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그림자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사신의 술래잡기>을 다 읽고 <사신의 그림자>를 기대리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당연히 L의 정체였다.
사신이 혹시 무즈선? 그러면 너무 잔혹한데! 모삼의 약혼자를 난도질하고 모삼을 죽지 않을 정도로 수차례 썰더니 모삼을 구해서 간호한다고? 자작극이라 치면 그 후에는 모삼과 무즈선은 거의 붙어있었는데..
아니면 그 아무도 몰랐던 무즈선의 숨겨진 쌍둥이 동생이 짠~!하고 나타나려나?
이런 생각까지 미친 건 <사신의 술래잡기>에서 프로파일링 된 범인의 모습은 영락 없이 무즈선이었기 때문이다.

성미가 급한 나는 그냥 마지막을 열어보기로 했다. 아!! 그렇구나.. 반전의 반전이랄까. 무즈선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건 읽어보면 알게 된다.
이야기는 원래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게 재미난거니까 ㅋㅋ 어떻게 해서 이런 놀라운 결과를 냈는지 마예난의 글 속으로 풍덩 빠져보기로 했다.



<사신의 그림자>는 무즈선의 거처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수상한 상자가 배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역시 L이 보낸 것이다. 상자에는 또 작은 상자가 여러 개 있었고 조심스레 확인하니 경찰이 사용한다는 64권총이 분해돼 부품들이 담겨있었다. 이 단서들로 모삼과 무즈선은 머리를 맞대고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L 과의 게임으로 마주한 여러 사건들은 선과 악의 구분이 흔들리기 시작하지만 사건이 발생되면 본능적으로 프로파일링을 한다. 무즈선은 모삼과 함께 범인의 실마리를 시체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여 모삼에게 힘을 실어준다. 



부유하며 성품마저도 훌륭했던 한 가족이 화재로 몰살된 이유가 린위가 친구 리란에게 베푼 친절이었다. 리란은 더 이상 린위의 그림자로 살기 싫었다고 했다. 가여운 리란을 챙겨주고 싶어 했던 린위의 행동에 사람들은 린위를 더욱 칭송하고 리란을 더 하찮게 보게 된다는 것을 리란을 깨달았다. 그녀의 첫사랑마저도 단지 린위와 가까워지기 위한 수단으로 리란을 이용한 것.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에게 학대받은 그날 그녀는 결심한다. 


이번에 후속편에도 마찬가지로 몇 가지 사건을 읽어볼 수 있었다. 장웨명 부인의 스톡홀름 증후군, 두소야의 다중인격이 부른 참사 등은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사연들이 많은 반면에 추악한 것들도 있고, 보통으로 사는 게 가장 어려운 게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에 갈증을 느낀 것 인지 L은 모삼과의 게임의 룰을 바꾼다.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이겠다는 L의 통보에 모삼과 무즈선은 사건 속에서 범인을 L로부터 엄호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뀐다. 자꾸만 L에게 끌려다니는 모삼과 무즈선. 잡힐 것 같았던 L을 놓치고 또 추격하고 ...
무즈선이 제공하는 법의학적 정보는 신박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시신의 몸은 알려주는 정보가 많았다. 각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꼭 만나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쓸모 있는 몸을 만드는 다리찢기 스트레칭 - 바른 자세, 혈액순환, 다이어트, 통증까지 OK!
김성종.백민지 지음 / 북스고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내 최초 스트레칭 전문가 스트레칭 조이의 하루 20분 운동
셀럽들이 따라 하는 다리 찢기 프로그램 


사무실에서 줄곧 앉아 있다. 의자에 앉아있지만 습관적으로 아빠 다리를 한다. 화장실 문제만 아니면 2시간이고 3시간 쭉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러다 오래간만에 일어나려니 오금이 찌릿하고 무릎이 당긴다. 비단 나만의 습관과 통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좌식 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은 척추와 관절이 고통을 받는다. 더구나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척추와 하체 관절에 무리를 준다.


요 근래 들어 방바닥에 앉아 식사하는 식당이 줄어들고 있다. 손님들의 선호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절대 바닥에 앉지 말라고 한다. 건강한 사람도 바닥 생활을 오래 하면 몸의 정렬이 틀어지고 관절이 상한다는 것이다. 의자에 앉을 때도 아빠 다리도 지양하라고 한다. 하지만 바닥 생활이 익숙한 우리는 의자나 소파 위에서도 어김없이 다리를 포갠다. 어떻게 해야 할까.



