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잠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199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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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사랑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작가의 말중에서 작가는 오래 전부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 ’시인의 잠’ 은 어려서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던 이재식이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하고는 열살정도의 지능으로 돌아가 반푼이처럼 되어 마누라 남정임에게 버려져 고향으로 돌아와 그의 큰고모 이영자와 작은 고모 이영순등과 함께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이다. 그가 보는 세상은 열살 그의 순박하던 시간들이라 때가 묻은 인간의 눈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달마다 이십만원씩 우체국과 농협통장으로 돈을 넣어주겠다던 아내가 그의 어머니인지 아내인지도 분간이 가지 않고 쌍둥이였던 영순과 영자 자매는 현대일이라는 한남자를 놓고 사랑싸움을 벌이다 현대일이 좋아하던 영순이 아닌 언니 영자와 결혼하게 되면서부터 엇갈린 운명처럼 비운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동생 영순은 밤골로 내려와 사슴목장을 여자인 혼자의 몸으로 이겨낸다. 애들을 모두 출가 시키고 현대일부부도 고향으로 내려와 살게 되는데 한때 사랑했던 영순이 현대일을 언니에게 빼았기고 미쳐서 돌아다니던 시절 이씨 집안에 한을 품고 있던 강해남이란 남자가 그녀를 범해 아들을 낳았지만 낳자마자 소식이 끊기고 만다. 현대일이라는 남자는 평교사로 퇴직을 하게 되는데 그의 제자중에 형사가 있다.고순철.. 한때 방황하던 그를 ’빠따’ 로 제압하여 바른 길로 이르게 하지만 그는 그 일 이후로 빠따를 버린게 되지만 고순철은 평생 은사님인 현대일의 빠따를 기억하며 그에게 말해준다. 현대일은 자기의 제자 고순철이 혹시 이영순의 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은 모두 한때 고향을 떠났다가 바닷가 고향으로 와서 다시 모여 살게 되지만 쌍둥이 자매 영자와 영순은 철천지 웬수처럼 서로 보지도 않고 지낸다. 처제이지만 한때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현대일은 영순을 찾아 가지도 못하고 영자는 재식의 앞으로 있는 재산에 욕심을 부려 그를 먹이고 씻기도 입혀준다. 그러다 그의 땅에 손을 대게 되고 급기야 그 땅을 팔아 자식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 일로 인하여 재식의 아내인 남정임 자매와 법정 싸움을 하게 되고 재식은 부엉이 둥지가 있는 절벽에서 두번이나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누군가가 반푼이인 그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하여 그를 밀었다는 추측을 하면서 고순철은 사건을 맡게 된다. 모두의 얼킨 지난 시절은 하나 하나 풀려 나가지만 벼랑끝에서 두번이나 떨어진 재식은 끝내 바른 정신으로 돌아오질 않는다. 그러던중 현대일의 아내 이영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문에 휩싸였던 이재식을 절벽에서 민 사건의 실마리가 저절로 풀린다.

추리소설 형식을 띠고 있으면 작가가 말한 ’사랑’ 이라고는 말하기 조금 난해한 사랑이 그들 사이에 얼키면서 난잡한 인간의 욕심을 잘 들어내 주어 재미를 더해준다.작가가 말한 사랑이라면 그들은 어쩌면 지독한 사랑을 하고 있는것 같다. 아내가 죽음으로 인하여 평생을 간직한 사랑을 이루게 된 두사람 현대일과 이영순,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여운이 남아 있는 사랑이라 더 음미하게 되는 사랑이며 몸과 영혼은 비록 반푼이일지 모르지만 누구보다 깨끗한 영혼을 간직한 ’재식’ 그의 영혼은 한마리 새처럼 훨훨 날아간다. 사랑도 재물에 대한 욕심도 없이 살다 가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반영된 듯한 작품이었던 듯 싶은 작품 ’시인의 잠’ 한때 시인이었던 재식이 영원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작품은 마무리 짓지만 한승원의 또 다른 맛을 볼 수 있어 좋았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인 <다산1,2>와 <흑산도 하늘길> <시인의 잠> 에 이어 <초의>를 읽어보려 구매해 놓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대단한 작가임이 들어난다. 진작에 그를 만나지 못함이 이제서 독서하는 맛을 느끼게 해주어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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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2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한승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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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잘 비틀어 꼬면 소리가 되고 그 소시를 잘 내면 빛이 되고, 그 빛은 새가 되어 날아갑니다요..


