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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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 저자 사라마구의 작은 기념품 가게에 있는 에코팩에 새겨진 사라마구의 문장을 보며 작가는 공감하며 글을 써 내려 간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내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실감뿐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랑을 믿지 못한다면, 혹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죽음 앞에 백전백패다. 사랑은 우리를 가장 강하게 만들어주고 우리의 인생을 의미 있게 해주는 유일한 가치이다.

 

이 문장들이 이 책의 대표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늦여름, 아버지마저 어머니 곁으로 보내드리고 상실의 슬픔과 사후의 현실적인 문제들로 마음이 지쳐갔던 때에 곁에 있는 딸을 보며, 딸아이 나이였을 때 리스본에서의 부모님 기억을 꺼내면서 미소  짓게 되었다고 한다.

리스본은 유일하게 같이 살았던  자식으로서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했던 곳. (두 오빠는 서울에 두고.. )

부모님에 관한 가장 농축된 기억이 서려 있는 장소.

그곳에서 환하게 웃던, 갓 마흔 살의 눈부신 부모님의 젊은 모습으로 영원히 각인하고 싶었고.. 그 행복했던 기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던 자신처럼 딸에게도 대물려 주고 싶었던 마음이란다.

 

 

지금은 같은 풍경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겠지만 언젠가는 나의 행복한 기억이 딸에게도 대물림되기를 바라본다.

 

 

 

 

리스본행을 결심했던 날부터 준비과정과 도착 후 매일매일이 기록되어 있었다.

 

호텔을 정하는데 나름대로의 이유로 예약과 취소 재예약을 번복하다가 세 번까지도 취소했던 호켈 바이샤로 결정을 한 건 지나치게 사랑한 초록색 외관이었다는 사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녀의 정보 하나 더 저장.

그녀는 그린러버 라는 점~ ㅎㅎ

 

모든 중요하고 합리적인 이유를 이긴 것은 그린러버였다는 것~!

아 정말 매력있다.

 

포르투갈산 민예품 가게에서 과거에 부모님이 사준 자수를 수놓은 보석함으로 발견하고 딸에게도 선물해주려 하지만 가격표를 보고 망설이다 대신 동일한 자수 기법으로 만든 연인들의 손수건을 집었다는 것도 귀여웠다.

연인들의 손수건은 19세기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젊은 여성들이 손수건에 메시지나 그림을 수놓아 사랑하는 남자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우훗 ^^

 

 

행복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령 윤서가 행복해할 때 나의 행복을 그 곱절이 된다. 열 살의 나도 부모님에게 그런 존재였을까..

 

작가는 딸 윤서와 30년 전 추억이 있는 리스본으로 떠났다.

가제본 이벤트에 당첨되어 그들의 추억여행을 먼저 들여다볼 수 있었던 행운을 움켜쥐었다.

6일째로 끝난 이야기 다음이 궁금하여 출간되면 마저 읽어보려고 한다.

<태도에 관하여>에서도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과한 표현이 없어 보기 좋았다.. 독자로 하여 오열이나 슬픔을 유도하지 않아 좋았다. 그런 문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알 것 같이 만드는 그녀의 능력이랄까... 담백함. 이런 것이 그녀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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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은네디 오코라포르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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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리뷰는 등장인물 소개하는 형식으로 시작해봅니다.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하고 네뷸러 상과 로커스 상 후보에 오른

은네디 오코라포르 판타지 소설입니다.

종말 후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성별과 인종 불평등, 여성 성기 절제(FGM)와 제노사이드란 묵직한 주제를 녹여 낸 작품이라고 해요.

 

 

 

나지바

 

온예손우의 친모.

오케케족 여인으로 누루족들에 폭행의 희생자. 그 당시 영혼까지 내뱉었던 비명은 목소리를 잃게 했다. 귓속말하는 정도의 바람소리밖에 내질 못한다.

에우의 어미. 에우는 돌팔매질, 천대받는 생활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아기를 지키기 위해 사막으로 도망쳐 유목민이 된다. 포대기 속에 잘 보호되었을 온예손우의 이마..피가 흐른다. 잔인한 사람들에게서 날아오는 돌은 아기의 이마를 강타했다. 나지바는 눈물을 흘린다. 6년 동안 사막에서 온예손우를 키웠다. 목소리를 읽어 소곤거리는 것 밖에 못하지만 온예손우에게 하염없이 웃어주고 미소 지어주었다.

