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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의 시대 - 우리는 왜 냉정해지기를 강요받는가
알렉산더 버트야니 지음, 김현정 옮김 / 나무생각 / 2019년 11월
평점 :
인간의 행복은 무엇이며,
그 행복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의외로 학계에서 행복을 주제로 한 연구를 시작한 건 120년 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행복이 아닌 생존에 의미를 두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행복에 대한 연구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궁극적인 삶의 동기와 추진력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로 형태가 바뀌었다. 하지만 궁극적인 삶의 동기와 추진력을 개인 자신에게 집중하는 결론을 갖는 이론들이 많아지고 있고 삶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었다. 이 부분에 의미 치료 및 실존분석을 통해 현대인의 결핍과 무기력한 삶을 집중 분석하면 세상에 대한 개인 기여도가 가치 있는 행복의 길임을, 나가 아닌 우리가 공존하는데 기여해야 진정으로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저자는 알려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기적인 것은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말들이 집필된 자기계발 도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다독여주고 칭찬해주는 것에 장기적으로 집중하다 보면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에는 무관심하게 되고 자신의 고통마저도 외면하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왜 우리가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고 이기적으로 바뀌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체념적 삶의 자세가 확산되면 개인의 삶을 암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적 관점에서도 독특한 대가를 치른다. 사람들이 체념에 빠지면 자신의 행복에만 눈이 먼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과 곤경에도 똑같이 눈이 멀게 된다. 24
저자를 통해 심리치료를 받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좋은 기억은 인지하지 않은 반면 부정적 경험에 대해서는 열변을 토한다고 한다. 불공정한 세상에 실망과 분노하며 자신 또한 세상에 불만적인 행동을 발산하게 된다. 그들은 끊임없이 세상에 대한 체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세상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핑계를 찾았다고 한다.
무덤덤하거나 냉담한 사람은 간혹 내적 공허함이 느껴질 때 자신의 삶을 실수나 잘못으로 받아들이면서 맞서거나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한탄한다. 공허함의 원인은 나에게가 아닌 외부에 있다고 진단하고 한발 물러서는 것이다. 55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 비난 본능이 생각났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의 이유를 찾지 않고 비난할 대상만 찾는 본능인데 사람을 찾지 못하게 되면 세상을 비난하게 되고 그러면 자기합리화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그의 이론이다. 나도 일이 잘 안 풀리게 되면 세상을 비난하고 타인을 비난했던 것 같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보다는 자기합리화하기 급급했고 그렇다 보니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게 되고, 세상에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하는 게 오히려 속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이 떠오른다.
우리의 능력과 감정을 다른 사람들의 삶과 공유하기 위해 가동한다면 최고의 목적지를 발견할 수 있다. 나의 약점이 다른 사람의 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121
어떤 인간도 고립된 성이 될 수 없다.
나의 약점이 다른 사람의 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약점이 나에게 기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말과 상통하는 구절이다. 책에서는 삶은 기본적으로 책임과 참여, 관심과 반응을 통해 결정된다고 한다. 그 관심은 자신에게만 취중 할 것이 아니라 사회와 다른 사람에게도 두면서 서로가 책임감 있게 의미 있는 삶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의 산물이자 부분이며, 이 세상을 향해 영향력을 발산하고 자신의 독자적인 능력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을 이 세상에 만들어낼 수 있다. 170
저자 알렉산더 버트야니는 25년 전에 대학에서 빅터 프랭클 교수의 강의를 처음으로 들었고 현재는 빅터 프랭클 연구소 소장이 되었다. 쉽지 않은 <무관심의 시대>를 읽으면서 삶의 의미에 대해 자문하고 내가 바라는 본질적인 욕구가 무엇이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작은 따뜻한 움직임은 불씨가 되어 언젠가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머지않아 오겠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되면 재독하여 더 많은 인덱스를 소비하고 싶을 정도로 깊이 있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