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제일 싫어했던 과목 중에 "생물"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나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기도 하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생물에는 강했던 데 비해(우리 학교에 한한 이야기일 수 있음) 나는 지구과학, 물리, 화학에 오히려 더 강했다. 생물은, 언제나 내 점수를 깎아먹는 과목이었던 것이다. 그런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이책 저책 다 보는 가운데 처음으로 곤충도감을 펼치게 되었다. 부끄럽게도 내가 곤충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정말 조금뿐이었기 때문에 어린이용 곤충도감도 내게는 어려운 시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 (ㅠ.ㅠ)
얼마전에 보림에서 나온 [벌레가 좋아]를 아이에게 보여주다가, 내 눈에는 다 곤충이고, 벌레인데 그림 중에 "나는 벌레가 아니"라는 부분을 보면서 어리둥절했다. 허걱..왜 쟤는 벌레가 아닌거야? 했던 기억이 있다. 벌레하고 곤충은 뭐가 다르고 또, 곤충이란 뭘까?
이 책에서는 곤충의 머리에 있는 두개의 더듬이를 곤충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백과사전을 보니 절지동물에 곤충류, 거미류, 게, 새우류, 지네류가 있는 걸 보니 거미나 지네가 곤충이 아니란 사실도 알겠다. 벌레란 곤충류를 포함한 소동물이라는데, 그때 본 보림의 책은 곤충을 벌레라 한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곤충도감을 펼쳐본다.
목차를 보아하니, 그냥 뭉뚱그려서 곤충이 아니라, 머리, 입, 다리, 날개, 엉덩이로 구분하여 곤충을 소개하고 있다. 머리에는 더듬이, 눈, 뿔이 포함되어 있는데 입이 머리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항목으로 나온 걸 보니 제법 중요한 듯 싶다. 또한 곤충의 다리는 6개라 하니 지네같은 동물이 곤충이 아닌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사진은, 큼직하니 확대된 사진이어서 척 넘기기만 해도 자세히 볼 수 있다. 사실, 주변에 곤충이 아무리 많아도 확대해서 보기란 쉽지 않고(예쁜 것도 있지만, 징그럽고 만지기 싫은게 더 많으니까 --) 일부러 그렇게 보기도 쉽지 않은데, 이 책을 통해 곤충의 부분부분을 확대하여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곤충도감을 보아도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저 책이니 넘기기만 한다. (우리 아이는 이제 돌이 지났다) 그래서, 곤충도감은 아이에게 여러가지를 알려주고픈 엄마의 심정으로 보게 되었는데, 대만족이다. 나비가 날아가면 잡으려고 하고, 벌레가 기어가면 따라가는 아이에게 이건 이런 곤충이란다 하고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엄마가 학교 다닐 때 생물공부는 등한시했지만, 너를 위해서 이런 책도 읽었단다 자랑도 하고(^^) 아이의 질문에 짠~하고 설명도 해줄수 잇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직 이 책을 보기 어려운 작은 아이가 있는 부모라해도 한번쯤 보았으면 한다. 엄마가 읽기에도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