<쓸모 있는 몸을 만드는 다리 찢기 스트레칭>으로 굽은 몸을 펴주고 틀어진 정렬을 맞춰보기로 했다. 스트레칭 전문샵의 존재를 이 책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 저자는 국내 최초로 스트레칭 샵인 '스트레칭 조이'를 운영하면서 즐겁고 재밌게 운동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칭의 효과를 전파하고 있다.

요가를 꾸준히 했던 나는 스트레칭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운동을 해도 나의 다리는 45°이상을 벌릴 수 없었다. 전후측만이 심한 나의 체형 문제라고는 파악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다리 찢기를 잘 하려면 바른 정렬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책에서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다른 사람보다는 조건이 나쁜 편인 것 같다.


스트레칭 조이는 누구라도 꾸준히 하면 변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인마다 체형과 유연성이 다르므로 본인의 컨디션대로 꾸준히만 한다면 앞으로 덜 아프고, 덜 힘들고, 더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있다. 내 몸을 탓하지 말고 노력하지 않는 나를 탓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 한번 해보자~!

이 책에 각 파트는 세 개의 스텝으로 되어 있어 하루에 하나의 스텝, 다섯 가지 동작으로 20분 동안 운동으로 충분하다. 먼저 자신의 유연성을 파악하기 위한 테스트 방법을 소개한다. 거울을 보거나 또는 옆 사람에게 봐달라고 해서 정확히 탐색해보자.


초급 > 중급 >고급 중에서 자신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한 달 후 다시 유연성 테스트를 해보고 다음 스텝으로 진행할지를 판단해가며 운동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히! 다. 근육은 탄성을 가지고 있어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유연해지고자 한다면 매일 습관처럼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다리 찢기는 다리가 일자가 되도록 만드는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완화해주고 바른 자세 유지, 피부 개선, 다이어트 효과, 생리통 개선 등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는 운동이다. 그리고 기존의 스포츠를 즐겨 하고 스포츠 관련 직종에 있는 사람이라면 부상을 당할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


※ 스트레칭 조이 회원들의 후기


a 허리의 통증이 사라졌다
b 운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세가 좋아졌다.
c 나는 뻣뻣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d 다리 찢기의 로망을 실현하는 중이다


<쓸모 있는 몸을 만드는 다리 찢기 스트레칭>와 함께 운동하기 위해 나의 몸을 사진으로 찍어보고 깜짝 놀랐다. 왼쪽 어깨는 내려가고 왼쪽 골반이 밖으로 빠져나온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내 몸이 이렇구나라고 잠시 슬펐지만 미워하지는 않기로 했다. 한 달, 두 달 꾸준히 다리 찢기를 해서 바꿔줄 거니까. 책 속에 스텝별로 강사님의 사진과 QR코드로 영상을 보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가끔 요가 동작과 비슷한 스트레칭이 있어서 반가웠다. ㅋㅋ 한 달 뒤에 유연성 테스트 후 다음 파트로 넘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해보기로 했다. 바빠서 외부 운동을 못 가거나 혼자서 하는 게 편한 사람, 또는 기존의 운동을 즐겨 하나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스트레칭 운동법을 주목해보자. 이 책이 우리의 몸을 디자인해 줄 것이다.



#쓸모있는몸을만드는다리찢기스트레칭#스트레칭조이#김성종#백민지#북스고#booksgo#운동책추천#스트레칭이답이다

#스트레칭의효과#스트레칭은꾸준히#운동극대화#바른자세#홈트레이닝 #홈트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에게 가는 길 - 일곱 살에 나를 버린 엄마의 땅, 스물일곱에 다시 품에 안다
아샤 미로 지음, 손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2019년 봄, 어느 휴일 팟캐스트에서 들려오는 어느 한 여인의 이야기에 하던 일을 중단하고 집중하며 들었다. 스페인으로 입양된 인도 여성은 성인이 된 후 뿌리의 근원을 찾아 고향으로 여행을 떠나 자신의 정체성과 일생 동안 해야 할 일을 찾게 되었다는 스토리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손미나가 게스트로 출연했던 아샤 미로의 이야기는 책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쉽게도 절판되어 신간으로는 만날 수는 없어 중고로 찾아야 했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다행히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레지나 파치스 수녀원의 나선형 계단을 수없이 올라 부모님을 갖게 해달라고 조르던 아샤 미로는 일곱 살에 스페인 가정으로 입양되었다. 그리고 20년 만에 고향의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광막한 인도에서 뿌리를 찾는다는 것은 양부모님과 함께 정기적으로 입양되기 전 머문 수녀원에 아델리아 수녀님 앞으로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입양 후에 해당 기관으로 아이들과 함께 성장 편지를 작성하고 사진과 추억도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이점만 봐도 양부모님은 입양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깊음을.. 기본적으로 인품이 훌륭한 분임을 알 수 있었다. 


