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중력 - 생의 1/4 승강장에 도착한 어린 어른을 위한 심리학
사티아 도일 바이오크 지음, 임슬애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을 정의한다. 신체적으로는 어른(아놔..가슴은 아빠 닮아서 빈약한데..)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나 어른이야? 아니 아직. 나는 아직 나를 키워내는 중이다. 할머니가 되어도 나는 나를 놓지 않으려고... 해사하게 웃으며 어른 아이로 계속 머물고 싶다.


 


연령과 관계없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은 끝이 없는 것 같다. 2030세대를 위한 이 책을 소개받을 때 이미 그 세대를 지나 온 내가 읽어도 괜찮은지 물었다. 반드시 2030이 아니라 여기서 설명하는 쿼터라이프의 개념이 인생의 1/4지점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심리학이라 연령은 크게 상관없다는 답을 얻고 본격적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 상담가로 내담자가 주로 20~30대 청년들이었다. 그 세대의 고통과 불안을 내담자를 통해 공감했던 이유는 본인도 방황했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러고 보니 나의 20대 초반은 노니라 정신은 나가있었다. 일하면서 웬만큼 모아지면 관두고 놀고를 반복하다가 중반쯤 정신 차리고 사진에 미쳐있다가 30대가 되자 현실에 부딪쳐 생활 유지를 위한 다른 직업을 갖게 되었다. 30대는 꿈보다는 안정을 우선했기에 뭔가 부족함이 늘 존재해 답답했더랬다. 이때 이 책을 만났어야 하는데 아쉽다.






이 세계의 어른 아이, ‘2030 금쪽이’들을 위한 심리학
2030을 상담해온 심리학자가 제시하는, 방황하는 어린 어른을 위한 영혼의 지도
대상화된 ‘MZ세대’를 대체할, 생애 주기 분석에 입각한 심리학적 이름 ‘쿼터라이프’
‘안정형’과 ‘의미형’, 서로 다른 모두가 결핍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

 



쿼터라이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만의 독립적이고 고유한 삶을 구축하는 것, 안정적이고 의미 있는 삶이 정확히 어떤 삶인지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밝혀내는 것이다. 45

 



우리에겐 그 여정을 향한 강력한 본능이 있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알아내고 싶은 충동, 자기 자신으로서 세상에 나서고 싶은 충동이 있다. 53




 




저자에 의하면 인간의 발달기에서 새롭게 명명한 쿼터라이프는 생의 1/4 지점이 있는,16세에서 20세 사이에 청소년기를 지나 36세에서 40세 사이를 가리키며, 이 시기를지나 중년기에 진입하게 된다고 한다.



쿼터라이프 안에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사회가 바라는 어른의 길을 거쳐왔지만 진정한 자아가 뭔지 모른 채 공허함을 느끼는 ‘안정형’, 하나는 영혼과 삶의 의미를 고민하지만, 안정적인 틀이 없이 방황하고 현실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의미형’이다.




교육과정에는 교육자 배출이 목적인것마냥 실제 필요한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라는 없다. 사회생활 꿀팁, 세금신고하는 방법, 인간관계 잘 맺는 법 등 이런 건 알아서 터득을 해야 한다. 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초보생으로 입학하는 것과 다르지가 않다. 우리는 늘 불안하다.




​이 책은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잃고 또 잃는 이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어른의 무게를 처음 마주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총 네 명의 내담자와 진행한 심리 치료 사례를 살펴 볼 수 있는데 실제 상담에서 접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사례 중에서도 가장 생생하면서도 핵심적이고 효과적으로 재구성해 온전한 나를 찾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저자는 타인에 대한 경청에 앞서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경청하라고 강조하며 진전한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나를 찾는다는 여정은 수천 년간 인류의 가장 마지막 단계의 목적이었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아직도 나를 찾아가는 길이 어렵기만 한 어른 아이들, 어른이 되어갈수록 무거워지는 중력을 버텨내야 하는 이들을 위해 나침반이 되어 줄 책이다,

 


 



*출판사 지원도서로 정독 후 개인적인 소견을 담았습니다.
#어른의중력 #사티아도일바이오크 #윌북
#심리학 #어른을위한심리처방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경아르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경arte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 대표 소장품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전시회 이름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6~20세기까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르네상스, 바로크미술 시기 대표 소장품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회화, 공예, 갑옷, 태피스트리 등 96점의 전시품이 소개된다.

처음 들어본 빈미술사박물관은 1773년 마리아 테레지아 황제가 합스브루크 가문의 컬렉션을 대중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하면서 역사가 시작된다. 놀랍게도 루브르박물관보다 17년 먼저 문을 연 셈이다. 특이하게도 빈미술사박물관에는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신성로마제국을 지배한 합스부르크가는 오랜 시간 프랑스 부르봉 왕가와 적대적 관계였던 이유였다. 그러나 1750년대 프로이센이 급성장하자 견제하기 위한 일시적 동맹을 맺게 되는데 그때 프랑스에서 건너온 신부가 마리 앙투아네트다. 그녀의 어머니가 바로 마리아 테레지아 황제였다.

