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못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못하는 건 청소 같다. 정리정돈. 집에서는 못해도 다른 곳, 보기를 들면 학교에서는 그런대로 했다. 학교에서 하는 청소라고 해봤자 쓸기 정도니 어렵지 않았구나. 가끔 유리창도 닦아야 했다. 유리창 닦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학교 교실에는 쓸데없이 쌓아둔 물건이 없으니 청소하기 어렵지 않구나. 집은 여러 가지 쌓아둬서 청소하기 어렵다. 물건 정리정돈도 청소에 들어가겠지. 바로 치우면 좋은데, 나중에 치워야지 하고 자꾸 쌓아둔다. 쌓인 게 많으면 그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청소, 정리정돈 배우고 싶다. 배우기보다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정리하면 물건이 쌓이지 않을 텐데. 아쉽게도 정리정돈하는 버릇은 잘 안 든다.


 언젠가 텔레비전 방송에서 환경 미화원 시험 보는 걸 잠깐 봤다. 시험 보는 게 나온 건지 그 방송에 나온 사람이 환경 미화원 시험을 본 건지. 그건 시에서 뽑는 거겠다. 시험은 체력을 보는 거였던 것 같다. 청소는 어느 정도 힘이 있어야 하겠다. 청소 일자리도 괜찮을까. 나도 모르겠다. 청소가 세상에서 가장 밑바닥 일은 아닐 거다. 젊은 나이에 청소를 하고 그걸 그림으로 그린 사람도 있던데. 그 책은 못 봤다. 청소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자유가 있는 것 같다. 아파트 같은 곳은 주민이 뭔가 안 좋은 말 할지도. 일하러 가는 시간과 일 끝나는 시간은 정해졌겠다. 어디든 그렇겠지만, 일찍 일터에 가야 하거나 늦게까지 일하는 데도 있다. 청소 일 돈은 어느 정도나 받을지. 회사나 아파트 길거리 여기저기를 깨끗하게 만드니 돈 많이 주면 좋겠다.


 요즘은 전문 청소를 하는 곳도 있지 않던가. 특수 청소던가. 그런 곳은 청소를 잘 하면 큰 일이 들어오고 다음 계약으로 이어질지도. 그런 거 잘 모르지만. 청소도 여러 가지가 있겠다. 이 책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를 쓴 마이아 에켈뢰브는 남편과 헤어지고 아이 다섯을 기르려고 오랫동안 청소부 일을 했나 보다. 여기 실린 일기에서는 아이들이 거의 다 자란 것 같다. 아이가 자라서 마이아는 야간 학교에 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마이아는 초등학교만 정규 교육을 받고 그 뒤는 야간 학교에 다녔나 보다. 공부는 때를 놓치면 하기 어렵다고 하기도 하지만, 공부 좋아하는 사람은 제 때 못해도 시간이 지나고 어떻게든 한다. 그런 거 대단하다. 아마 난 그렇게 못할 거다. 게을러서. 정리정돈도 게을러서 못하는 거구나. 학교 공부 적당히 했다. 집이 잘살지는 알았지만, 제 때 학교에 다닌 건 행운이구나.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 글을 쓴다면 좀 나을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고 일을 하면 쓸 게 더 많을지도. 난 쓸 게 없어서 쓴 거 또 쓰지만. 마이아는 청소 일이 힘들어도 불평 불만은 쓰지 않았다. 돈이 얼마 안 돼서 안 좋다고는 했던가. 여기 담긴 일기는 1965년에서 1969년까지 쓴 거다. 여기에는 몇 해 동안 쓴 게 실렸지만, 마이아는 1965년 전에도 1969년 뒤에도 일기를 썼을 거다. 마이아는 책읽기뿐 아니라 글쓰기도 좋아했다. 마이아는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전쟁이 일어나거나 굶어 죽는 사람을 어떻게 하면 도울까 하는 생각도 했다. 1960년대에는 지금보다 정보가 빨리 전달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때 텔레비전이나 라디오가 있어서 정보는 빨리 전달됐을지도. 지금보다는 좀 느렸겠지.