어두운 사막 아이가 노래를 부르면 부엉이가 모여들어 모래위에 앉아 노래를 들었다.

나지바는 알고 있다. 이 아이는 마법사가 될 것이라는걸.

 

 

 

 

 

 

 

 

 

 

 

 

 

 

 

 

 

 

 

 

온예손우

 

에우, 누루족과 오케케족의 사이에 태어난 혼혈.

상황을 바꾸고 위대한 책을 다시 쓴다는 전설의 당사자.

온예손우는 누가봐도 에우라고 손가락질 할 외모를 갖추고 있다.

모래색 피부와 머리카락..높은 코, 진한 주근깨

사람들이 왜 자신을 경멸하는지 모르고 대응하며 물고 뜯고 화냈다.

온예손우 6세, 유목민으로 지내오다 즈와히르에서 잠시 머물기로 한다. 여기서 온예손우는 아빠를 골랐다. 호기심 많은 에우소녀는 대장장이 파딜과 우정을 쌓는다. 그 우정은 부녀관계로 더욱 깊어졌다. 파딜에게서 조건없는 사랑을 받았다.

온예손우 11세, 다리 사이 살점을 잘라내다. 자신의 존재로 부모님을 욕보이는게 싫었고.. 자꾸 발현되는 신비의 힘이 할례라는 의식으로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 디티, 루유, 빈티와 함께 했다. 그녀들은 유일한 친구가 된다. 이제 누구보다 진한 동지애로 서로를 보듬어주고 사랑해주게 된다.

자제력이 없는 그녀의 감정의 에너지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11세 에슈 능력이 발현되다.

어렵게 아로의 제자가 되고 입문식도 통과한다.

목표는 브리콜뢰르.

브리콜뢰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위해 가진 것을 모두 사용하는 사람이다.

므위타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온예손우는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라는 뜻이다.

이름대로 책은 마무리 된다. 반전이 없는게 반전이랄까..

 

므위타

 

에우이지만 폭력이 아닌 금지된 사랑으로 태어난 혼혈.

므위타의 출생으로 부모는 죽임을 당했다. 이모와 이모부의 손에 자라난다.

므위타의 안위가 걱정된 이모부는 마법사 다이브에게 제자로 받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어느 날..오케케족 반군으로 인해 누루족인 이모부와 이모도 살해되고 므위타는 숨어지내게 된다.

지금은 아로의 제자이자 온예손우의 인생의 동반자이며 치료사이다.

신비의 요소를 배우기 위한 입문식에서 실패하지만 치료사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온예손우를 향한 사랑도 그의 운명이었다. 굉장히 슬펐다..

그의 희생 사랑.. 운명..

 

다이브

 

온예손우의 생물학적 아버지.

누루족 최고의 마법사.

위대한 책을 다시 쓴다는 전설을 이루기 위해 첫번째로 오케케족을 말살하기로 한다. 그리고 위대한 마법사를 만들기 위해 오케케족 여인을 골라 임신시키지만 원하던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온예손우는 아니여신이 주신 유일한 다이브의 혈육이다.

 

 

디티, 루유, 빈타, 파나시

 

온예손우의 친구, 파나시는 디티의 남자친구.

므위타와 함께 6명이 떠난다.

긴 여정을 떠나는 전사들이다.

파파 시 라는 도시에서 첫번째 희생자 빈타..

온예손우를 돕다가 갈기갈기 찢겨진다.

그리고 나머지 친구들은...

 

 

 

 

 

 

 

 

 

 

 

신비의 요소

 

오키케 : 창조주

알루시 : 신성, 힘, 영혼

음무오 : 이계

우와 : 물리적 세계,신체를 나타냄. 변화, 죽음, 삶,관계

 

위대한 책

 

아니여신이 인간을 창조했으며 누루족과 오케케족을 만들고 오케케족을 누루족의 노예로 주었다고 적혀있는 역사와 지침서 같은 책이다.

 

 

 

 

 

 

 


 

 

 

 

 

 

 

 

이 세상을 네가 왔을 때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떠나는 게 너의 책임이라고 믿느냐?

아로가 온예손우에게 질문한다.