미술사에서 유의미한 미술 전성기의 걸작, 합스부르크 가문의 초상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전시를 감상할 이유는 충분하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15~20세기 초까지 약 600년간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 영토를 다스리는 황제로 군림한 가문이며, 유럽의 정세에 가장 영향력 있던 명문가이기도 하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피터르 파울 루벤스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얀 브뤼헐 1세 <꽃다발을 꽃은 파란 꽃병> 등 대표 소장품 96점이 건너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우리나라와 독특한 인연도 확인할 수 있다. 1892년 수교 당시 고종 황제가 오스트리아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했던 조선의 갑옷과 투구도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서양미술 거장들, 페타 파울 루벤스, 디에고 벨라스케스, 틴토레토, 베르네세, 비제 르 브룅, 얀 스테인 등 의 명화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아~ 정말 가고프다. 😫

유럽 세계사에 막강한 영향을 끼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인물들을 소개와 합스부르크의 숨은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명소, 신화 이야기, 음악사까지 그들의 문화가 이 책에 집약되어 있다. 그림에 얽힌 그들의 역사와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그중 오스트리아 제국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베트 혼 비텔스바흐'의 초상은 꼭 실물로 영접하고 싶었다. 언니와의 약혼식장에서 황제는 엘리자베트에게 한 눈에 반하고 청혼 상대를 바꿔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자유를 원했던 엘리자벳은 우울증과 거식증으로 고생한다. 원래 이탈리아 국왕 움베르토 1세를 암살 예정이었으나 여의치 않아, 그를 대신할 만한 귀족을 찾다가엘리자벳을 충동적으로 암살된 것. 비운의 삶을 살다 간 엘리자벳은 100년이 넘은 흐른 뒤로도 계속되고 있다.

106쪽부터 전시 작품 리스트로 궁금했던 작품을 빨리 찾아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전시회에 가는 길에 이 책을 함께 가져간다면, 더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다녀온 후기를 찾아보니 시대적 배경지식을 모른 상태에서 관람 시 따분했다는 평이 있었다. 역시 알고 봐야 더 재밌는 법. 그나저나 빈미술사박물관에서 공수한 굿즈 대전도 있다는데! 엘리자벳 초상이 담긴 손거울 갖고 싶다. 나랑 같이 갈 사람 손🖐️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합스부르크600년매혹의걸작들100배즐기기 #합스부르크600년매혹의걸작들 #국립중앙박물관

#한경arte #한국경제신문 #서평단 #도서지원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미술 #전시 #합스부르크 #명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쫄깃한 동화 미스터리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 리뷰를 쓴 지 어언 일 년,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첫 번째 소설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과 언뜻 보기에 제목이 비슷하다. 자세히 보면 글자수가 다른 걸 알 수 있다. '역시'라는 문구가 추가되었다. 첫 작품처럼 일본 전래 동화를 모티브로 미스터리를 입혔다는건데 뭔가 다른게 있겠지?



일본 전래 동화 '가구야 공주'를 변주한 「죽세공 탐정 이야기」

여기 여복이 지지리도 없는 사내들이 있다. 죽세공인 시게와 그의 조수 야스는 어느 날 대물 대나무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속에는 엄지만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시게는 양녀로 들이기로 하고 가구야라고 이름을 지어준다. 미친 성장력을 가진 가구야는 금세 성인식을 치를 정도로 자란다. 성인식에서 그녀에게 반한 사내들이 줄줄이 청혼을 하고, 가구야는 8월 보름날까지 원하는 물건을 가져다주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며 예비 신랑 5인방에게 각각 하나씩 숙제를 준다. 8월 보름날 새벽 화재가 난 야스의 집에서 그의 시신이 발견된다. 용의자는 예비 신랑 5인방 중에 하나였다. 가구야의 정체도 밝혀지는데! 와우~ 어떻게 이런 결말이!!