 예전 일이 쓰였는데, 이걸 보면서 난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도 많다. 차는 1960년대보다 훨씬 많아졌다. 마이아는 개인이 차를 갖게 하면 안 된다 여겼다. 플라스틱도 안 써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생각한 사람이 마이아뿐이었을까. 그럴 것 같지 않은데. 플라스틱을 덜 써야 한다거나 다른 걸 쓰자고 한 사람이 더 많았다면 지금과 같은 세상이 안 됐을까. 기후변화가 심한 지구. 빙하와 얼음은 빠른 속도로 녹는다. 마이아가 지금 세상을 본다면 깜짝 놀라고 한탄할 것 같다. 이런 세상이어도 마이아는 희망을 찾아내고 살았을 것 같다.


 청소는 마음을 닦는 거기도 하다고 한다. 그걸 일로 하면 좀 다를까. 꼭 그렇지 않을지도. 청소 하는 사람이 있어서 세상이 쓰레기로 덮이지 않겠다. 그 쓰레기는 어딘가 한곳에 모여 있을지라도. 쓰레기 덜 나오게 해야 할 텐데.




희선





☆―


 책……. 책을 곁에 둔다면 외롭지 않다. 독방에 갇혀도 고독하지 않다. 책을 가지고 다녀서 책과 함께 하지 않아도 내면에는 책이 있는 셈이다. 책의 세계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바라는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다.  (291쪽)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3-08-28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소는 매일 해야하는 루틴인데 그게 쉽지 않죠. 집 안에서는 각자 청소를 하지만 바깥에서는 누군가가 해 주는거잖아요.
청소는 마음을 닦는 것인데 사실 귀찮기도 해요.

희선 2023-08-29 01:51   좋아요 1 | URL
날마다 못해도 날을 정해놓고라도 하면 괜찮겠지요 잘 안 보여도 먼지는 날마다 쌓이겠습니다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바깥에서 조금씩 들어오겠지요 버릴 건 바로 버리는 게 좋은데, 나중에 한번에 버려야지 하다가 큰일이 되기도 하네요 쓰레기는 모아서 버려야 하지만... 청소로 마음을 닦는다면 좋을 텐데, 쉽지 않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8-28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소는 조금만 미루면 해야 할 양이 늘어나서 괴로워지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매일 하는게 좋은데 매일은 커녕 한 주에 몰았다가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ㅠㅠ
그래서 정리나 이사, 청소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무척 대단하게 느껴져요.
저도 책이 곁에 있을 때 외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ㅎㅎㅎ

희선 2023-08-29 01:55   좋아요 0 | URL
가게 같은 데는 시작하기 전에 청소부터 하겠지요 그러니 날마다 하고 먼지가 덜 쌓이겠습니다 집은 그렇게 날마다 하기 어렵군요 어려운 게 아니고 게을러서 못하는 거군요 제가... 조금일 때 바로 하는 게 좋기는 한데, 몰아서 하네요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청소를 하면 하루가 좋을 것 같은데... 알아도 그러지 못하네요 책이 세상에 있어서 다행입니다


희선
 
토지 15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본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지만 《토지》 속 시간은 많이 흘렀다. 전에도 썼는데 책을 보면서 이때는 언제일까 했다. 다 제대로 알지는 못하고 몇년일지 짐작만 했다. 4부는 1930년쯤에서 1938년이 나오는 것 같다. 1938년은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때부터는 5부로 이어지겠다. 일제 강점기가 어땠는지 자세히는 모른다. 조선이 일본 지배를 받은 때였다는 것만 알았던 것 같다. 조선 독립을 바라고 여기저기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것 정도만 알았다.


