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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의 순진 열린책들 세계문학 245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 이상원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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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1874년 5월 29일 - 1936년 6월 14일)은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작가 중 하나라고 한다. 브라운 신부의 모델 오코너 신부는 저자와 평생 우정을 나눈 친구였는데 작가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데도 크게 영향을 주기도 했다. 악과는 담을 쌓은 이미지에 의외로 무서운 범죄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오코너 신부에게 자극을 받아 저자는 브라운 신부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주요 인물)
플랑보 - 프랑스 기스코뉴 출신으로 키가 크고 몸도 탄탄한 그는 독창성이 돋보이는 절도범이다. 독일 황제만큼이나 유명한 국제적인 인물로 그의 새로운 범죄 소식이 매일 아침 신문에 장식했다. 예술적 범죄자였던 플랑보는 브라운 신부의 교화 덕분에 과거를 청산하고 그의 뛰어난 머리로 아마추어 사립 탐정 사무실을 차리고 브라운 신부와 함께 일한다. 하지만 브라운 신부의 능력의 발끝도 쫓아오지 못하는데.. 


브라운 신부- 작달만한 키에 전형적인 동부 촌사람답게 둥글고 넓적한 얼굴에 두 눈은 두더지마냥 멍하다. 에식스의 촌스러움과 성직자 다운 천진함이 어우러진 모습의 그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생각하지도 못할 생각을 한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추리력이 브라운 신부의 가장 큰 매력이다.


p111/ 선함의 수준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악함의 수준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네. 그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야. 친절한 사람도 술을 마시면 잔인해지고, 친절한 사람도 살인을 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네. <날아다니는 별들> 중에서


p133/ 사람들은 상대가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았나요? 사람들은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 혹은 자신이 보기에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립하는 법이지요. <보이지 않는 사람> 중에서


브라운은 사건 해결뿐만 아니라 범인에게 참회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 사건을 제자리로 돌리게 한 다음 도망칠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해성사가 주 업무인 신부의 특성상 많은 고해를 들고 사해줬을 것이고 그 고해자의 말속에는 여러 가지 범죄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건을 다룬 수사관보다 더 많이 범죄자들과 만났을 수도 있고 더 많은 범죄의 내용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가 해결한 12건의 단편소설인 <브라운 신부의 순진>은 현장에 대한 실감 나는 묘사력과 캐릭터들의 심리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명쾌한 사건 해결로 끝나는 것이 아닌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묘미가 있었다. 셜록 홈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브라운 신부에게도 분명 매력이 느낄 것이다. 추리소설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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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머린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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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소년 범죄는 처벌이 아니라 처분이라고 한데요. 10세 미만은 처벌 불가,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법으로는 처벌이 불가하지만 소년법으로 처분은 가능하다. 즉 10세 이상은 성인과 다르게 보호처분과 형사처분이 가능하다고 해요.
2015년에 발생된  캣맘 사건 아시나요.
길고양이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으로 용의자는 8세라서 보호 처분뿐만 아니라 아무런 처분이 없었어요. 이 사건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소년법의 특혜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미성년자가 무면허로 인도를 돌진,
조깅 중이던 시민 40대 남성 사망'


18세 다나오카 유마를 감별소로 이송 중인 가정법원 조사관 진나이와 무토. 둘 사이에  다나오카를 두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는 진나이를 귀찮지만 무례하지 않게 받아주고 있다.
운이 나쁘게도 유명한 민폐남 진나이와 한 조가 되어 앞날이 걱정인 무토.
인사이동으로 또 진나이 씨와 같이 근무하는 것도 모자라 진급에 관심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주임 시험을 봐서 지금의 상관이 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은 부정하고 싶었다. 3인 1조 조직의 나머지 한 사람 기사리즈 안나는 포커페이스에 무기력한 스타일로 자신보다 어리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다나오카 유마를 맡게 된 무토. 감별소 조사실에서 마주 앉은 다나오카 유마는 기운 없이 고개를 숙이고 질문에는 한결같이 네라고만 대답을 한다. 
다나오카는 상습적으로 차량 탈취해 운전연습을 그동안 해왔다.

