에 아이들에게 읽혓다면 또 다른 이야기겟지만...대신 1970년대생인 어른들이 읽으면 생각꺼리가 제법 있을것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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