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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과학다반사 - 세상 읽는 눈이 유쾌해지는 생활밀착형 과학에세이
심혜진 지음 / 홍익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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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눈이 유쾌해지는 생활밀착형 과학에세이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추론과 논증이므로 그 과정을 이해하면 세상을 읽는 눈도 밝아지고 소소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길러지리라 생각된다. (프롤로그 중에서) 


어렸을 적에 엄마가 목욕탕 가자고 하면 왠지 도망가고 싶고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싶었다. 지금도 우리 집 여자 중 가장 체격이 좋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완전 여장군 같으셨거든. ㅠㅠ 이분의 때밀이의 스킬은 형편이 없었다. 스킬이 아니라 힘으로 빡빡..앗 따가워.. 그런데 때 밀고 난 후에 또 온탕에 들어가라고 한다.. 왜?? 나 따가운데 왜 뜨거운 물에 들어가라고 그랬는데 2차 때밀이가 대기 중이었다는 것.. 하얀 때까지 제거가 되어야 고통은 끝이 났다.
때를 밀고 난 뒤에 몸이 건조해지는 것은 수분 증발을 막아줄 각질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목욕 후에는 보습크림을 필수로 발라줘야 한다.
때 밀 때 주의점은 때의 색상을 관찰해야 하는데 어두운색이면 각질층이고 하얀색은 상피세포층이라고 한다. 하얀색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피부 경보 신호라 반드시 멈춰야 하는데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우리 엄마는 상피세포마저도 제거를 해야만 본인의 임무를 충실히 마무리했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이제라도 목욕탕의 올바른 이용법을 알려드려야겠다. 


카페인은 식도를 통과한 순간부터 45분 이내 소장으로 흡수되어 몸 전체로 퍼지고, 한두 시간 안에 혈중 농도 최고치에 이르러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카페인 배출되는 시간은 개인차가 있는데 6~14시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점심때 마신 커피로 밤새 말똥말똥 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저녁에 마셨는데도 금방 잠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인데 나는 대중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떨 때는 먹고 바로 졸 때도 있으니 말이다. ㅎㅎ

우리가 '맛'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대부분 '향'이라는 사실을 책에서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이건 통각이지만 여하튼) 이렇게인데 마트에서는 온갖 맛들이 즐비한 걸 알 수 있다. 바나나맛 딸기맛 누룽지 맛 코코아맛 등등. 이것들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맛이고 합성향료가 배합된 식품이라는 것. 바나나가 없는 바나나맛 우유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캡사이신으로 입안에 불이 났다면 우유를 마셔라. 캡사이신.피페린,진저롤 같은 성분은 불용성이라 단순히 물만 마신다고 하여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우유의 지방산이 혀에 눌어붙은 캡사이신을 흡수해 내려보낸다고 하니 앞으로 매운 음식을 먹게 되면 락토프리 우유를 준비해야겠다.(유당불내증은 일반 우유 못 먹는 1인)


우리가 마시는 공기 중 78%가 질소라고 한다. 잠수로 우리 몸의 압력이 급격하게 낮아지면 질소들이 기포를 만들어 혈관을 막게 되고 산소의 이동통로는 차단이 된다. 사망까지는 이르지는 않지만 온몸에 통증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것이 잠수병이다. 잠수병의 예방은 최대한 빨리 잠수해서 최대한 빨리 올라오는 것인데 오랜 시간 잠수하게 되면 아주 천천히 수면 위로 올라오면 된다. 예전에 보라카이에서 스킨 스쿠버를 강요받아 욕하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 나를 거꾸로 물속에 처박게 했을 때 그때는 주님을 만나러 가는 줄 알았다. 물은 여전히 무서운 존재다.