아로는 오케케족 최고 마법사로 신비의 요소를 제자들에게 전수해주려 하지만 오래전 부터 입문식에 통과하는 이가 없었다.

죽은 아버지의 시신에 본능적으로 손을 올리고 숨을 쉬게 한 그녀는 아로가 말려 그만두었고 온예손우는 기절했다.

그리고 아로는 그녀를 인정하려 한다.

아버지 장례 전까지도 아로는 여자제자는 거부 하며 3년동안 간절했던 온예손우를 내친 터였다.

결국 폭발한 온예손우는 독수리 형태를 바꿔 아로를 공격하여 상해를 입히고 절대 당신같은 사람의 제자가 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에우인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준 양아버지의 죽음으로 또 다른 능력을 각성하면서 제대로 배워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걸

                싫어하는 법이지."

  p.162

 

 

"사람은 모르는 걸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p.223

 

p.162는 현명한 이 나나가 온예손우에게 하는 말.

현명한 이 라고 불리는 자 마저도 온예손우에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에우라고 칭한다. 에우는 이처럼 사람이 아닌 존재로 불려지는 가여운 자들이다..

저 말은 철학적으로 다가왔다. 정말 내가 싫어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하지 못하는 것들이었거든. 누구나 그렇다는 거잖아. 무릎을 딱 쳤다.

p.223도 같은 맥락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입문식은 미래의 자신의 최후. 죽음을 목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온예손우의 죽음을 보지만 자신이라고 깨닫는 건 먼 훗 날이다.

온예는 충분히 도망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운명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야만 전설이 현재가 되기 때문이다.

 


 

 

 

아니여신이 만들었다는 누루족과 오케케족은 나에게는 백인과 흑인처럼 비쳐졌다. 그게 아마도 저자의 의도인 것 같았다.

 

 

 

 

 

 

 

 

그리고 할례의식은 책을 읽기전에는 깊이 알지 못했는데 굉장히 잔인한 행사였다. 아로와 다이브를 통해 여성폄하도 보였고,

역사적으로 민감한 부분(인종차별,여성차별, 할레의식)을 판타지 소설에 적랄하게 표현되었다.

 

살면서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접한 것도 처음이었고 완전 까발린 듯. 필터 자체가 없는 표현의 글도 처음 접했다.

판타지소설로만 대할 책은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내면에 적대감을 품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장편인데도 지루할 틈은 없었다. 재미는 있다.

단지 나의 바램은 온예와 므위타는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의 엔딩이었는데 그 부분이 아쉬었다. 대의를 위해 희생한 그들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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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필립 스테드 지음, 에린 스테드 그림, 김경주 옮김, 마크 트웨인 원작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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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트웨인 두 딸 클래라와 수지

오늘도 잠들기 전 잡지 하나를 골라 펼쳐진 그림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합니다.

심지어 그 날은 해부학 도면을 골라 내미는군요..어허 참..

머리를 쥐어짜 '조니'라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주 대단한 성공을 거두자 몇 날 며칠을 조니 모험담을 들려주게 되어요.

마크는 셀 수 없이 많은 동화를 두 딸에게 들려주었지만 기록으로 남긴 것은 "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이 유일하다고 해요.

16쪽이 넘는 이야기는 궁금증이 절정에 달할 때 순식간에 끝납니다.

절대 잠들지 않은 두 마리 용이 지키고 서있다로 이렇게 미완성인 채로 100년 넘게 잠들어 있었어요.

저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마크의 미완성 동화.

끝이 아닌 채로 잠든 이야기는 부부 작가 필립 스데드와 에린 스데드가 바통이 이어받기로 해요.

칼데콧 상 수상 작가도 놀라운데 부부라니~ !!

분명 그들의 사랑이 이 책에 묻어 있겠구나 했지요.

 

 

필립은 마크와 인터뷰하며 공동작업한다는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진행했으며, 에린은 고전적인 재료와 최첨단 기법을 이용하여 아련하면서 익살맞은 감각의 그림을 선사해주었죠. ^^

저는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은은하다고 해야 할까.. 포슬포슬한 느낌이 좋았어요.

 

 

 

올레오 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가난하고 초라한 할아버지와 조니는 함께 살고 있습니다.

조니는 다른 가족이 없어요.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 마저 나쁜 사람입니다.

조니는 운이 나쁜 아이였어요.