다산의 무엇이 작가가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발목이 잡혀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한 것일까. 다산1에서는 경상도 장기에서의 유배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간 이야기지만 다산2편에서는 드디어 강진에서의 유배생활이 그려진다. 그의 둘째 형인 정약전은 흑산도(우이도)에 있고 그는 그가 있는 우이봉에 올라 그의 스승이나 같은 형을 먼발치에서 쳐다보듯 산의 정상에 올라 그리워한다. 어떻게 해서든 천주학쟁이가 아니라고 밝힌 다음에 한양으로 올라가려 노력하지만 그의 유배기간은 너무도 길었다. 그 유배기간동안 형제는 한번도 만나니 못하고 그의 형이 흑산도에서 운명했다는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작가는 그런 다산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꿈속에서나마 몰래 둘이 만나는 것으로 그려 놓았지만 형을 향한 마음은 애틋하기만 하다.

다산, 시대를 일깨운 웅대한 산. 그의 큰 산을 잘 탄 초의, 반면에 그를 꺾으려 했던 혜장은 그의 산에서 헤매이다 죽고 만다. 얼마나 큰 산이었기에 그들이 그토록 그의 산에서 헤매이기도 하고 오르려 했을까. 유배기간동안 오백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해배가 되고 집에 돌아와서까지 집필에 전념하여 손에 마비증세가 오기까지 했는데도 그는 후세를 위하여 집필에 몰두했다. 그를 헤아려주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가하면 그를 우러러보며 큰 산으로 받들던 이들 또한 많았으니 소설로 만나는 정약용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그의 유배가 풀리던 날 강진 사람들은 강진의 태양이 한양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모두가 나와서 그를 울며 배웅했으니 그 속에 그와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간직한 연두색 머리처네의 여인 또한 그를 배웅했지만 정약용은 가족을 위해 그여인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사람이 진실하다면 통하듯이 그의 본심을 알고 무리를 지어 그를 따르던 강진의 사람들 그가 오랜시간동안 머물렀던 '다산초당'을 몇년 전에 여행을 갔다가 앞에서 그냥 지나치고 만것이 후회가 된다. 그가 태어난 두물머리도 가 보고 싶고 강진도 다시 가고 싶어졌다. 그의 발자취가 얼마나 큰지 보고싶다. 

소설은 <흑산도 하늘길>을 읽은후라 그런지 두소설이 주고받듯 연관이 있어 흐뭇하게 읽었다. 이곳에서 아직 젊은 '초의'를 만났는데 작가의 또 다른 소설 '초의' 로 만나고 싶다. 작가가 13년 동안 동거동락한 '다산' 이 한사람의 인간으로 아버지로 스승으로 생생하게 잘 그려져 다산과 관계된 다른 책들을 찾아보게 만들것 같다. 그가 남긴 방대한 자료의 책들도 기회가 되면 읽고 싶다. 그저 국사시간에 줄줄이 외웠던 제목만이 아니라 책을 펼쳐 그가 한 자 한 자 새겨 넣은 진실을 대하고 싶어졌다. 작가 한승원과 만나는 역사와 인물은 인간적이게 만나서일까 더 가슴으로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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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1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한승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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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일깨운 웅대한 역사의 산... 다산 정약용