<일상, 과학 다반사>에서는 흥미로운 과학정보들이 많았다.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의 껍질을 벗겨준 고마운 책이다. 좀 더 세상을 재밌게 살아가는 지혜를 이 책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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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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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만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고, 그곳에서 활약하는 게 가장 행복하지. 회사가 크냐 작으냐는 관계없어. 지명도 관계없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건 간판이 아니라 알맹이니까." p281


사람은 일을 왜 하는가.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는가.
자신의 신념을 갖고 일을 하고 있는가.
이번 <한자와 나오키 3>에서는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자 이케이도 준은 게이오 대학을 졸업하고 대형은행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1998년 <끝없는 바닥>이라는 작품도 소설가로 데뷔하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은행관련 소설이라고 하네요. 기존 <한자와 나오키>시리즈를 읽지 못해서 어떤 흐름인지는 몰랐지만 굉장한 이슈를 가진 이케이도 준님의 책이라는 정보만 가볍게 알고 있었어요. 우선 시리즈를 읽지 않았던 독자로서 캐릭터 파악이 먼저라 초반에는 페이지를 쉽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캐릭터 분석이 끝난 후 질주하듯 읽어내려갔습니다. ㅋ



한자와 - 얼마 전 도쿄 중앙은행에서 도쿄 센트럴 증권 부장으로 발령된 지 한 달. 기존 영업부에서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인기 많았던 부장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처럼 썩어빠진 사람들에게 대항하다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모리야마- 도쿄 센트럴 증권회사로 입사한지 8년 차. 전뇌잡기집단의 담당자. 논리적이고 따지기 좋아합니다. 은행에서 좌천된 무능력한 관리자들로 치열한 경쟁으로 입사한 증권사 직원의 앞길이 막막함에 항상 불만이 많지요.
세나 - 잘나가는 IT 벤처기업 도쿄스파이럴의 젊은 ceo. 모리야마의 중고등학교 절친으로 세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연락이 끊긴지 오래되었지요. 이번 M&A 건으로 한자와와 모리야마는 세나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히라야마 -35세에 창업한 IT 벤처기업 전뇌잡기집단의 ceo. 쌍벽을 이루는 도쿄스파이럴을 인수하고자 도쿄센트럴증권에게 자문사 제의를 하는데..
이사야마 - 도쿄중앙은행의 증권영업부장. 모처럼 큰 프로젝트를 손에 넣은 자회사인 도쿄센트럴증권의 치사한 방법으로 빼앗아 추진하는 인물. 한자와와 적대관계.
모로타 - 한자와보다 1년 전에 도쿄은행에 입사했지만 한자와보자 직위는 아래였던 그는 승리는 결국 권력을 교묘하게 이용한 사람의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사야마에게 전뇌잡기집단의 정보를 넘긴 당사자. 역시 한자와의 반대편에 서게 되죠. 



위로 올라갈 수 없는 사람들
도쿄센트럴증권에는 은행파와 증권파가 있습니다. 이들은 곧 기득권 세대와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요. 은행에서 파견 나온 그들은 관리자로 자리를 꿰차고 있지만 언제 가는 은행으로 영전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쿄센트럴증권은 그저 잠시 유배된 곳이라 잠시 쉬다 가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취업 빙하기 때 치열한 면접에서 입사한 인재들은 승진의 기회가 없고 은행파와 차별 대우받는다는 생각에 모리야마의 매사에 불만 가득합니다. 하지만 한자와는 존경하죠. 어느 곳이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신념을 갖고 그릇된 일은 아니라고 당당히 말하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으니까요.
거품세대는 회사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바야흐로 세상을 갉아먹는 밥벌레 세대라고 할수 있다며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모리야마와 동료 오니시와의 대화에서 지금은 그다지 변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당하면 두 배로 갚아줘야지!
도쿄센트럴증권으로 도쿄스파이럴 M&A 자문사로 협조는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에 큰 수익의 기회였습니다. 연 매출에 절반이나 되는 1500억 엔이나 빌려 라이벌 기업을 사들이는 게 매우 불안해 보이는 모리야마와는 달리 모로타의 절호의 기회를 성공하여 은행으로의 영전을 바라보게 되지요. 모로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시키겠다며 한자와의 승인을 구합니다.
하지만 팀원을 선발하고 2주째 제안서를 만들지 못하는데.. 히라야마 사장의 호출로 한자와는 아직 제안서가 완성되지 않음을 보고하고, 히라야마는 신뢰를 잃었다며 계약파기를 포고합니다. 그리고 복귀하려는데 전뇌잡기집단 사내에서 도쿄중앙은행 증권영업부장 이사야마와 마주치고 좋지 않은 기운을 느끼지요. 얼마 안 돼서 모회사인 은행에서 자회사의 업무를 치사하며 강압적인 방법으로 가로챈 사실을 알게 됩니다.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는 없다. 착실하고 성실한 노력을 통해 주주를 설득하는 쪽이 이기는, 단순하고도 치열한 전쟁이다. 지혜는 자금력을 이긴다. P376