조니의 친구 특이한 이름을 가진 '전염병과 기근'을 소개합니다.

바로 이 닭이에요.

'전염병과 기근'은 조니의 상처난 발가락이 안쓰러운지 부리로 힘없이 콕콕 쪼아 댑니다. 이 집에 있는 유일한 닭이며 유일한 친구입니다.

할아버지는 닭을 팔아 먹을 것 좀 사오라며 심부름을 시킵니다.

조니의 모험이 시작 되었어요.

어느 날 노파가 '한 푼만 주세요' 라며 다가옵니다.

"죄송해요. 전 할머니에게 줄 수 있는게 하나도 없어요.

가진거라곤 이 닭밖에 없거든요...(중간생략) 그렇지만 지금까지

이 녀석이 살아온 삶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면

할머니가 이 녀석을 데려가도 좋아요. 이 녀석은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거에요."

 

"고마워요.이제 내가 뭘 좀 줄게요"

노파는 담청색 씨앗을 한 웅큼 꺼냈다.

"이 씨앗은 아주 오래전 나이 지긋한 여인에게 친절을 베푼 대가로

받은 것이에요. 그 여인은 요정었던 것 같아요.."

"이 씨앗은 엄청 힘든 상황이 왔을 때에만 심어야 돼요.

심고 나서는 확신을 갖고 기다려요...(중간생략)

꽃이 피면 그 꽃을 먹어요. 그 꽃이 당신을 배부르게 해 줄 거고,

당신은 두 번 다시 허기를 느끼지 않을 거예요."

조니가 황폐한 고향으로 돌아 간 후에도 여전히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했어요.

할아버지에게 씨앗을 건네고 매질을 당해요..ㅠㅠ

조니 할아버지는 씨앗을 씹다가 땅에 뱉어버립니다.

그리고는 그자리에 눕더니 그대로 죽어버려요.

 

주머니에 담청색 씨앗 하나가 남았군요.

할아버지를 덮은 흙더미에 심게 되요.

그리고는 열심히 돌봅니다.

 

우와~꽃이 피었어요.

굶주린 배를 채워줄 꽃이 피었어요.

뿌리채 뽑아 꽃 잎을 먹었어요.

배고픔은 그대로 였어요...조니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눈물이 줄줄 흘렀어요.

죽어버리려고 황야로 걸어갔습니다.

탁 트인 하늘 아래 대자로 누운 채, 종말이 오길 기다립니다.

'무슨 문제 있니?'

수지라는 이름의 스컹크가 물었어요.

꽃의 힘으로 동물들의 말을 듣고 동물들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수지는 '주주꽃'이라고 알려줬어요.

배고픈 조니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눈치 챈 수지는 숲으로 데려가요.

동물친구들에게 조니를 소개시켜줍니다.

 

 

육지에 사는 거의 모든 동물에게 둘러 싸였어요.

주주 꽃을 먹은 소년이 찾아왔다는 소식은 산과 들 구석구석까지 퍼졌어요.

수지는 조니에게 인사 한마디 해보라고 해요.

"여기 와서 기뻐"

인류를 세상 온갖 부질없는 다툼으로 부터 구원해 낼 절호의 한마디를.

인간들이 어쩌다 한 번만이라도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한다며 얼마나 좋을까.

동물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

파타를 열었어요. 조니는 살면서 이렇게 배부르게 먹은 적이 없었어요.

식사가 끝날 무렵,

꾀꼬리 녀석이 자리에 일어나서 기분 좋게 노래를 불렀어요.

 

조니는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달콤한 잠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수많은 동물친구들이 그의 곁을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조니와 동물 친구들은 늙은 참나무 줄기에 못을 박힌 포고문을 발견했어요.

조니는 동물 친구에게 읽어주었습니다.

 

 

 

"으음? 너, 저 돈 받고 싶어?' 수지가 물었어요.

소년은 평생 돈이라는 걸 손에 쥐어 본 적이 없어서 있으면

정말 멋질 것 같았습니다.

동물친구들은 조니를 도와 주기로 해요.

키가 작은 왕은 자신 보다 키 큰자는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거인을 혐오스럽게 생각합니다.

왕자 또한 그렇게 자라왔구요.

왕은 거인이 왕자를 유괴했다고 단정짓습니다.