 이번에 본 건 《토지》 15권으로 4부 3권이다. 4부는 세권이다. 남은 5부는 다섯권이다. 《토지》는 재미있다. 한국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때일지 몰라도 그때 사람은 그 시대를 살았다. 소설은 사람 이야기구나. 드라마는 못 봤지만, 소설이 재미있어서 드라마도 여러 번 만들었겠지. 계명회사건, 잘 모르지만 이 일로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 길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일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지난 14권에서 여러 사람이 모였는데 이번 일 때문이었나 보다. 동학당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친일파에 가까운 김두만 집에 강도로 숨어들고 돈을 빼앗아갔다. 진주에서 부자인 이순철 아버지인 이도영 집에서도. 한 곳이 아닌 두 곳에서 돈을 빼앗은 건 들키지 않으려는 거였겠지. 김두만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또 나이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구나.


 지난번에 찬하는 인실과 오가타와 함께 명희를 만나러 진주와 통영에 갔다가 자기 혼자 일본으로 갔다. 그러지 않았다면 더 나았을까. 인실은 아이를 가지고 일본으로 가고 찬하를 만났다. 아이를 입양 보낼 곳을 알아봐달라고. 찬하는 다른 사람한테 아무 말도 못하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찬하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인실은 아이를 낳고 그 아이는 일본에 남겨두고 만주로 떠난다. 인실은 대단하구나. 아무리 일본 사람 아이라지만 자신이 기를 생각은 한번도 안 하다니. 인실은 만주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는 것 같았다. 찬하는 인실과 오가타 아이를 자신이 데려 오려고 한다. 이건 잘 생각한 거다.


 일본으로 공부하러 간 환국은 처음에는 법을 공부했는데, 동경미술학교로 옮긴다. 그건 길상이 도움이 컸다. 환국이 일본에서 관수 아들 영광이를 찾았는데 영광이는 사는 게 쉽지 않았다. 일본으로 공부하러 간 사람은 그렇게 어려움이 없었지만, 일본으로 돈 벌러 간 사람은 큰 차별을 받았다. 그때 그렇게 힘들었던 건 일본이 조선을 빼앗아서였겠지. 만주나 다른 나라로 간 사람도 사는 게 힘들었겠다. 윤국이도 일본으로 공부하러 갔다. 환국이 윤국이는 집이 부자여서 공부 마음대로 할 수 있구나. 일본에서 공부하는 것도 편하지 않았겠지만. 영광이는 길상이 공부하는 걸 도와주려 했지만 싫다고 한다.


 영호(한복이 아들)와 숙이는 결혼했나 보다. 그런 말이 나오고 바로 하다니. 둘은 결혼 안 하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국이하고 숙이 소문이 나기도 했는데. 영호는 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했나 보다. 끝까지 하지 말지. 숙이는 헤어진 동생 몽치를 만난다. 그것만은 다행이다 여겨야겠다. 식구여도 헤어지고 끝내 만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거 아닌가. 앞으로 영호는 달라질지. 어느 때든 사람 살기는 쉽지 않다. 서희와 함께 사는 봉순이 딸 양현이를 길상이 이부사집에 데리고 간다. 이상현 집이구나. 길상은 양현이 자연스럽게 자기 아버지를 알기를 바랐다. 이상현 부인은 양현이와 그 집 막내가 닮은 걸 보고 알아챘다. 아이를 거기에 보내지는 않겠지.