한자와는 존경할 수 있는 상사였다. 회사에 들어오고 그런 상사는 처음 만났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 자신의 안위를 돌아보지 않고 대담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 지혜와 노력에서 상대를 능가하고, 약간의 실마리를 통해 상황을 역전시키는 판단력. 한자와와 같이 일했던 시간들은 그의 월급쟁이 인생에서 사장 소중한 자산이 되리라. P 446


조직에 굴복한 사람은 결코 조직을 바꿀 수 없고 공정하지 않은 행위는 그에 합당한 댓가를 치를 것이다. 이 책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정면승부는 짜릿했습니다. 한자와나오키 부장님의 직원으로 일하고 싶네요 ^^ 그리고 앞선 시리즈도 꼭 읽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한,
세상은 살아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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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의 순진 열린책들 세계문학 245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 이상원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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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1874년 5월 29일 - 1936년 6월 14일)은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작가 중 하나라고 한다. 브라운 신부의 모델 오코너 신부는 저자와 평생 우정을 나눈 친구였는데 작가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데도 크게 영향을 주기도 했다. 악과는 담을 쌓은 이미지에 의외로 무서운 범죄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오코너 신부에게 자극을 받아 저자는 브라운 신부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주요 인물)
플랑보 - 프랑스 기스코뉴 출신으로 키가 크고 몸도 탄탄한 그는 독창성이 돋보이는 절도범이다. 독일 황제만큼이나 유명한 국제적인 인물로 그의 새로운 범죄 소식이 매일 아침 신문에 장식했다. 예술적 범죄자였던 플랑보는 브라운 신부의 교화 덕분에 과거를 청산하고 그의 뛰어난 머리로 아마추어 사립 탐정 사무실을 차리고 브라운 신부와 함께 일한다. 하지만 브라운 신부의 능력의 발끝도 쫓아오지 못하는데.. 


브라운 신부- 작달만한 키에 전형적인 동부 촌사람답게 둥글고 넓적한 얼굴에 두 눈은 두더지마냥 멍하다. 에식스의 촌스러움과 성직자 다운 천진함이 어우러진 모습의 그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생각하지도 못할 생각을 한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추리력이 브라운 신부의 가장 큰 매력이다.


p111/ 선함의 수준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악함의 수준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네. 그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야. 친절한 사람도 술을 마시면 잔인해지고, 친절한 사람도 살인을 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네. <날아다니는 별들> 중에서


p133/ 사람들은 상대가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았나요? 사람들은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 혹은 자신이 보기에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립하는 법이지요. <보이지 않는 사람> 중에서


브라운은 사건 해결뿐만 아니라 범인에게 참회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 사건을 제자리로 돌리게 한 다음 도망칠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해성사가 주 업무인 신부의 특성상 많은 고해를 들고 사해줬을 것이고 그 고해자의 말속에는 여러 가지 범죄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건을 다룬 수사관보다 더 많이 범죄자들과 만났을 수도 있고 더 많은 범죄의 내용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가 해결한 12건의 단편소설인 <브라운 신부의 순진>은 현장에 대한 실감 나는 묘사력과 캐릭터들의 심리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명쾌한 사건 해결로 끝나는 것이 아닌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묘미가 있었다. 셜록 홈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브라운 신부에게도 분명 매력이 느낄 것이다. 추리소설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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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머린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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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의 소년 범죄는 처벌이 아니라 처분이라고 한데요. 10세 미만은 처벌 불가,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법으로는 처벌이 불가하지만 소년법으로 처분은 가능하다. 즉 10세 이상은 성인과 다르게 보호처분과 형사처분이 가능하다고 해요.
2015년에 발생된  캣맘 사건 아시나요.
길고양이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으로 용의자는 8세라서 보호 처분뿐만 아니라 아무런 처분이 없었어요. 이 사건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소년법의 특혜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미성년자가 무면허로 인도를 돌진,
조깅 중이던 시민 40대 남성 사망'