동물 친구들의 증언에 따라 두마리용이 지키고 있는

동굴 안의 왕자를 찾게 되어요.

그 동굴은 거인들이 사는 곳이랍니다.

그 들은 그 안에서 생활하며 나름 돈도 벌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제 추측으로는 아마도 왕을 피해 그들만의 비밀세상을 가꾼 듯 보였습니다.

그들은 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왕자는 길거리에서 부터 거인들에게 시비를 걸며 공격하다가 동굴까지

따라 온 모냥입니다.

왕자가 말해요.

"나는 더 멋있는 구출자를 요구한다!"

그래서 호랑이가 나서기로 합니다.

 

 

 


 

그 다음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

조니는 과연 왕자를 데리고 왕국으로 갔을까요?

아니면 동물친구들과 거인이 있는 동굴에 남았을까요?

 

 

 

 

 

 

그 노파는 요정이었을까요?

^________^


마크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반짝이는 두 딸들의 눈에 사랑을 가득담아 이야기를 풀고 있는

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인상적이었던 문구 공유할게요.

오늘 점심은 마크의 이야기로 행복을 가득 품어 더욱 배부릅니다~!

때로 신들은 예정에 없던 휴가를 가기도 하고, 잠시 본분을 망각하기도 해.

 

 

 

 

그 사이 비참한 사람들의 삶은 잠깐이나마 덜 비참해지지.

세상은 아름답고도 위험해

기쁘기도 슬프기도 해

고마워할 줄 모르면서 베풀기도 하고

아주,아주 많은 것들로 가득해

세상은 새롭고도 낡았지

크지만 작기도 하고

세상은 가혹하며서 친절해

우리는, 우리 모두는

그 안에 살고 있지

 

 

 

세상 사람들은 동물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지 않아.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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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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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효과가 없는 사람도 있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습니다.

효과가 있으면 평온한 마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p.15

 

 

 

루미코가 신경안정제 효과를 묻는 시한부 환자에게 하는 말입니다.

나도 뜨악! 했어요.

무슨 뜻으로 저런 말을?

미녀임에도 불구하고 꾸미기는커녕 예쁘다는 자각조차 없다.

10년째 간다가와 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의사이다.

둔감하며 말주변이 없어 주변의 오해를 많이 산다.

올해 33세, 하야사카 루미코를 소개합니다.

전형적인 미남이었던 아버지는 루미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젊은 애인이 생겨 이혼합니다. 그래서 루미코의 어머니는 남자의 외모는 고생길만 훤하다며 무던하고 성실한 남자를 만나라고 해요.

루미코 주변에는 루미코 따라 시선이 머무는 이와시미즈라는 전형적인 미남 동료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데 루미코만 이와시미즈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루미코는 환자들 사이에 평판이 좋지 않아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과 부드럽게 말하는 재주가 형편이 없기 때문이죠.

어느 날도 여전히 불평을 듣고 기운 빠진 채로 화단 벤치에서 샌드위치로 허기를 채우다가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들어보니 청진기였어요.

주웠던 청진기는 너스스테이션에 보냈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주웠던 루미코가 사용하게 됩니다..청진기의 엄청난 비밀을 모른 채로 말이죠.

 

청진기로 진찰 시 환자의 마음이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병동 사람들과 환자들에게 미움받았던 원인을 청진기로 하여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활용을 합니다.

그리하여 루미코는 환자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세상에 갈 수 있게 해주는 의사로 소문이 나길 시작하며 너도나도 주치의로 지정해달라고 합니다.

이 소설은 챕터가 dream , family, marriage, friend , 에필로그 .

이렇게 5가지로 이야기가 나뉩니다.

5명의 죽음을 앞둔 환자가 주인공이 셈이에요.

dream 시토코 33세 여, 말기암

family 휴가 게이치 37세 남, 말기암

marriage 유키무라 지토세 76세 여, 말기암

friend 야에가시 고지 45세 남, 말기암

에필로그 하야사카 류에이 61세 남, 말기암

이들은 후회스러운 과거를 청진기를 통해 다시 살아보는 경험을 해본다는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소제목은 후회 리스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family 휴가 게이치 37세 남, 말기암 환자의 이야기를 소개 할까 합니다.