'데굴데굴 주먹밥'을 미스터리로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

요네하치 영감이 갑자기 부자가 되자 소시치 영감이 찾아가 채근한다. 숲에서 주먹밥이 굴러들어간 쥐구멍에서 받은 요술 자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소시치 영감은 요술 자루를 구하러 숲에 간다. 일부러 주먹밥을 떨어뜨려 굴려 들어간 쥐구멍에는 살해 사건이 벌어지고, 심보가 고약했던 소시치 영감은 요령을 피우다 죽을 지경에 다랐으나 어딘가에서 종소리가 나더니 쥐구멍에 들어가기 전으로 돌아온다. 이건... 마치 흥부와 놀부 & 도로마무???? 권선징악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볏짚 다중 살인」의 원작은 '볏짚 부자'다. 지지리도 복이 없는 한 사내가 관음보살의 말에 따라 볏짚을 귤로, 아름다운 천으로, 말로 바꾸고 결국 대궐 같은 집을 얻게 되는 원작에 살인 사건이 더해졌다. 은둔 생활을 하던 영주의 정체와 볏짚 부자의 비밀! 반전과 트릭이 아주 볼만하다.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의 원작은 '원숭이와 게의 싸움'으로 원숭이(도치마루)와 너구리(차타로)가 등장한다. 이 둘은 교환 범죄라는 딜을 하게 된다. 도치마루의 이야기 속에 차타로가 처치할 대상을 추리해가는 스토리다. 스무 고개를 넘어가듯 쫄깃쫄깃. 그래서 차타로가 누구를 죽여야 하는 건데~~~






오마나..이러다 다 얘기할 판! 워워~ 나머지는 책으로 만나보시길. 와~ 기발한 발상과 업그레이드된 트릭, 미스터리 요소들로 읽는 내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더랬다. 옛날이야기와 미스터리의 조합. 나는 찬성일세. 총 30만 부 돌파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시리즈 이유가 있다. 역시는 역시!!





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옛날옛적어느마을에역시시체가있었습니다
#아오야기아이토 #한스미디어

#미스터리 #옛날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읽는 클래식 음악의 역사 - 르네상스부터 20세기까지, 99가지 클래식 이야기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나지윤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래식을 추리소설로 배운 나. 클래식 음악의 맛을 알겠는데 왜 듣냐고 물어보면 단순한 대답으로 일괄하는 게 언제부터인가 식상했다. 언제까지 추리소설에서 그 맛을 알아버렸다고 할 것인가. 제대로 알고 싶었다. 클래식 음악, 나에게 널 좀 보여줄래?

 

 

르네상스 시대부터 지극히 최근의 음악까지 담고 있는 「처음 읽는 클래식 음악의 역사」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시간상 흐름과 일치하며 인물, 사건, 개념, 전문 용어의 99개 주제별 이야기로 이어진다. 대부분 독립적인 이야기이지만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단편 연작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보기 편했다. 무엇보다 100으로 끝맺지 않은 이유가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진다. 맞아~ 세상에 완전한 게 어딨어.

 

이 책은 각각의 음악사를 총 6장에 걸쳐 다룬다. 제1장 고대-르네상스, 제2장 바로크, 제3장 고전파, 제4장 전기 낭만파, 제5장 후기 낭만파, 제6장 20세기까지 나눠져 있지만 굳이 정주행할 필요는 없다. 흥미로운 주제를 펼쳐 읽어도 맥락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가장 오래된 클래식 음악, 악보의 기원, 오페라의 기원, 지휘자의 탄생, 문학 작품의 음악화, 대중음악, 영화음악, 뮤지컬의 등장 등 알짜배기 지식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그리고 99개 중에 절반 남짓의 51개가 음악가 이야기라서 음악가 사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고 했다. 이 책을 마스터하면 클래식 음악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클래식 음악을 좀 아는 교양인의 아우라를 휘감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책을 넘기면서 해당 음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될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브람스는 클라라가 숨을 거둔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는데 정말 다른 감정이 없었던 건가.

 



 



모차르트 시대까지만 해도 작곡가가 자기 곡을 지휘했으며 이미 세상을 떠난 작곡가의 곡은 누구도 연주하지 않았고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베토벤 이후부터 이런 분위기가 달라졌다. 베토벤이 죽은 이후에도 그가 남긴 명곡들이 연주되기 시작하는데, 당사자가 세상에 없으니 다른 누군가가 지휘를 해야 했다. 이로써 지휘자 역할이 중요해졌다. 참고로 바그너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토벤의 곡 지휘자였다. 그 덕분에 그때까지 실패작으로 인식되던 제9번이 명곡으로 재탄생했다._<지휘자의 탄생>



뮤지컬이 오페라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 바로 춤이다. 오페라에도 춤추는 장면은 있지만 스토리상 필요한 경우에 불과하다. 이를테면 무도회 장면처럼 말이다. 하지만 뮤지컬은 춤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극 중에서는 춤출 필요가 없는데, 인물들은 춤을 추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렇게 드라마가 진행된다. 발성법도 다르다. 뮤지컬의 발성은 기본적으로 팝송과 동일하다. 그래서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어도 큰 위화감이 없다. 하지만 오페라를 영화로 만들면 특유의 과한 발성이 사실적 영상과 동떨어져 이질감이 발생한다. 오페라 영화가 좀처럼 흥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페라의 발성이 영화라는 형식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_<뮤지컬> 




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처음읽는클래식음악의역사 #클래식#입문 #클래식음악 #인문학책 #클래식연주회 #크리스마스선물 #책추천 #뮤지컬 #뮤지컬추천 #클래식 #오페라음악 #오페라공연 #음대생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클래식음악책추천 #탐나는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426년 조선, 열세 명의 소녀가 사라졌다!