18세 다나오카 유마를 감별소로 이송 중인 가정법원 조사관 진나이와 무토. 둘 사이에  다나오카를 두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는 진나이를 귀찮지만 무례하지 않게 받아주고 있다.
운이 나쁘게도 유명한 민폐남 진나이와 한 조가 되어 앞날이 걱정인 무토.
인사이동으로 또 진나이 씨와 같이 근무하는 것도 모자라 진급에 관심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주임 시험을 봐서 지금의 상관이 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은 부정하고 싶었다. 3인 1조 조직의 나머지 한 사람 기사리즈 안나는 포커페이스에 무기력한 스타일로 자신보다 어리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다나오카 유마를 맡게 된 무토. 감별소 조사실에서 마주 앉은 다나오카 유마는 기운 없이 고개를 숙이고 질문에는 한결같이 네라고만 대답을 한다. 
다나오카는 상습적으로 차량 탈취해 운전연습을 그동안 해왔다.

몇 달 뒤면 열아홉이 되어 면허 취득도 가능한데 이 아이는 왜 훔쳐 가면서 운전을 했을까? 그저 재미로? 인명사고는 실수였을까? 계획적이었을까? 여러 가지 의문점 중에 만약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건이었다면 조깅하던 남자와 무슨 원한이 있는 것이었나에 초점이 맞춰 읽어 내려갔습니다.
다나오카는 네 살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큰아버지 네에서 보살핌 속에 자랐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에 절친 두 명의 친구들과 셋이서 신호등에서 대기 중에 인도로 돌진한 차량으로 한 친구를 잃게 됩니다. 친구를 친 차량주도 무면허는 아니었지만 미성년자였습니다. 다나오카는 교통사고, 자동차는 소중한 사람을 앗아가는 악마 같은 존재일 텐데 본인이 자동차 사고를 내다니.. 자동차에 대한 소년만의 복수였을까요. 친구의 복수라면 조깅하던 남자의 나이가 가해자의 나이와 일치하지 않는데..

​◆ ◆ ◆


무토가 담당하는 또 다른 소년이 등장해요. 오야마다 슌은 웹상에 협박자를 협박하여 사회적인 이목을 끌었고 신상파악을 하고자 할 때 자수한 친구입니다. 진나이는 이 친구를 두고 '특허 안내는 에디슨'이라고 부를 정도로 자기 과시욕은 없지만 아주 똘똘한 소년이에요.  보호관찰 중인 오야마다 슌 집으로 방문한 무토에게 웹상에 떠도는 살인예고장을 프린트하여 건네줍니다. 직감적으로 이 사람은 실행으로 옮길 테니 무토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거에요.
형사도 아닌 조사관인 무토가 할 일도 아닌데 말이죠. 그러나 온라인으로 사고를 쳐 보호관찰 중인 오야마다 슌이 다시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던 거죠.
결론적으로 진나이와 무토가 살인 예고장의 그 사람을 제압하여 살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어요. 이 사건은 기사화되면서 진나이가 예전 관찰했던 소년들이 인사하겠다고 진나이를 찾아옵니다. 꼭 은사님을 뵙는 분위기 ㅋㅋ
자기애가 강한 괴짜 진나이는 어려 가지로 민폐님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억을 줬던 엉뚱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진나이씨는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의 선입견을 뒤 없거나 방심한 사람의 허를 찌르는 패턴 같은 거.'