가족을 위해 오로지 일만 한 남자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야근에 주말근무에 가족과 함께 한 추억이나 시간이 부족한 탓인지 아이들은 병문안 온다고 해도 쭈뼛쭈뼛 가만히 있고, 대화꺼리가 없어 보입니다.

"얼마나 허무한 인생인가. 만약 인생을 다시 한 번 살수 있다면 맹세코 야근은 안할 것이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 한 번 뿐인 내 인생... "

한스러운 소리는 청진기를 타고 그대로 루미코에게 전달이 됩니다.

루미코가 당직하는 날 휴가 게이치 병실로 들어갑니다.

164p 이미지삽입 

 

커다란 문. 그문은 과거체험을 하기 위한 문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건너편으로 가면 과거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p.166

 

휴가 게이치는 5년 전으로 돌아갔네요.

과거에서 확인하니 아내는 야무진 사람이 아니었어요.

주변 사람 따라서 과외며 일부 엄마들이 입히는 비싼 브랜드의 아이옷을 사입히는 등 어린 나이에 임신해서 결혼한거라 세상물정을 모르는 어리숙한 여자였습니다.

휴가 게이치가 앞으로 돈 관리를 하기로 해요. 그리고 결심했던 것처럼 야근을 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능력있는 재원이 되었습니다. 충분히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고 현재로 돌아옵니다.

휴가 게이치는 아이들에게 공익에 힘쓴 아버지로 기억될 수 있도록, 어리숙한 아내는 번거롭게 장례치르는 것을 생략하도록 시신기증 신청을 합니다.

아내에게는 차 후 친정에 가서 지내는게 어떠냐고 권유해요.

어린나이에 결혼하다보니 장인장모는 꽤 젊은 편이고 순진한 아내를 돌봐줄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기 때문이죠. 그리고 말합니다. 때가 되면 좋은 사람 만나 재혼하라고 ...

과거를 경험하기 전에는 가족을 원망했던 휴가 게이치는 신비한 경험 후 가족을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책을 읽어보니 과거를 경험했다고 하여 현재가 바뀌지는 않아요.

다만 남아있는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 줍니다.

후회 없이 미련 없이 .. 떠날 수 있도록

마지막 이야기 잠깐 할게요.

에필로그. 하야사카 류에이 61세 남, 말기암환자로 생명연장치료 거부.

눈치채셨나요?

루미코의 아버지가 간다가와 병원으로 입원합니다.

주치의는 이와시미즈.

루미코를 항상 주시하던 이와시미즈는 단번에 루미코 아버지임을 짐작하게 되죠.

후회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루미코에게 말하지만 거절합니다. 6학년 이후 20년 동안, 엄마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억울하고 비참한 세월의 원인은 아버지라고 생각하니 절대 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 모진 말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누르고 못하고 퍼붓게 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감정이입되어 울어버리고 말았어요. ㅠㅗㅠ

443p 이미지

루미코의 눈치없던게 유전이었다니 놀랍네요.

이제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편한 마음으로 가실 수 있도록 말동무도 해드립니다.


휴가 게이치를 보면서 기욤뮈소의 [그 후에] 가 생각이 났습니다.

죽음으로 소재로 다룬 소설이었고, 죽음을 예견한다는 점.

그리고 변호사로서는 성공하지만 가족관계에서는 실패한 네이선과 휴가 게이치가 겹쳐 보였어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만약 다시없을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저는 후회되는 리스트가 가족이었어요.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다시 한 번 더 결심해봅니다.

언제까지나 가족은 그 자리에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언제까지나 기다려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루지 말아요.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고

지금 추억을 만들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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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자림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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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숲 출판사는 자연, 문학, 영성, 감동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1년에 10~12종의 책을 출판할 정도로 혼신을 다해 책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내가 만나 본 책은 김수현작가의 〈180도〉 ,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그리고 최현정 작가의 〈빨강머리N〉 등이 있다. 출판사 이름대로 마음이 쉬어가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사실 자림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해본다. 책 표지 안쪽의 소개 글에는 간단히 마음의 글과 〈사소한 용기〉를 펴낸 작가라고 되어 있었다.

이 책은 보통으로 사는 이야기를 작가의 감성을 더해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어있다.

그림에세이지만 문학적으로 ‘시’에 가까웠다.



p.9~10

사막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

노동의 시간은 너무 길고

온종일 나를 가격하는 거친 말들에 시달리고

잠은 늘 부족하다.