 일본은 거짓 기사를 써서 조선 사람이 소동을 벌이게 했다. 예전에도 가짜 뉴스가 있었다니. 어쩌면 그때 더 정보를 꾸며내기 쉬웠겠다.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서 조금 어렵겠지만. 인터넷엔 가짜가 더 많던가. 그런 거 잘 알아봐야 할 텐데. 정보가 적은 것뿐 아니라 많은 것도 문제구나. 적은 것보다 여러 가지 있는 게 나을지도. 이제야 쓰는데 조용하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용하는 암에 걸리고 건강이 안 좋았다. 그런 징조는 14권에 나왔구나. 암이라 해도 치료하면 좀 나았을 텐데 조용하는 치료 안 받은 것 같다. 그렇게 죽을 거 왜 그렇게 살았을까. 이건 조용하가 명희를 의심하고 괴롭힌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조용하는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극을 바란 거였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흘렀다. 다음에 나온 곳은 만주였다. 홍이는 만주 용정에 갔다가 지금은 신경에 살았다. 중고차를 해체하고 다시 만들어서 파는 건가 보다. 독립운동가랄까 동학당 사람인 관수는 가까이 살았다. 홍이를 김두수가 찾아왔다. 김두수는 왜 홍이를 찾아온 건지. 홍이 누나라 할 수 있는 임이도 나타났다. 임이인데 엄마인 임이네가 생각나기도 했다. 임이는 나이보다 늙어 보인단다. 인실을 찾아 헤매던 오가타도 만주에 있었다. 인실과 오가타는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나 보다. 가까운 곳은 아니었을까. 마지막에 하얼빈에 간 오가타는 마차를 탄 인실을 보았다. 앞으로 두 사람은 만날지 이대로 만나지 못할지.


 여기 나온 <남경 학살>이 뭐던가 했다. 남경, 남경 하다 ‘난징 학살’이 떠올랐다. 일본은 참. 그런 일을 저질러 놓고 누군가 말려줬으면 하다니. 실제 그런 마음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15권에는 작가 말도 나왔다(지난번에도 말했구나). 다른 데도 나왔는데 내가 잘 몰랐을지도. 다른 사람 입을 빌려 하고 싶은 말한 건 느끼기는 했다. 남은 다섯권 잘 봐야겠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3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미쓰다 신조 소설을 만났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은 한국에서 2010년에 나왔다. 예전에 나온 걸 이제야 봤다. 이 책을 보다보니 미쓰다 신조 다른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린 남자아이. 그 아이는 아니고 주인집 후계자를 돌보는 할머니가 나와설지도 모르겠다. 그런 거 다른 책에서도 봤다. 무서운 일을 겪고 그런 일이 있다고 믿는 어린이기도 하다. 이건 도조겐야 시리즈 같은데, 도조 겐야는 아주 잠깐밖에 나오지 않는다. 도조 겐야는 옛날에 목이 잘려 죽은 여성을 모시는 곳이 있는 히메카미 촌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갔다. 그건 소설 《산마처럼 비웃는 것》이 됐겠다.


 미쓰다 신조는 어딘가에 전해오는 이야기와 추리를 함께 쓴다. 민속학 괴기담인가. 도조 겐야는 방랑 환상 소설가다. 괴기담이 있는 곳에 찾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방랑’이라는 말이 붙겠다. 이번에 책을 보면서 이걸 어떻게 쓰나 했다. 그런 건 책을 다 본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데. 지난번에도 오랜만에 미스터리를 봤다고 했는데, 여전히 오랜만이다. 아니 미쓰다 신조 소설은 이어서 봐도 다 분명하게 알고 보지 않을지도. 미쓰다 신조와 같은 이름인 작가가 나오는 소설도 있는데, 거기에서는 괴담을 듣다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한다. 여기에서는 그런 말은 하지 않지만 사람들 손목 발목 목이 안 좋아지기도 했다.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소설처럼 쓰는 다카야시키 다에코도 글을 쓰고 난 뒤 목이나 손목 발목이 안 좋아졌다. 어떤 이야기를 하거나 들으면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까. 그러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괴기, 호러도 전염된다고 《링》에서 말하기도 했구나. 그 소설 본 적 없고 그거 지나가듯 한국영화로 봤다.