몇 달 뒤면 열아홉이 되어 면허 취득도 가능한데 이 아이는 왜 훔쳐 가면서 운전을 했을까? 그저 재미로? 인명사고는 실수였을까? 계획적이었을까? 여러 가지 의문점 중에 만약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건이었다면 조깅하던 남자와 무슨 원한이 있는 것이었나에 초점이 맞춰 읽어 내려갔습니다.
다나오카는 네 살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큰아버지 네에서 보살핌 속에 자랐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에 절친 두 명의 친구들과 셋이서 신호등에서 대기 중에 인도로 돌진한 차량으로 한 친구를 잃게 됩니다. 친구를 친 차량주도 무면허는 아니었지만 미성년자였습니다. 다나오카는 교통사고, 자동차는 소중한 사람을 앗아가는 악마 같은 존재일 텐데 본인이 자동차 사고를 내다니.. 자동차에 대한 소년만의 복수였을까요. 친구의 복수라면 조깅하던 남자의 나이가 가해자의 나이와 일치하지 않는데..

​◆ ◆ ◆


무토가 담당하는 또 다른 소년이 등장해요. 오야마다 슌은 웹상에 협박자를 협박하여 사회적인 이목을 끌었고 신상파악을 하고자 할 때 자수한 친구입니다. 진나이는 이 친구를 두고 '특허 안내는 에디슨'이라고 부를 정도로 자기 과시욕은 없지만 아주 똘똘한 소년이에요.  보호관찰 중인 오야마다 슌 집으로 방문한 무토에게 웹상에 떠도는 살인예고장을 프린트하여 건네줍니다. 직감적으로 이 사람은 실행으로 옮길 테니 무토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거에요.
형사도 아닌 조사관인 무토가 할 일도 아닌데 말이죠. 그러나 온라인으로 사고를 쳐 보호관찰 중인 오야마다 슌이 다시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던 거죠.
결론적으로 진나이와 무토가 살인 예고장의 그 사람을 제압하여 살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어요. 이 사건은 기사화되면서 진나이가 예전 관찰했던 소년들이 인사하겠다고 진나이를 찾아옵니다. 꼭 은사님을 뵙는 분위기 ㅋㅋ
자기애가 강한 괴짜 진나이는 어려 가지로 민폐님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억을 줬던 엉뚱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진나이씨는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의 선입견을 뒤 없거나 방심한 사람의 허를 찌르는 패턴 같은 거.'

마지막으로 찾아왔던 남자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초등학생이 사망하게 된 사건의 용의자였던 와카바야시도 있었죠. 맞습니다. 다나오카 친구를 죽인 그 사람이에요. 진나이가 본인 담당건도 아닌데 다나오카를 관심을 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와카바야시는 이제 스물아홉이 되었군요. 일진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던 와카바야시는 밤새 운전하다 아침에 잠깐 정신을 놓다 사고가 났습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줄곧 편지와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배당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와카바야시는 구조 대원으로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져요. 본인 스스로 면접관에게 어린 시절 사고 친 것을 고해성사하기 때문이죠.


​◆ ◆ ◆


다나오카가 사고 낸 현장에서 추모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소년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 애들이 커서 더 큰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처벌이 약하다. 성인과 같은 수준의 벌을 받아야 한다.'
그 아이들은 실수였든 의도적이었든 처벌이 가벼우면 바깥 생활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실수로 교통사고를 낸 와카바야시와 의도적으로 동일 사고를 낸 다나오카.. 둘 다 가엽긴 하지만 범죄자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소년을 보면 참 여러 생각이 들지.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울화통이 터질 때도 있어. 남을 그렇게 다치게 해 놀고 미꾸라지처럼 책임을 회피하려는 젊은 애들을 보면 왜 이런 녀석이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고, 가정환경을 들여다보고 가해 소년에게 동정심이 솟아오를 때도 있는가 하면, 더 분노가 치밀 때도 있지.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몹쓸 짓을 한 녀석들은 사정 봐줄 것 없이 엄벌하라는 의견에도····· 그 심정은 물론 나도 이해할 수 있지만 덮어놓고 수긍할 수는 없어."