비참이 내 하루에 해드록을 걸고,

모멸감이 암바를 걸어온다,

불행은 습관처럼 살아가는 어른의 시간에

어린왕자가 찾아왔다.

질문 많고 딴 짓 잘하고 잘 흘리고 잘 넘어지고

실수 연속의 나날을 살아가는 어린왕자가

나의 생에 걸어 들어왔다.



 

프롤로그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가슴에 똑똑 노크하는 듯한 문장이 이 책에 계속 머물게 하였다.

하나부터 여섯까지

내 마음을 두드렸던 문장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하나.산다는 건 좀 뻔뻔해 진다는 것

p.27

사람이든 식물이든 반려동물이든 물건이든

어떤 일이나 어떤 장소 어떤 시간이든

좋아하는게 있으면

그것 때문에 살만하고 또 살아진다

# 좋아하는게 있다는 건 살아지게 하는게 있다는 것

 

 

p.34

질문하지 않는 삶은 답을 만날 수 없고

질문하지 않는 한 길을 찾아갈 수 없다.

당장 답은 알 수 없지만 질문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내 마음이 그토록 궁금해했던 것들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질문하는 것을 잊으면

삶은 무료하고, 권태롭고, 따분한 풍경이 된다.

질문하며 살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 가 있기 마련이다.

# 산다는 건 물음표의 연속인 것

p.63

상처가 있다는 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상처가 있다는 건

사랑하고, 사랑했다는 말이다.

살아가는 건

상처가 없을 수 없는 일이고,

사랑한다는 것 역시

상처가 없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상처를 너무 숨길 것도 없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너무 사릴 것도 없다

살아가는게, 사랑하는게

상처 좀 받는거라면.

# 살아가는 건 상처가 생긴다는 것

둘. 가지가지한 행복

p.98

소중한게 하나도 없다는 건

조금 쓸쓸하고

조금 외로운 일.

내 삶에 소중한게 하나라도 있다는 건

그것 때문이라도 내가 살아진다는 것.

그것이 비록 내 삶에 무게를 더하는 짐일지라도

기꺼이 지고 가고 싶은 소중한 짐이 있다는 건

누가 뭐래도 행복한 일.

# 행복은 내 삶에 소중한 짐이 생긴다는 것

 

 

소중하다는 건 잊지 않고 챙기게 되는 마음

p.102

나조차 나를 예뻐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예뻐하고,

나조차 나한테 홀딱 반하지 않으면

누가 나한테 홀딱 반하겠는가?

누가 뭐래도, 나 예쁜 맛에 살고

누가 뭐래도, 나 예뻐하며 살아간다.

# 행복은 누가 뭐라든 자기 예쁜 맛에 사는 것

p.109

어차피, 사는 게 여행이라면

여행은 원래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계획한 대로 이뤄질 수 없고,

여행은 원래 우연과 우연들이 훅훅 들어오는 것이니까,

그런 우연과 우연이 내 하루를 조금 헝클어 놓는다고 해서

너무 신경질적으로 발작을 일으키거나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니까.

인생의 스케줄 표에 맞추느라 늘 갇혀있는 마음,

늘 조바심 내는 마음, 늘 눈치보는 마음을

좀 느슨하게 놓아주기로 한다.

한번쯤 엉망진창 뛰놀게.

한번쯤 뒤죽박죽되게.

# 행복은 조금쯤 흐트러지는 것을 즐길 줄 아는 것

셋. 마음의 집

p.133

위로는 그저 마음을 나란히 놓는 것일 뿐입니다.

내 슬픔 곁에 당신의 마음을,

내 고통 곁에 당신의 마음을,

그저 가만히 곁에 두는 것일 뿐.

가만히 곁에 있는 마음, 그 마음만으로 충분히

위로 받으니 그 위에 무언가를 자꾸 더하려

들지 않아도 됩니다.

# 위로는‘그렇구나, 당신이 힘들구나’라고 말해주는 것

p.142

슬플 땐 슬퍼하고 화날 땐 화나는 마음을 가두지 않는 것.

자기만의 슬픔과 이별할 수 있는 비밀기지에서

자기만의 슬픔과 헤어지는 의식을 치르면서

다시 보송보송한 마음으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갖는 것.

