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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이도형 지음 / 다연 / 2017년 6월
평점 :
<사유>라는 제목이 참 멋지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사유'라는 것이 '생각'이라는 것인데 생각이라는 것이 하면할수록 군더더기가 많아져 잡생각이 되고 마는 것이 생각이다. 그런 잡생각을 '사유'로 바꾸는 것이 생각을 버리고, 생각의 양을 줄이는 것인데 표지 역시 깔끔하게 되어 있어 잡생각보다는 '사유'라는 제목이 참 잘 어울리는 듯했다. 중년을 지난 저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며 쓴 <사유>는 짧은 글속에 담고 있는 생각들이 있다. <사유>에는 일상, 가족, 인생, 학문, 사회, 경제, 정책, 직장, 자연 등의 주제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대부분이 소소한 이야기들이라 읽기도 편했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사진'엔 50이 넘어 은퇴를 염두해두고 취미생활로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진을 찍으며 점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사진찍기는 마음공부의 시간이다. 의미 있는 것을 찍기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찾다 보면 머릿속의 잡념이 사라지고 사진에만 몰두 할 수 있다고 한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은 그만큼 다른 것을 잊을 수 있게 한다. 자동차 여행에서 아들이 옆에서 숙소도 예약하고 통역도 하는 등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고, 그 아들이 군대에 가기 전 가족 사진을 찍었던 이야기, 쇼핑을 하는 아내의 쇼핑 습관이나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사유>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자의 눈에 보이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종종 읽을 수 있다. 사회적 이슈가 되거나 현대의 국가가 처한 복지나 청년실업, 국민의 행복지수 등에 대해서도 읽을 수 있는데 특히 '정책'이라는 소주제로 묶여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복지국가의 걸음마도 제대로 떼지 못한 실정에서 선거용으로 급조된 몇몇 퍼주기식 복지제도의 폐해 때문에 현실의 복지 정책은 오히려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기회 규능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복지를 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렇듯 <사유>는 저자의 생각을 강하기 않게 나타내고 있으며 짧은 분량에 최대한 자신의 주장을 담으려고 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