마지막으로 찾아왔던 남자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초등학생이 사망하게 된 사건의 용의자였던 와카바야시도 있었죠. 맞습니다. 다나오카 친구를 죽인 그 사람이에요. 진나이가 본인 담당건도 아닌데 다나오카를 관심을 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와카바야시는 이제 스물아홉이 되었군요. 일진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던 와카바야시는 밤새 운전하다 아침에 잠깐 정신을 놓다 사고가 났습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줄곧 편지와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배당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와카바야시는 구조 대원으로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져요. 본인 스스로 면접관에게 어린 시절 사고 친 것을 고해성사하기 때문이죠.


​◆ ◆ ◆


다나오카가 사고 낸 현장에서 추모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소년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 애들이 커서 더 큰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처벌이 약하다. 성인과 같은 수준의 벌을 받아야 한다.'
그 아이들은 실수였든 의도적이었든 처벌이 가벼우면 바깥 생활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실수로 교통사고를 낸 와카바야시와 의도적으로 동일 사고를 낸 다나오카.. 둘 다 가엽긴 하지만 범죄자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소년을 보면 참 여러 생각이 들지.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울화통이 터질 때도 있어. 남을 그렇게 다치게 해 놀고 미꾸라지처럼 책임을 회피하려는 젊은 애들을 보면 왜 이런 녀석이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고, 가정환경을 들여다보고 가해 소년에게 동정심이 솟아오를 때도 있는가 하면, 더 분노가 치밀 때도 있지.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몹쓸 짓을 한 녀석들은 사정 봐줄 것 없이 엄벌하라는 의견에도····· 그 심정은 물론 나도 이해할 수 있지만 덮어놓고 수긍할 수는 없어."


​◆ ◆ ◆


다나오카와 오야마다 슌 그리고 청년이 된 와카바야시의 사건과 그들의 사연에 따라 완성되는 퍼즐, 안타까운 분위기를 전환해주는 진나이의 개그까지 재밌었습니다. 괴짜와 콤비를 하려면 무토 같은 진지한 사람이 필요하죠.
칠드런 속편이라고 하는 <서브머린> 때문에 저는 칠드런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왠지 수년이 지난 후에도 진나이를 찾아오는 아이들 이야기가 있을 것 같거든요. 매우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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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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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크게 다투면 이웃집에서 말리러 찾아오고 이웃집으로 피신을 간 세 자매에게 동네 아줌마들이 부모님이 이혼하면 누구랑 살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는 더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날은 경찰이 방문했지만 집안일이니 잘 얘기해보라고만 하는 소극적인 태도에 가정폭력은 집안일이라 나라에서 보호를 안해주는게 당연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정폭력도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엄연한 폭력입니다. 가해자는 주로 남편 또는 아빠이고 피해자는 아내와 아이들이죠.

오랜 시절에 태어난 아이가 딸임을 알고 울던 엄마들은 자신의 팔자처럼 비참하게 살게 될 딸이 불쌍해서, 이번에도 아들을 낳지 못해 앞으로의 자신의 삶이 더 고달퍼질 것에 한탄하며 그렇게도 피눈물을 흘렸나봅니다.


제목과 표지만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서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른 소설이라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자의 정보도 흥미로웠어요.
레슬리 피어스 35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해 48세에 <조지아>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한 그녀는 7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멋있죠.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는 데는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배경이 1965년 1월 부터입니다.
주인공 케이티의 엄마 힐다는 외부와는 단절된 채 쉬지않고 집안 일을 합니다. 가족과의 대화는 항상 날이 서있고. 그녀의 시선은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가족들은 힐다에 의해 정신적으로 질리고 로버트(케이티의 남동생)마저 휴일에 집에 오지 않겠다고 한다. 케이티 또한 직장을 런던으로 옮길 생각을 하는데..힐다는 원래부터 까칠하고 냉정한 성격이었을까요.



앞 집인 글로리아의 집이 활활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힐다는 냉정하기 그지 없고 가족들은 글로리아 집에 아무도 없었기를 기원하는데..
다음 날 시신 두 구가 나오고 경찰은 화제 원인은 방화로 의심되고 있었다.
시신은 글로리아와 그녀의 딸 엘시였다.
글로리아는 글로리아네 드레스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으로 매력넘치는 이혼녀입니다. 케이티는 그녀의 집으로 의문의 손님이 드나드는 것을 예전부터 봐왔습니다. 글로리아는 자신의 얘기를 하기보단 상대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편이었고 사람들에게 쉽게 신뢰를 얻는 재주가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글로리아를 좋아했다. 힐다는 그녀를 싫어하지만..