​◆ ◆ ◆


다나오카와 오야마다 슌 그리고 청년이 된 와카바야시의 사건과 그들의 사연에 따라 완성되는 퍼즐, 안타까운 분위기를 전환해주는 진나이의 개그까지 재밌었습니다. 괴짜와 콤비를 하려면 무토 같은 진지한 사람이 필요하죠.
칠드런 속편이라고 하는 <서브머린> 때문에 저는 칠드런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왠지 수년이 지난 후에도 진나이를 찾아오는 아이들 이야기가 있을 것 같거든요. 매우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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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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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크게 다투면 이웃집에서 말리러 찾아오고 이웃집으로 피신을 간 세 자매에게 동네 아줌마들이 부모님이 이혼하면 누구랑 살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는 더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날은 경찰이 방문했지만 집안일이니 잘 얘기해보라고만 하는 소극적인 태도에 가정폭력은 집안일이라 나라에서 보호를 안해주는게 당연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정폭력도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엄연한 폭력입니다. 가해자는 주로 남편 또는 아빠이고 피해자는 아내와 아이들이죠.

오랜 시절에 태어난 아이가 딸임을 알고 울던 엄마들은 자신의 팔자처럼 비참하게 살게 될 딸이 불쌍해서, 이번에도 아들을 낳지 못해 앞으로의 자신의 삶이 더 고달퍼질 것에 한탄하며 그렇게도 피눈물을 흘렸나봅니다.


제목과 표지만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서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른 소설이라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자의 정보도 흥미로웠어요.
레슬리 피어스 35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해 48세에 <조지아>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한 그녀는 7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멋있죠.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는 데는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배경이 1965년 1월 부터입니다.
주인공 케이티의 엄마 힐다는 외부와는 단절된 채 쉬지않고 집안 일을 합니다. 가족과의 대화는 항상 날이 서있고. 그녀의 시선은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가족들은 힐다에 의해 정신적으로 질리고 로버트(케이티의 남동생)마저 휴일에 집에 오지 않겠다고 한다. 케이티 또한 직장을 런던으로 옮길 생각을 하는데..힐다는 원래부터 까칠하고 냉정한 성격이었을까요.



앞 집인 글로리아의 집이 활활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힐다는 냉정하기 그지 없고 가족들은 글로리아 집에 아무도 없었기를 기원하는데..
다음 날 시신 두 구가 나오고 경찰은 화제 원인은 방화로 의심되고 있었다.
시신은 글로리아와 그녀의 딸 엘시였다.
글로리아는 글로리아네 드레스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으로 매력넘치는 이혼녀입니다. 케이티는 그녀의 집으로 의문의 손님이 드나드는 것을 예전부터 봐왔습니다. 글로리아는 자신의 얘기를 하기보단 상대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편이었고 사람들에게 쉽게 신뢰를 얻는 재주가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글로리아를 좋아했다. 힐다는 그녀를 싫어하지만..

힐다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앨버트는 케이티의 아버지로 착하고 다정다감하며 상냥하다. 키도 크고 잘 생겼으며 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다. 이런 남자가 왜 힐다를 만나 무시당하고 맘고생하는지 불쌍했다.
화제 발생 몇칠후 방화범의 용의자로 앨버트가 경찰에 잡혔다.
누군가 그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앨버트의 지문의 묻은 등유통과 방화를 위한 천조각이 창고에서 발견 된 것.