거문고의 여섯 줄은 누에고치 2만여 개의 실오라기들을 겹겹이 비틀어 꼬아 만든 것으로 그 소리는 이만여 누에고치의 합창이라 할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서 18년 동안의 유배생활에서 500여권의 저서들은 하나하나가 그의 고통을 비틀어 꼰 빛살들이고 중천으로 날아가는 깃털 찬란한 혼의 새들이라 표현했듯이 이 책에서는 그와 그의 둘째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와 강진으로 유배를 가게 된 배경과 강진유배생활을 어떻게 이겨 냈는지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읽기전에 그의 다른 작품인 <흑산도 하늘길>을 읽어서일까, 그 책은 그의 형인 정약전을 다루고 있다. 그의 유배생활을 자신이 직접 본 듯한 생생한 표현으로 그의 감정 하나 놓치지 않고 잘 그려냈기도 했지만 다산을 연구하다가 쓴 책이라 그런지 이 책과도 연결이 되어진다.유배지를 벗어나라고 형의 호를 <손암>으로 지어 주고는 들어가면 나오는 것이라 하였지만 끝내 형은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고 만다. 그런 형을 보아서일까 더 강하게 마음을 다잡아 살아 남으려는 의지가 더 엿보인다.

다산1권에서는 강진으로 유배를 가기전까지의 배경이 그려지고 있다. 자식들이 그들 부부의 회혼일을 준비하는 차에 기뻐야 할 날이 그의 제삿날처럼 되고 말았다. 혼미한 정신속에서 먼저 간 혼들을 만나며 그는 지난날을 풀어내고 있다. 어린시절 손님(마마)이 들어 셋째인 약종이 심하게 앓기에 어머니는 다른 형제를 살리기 위하여 그를 따로 떼어 놓고 다른 형제들에게만 정성을 쏟는다. 작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약종이 살아나지만 그 일로 인하여 약종은 다른 형제들과는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처럼 성장을 한다.천재와 천재 사이에 끼여서일까 커나갈수록 더욱 삐따닥하게 구부러진 약종의 생각이나 판단은 훗날 천주학에 빠져 끝내는 다른 형제들에게 그 화를 미치게 하고 자신은 순교를 하고 만다. 

바로 윗형인 약종은 천주학을 신봉하지만 그는 새로운 학문으로 받아 들일뿐이다. 주자학과 천주학을 양면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그는 공자,맹자,주역에 더 깊게 빠져들기도 한다. 그의 학문적으로 뛰어남을 일찍이 알아본 정조는 그를 가까이 두려 하지만 노론세력에 밀려 순탄치 못한 출세의 길을 걷는다. 자신의 뒷배를 봐주던 정조마져 갑자기 죽고나자 그는 그를 주시하고 있던 세력들에 밀려 그와 그의 형제와 주위 사람들이 믿고 받아들인 천주학으로 인하여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그런 이유로 경상도 장기로 유배의 길을 떠나게 되는 약용은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로 글쓰기를 한다.

작가의 생각이겠지만 어떻게 해서 정약용이 천주학을 믿게 되었는지 왜 유배를 가게 되었는지 그가 진정으로 천주학을 받아 들였는지 말해주고 있다. 정약용 그가 지금 시절에 살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새로운 것을 배척하던 시대이고 더구나 조상들의 제사를 지내지 않는 천주학은 손님(마마)처럼 여겨져 배척하게 되고 천주학에 물든 자들은 그 뿌리를 완전히 뽑으려 했으니 그 속에서 유배를 가서 살아 남음만으로도 다행으로 봐야할 듯 하다. 그가 만약에 천주학에 빠져 들지 않고 그 시대를 호령하며 임금 곁에서 정치를 더 했더라면 어떻게 변했을까. 그 많은 저서들은 오늘날까지 남겨지게 되었을까. 

