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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하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22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평점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下
『위대한 유산』 上에서 이어진 핍의 성장기를 읽었다. 23살인 핍은 절진 허버트와 함께 덴마크에 도착에 부유한 신사들과 어울리며 흥청망청 도를 넘어 상당한 금액을 빚을 축척하기 시작한다. 두 신사는 서로의 채무 기록을 보며 놀라워하지만 진지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미스 해비셤의 유산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착각은 어느 날 밤 행색이 추레한 노인의 방문으로 산산조각이 난다.
내가 가진 모든 건 내 것이 아니라 다 네 것이다.
돈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돈을 그걸 가져온 곳에 더 있으니까.
노인의 이름은 에이블 매그위치다. 그는 어릴 적 핍이 음식과 줄자를 건네주었던 탈옥수였다. 아사 직전의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준 핍을 잊지 않고 신사로 자라는 모습을 보고자 그는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모았다. 종신 유배형 중이었던 에이블이 런던으로 온다는 것은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신사로 자란 핍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려는 목적으로 온 것이다. 충격과 절망에 빠진 핍. 우선은 노인의 안위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러나 발각이 되어 그는 감옥에서 병세로 삶을 달리한다. 매그 위치의 장례가 끝난 후 핍은 열병에 걸렸고, 그런 핍을 조가 간호해주며 그의 빚을 다 갚아준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또 다른 꼬마 핍이 그의 앞에 있다. 그는 어린 핍에게 밝은 앞날만 있게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독서량이 상당했던 핍이 어리석음에 헤매고 있었던 건, 사랑이라는 강력한 장막이 그의 눈을 가리고 있었던 이유였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에스텔라의 마음이었지만 미스 해비셤의 아바타였던 그녀는 핍을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잔인한 그녀들의 계회에 놀아났다는 것과 베일에 싸인 후원자의 존재를 알게 된 후부터 핍은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작품 속 밝혀진 에스텔라의 출생의 비밀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로 굉장히 드라마틱했다.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연관성을 갖기 시작하자 앞서 내용들이 매끈하게 연결이 되는 플롯은 찰스 디킨스의 특기인 거 같다. 누나를 습격한 범인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가 매그위치의 원수 콤피슨의 수하였다니 정말 놀랍다.
『위대한 유산』 은 사랑에 눈먼 한 소년의 성장을 다룬 소설이다. 더불어 당시 사회 문제점을 소설에 녹여내 정의와 삶의 가치에 대해 사색을 하게 된다. 범법자보다 더한 변호사들, 타락한 법 집행관들을 책에서 볼 수 있었다. 신분에 따라 형량이 정해지는 부조리한 사회는 하층민들의 어긋난 기대 심리를 부추겼다. 이렇게 디킨스는 핍을 통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물질적인 풍요로 행복이 채워질 것이었다면, 물질의 소진과 함께 불행이 찾아온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따뜻한 마음과 선행, 진심 어린 배려는 지불할 필요 없이 무료로 소장할 수 있는 무형가치다. 종착지를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열차에 탑승하는 동안 우리가 찾아야 할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다시 한번 감동했다. 찰스 디킨스는 위대한 이야기꾼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소신껏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