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토끼는, 손바닥 위에서 산다. 푸른 녹색 손바닥 위에서 당근을 뽑아먹는 토끼를 보니 그 눈동자가 장난기 가득하다. 아이와 함께 손바닥에 그림을 그려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그냥 손바닥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토끼도 그리고, 당근도 그리면서 놀아주었다.

 

사실, 이 그림책이 그다지 아이에게는 흥미를 일으키지 못했다. 손바닥의 주름과 손가락의 지문이 드러난 그림이 아이에게는 무서웠던 것 같다. 그림 분위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반응을 보이는 아이가 재미있어서 자꾸 얼굴 앞에 들이밀었더니 책을 밀쳐낸다. (--)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그림책의 내용을 도화지위에 다시 부드럽게 그려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 그나마 이건 좋아한다. 그렇게 이야기에 익숙해진 다음에 책을 보여주니 이제는 밀쳐내지 않고 본다.

 

손바닥이 이야기의 무대가 될 수 있어서 독특했고, 응용해서 손바닥 위에 다른 그림도 그려가며 놀 수 있을것같다.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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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는 단어는, 한편으로는 설레임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주는 느낌의 단어이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일을 하게 되었을때나 바라고 바라던 것을 하게 되었을 때의 '처음'은 설레임이 동반되고,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대하는 '처음'은 두려움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처럼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아니어도 우리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은 언제나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 처음 간 아이는 어떤 느낌일까? 집이 아닌 공공의 장소에서 나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디에서 공공의 물건, 공공의 장소라는 개념을 터득하게 될까? 보통은 놀이터가 아닐까 싶은데, 적어도 놀이터는 제재를 가하거나 어떤 정해진 규칙이 존재하는 장소는 아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처음 사회를 만나고 공공의 물건에 대해 배우게 될 터이다.

우리 주변에서 아이에게 공공의 장소와 규칙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곳이 어디가 있을까? 이럴 때, [도서관]은 너무나 멋진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아이가 책을 자주 접하게 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규칙을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빌리고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대출카드를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책을 빌려서 읽고 반납하는 과정, 규칙을 어겼을 때의 행동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딱딱한 설명문이나, 규칙벽보만으로 알게 되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게다가 처음 만든 대출카드, 처음 빌린 책, 처음 반납기일을 어긴 비벌리의 심리상태를 예쁘게 그려놓았다.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가볍게 해소시켜준 점이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공공장소에서 지켜야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특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하는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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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숲을 바라보면서 살고 싶었던 난쟁이할아버지가 새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숲속 동물들이 모여들어 모두 함께 사는 집을 짓게 된 이야기입니다.

 

난쟁이 할아버지는 동화속에서 자주 나오는 인물이지요. 현실 속에서 난쟁이 할아버지를 만나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다가갈까요? 혹시 무서워하거나 이상하게 쳐다볼지도 몰라요. 내가 어렸을 때는, 동네에서 난쟁이 아저씨도, 곱추아저씨도 만나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분들이 안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만약 그런 분들과 마주치면 무슨 생각부터 할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아이들은 키가 큰 거인-혹은 거인처럼 보이는 농구선수나, 최홍만같은 사람들-들에 대해선 그다지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거인이나 난쟁이나 우리 눈에는 뭔가 다른 사람이긴 마찬가지인데, 사람들의 눈은 난쟁이보다 거인에게 더 호의적이란 생각마저 드네요. 아이에게 난쟁이와 거인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줘야겠습니다.

이 책 속의 난쟁이 할아버지는 새집을 지으면서, 높은 곳에 전망대를 지어 숲을 바라보고싶어하셨어요. 그건, 키작은 난쟁이할아버지의 소원답지요^^ 집을 짓기 시작하자, 여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힘이 필요해졌어요. 난쟁이 할아버지 혼자서는 그 많은 일을 다 할 수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난쟁이할아버지가 짓고 있는 새집에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함께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집을 짓는 동안에는 할아버지도 별 생각이 없었던 듯하네요. 집이 다 지어지고 숲속의 수많은 동물들이 함께 모여 사회를 이루었지요. 그러자 난쟁이할아버지는 자신의 처음 생각이 떠오른거예요. 아, 나는 이런 집을 원하지 않았어...라고요...

 

사실, 난쟁이 할아버지 혼자 사는 멋진 집도 좋지만, 여러 동물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집도 나쁘진 않았어요. 그래도 난쟁이할아버지가 처음 소원했던 전망대를 꼭 만들고싶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사회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소통하며 살것인가 하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건축설계경험이 있는 저자의 그림이 사실감을 더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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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네가 읽은 것은 무엇이었니?' 내가 나에게 하는 질문이다.

나는, 김연수라는 작가에 대해 조금 거리감을 느낀다. 그의 책을 제일 처음 만났던, 94년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에서도 그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었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 그 거리는 더욱 멀어졌고, 계간지를 통해 연재된 소설로 다 읽고서도 이해하지 못하다가 단행본으로 한꺼번에 읽으면 어떨까하며 읽게 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는 그나마 이해의 폭은 줄일 수 있었으나 그래도 역시 거리감은 존재했다. 왜일까? 왜, 나는,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작품을 벌써 세권째나 읽게 된걸까? 일단은, 내가, 나 자신의 내부의 소리보다 외부의 소리에 민감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주위 사람들의 평가와 더불어 문학계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들의 칭찬에도 귀가 쏠렸던 점.

계간지에 연재된 작품을 읽을 때는, 마치 단편들로만 여겨졌던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읽게 되니 큰 줄거리를 이루었다. 그래서, 약간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작가가 이야기하는 시대적 사실들이 내가 경험한 그 시대의 것이란 점도 나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배경에 대한 이해이지 소설에 대한 이해는 아니었다. 김연수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것일까?

전체적인 줄거리로 보아선, 운동권 학생의 이야기지만, 그것은 작중 화자의 이미지일 뿐 실제로는 운동권학생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중 화자가 독일까지 가게 된 배경으로서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소설 속에서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기에 읽기가 많이 더뎠다. 두번, 세번 읽으면 알까? 나는, 한국작가들이 80년대를 이야기하는 것에 지쳤다. 90년대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것에도 재미를 못느끼겠다. 한 30년 지나면 나도 김연수처럼 90년대를 바라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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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요즘 어린이책은 이렇게도 기발하고 재미난 책이 많은지? 예전에, 나 어렸을 때 읽은 책들은 세계명작동화니, 위인전이니 하는 게 다였는데(물론 창작동화전집도 읽은 기억이 있으나 생각나는 동화가 없네) 요즘 어린이들 그림책을 비롯하여 어린이도서들의 내용과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동에번쩍은, 기와장이 아저씨가 만든 도깨비기와의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그게 이름인 줄 몰랐다. 아하하..부끄러워라. 그런데 정말 이름치고는 멋진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동에번쩍의 모습을 보니 장난기 가득한 아이모습이다. 그런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도깨비기와를 만든 기와장이 아저씨의 마음도 그와 같았겠지? 열정과 정성으로 만든 기와가 보답을 하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교훈적인 이야기로도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도깨비기와가 아저씨의 정성과 수고를 금화로 환산하는 장면에서는 기와장이라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옛 장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물건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열냥 열냥 합해가니 덧셈공부도 되겠다. ^^;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도 따뜻하고 재미나다. 동에번쩍이, 아저씨가 메밀묵을 대접하겠다할 때의 표정, 그리고, 메밀묵을 먹지 못하고 침만 흘리는 표정, 메밀묵을 담장 위에 놓았을 깨 기뻐하는 표정 등이 살아넘친다.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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