다산을 아낀 정조와 둘의 대화에서 인간적인 정조를 그려낸것도 작가의 시선이겠지만 문화부흥기였던 그 시대의 정조를 더 가깝게 만날 수 있어 읽는 동안 흐뭇하다.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되고 그런 아버지를 잊혀진 왕이 아닌 자신의 아버지로 복원시키려 노력한 정조, 의문의 죽음으로 인하여 천재를 알아봤지만 그 힘이 미치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다산에게는 어쩌면 유배가 더 나은 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력다툼속에 있었다면 그의 목숨도 위험했을 터인데 강진에서의 그는 더 빛나지 않았나싶다. 작가가 13년동안 다산에게 매달려 그를 새롭게 부활시키려 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각고의 노력이 있어 정약전도 초의도 추사도 그에게서 새롭게 탄생되어 나왔듯이 이 소설속에서 정약용은 새로운 삶을 부여 받은 듯 하다.고을을 맡아 다스릴때는 어느 편에 치우치지 않고 명판관이 되어 바르게 평을 내리고 교우관계며 사상이나 철학적인 문제에서도 자신의 현 위치를 잘 파악한 듯 하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화려하게 새 세상을 꿈꾸고 이렇게 향사례를 하고 벗을 사귀고 술 대작을 하고 과거 공부를 하고 벼슬을 하고 농사짓고 장사하고 옹기 굽는 따위의 사업이라는 것도 결국 향기롭고 그윽한 그림자 만들기 아닐까요?

사나운 뇌성벽력은 햇빛으로 이기고, 강한 햇빛은 음음한 꽃그늘로 이기고,향기로운 꽃그늘은 물로써 이기고, 물은 달빛으로써 이기고, 달은 해로써 이기고, 해는 밤으로써 이기고, 기나긴 밤은 잠으로써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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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 재미있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김혜경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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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 어떤 길도 공짜는 없다..


광고 크리에이터 이노션 상무 김혜경씨와 성공한 여성 8인의 이야기가 곁들어진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그녀가 서문에서 밝힌 성공한 여자가 아니고 나는 이렇게 살았다.너는 이렇게 살아라..뭐 이런 책을 제일 싫어한다고 자기 멋대로 써도 되냐는 이야기를 읽고 무언가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듯 했다.중년이라는 같은 시간대를 살고 있고 비슷한 시기를 살아 왔기에... 하지만 나이에 관한 것보다 자신들이 일에 성공한 부분이 더 많이 들어나는 느낌이다.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를 읽어서일까 광고쟁이들의 이야기로 단축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그런면에서 이 책은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의 아류작처럼 느껴졌다. 광고에 관한 일을 하기에 8인에 나열된 여성들도 비슷한 일의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는데 현직에서 광고일을 하는 그녀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듯 현실적으로 표현한것이 ’공감’ 보다는 사회인으로 주부로 여성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작가는 고등학생을 둔 엄마이면서 광고에서 왠만큼 성공한 여성이기도 하다. 어릴적 환경이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일까. 극장을 했던 아버지의 부유한 삶과 부도로 넘어간 어려운 삶은 그녀에게 큰 힘으로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 준것 같다.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듯 군살 한점 용납하지 않는 그녀, 자신의 집을 지으며 십년은 늙었다고 하지만 멋진 집까지 왠지 그녀의 악세서리처럼 느껴져 공감이 덜하다. 자신만의 이야기로 여백을 채웠더라면 아님 여성 광고인들의 이야기로 꾸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들이 말하는 ’나이’ 라는 것은 한가지 일에 미치면, 열정을 보인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말랑말랑한 감성을 가진 그녀들에게 ’일’ 이란 나이제한을 넘어설 수 있는 울타리처럼 나이를 더해감에 더 진하게 우러나는 국물맛처럼 감칠맛이 더한 그녀들의 이야기 속 일과 나이는 유쾌하고 상쾌한 숫자놀이처럼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자신의 나이도 잊을 수가 있음을 그녀는 말해주고 있다. 그녀가 기획한 광고처럼 때론 이야기로 때론 간결한 사진으로 포토에세이처럼 단축시켜 놓은 그녀들의 삶이 나이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직업인으로의 성공이 잘 포장한 한편의 광고처럼 보여진다. 진솔한 자신의 알맹이를 뺀 이야기를 읽고 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유쾌하고 경쾌하게 걸어나가는 당당한 그녀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했더라면 더 값진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는 깊은 주름을 가지며 먹고 누구는 보톡스로 있는 주름까지 쫙쫙 펴면서 영원한 동안을 가지고 픈 맘을 역설하듯 자연스러움 보다는 후자의 면을 더 느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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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쾌인쾌사
이수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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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快 는 즐겁고, 시원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다.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어둡고 우울한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지게 하며, 어려운 경제 여건에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뚫고 나가게 하는 것이다..