제주의 숲속에 숨겨진 슬픈 진실


이제는 알아야 할 우리의 이야기




한국 이름이지만 대부분은 캐나다에서 삶을 지낸 저자의 한국 역사 소설. 영어로 출간되어 역번역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담긴 이야기. 독특한 이력에 끌려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운이 좋게도 선공개된 가제본이 내게로 왔다. 




5년 전, 숲속에서 자살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었고 그 자리에는 환이와 매월이 함께 있었다. 환이는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고 매월은 하얀 가면의 사내를 목격했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5년 후, 여인이 신비 복장을 하고 배에 몸을 실었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제주 노원으로 가는 길이다. 그녀의 아비 민 종사관은 조선에서 제일가는 수사관으로 사라진 열세 명의 소녀 사건을 수사 중에 실종되었다. 민 종사관에게는 여식이 둘이 있는데 아비와 똑같은 재능을 가진 첫째 딸 민환이와 신의 부름을 받은 민매월이다. 가족들이 제주도를 떠날 때 매월은 남아 노경 심방을 도우며 지내게 된다. 



5년 만에 재회한 자매 사이는 그닥 애틋하지 않았다. 매월에게 환이는 아버지에게 늘 먼저인 자식이었기에 열등감을 품고 지냈으며, 제주도를 떠날 때 자신만 떼놓고 모두 갔다며 가족을 미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더랬다. 그러니 언니가 달갑지 않아 퉁퉁거리기만 한다. 



그러던 중 신당에 동네 사람들이 찾아온다. 열세 번째 소녀 시신을 찾았으니 어서 가서 그녀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무녀를 모시러 온 것이다. 그 길에 환이도 동행하고 소녀의 시신과 주변을 보며 추리중에 시신을 검시하는 유선비를 보게 된다. 허술하면서도 예리한 이 남자 뭔가 있을 거 같았는데 ㅋ 



사라진 소녀들의 사건에는 아버지의 실종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직감한 환이. 과연 이 사건을 해결하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매월이와도 화해할 수 있을까.





공녀는 돌아올 기회가 있어도 돌아오지 못한다네. 대부분 조선에 당도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지. 67



믿음. 아버지의 일지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믿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였다. 믿음이라 절실한 마음이고, 어떻게 해서든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욕구였다. 이 나라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게 도와주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내게 증거 없는 믿음은 미신이었고, 미신은 약한 사람이나 매달리는 것이었다. 104




기억해야 했다. 아버지의 실종의 진상이 정말로 내 기억 속 어딘가에 있다면 어쩌지. 내가 기억을 찾지 못하면 아버지도 찾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 그렇게 되면 내 탓이었다. 105




나는 너희 둘 다 사랑했단다.

처음부터 그랬어.

너희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디 서로를 아껴다오. 273




그 순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았다. 나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다. (중략) 나는 아버지의 일지를 읽으면서 자랐고 이곳 제주에서 내 재능을 알아차렸다. 내게는 뒤엉킨 매듭을 푸는 재주가 있었다. 매듭을 하나하나 풀 때마다 이 세상과, 이세상이 멋대로 내려주는 속앓이의 의미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았다. 414


작가는 고려 시대 학자였던 이곡이 원나라 황제에게 공녀 제도를 없애 달라 청한 편지를 우연히 보게 되어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상소문이 쓰여질 당시 1232년부터 약 80년동안 끌려간 공녀의 수는 2천여 명이고 그 외 비공식인 경로를 더하면 훨씬 더 많은 소녀들이 인간 공물로 소모되었다고 하니.. 위안부만큼이나 아픈 역사이지 않은가. 애달프고 기막힌 역사는 작가를 흔들어 이 소설에 방점을 찍게 했다. 




이 소설은 시작하면 단숨에 읽어버릴 만큼 가독성과 몰입감이 대단했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닌데도 이 책은 꿀떡꿀떡 잘 넘어가서 희한하네 하며 읽었더랬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다른 언어를 사용한 저자였음에도 한국의 한(恨)을 제대로 녹여냈으며 여성 탐정이라는 희귀한 캐릭터를 조선 역사에 입혀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었지만 이 작품이 세 번째이며 앞서 두 작품 다 배경이 조선시대라고 하는데 나머지도 어서 번역되어 읽어보고 싶다. 시작은 다소 어두웠지만 마무리는 훈훈해서 기분 좋게 덮은 책이다. 역사, 추리 덕후들에게 추천. 





*출판사 창비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 소견을 작성했습니다. 




#사라진소녀들의숲 #허주은 #창비 #미디어창비

#소설 #가제본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