두 분은 내 동생이나 나에게 그 어떤 것에서도 부족함이 없도록 아낌없이 모든 것을 다 주셨다. 무엇보다 아주 듬뿍 넘치는 사랑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분들은 아니지만 부모님은 당신들의 모든 것으로 우리의 내면을 가득 채워주셨고, 도공이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것과 같은 지극한 정성으로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하셨다. 


아샤 미로는 성장하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번민이 주체 없을 만큼 커졌고 끝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갈망했지만 어디에도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기적처럼 인도 시골에 봉사자를 구한다는 NGO 단체 정보지를 받게 된 것을 계기로 드디어 길이 열린 것이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두 가지 여행이 담긴 책이다. '1 부 너는 갠지스의 딸이란다'에서는 27살에 아샤의 생에 첫 인도 여행을. '2 부 달의 두 가지 얼굴'에서는 가족을 만나게 되는 두 번째 인도 여행 이야기이다.

1부에서는 자신의 고극을 찾았으나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아샤의 존재를 모르는 이복형제들만 있다는 수녀님의 말씀에 아샤는 더 이상 가족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고 봉사활동이 끝난 후 바르셀로나로 돌아온다. 연약했던 친어머니는 아샤를 낳고 돌아가셨고 가난하기도 했고 육아를 혼자 감당할 수 없었던 친아버지는 세 차례 아샤를 길가에 버렸다. 그리곤 수녀님들이 버려진 아샤를 키워주셨다. 자신이 세 차례나 버림을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2부에서는 봉사활동이 지난 몇 년 후 수녀님께서 알려진 가족 정보가 오류가 있었음을 알게 되어 진짜 가족을 만나기 위한 두 번째 여행을 가게 되는 이야기다. 


그것은 바로 어린 두 딸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아샤가 ‘희망’을 뜻하는 이름이었기에 그는 이제는 볼 수 없을 어린 딸의 인생에 희망을 빌어주는 의미에서, 우샤 대신 아샤라는 이름을 주고 싶어 했던 것이었다.


아샤의 원래 이름은 우샤였다는 것. 그리고 큰언니 이름이 아샤..
이렇게 인도의 아샤와 스페인의 아샤가 마주하게 된다. 심장이 뜨거워지고 뭉클했다. 역시나 뺨을 타고 흐르는 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만난 친자매와 친척들.
조카들은 어미보다 이모인 아샤를 더욱 닮았다. 그녀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부모님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버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고,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을 큰언니를 만난 아샤가 받았을 감동의 크기를 감히 가늠할 수 없지만 책만 보고도 가슴이 벅찼다.
언어가 다른 이들이게 장벽은 없었다. 그저 목소리만 듣는 것만으로,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 여행에서는 절망을 두 번째 여행에서는 선물을 받은 아샤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그녀의 이야기 속 1 부에는 스페인 어머니의 육아일기도 포함되어 있다. 1부에서는 아샤에게 편지를 쓰는 듯한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눈물샘이 터지고 2부에서는 친가족을 만나면서 다시 터졌다. 그녀에게 인도 여행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더욱 또렷하게 아로새겨지는 계기가 되었다. 아샤는 현재 NGO 단체들과 함께 빈곤층의 어린이를 돕고 있고 바르셀로나 시청 내 여성이민자와 어린이를 돕고 있다.


훌륭한 어른이 된 아샤 미로를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두 어머니께 감사함을 느끼며 마지막 책장을 덥었다. 입양 예정이었던 아이가 사망하여 대신 스페인으로 가게 된 아샤는 따뜻한 사랑 속에 자랐고 그 사랑을 인류로 전파하고 있다. 그야말로 휴먼 감동스토리였다.