케이티는 아버지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분주하게 알아보는데 글로리아의 집으로 의문의 손님을 데리고 오는 여인 애드나에게 증언을 구하고자 다가가고 엄청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글로리아와 에드나는 철저히 비밀리에 가정 폭력으로 힘든 여인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도움을 주고 있었다. 


각자의 집에서 6킬로나 먼 병원에서 두 여인은 처음 만나게 되고 같은 처지임을 알게되어 급속도로 친하게 된다. 애드나의 남편은 은행지점장이었고 글로리아의 남편은 치과의사로 겉으로는 남편 잘만나 걱정거리 없이 지내는 여자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가정폭력에 육신과 영혼이 병들어가고 있었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생각하고 둘은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함께하고 그러면서 같은 처지의 여자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녀들의 독립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사회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아내가 많았고 생각외에 많은 여자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폭행을 당하고도 조용히 참고 지내는 사람들은 아이마저 위험해지자 그때야 집을 나갈 생각을 한다.
애드나 역시 15년째 남편으로부터 숨어지내는 처지라 쉽게 증언을 하기 어려운 상황. 


글로리아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딸과 통화하다가 케이티를 돕겠다는 결정을 하는 애드나. 케이티에게 그동안 도와줬던 여성들의 인적 사항과 피해 내용 등 자세히 기록된 노트를 건네준다. 월요일에 앨버트를 위해 증언한 후 2주뒤에 떠난다는 그녀는 갈색 제규어 차량으로 강으로 전복되고 기적적으로 살아나는데..

노트안에 피해여성의 남편 중에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한 케이티는 갈색 제규어를 소유한 남자를 찾기 위해 주소록의 집들을 방문한다. 그러다 에드워드 라일리에게 납치되는데...


현재 시점이 아닌 1960~1970년 대 가정폭력을 주제로 다룬 범죄소설이었습니다.주인공 케이티의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23세 여성으로 금빛이 도는 빨간 직모, 코에는 드물게 주근깨가 있고 진주색 피부와 녹색눈을 가진 마른 체형. 158센티의 작은키지만 대담하고 활발한 성격이에요. 케이티는 항상 사람을 꿰둟어 보며 타고난 차분함과 당당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엄마인 힐다를 미워했지만 화제 범인을 찾는 과정중에 끔찍한 일을 당한 그녀는 엄마를 이해해보려고 부드럽게 대화를 시도하죠. 힐다에게도 말못할 과거가 있었고 오랫동안 묵혀왔던 가족의 비밀로 케이티는 방황합니다. 하지만 상처의 극복은 사랑이라는 것을 부모님을 통해 찰스를 통해 알게되지요. 찰스와 결혼한 그녀 또한 글로리아처럼 피해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다른 형사법규 위반보다 폭력에 대한 법적 죄의식이 낮습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언제든지 살인자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오늘 기사에도 밴쿠버서 별거중인 남편이 초등학교 앞에서 부인 살해, 그레이스하버 카운티서 30대 여성이 별거 남편 총격 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뜨네요.
상처는 아물수는 있어도 마음의 흉터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어떤 폭력이든 근절되어야 하지만 가정폭력은 대대로 전승될 수 있는  인권침해의 악순환 과정을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가정폭력이 없는, 상처의 대물림이 멈추는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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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보이 - 시크한 고양이 헨리의 유쾌발랄툰
벤지 네이트 지음, 조윤진 옮김 / 문학테라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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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어린 시절에 아기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운 기억이 나요. 발톱은 너무 따갑고 혓바닥은 거칠었지만 아기 고양이는 정말 귀여웠습니다.  아마도 성장과정이 생각이 안 나는 걸로 보아 탈주했거나 부모님이 다른 곳으로 보낸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직접 키운 적은 없고 길고양이와 몇 번 마주한 적은 있습니다. 