 사람이 억울하게 죽으면 저주한다고 하지 않는가. 히메카미 촌에는 히가미 집안이 있었는데 히가미 집안은 아오쿠비 님 지벌을 믿었다. 아오쿠비는 히가미 집안 후계자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히가미 집안은 이치가미 집안 후카가미 집안 그리고 미카미 집안 셋으로 나뉜다. 히가미 집안 후계자는 이치가미 집안 사람이다. 후카가미나 미카미가 그걸 따르기는 해도 언제든 자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얻는 건 재산이겠지. 히가미 집안 후계자는 제사랄까 아오쿠비 님한테 어느 나이 때마다 참배를 드린다. 세살 열세살 스물세살……, 그 뒤로도 이어지려나. 십삼야 참배 때 히가미 집안 후계자인 조주로와 쌍둥이 동생 히메코가 십삼야 참배를 드리다가 히메코가 우물에 빠져 죽는다. 누군가 죽인 건지 아오쿠비 님한테 벌을 받은 건지. 히메코 장례는 빠르게 진행되고 화장도 한다.


 옛날에 목이 잘린 두 사람 때문인지 히메코 목이 없었다는 소문도 퍼졌다. 이 일이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열해쯤이 지나고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때는 여러 사람이 죽임 당한다. 히가미 집안 후계자인 조주로가 결혼할 상대를 만나는 날로 고리 마리코 조주로 그리고 후카가미 집안 둘째 아들 고지가 죽임 당한다. 셋 다 머리가 잘렸다. 주재소 경찰인 다카야시키 하지메는 히메코가 죽은 일을 해결하지 못해서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고 여겼다.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사람이 다카야시키 다에코라 했는데, 다에코는 다카야시키 하지메 아내로 소설가기도 하다. 다에코는 예전 일을 소설로 쓰다 보면 정리가 되고 여러 사람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에코가 쓴 글을 봐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거의 끝에서 다른 사람이 추리를 하는데 그런가 했다. 히가미 집안은 남존여비가 심했다. 그런 모습 안 좋아 보였다. 예전에 한국도 그런 일 심했겠다. 액막이를 한다고 한 일은 꽤 놀라웠다. 그게 맞겠지.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싶기도 했다. 후계자 후보는 하나 더 있었다. 그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히가미 집안 사람은 뭔가 뒤틀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집안 후계자가 되는 것도 그리 좋을 것 같지 않은데. 범인은 첫번째와 두번째 다른 사람이다. 그런 거 이것만 보고 어떻게 아나. 좀 더 마음 쓰고 봤다면 뭔가 알았을까.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든 곳이 있기는 했다. 그런 거 잘 봤다면 좋았을걸. 조금 아쉽다. 별걸 다 아쉬워한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하루 수케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이달엔 커피를 두 가지나 샀다. 더운 팔월에도 난 따듯한 커피를 마신다. 커피는 따듯한 걸 마셔도 다른 시원한 음료수 자주 마셨다. 물을 마셔야지 하다가도 탄산음료를 마셨다. 탄산만 마시지는 않았다. 탄산음료는 마시면 마실수록 더 목이 마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한번 마시면 자꾸 마시게 된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몇해 전에 차가운 커피에 콜라를 섞어 먹은 적이 있다. 그랬더니 카페인이 아주 많이 늘어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차가운 걸 자꾸 마시면 안 좋다. 물도 마찬가지다. 밖에 한번 나갔다 오면 더워서 시원한 걸 마시다 보면 좀 많이 마시기도 한다. 그러다 이러면 안 되지 하고 따듯한 커피를 마신다. 그러면 괜찮은 듯하다. 목 말라서 커피를 마시는 건 아니지만. 커피는 그냥 마신다.


 두번째 커피는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하루 수케>다. 커피를 뜯을 때는 늘 고소한 냄새가 난다. 그게 참 좋은 게 아닌가 싶다. 드립백이 조금 귀찮기는 해도 잘 내리면 맛 좋은 커피를 마시기도 하겠지. 난 그렇게 잘 내리지 못하지만. 그냥 대충 한다.