"네가 가난한 자의 자식인지 부잣집에서 태어났는지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인도의 성스러운 물이 네게 삶을 주었고 너는 신의 선물인 그 인생을 어떻게 값지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돼. 너의 동포들을 도우면서, 좋은 일을 하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제의 역사는
'말 없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증거들에 근거를 두고 기록되는 대중의 역사'다.
p78 


 과거 1929년 광주에서 나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일본 남학생들이 한국 여학생을 희롱하는 것을 목격한 한국 남학생은 사과를 요구했지만 일본 남학생은 거절했다. 그러자 기차 안에서 한일간의 큰 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은 한국 학생들에게만 벌을 내린 사건이 광주 학생 운동으로 확대되었다. 광주 학생 항일 운동은 3.1운동 이후 가장 규모가 큰 항일 민족 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한다. 


1인 크리에이터가 활기치는 이 시대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굳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클릭만으로 쉽게 정치적인 참여도 가능한 세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굳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갖는 걸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선조들이 행한 대중의 힘으로 우리는 현재로 살고 있다. 대중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분명 과거와는 다른 방법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무리들은 있다. 나는 사회학에 관심이 그다지 많진 않지만 역사 속의 대중 그리고 현재 대중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싶었다. <새로운 대중의 탄생>이라는 책은 궁금증을 해소하기로 했다.


전통 대중 vs 새로운 대중

역사적으로 첫 대중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대규모의 이주 활동, 원정 행렬, 대군의 형성, 봉기, 굶주림으로 인한 반란, 탄압에 대한 저항을 통해 생겨났다. p37

이 책에서는 특정한 특성들로 대중을 구분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늘 즉흥적이다. 대중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행위가 핵심인데 함께 모여 열렬히 구호를 외치며 큰 동작으로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기를 바란다. 그 외에도 다른 특성들도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 대중은 공동의 목표 또는 공동의 적에 집중하지만 새로운 대중은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평등한 풍요에 집중한다. 새로운 대중은 참여한 개인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포퓰리즘적 대중과 구분된다. 무엇보다 대중과 그 구성원인 개인들 사이의 관계가 변했다는 것이 과거와 다르다. 뉴미디어 덕분에 더 이상 사람들이 집결해서 남들과 동시에 행동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 부분이다.


그들에게 장소의 의미란..

정치적인 대중은 혁명을 외치는 대중을 충분히 수용할 정도로 넓은 거리와 광장에서 형성된다고 한다. 대중의 힘을 강화해주고 감정을 고조해주는 작용에 도움이 되는 주요한 공공장소들을 본능적으로 찾아낸다는 것이다. 그 공간들의 상징적인 위력에 힘을 얻고, 상징적인 장소에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역사를 레이어링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강화시킨다. 



대중은 장소를 점유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광화문만 보더라도 정치적 행사가 주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로부터 국가적 행사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졌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광화문은 세월호 기념, 촛불 집회. 각종 시위 현장을 상징하고 있다. 국가적 행사로 이용되었던 장소가 사회적인 행사로 의미가 레이어링 되었다. 이 책의 사례들만 보면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로 반영하여 생각하니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대중의 탄생>에서는 초기의 대중 이론부터 사례, 대중의 개념과 특징, 현대의 대중들의 형태와 영향력들을 여러 학자들의 견해와 함께 설명해주고 있다. 독일의 문화와 사회학자의 정보가 친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관상>의 대사가 떠올랐다.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인데 말이오." 마찬가지로 역사를 만드는 것은 대중이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방인 (양장) - 개정판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번역은 해석이 아니다. '해석'이 문장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설명하는 것이라면 번역은 원래의 문장을 있는 그대로 도착어로 옮겨 주는 작업이다. 잘 된 번역은 그것을 얼마나 정확히 옮겨 주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지. 역자가 얼마나 읽기 좋게 옮겨 주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_ 역자 후기 중에서


 이번 새움에서 출간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기 전에는 다수의 번역서를 보면서 읽기 쉬운 것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의 역자는 읽기 쉬운 책은 잘못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여러 역자들로 다른 해석이 된 이방인의 번역을 보니 정말 전혀 다른 내용으로 비쳤다. 원작은 번역자로 인해 원래의 의미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존에 다른 이방인의 책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역자의 노트에서 다양한 사례가 있으니 번역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솔직히 올바른 번역, 좋은 번역의 정의를 감히 내릴 수 없다. 하지만 해석은 독자의 몫이라는 역자의 주장은 인정하고 싶다.