어느 날 건어물 노점상에서 쥐포를 골라 맨반석위에 구워지는 나의 건어물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야옹이 소리가 나더군요. 그래서 호~호 불어서 먹으라고 손에 쥔 채로 다가갔는데 휙! 휙~~! 저의 손등은 빨간 삼지창 자국이 길게 생겨버렸어요. 넘나 우울했습니다. 강아지와는 너무나 다른 고양이의 습성에 무지한 제가 잘못이었죠. 그 뒤로 먹이를 줄 때는 바닥에 놓아주고 멀리 떨어져 있어요 ㅋㅋ 


순종적이고 애교 넘치는 강아지들과는 아주 다르게 고양이는 시크 도도한 것 같아요. 물론 요즘은 개냥이도 많지만 대중적으로는 고양이는 길들이기 힘들다, 고양이가 주인을 고른다는 얘기가 자주 들리는 것 같아요. 오히려 사람이 고양이에게 애정을 구걸하기도 하죠. 어쩌면 밀당의 고수인지도 모릅니다. ㅋㅋ

이런 매력적인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한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보신 적 있으세요? 동물을 의인화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키우던 동물이 사람이 되었다!는 신선한 것 같아요.


16세에 학업을 중퇴하고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린 벤지 네이트는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만화가라고 합니다.  엄마의 소감에 따라 재미를 판단한다고도 하네요.
그녀는 오랫동안 예술에 대해 자신감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술감독 닉의 관심을 받아   <<캣 보이>>를 연재하게 되었고 그 후로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과 더불어 dinky award 수상까지 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


미대 졸업 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는 하는 올리브에게는 반려묘 헨리가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예요. 어느 날 별똥별을 보고 헨리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더니 그대로 이루어져 적잖이 당황합니다. 앞으로는 소원을 신중하게 빌기로 하지요.

좌우지간 헨리는 사람이 되어 올리브와 사람 친구처럼 동거를 하게 됩니다. 헨리는 분명 수컷이지만 올리브는 남성복이 없어 본인의 옷으로 헨리의 치장하지요. 그런데 올리브가 패셔니스타인가요? 아니면 패션은 얼굴이라 그런가요? 헨리 스타일이 넘나 멋스럽습니다. 둘이 함께 외출하면 호기심 많고 발랄한 헨리는 인기쟁이가 되어 친구들에게 둘러싸이게 됩니다. 그런데 올리브는 혼자가 돼버립니다. 왜 올리브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요. 동창 애들도 헨리에게만 말을 걸고 올리브는 무시하는 분위기더군요. 불쌍했어요.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소극적인 올리브에 비해 헨리는 대범하고 적극적이며 파티를 좋아하는 아주 활달한 캐릭터입니다. 둘이서 쇼핑도 하고 하이킹도 함께 합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엮은 그래픽 노블이에요.
만화 속에 패션들이 예사롭지 않은데 실제 이 옷과 소품들이 판매가 되고 있다 합니다. 작가님이 운영하는 아트마켓 '콜보이'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해요. 완전 신기합니다. ^^
책 속에 등장하는 옷의 브랜드도 모두 콜보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림에 관심이 많은 저는 미대 졸업 후 방황하는 올리브에게 많은 공감이 갔어요. 저도 같은 시절을 보냈거든요. 마음에 들었던 구절 하나만 공유할게요.


명랑한 고양이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부딪치는 일도 많았지만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정말 올리브와 헨리는 베스트 프렌드였습니다.

심플한 책이라 금방 읽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고 만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거 같아요. 시크한 고양이 헨리의 유쾌 발랄 툰!   <<캣보이>> 에서 매력적인 고양이를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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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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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소설가이면서 시인인 헤르만 헤세는 1919년 42세의 나이로 <데미안>을 출간하고 신인상을 거머쥐었다고 한다. 부제는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 시절 이야기'인 <데미안>은 감수성이 풍부한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나 소년에서 어른으로 자라가는 과정이 그려져있다.