힐다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앨버트는 케이티의 아버지로 착하고 다정다감하며 상냥하다. 키도 크고 잘 생겼으며 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다. 이런 남자가 왜 힐다를 만나 무시당하고 맘고생하는지 불쌍했다.
화제 발생 몇칠후 방화범의 용의자로 앨버트가 경찰에 잡혔다.
누군가 그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앨버트의 지문의 묻은 등유통과 방화를 위한 천조각이 창고에서 발견 된 것.

케이티는 아버지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분주하게 알아보는데 글로리아의 집으로 의문의 손님을 데리고 오는 여인 애드나에게 증언을 구하고자 다가가고 엄청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글로리아와 에드나는 철저히 비밀리에 가정 폭력으로 힘든 여인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도움을 주고 있었다. 


각자의 집에서 6킬로나 먼 병원에서 두 여인은 처음 만나게 되고 같은 처지임을 알게되어 급속도로 친하게 된다. 애드나의 남편은 은행지점장이었고 글로리아의 남편은 치과의사로 겉으로는 남편 잘만나 걱정거리 없이 지내는 여자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가정폭력에 육신과 영혼이 병들어가고 있었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생각하고 둘은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함께하고 그러면서 같은 처지의 여자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녀들의 독립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사회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아내가 많았고 생각외에 많은 여자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폭행을 당하고도 조용히 참고 지내는 사람들은 아이마저 위험해지자 그때야 집을 나갈 생각을 한다.
애드나 역시 15년째 남편으로부터 숨어지내는 처지라 쉽게 증언을 하기 어려운 상황. 


글로리아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딸과 통화하다가 케이티를 돕겠다는 결정을 하는 애드나. 케이티에게 그동안 도와줬던 여성들의 인적 사항과 피해 내용 등 자세히 기록된 노트를 건네준다. 월요일에 앨버트를 위해 증언한 후 2주뒤에 떠난다는 그녀는 갈색 제규어 차량으로 강으로 전복되고 기적적으로 살아나는데..

노트안에 피해여성의 남편 중에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한 케이티는 갈색 제규어를 소유한 남자를 찾기 위해 주소록의 집들을 방문한다. 그러다 에드워드 라일리에게 납치되는데...


현재 시점이 아닌 1960~1970년 대 가정폭력을 주제로 다룬 범죄소설이었습니다.주인공 케이티의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23세 여성으로 금빛이 도는 빨간 직모, 코에는 드물게 주근깨가 있고 진주색 피부와 녹색눈을 가진 마른 체형. 158센티의 작은키지만 대담하고 활발한 성격이에요. 케이티는 항상 사람을 꿰둟어 보며 타고난 차분함과 당당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엄마인 힐다를 미워했지만 화제 범인을 찾는 과정중에 끔찍한 일을 당한 그녀는 엄마를 이해해보려고 부드럽게 대화를 시도하죠. 힐다에게도 말못할 과거가 있었고 오랫동안 묵혀왔던 가족의 비밀로 케이티는 방황합니다. 하지만 상처의 극복은 사랑이라는 것을 부모님을 통해 찰스를 통해 알게되지요. 찰스와 결혼한 그녀 또한 글로리아처럼 피해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다른 형사법규 위반보다 폭력에 대한 법적 죄의식이 낮습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언제든지 살인자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오늘 기사에도 밴쿠버서 별거중인 남편이 초등학교 앞에서 부인 살해, 그레이스하버 카운티서 30대 여성이 별거 남편 총격 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뜨네요.
상처는 아물수는 있어도 마음의 흉터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어떤 폭력이든 근절되어야 하지만 가정폭력은 대대로 전승될 수 있는  인권침해의 악순환 과정을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가정폭력이 없는, 상처의 대물림이 멈추는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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