 뫼르소는 양로원에서 어머니의 사망 전보 한 통을 받고 이틀간 휴가를 냈다. 어머니가 계신 영안실에서 뫼르소와 관리인은 함께 밀크커피를 마시며 가끔 담배도 피우며 대화를 했다. 익일 오전에 장례를 치렀고 뫼르소는 피곤했다.


나는 피곤했다. 관리인이 나를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가주어서 나는 간단하게나마 씻을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밀크 커피를 마셨는데 아주 맛이 좋았다. 밖으로 나섰을 때, 날이 완전히 밝아 있었다. 마랭고를 분리시키는 언덕들 위, 하늘에는 붉은 기운이 가득했다. (중략)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27p


언제나처럼 또 한 번의 일요일이 지나갔고, 엄마는 이제 땅속에 묻혔으며, 나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것이고, 결국,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42p


장례식에서 돌아온 뫼르소는 수영장으로 향했고 거기서 마리를 만나 영화도 보고 잠자리를 한다. 일상으로 복귀는 아주 성급해 보이지만 뫼르소는 그런 사람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엄마를 양로원에 보낸 일로 자신을 안 좋게 여기는 것을 최근에 알았고, 엄마를 보살펴 드릴 돈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양로원에 보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다. 그와 함께 있는 엄마는 외로워 보였기도 해서 양로원에서 말동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 그다. 


뫼르소에게는 레몽이라는 이웃 친구가 있는데 함께 지내는 정부가 악질이라 혼내주려고 편지를 쓰려는데 글을 몰라 그에게 대신 써주길 부탁한다. 얼마 후 레몽과 그의 정부가 방에서 심하게 다퉜고 주민 신고에 경찰이 들이닥치고 레몽은 곤란한 처지가 되었지만 뫼르소가 레몽이 유리하게 증언해준다. 유대관계가 깊어진 그들.

레몽의 초대를 받아 뫼르소와 마리는 그의 친구가 거주한다는 해변 목조 별장에서 일요일을 함께 보내기로 한다. 그곳에서 레몽의 정부의 오빠인 아랍인 무리들을 만나고 한 번의 시비 후 두 번째 만남에서 뫼르소는 아랍인을 향해 다섯 발을 쏘게 된다. 그리고 뫼르소는 체포되고 심판을 받기 위한 재판이 열린다. 



내 존재가 긴장했고 나는 손으로 권총을 꽉 움켜쥐었다. 방아쇠가 당겨졌고, 권총 손잡이의 매끈한 배가 만져졌다. 그리고 거기에서, 날카롭고 귀청이 터질 듯한 소음과 함께, 그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87p

 재판 과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느닷없이 어머니의 장례식이 화두가 된 재판장.
뫼르소가 충분히 슬퍼 보이지 않았다고 냉소적으로 보였다고, 그의 범죄는 죽어 마땅한 결과가 되고 사형선고가 내려진다. 한 사람의 목숨을 들었다 놨다 하는 판결이라는 것이 이틀 정도로 지켜본 관찰자(양로원의 원장, 관리인, 간호사)의 증언만으로 재단해도 되는 것인지... 결국 배심원뿐만 아니라 재판장도 등을 돌렸다.
지금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죄질이 아닌 인간성으로 판단했다. 죽어도 되는 인간인지를 판단하는 듯 보였다.
뫼르소가 타임머신이 있었더라면 그 당시로 돌아가 영안실에서 거짓 눈물을 흘렸어야 했다. 그저 태양이 뜨거워 아랍인을 향한 총질했던 것을 용서받기 위해서 말이다. 뫼르소는 스스로 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덜 외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겨진 소망은, 내 사형 집행이 있는 그날 거기에 많은 구경꾼들이 있고 그들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167p


 역자의 추측과 생각이 배제된 온전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읽기를 끝내고도 한참을 서평을 쓸 수 없었다. 주변 인물은 평범한 사람에 반해 뫼르소는 독특하고 복잡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외부 환경에는 극히 예민하지만 사람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무척이나 곤란했다. 뫼르소와 재판장의 사람들은 비논리적이었다. 제목의 의미가 뫼르소를 제외한 사람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두 번째 읽었을 때의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