싱클레어에게는 두 세계가 존재했다.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로 선과 악으로 구분 지어진다. 소년은 두 세계 안에서 내적 갈등을 하며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힘껏 흔들렸다.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적 부유한 집안의 장남인 싱클레어는 열 살에 크로머를 만나면서 다른 세계를 알게 된다. 그 무리에서 더 돋보이려고 못된 거짓말을 하게 되고 크로머에게 발목이 잡혀 치욕으로 가득한 어둠의 세계로 추락한다. 그러던 중에 전학 온 상급생 어른처럼 점잖은 막스 데미안에게 호감이 가고 둘은 금세 친해진다.

"나는 총명하고 밝고 침착해 보이는 그가 주의 깊고 지혜롭게 자신의 공부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았다.(중략) 마치 독창적인 자신의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처럼 보였다."
카인과 아벨에 대한 데미안의 견해로 싱클레어는 그에게 더욱 빠지게 되고..

언제부터인가 크로머가 자신을 피하는 것을 보고 데미안이 크로모와의 악연을 해결해준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글욕역사를 공유한 데미안과 더 이상 함께 하고 싶지 않았고 그 또한 어두운 세계의 사람 같았던 이유로 멀리하게 된다.
상급학교인 김나자움에 진학 후 싱클레어는 불량한 알폰스 베크를 만나 술을 가까이하게 되고 방탄한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술에 익숙하지 않아 항상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며 진실한 친구에 대한 결핍에 데미안을 그리워한다.

"나는 가장 난폭한 패거리에게도 인정받는 술집의 호걸이며 독설가였다."


"나의 문제가 곧 모든 사람의 문제이며 모든 생명과 사색의 근본이 되는 문제라는 인식이 마치 성령처럼 내 마음속을 지나갔다."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결핍되어 있었다. 그것은 진실한 친구였다."

싱클레어는 내적 갈등 중에 그림을 그린다. 한순간에 반해버렸던 소녀 베아트리체를 그렸지만 그 속에는 데미안이 있었고 본인 자신도 있었다. <데미안>이 발간되기 2년 전 헤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림을 탈출구로 삼은 것 같았다. 본인의 작품에 삽화까지 그렸고 전시회도 열었다고 한다. 그이 그림도 싱클레어처럼 많은 고뇌가 담긴 그림일까.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헤세의 그림이 궁금하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대화는 매우 독특하다.
"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니?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제법 근사한 점도 있으니까 말이야. 도취의 황홀감과 바쿠스적인 요소 말이야. 그러나 술집에서 시간을 낭비해 버리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멋이 쉽게 사라져 버려.(중략) 매일 밤 단골 술집의 술상을 보고 있는 파우스트를 상상할 수 있겠니?"


어려운 책이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집중하며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찾아가며 읽었다. 데미안과 영혼의 교류를 갖고 모든 존재의 어머니 같은 에바 부인에게 사랑한 싱클레어는 어쩌면 헤세의 내적 이야기는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섬세한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는 듯한 내용이었다.


"나는 자연이 만든 실험체다. 불확실하고, 어떤 새로운 것, 아마도 허무의 실험일 것이었다. 이 도박으로 하여금 본연의 깊이에서 움직이게 하고 그 의지를 나의 내면에서 느끼고 송두리째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만이 나의 사명이다."


마지막에 데미안이 에바 부인을 대신해 입맞춤을 해주고 사라지는데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만들어낸 상상의 인물이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소년이었던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고 비로소 자신이 완벽한 데미안이 되는 과정으로 느껴졌다.


이 책은 삶의 의미, 존재 이유, 나는 누구인가 등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작품이다. 모든 문제의 답은 내 안에 있으며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 같다. 중학생 필독서라고 하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난해하다. 아무래도 고전소설을 이해하려면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저자의 인생관, 저자의 의도 등을 미리 살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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