억지로 웃으라고, 억지로 괜찮으라고 강요하지 않고

슬픔에게는 슬플 시간을

화냄에게는 화냄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

# 슬플 땐 빨래바구니 속에서 세탁기 돌아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

 

 

 

p.157

보통의 삶마저 사치의 삶으로 다가올 때

그만 멈추고, 휘파람이나 불고 싶다.

도대체 ‘보통’의 기준은 누가 정해놓은 걸까.

세상은 왜 나에게 늘 부족하다고만 말할까,

궁금해질 때면 휘파람이나 불면서 달리던 길에서

샛길로 빠져 나와 조금 오래오래 산책이나 하고 싶다.

# 지친다는 건

달려도 달려도 보통의 삶이 되기 힘들다는 것

넷 . 흠뻑 나의 삶을 산다는 것

p.166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얻은 결과가 초라할 때가 있다.

겨우 이 성적 받자고, 겨우 이 월급 받자고,

겨우 이런 소리나 들으려고 겨우..

내 노력에 대한 성적표가, 내 능력에 대한 연봉이,

내 최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결과물이 될 수 밖에 없지만

과정을 지켜봤고, 과정을 함께 해왔던 나만이라도

초라한 결과 뒤에 숨어서 얼굴도 못 내미는

과정의 시간들을 칭찬해주면 좋겠다.

‘수고했어, 정말 수고 많았어.’

# 나를 존중한다는 건 비록 결과가 이것뿐일지라도

나의 최선을 봐주는 것

P.178

누군가의 기대 속의 내가 되려고

누군가의 칭찬에 꼭 맞는 사람이 되려고

누군가의 마음에 흡족한 사람이 되려고

고단해지지 않기로 한다.

# 나의 삶을 산다는 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p.192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얼굴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표정이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마음은 아니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마음 밑바닥에 억울함과 화,

절망감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을 수도 있다.

말에 귀 기울이면,

마음이 보이기도 한다.

얼굴과 표정에는 숨길 수 있던 것들을

말과 말 사이에 귀 기울이면

들을 수도 있다.

#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건

말과 말 사이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

다섯. 사랑은 이름을 소중히 불러주는 것

p.206

누군가의 이름 안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빌었을 소망과 기쁨과 안녕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 이름을 짓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르고 골랐을 글자와 그 안에 담았을 소망과 기쁨.

누구든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사람과 이어진다.

나를 나이게 하는 이름,

누군가를 그 누군가이게 하는 이름,

그 이름을 정성스럽게 불러본다.

# 사랑은 이름을 알아가는 것.

이름을 소중히 불러주는 것

p.226

구석구석 내 안에서 예쁜 구석을, 잘난 구석을,

고마운 구석을, 사랑스러운 구석을 찾아 빛나게 해주는 사람.

사랑은 그렇게 감자 넝쿨 캐듯 내 안에서 예쁜 것들을 캐준다.

누군가의 아름다움을 발견해주는 것.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뤄주는 것.

그런 사람이 된다는 건, 꽤 괜찮은 일.

그런 사랑을 한다는 건, 꽤 근사한 일.

# 사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해주는 것

 

 

 

p.230

소중한 것들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다.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기 위해선

마음의 시력이 필요하다.

마음으로 보아야 눈동자에 숨겨진

불안을 볼 수 있고

마음으로 보아야 침묵 속에

숨겨진 말들을 헤아려 볼 수 있다.

# 소중한 것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

여섯.나의 보통

p.257

사진이든 그리기든 글쓰기든, 무엇이 되었든

자기만의 방법으로 순간을 기록하면

순간의 부피와 깊이와 넓이를 더 오래, 더 깊이

맛 볼 수 있다.

# 작고 확실한 행복의 기술은

일상의 순간들을 채집하는 것.

p.254

반전이 숨어 있기에

고배에 한 없이 슬퍼하지 않고

축배에 한 없이 기뻐하지 않을 수 있다.

조금 더 의연한 자세로

삶의 희와 비, 애와 락을 대면 할 수 있는 것은

삶의 어느 순간에

반전 국면으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삶의 재미는 반전을 즐긴다는 것


이런 글들은

고요한 새벽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세 번의 새벽을 함께 한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는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던 책이었다.

자림작가의 〈사소한 용기〉를 읽어봐야겠다.

고요하게 사색하게 하는

책들이 내게로 와줘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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