유쾌,상쾌 통쾌한 조선사 쾌인,쾌사,쾌시, 쾌담이 어울러진 거침없는 이야기..
작가의 조선사 시르즈물인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과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을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 또한 큰 부담없이 유쾌하게 때론 상쾌하게 읽었다. 그의 책들을 읽고 있다 보면 조선사를 쥐락펴락 하듯 역사를 즐기듯 써 내려간 이야기들이 역사를 딱딱하게 혹은 어려워서 손을 드는 경우는 없게 만든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야사' 처럼 실록보다는 다른 책들에 쓰여지거나 전해 오는 이야기들이 더 많다. 알고 있거나 들었던 내용들도 살짝 보이지만 그래도 제목처럼 '쾌' 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즐거운 이야기이고 거칠것이 없는 이야기이다 보니 음담패설이라 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하지만 가만히 읽다 보면 우리 선조들은 '여유' 를 즐긴듯 하다. 음담을 통한 웃음을 주거나 혹은 조심하라는 의미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그냥 넘기기 보다는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만든다. 조선사는 '남녀상열지사' 라 그런지 음담과 춘화가 암암리에 많았던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홍도의 풍속화나 신윤복의 그림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풍속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그림속에서 은근한 멋이 들어나 있기도 하고 비꼬기도 하는 멋을 느낄 수 있듯이 서양세력과 외세에 시달리며 우리만의 고유의 것들이 조금씩 무너지고 생각과 사회이념들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은 억눌린 여인들의 삶이 더 많다. 효부, 열녀처럼 이혼을 금지하여서인지 기생문화나 주인들은 종을 성의 노리개로 이용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속에서 '여자' 란 담장안에 갇힌 듯 하면서도 간간이 여장부들의 이야기들이 전하여지는 것을 보면 딱힌 갇힌 사회만은 아닌듯 하다. 임금의 사약마져 벌컥벌컥 받아 들이킨 여장부 송씨부인, 그런 대담함이 3대째 영의정을 배출한 집안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달빛아래 교교히 핀 8분의 국화와 대작한 주신 신용개의 이야기는 임금마져 사직을 청하는 그에게 술을 내렸다 하니 묵직하며 굳은 모습의 인간적인 왕의 모습을 보여준것 같아 흥미롭기도 했다. 떠돌이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삿갓, 촌철살인처럼 그의 위트가 넘치는 詩 뒤에 숨겨진 그의 외로움과 원죄를 씻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좀더 나은 방향으로 쓰이지 못한 한스러움이 남는다.

쾌인, 쾌사,쾌시 그리고 쾌담을 따라 읽다 보면 금방 조선사를 두루 유랑한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이야기들로 조선을 모두 들여다 볼 수는 없지만 이 일부분으로 선조들의 생활이나 인물, 마음, 그들의 정신을 살짝 볼 수 있음이 좀더 지난 역사에 가깝게 다가 갈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 틀에 얽매인 실록보다는 보다 흥미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가만의 방식으로 역사가 혹은 조선을 살았던 선조들을 먼 과거속이 아닌 현재에서 재탄생 시킨것 같아 흥미롭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굳었던 얼굴이 잠깐이나마 활짝 펴질 수 있는 웃음을 주기도 하여 '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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