 열대과일의 복합 산미와 단맛은 느꼈다. 열대과일인지 모르겠지만, 산미와 단맛 괜찮다. 자스민의 은은한 향기가 좋은 커피다. 자스민의 은은한 향기 잘 모르겠지만. 잘 모르면서 쓰다니. 자스민인지 잘 모르겠지만 은은한 꽃 냄새 맡은 듯하다. 커피에서 나는 꽃 냄새도 좋구나.


 이번 커피 괜찮았다. 내가 별로다 한 적은 거의 없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본래 맛이 좋은 걸지도. 예전에도 이게 들어가는 커피 마셨는데 그것도 괜찮았다.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3-08-24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여름에 따뜻한 커피 마셨는데
올해는 넘 더워 얼음 넣어 마셔요ㅠㅠ
더운 여릉,건강 잘 챙기시고요^^

희선 2023-08-25 02:46   좋아요 1 | URL
이번 여름은 차가운 거 찾게 만들기도 하네요 다른 때보다 밖에 나갔다 오면 목이 말라요 밖에서 물을 마시기도 했는데... 다른 거 차가운 마시고 커피 마실까 하기도 했어요 차가운 마셔서 다음엔 따듯한 거 마셨나 봅니다 커피는 찬 것보다 따듯한 게 좋기는 해요


희선

2023-08-24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5 0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쁜이를 위한 커피백 알라딘 아네모네 블렌드 #1 - 14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4월
평점 :
품절




 커피백은 처음입니다. 커피도 다른 차처럼 나오기도 하는군요. 여기에는 ‘바쁜이를 위한 커피백’이라 쓰여 있어요. 저는 별로 바쁘지 않은데 커피백은 어떨까 하고 사 봤습니다. 드립백 그렇게 귀찮지는 않지만, 드립백보다 커피백이 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이 <커피백 알라딘 아네모네 블렌드 #1>은 팔월에 처음 나온 건 아니군요. 이건 14그램이에요. 언젠가 제가 컵 조금 작은 거 쓰게 됐다고 했는데, 커피백 넣으면 컵이 거의 반이 차요. 물을 별로 못 부어서 커피가 얼마 안 되더군요. 이건 한번이 아니고 두번 우려 먹었습니다. 처음에 커피를 우리고 물을 더 부어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해요. 첫번째 마실 때 그러지 않았는데 다음에는 그렇게 해 봐야겠습니다. 처음에는 그러고 두번째는 커피만 마시면 좋겠네요.


 기분좋은 꽃향기, 과일사탕의 단맛 그리고 캐러멜같은 부드러운 커피예요. 이건 앞에 쓰여 있는 거네요. 차갑게 해서 마시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따듯하게 마셨습니다.


 더운 여름도 팔월이 가면 가겠지요. 구월에도 더위가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한여름 무더위와는 다르겠습니다. 팔월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런 말을 했네요.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면 따듯한 커피가 더 맛이 좋아요. 커피 좋아하는 분은 잘 아시겠네요.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3-08-24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도 괜찮고 편하기도 해 이 커피 좋았어요~~

희선 2023-08-25 02:38   좋아요 1 | URL
물만 붓고 조금 있으면 되니 편합니다 14그램 많은 것 같기도 한데, 커피백이어서 그럴까요


희선

서니데이 2023-08-24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커피 찬물에도 잘 우러나는 편인가요.
저도 집에 있거든요.^^
커피는 물에 오래 담아두면 카페인이 많아진다는 말도 들은 것 같은데,
조금 마시고 다시 물을 부어서 두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희선 2023-08-25 02:41   좋아요 1 | URL
찬물은 잘 모르겠습니다 따듯한 물로만 우려 먹었습니다 커피 먹는 방법 보니 따듯한 물 부으라고 쓰여 있군요 다른 것도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다음에 얼음을 넣어야겠네요 저는 늘 따듯하게 마시는군요 얼음이 없어서... 그것보다 다른 차가운 걸 마셔서 그렇군요 물에 오래 두면 안 되겠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