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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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를, 개인은 삶을 저 스스로의 노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어리석고 오만한가. 그 믿음이야말로 우리가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다섯째 아이`의 진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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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도현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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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이 되지 말고 계속 배우고 성장하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른을 앞두고 심란한 마음에 많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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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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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있는데 사건이나 인물들의 관계가 완벽하게 정리되거나 설명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 프리퀄 같아서 자연스레 다음 편을 기다리게 만듭니다. 부디 속편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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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읽었으면 변했을 책들 - 책, 서른을 만나다! 서른을 위한 멘토 책 50
김병완 지음 / 북씽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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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일의 대부분은 삶의 거품이며 껍데기일 분이다. 필자도 역시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다. 하지만 정작 소중한 일을 하지 못했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중요한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엄청나게 큰 것들을 다 포기하고 그만두었다. 지방에 내려와서 자신을 성찰하고 공부하고 책을 읽는 일에만 몰두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급하게 요구되는 중요한'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 돈 버는 일, 직장에 취직하는 일, 생계를 위해 하는 일 등을 그만두었다. 그렇게 3년을 살자 인생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성공이 보이기 시작했다. (p.47)

 


<서른에 읽었으면 변했을 책들>의 저자 김병완은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활동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러다 갑자기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회사를 그만두고, 3년 동안 하루에 열다섯 시간씩 책만 읽었다. 그렇게 읽은 책이 무려 9천 권. 그 책들은 모두 이후 그가 40여 권이 넘는 책을 쓰는 데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자산이 되었다. 나는 20대에 천 권을 읽는 것도 힘들었는데 저자는 3년 동안 9천 권의 책을 읽었고, 게다가 그 책들을 바탕으로 작가가 되었다고 하니 대단하다. 자기계발서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많지만, 이렇게 실제로 자기계발서를 읽음으로서 진짜 '자기계발'을 한 사람도 있으니 너무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는 그가 삼십 대에게 권하는 책 50권의 서평이 담겨있다. 안 그래도 내년에 서른 살이 되어 다가오는 삼십 대를 준비할 겸 서른, 삼십 대 같은 키워드가 들어간 책을 찾아 읽고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책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다. 서평을 다섯 편씩 성공, 행복, 부자, 놀이 등의 테마로 나누어 정리한 점도 좋다. 관심 있는 주제의 책만 골라 읽거나, 각 주제에서 가장 관심 있는 책만 골라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언젠가 나도 이런 식으로 내가 읽은 책들을 정리해서 소개해 봐야겠다. 또한 이 책은 자기계발서를 읽는 방법과 서평을 쓰는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만하다. 저자의 서평은 주요 문장 발췌와 책에 대한 소개, 자신의 감상과 비판할 점을 적는 방식으로 일관성이 있다. 게다가 서평을 읽으면 책의 핵심을 이해하게 하면서 동시에 그 책을 직접 읽고 싶게 만들기까지 하니 서평으로서는 아주 훌륭한 셈. 나도 이렇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평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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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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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나만 더 얘기해드리죠. 지우는 건 말입니다,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아니에요. 나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문장을 지웁니다.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또 지웁니다. 그걸 지워야 새로운 걸 또 쓸 수 있어요. 새로운 걸 쓰려면 계속 지워야 해요. 그렇게 지우고 지우다 마지막에 남는 것들, 그런 것들이 살아남을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누군가는 후배들과 후학들을 위해 모든 걸 지우지 말고 남겨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소설이란 건 말이죠, 길이 없는 겁니다. 길이 다른 겁니다. 제가 지운 글은, 그냥 제 길이고 제가 쳐낸 나뭇가지들일 뿐입니다. 그걸 보고 뭘 배울 수 있겠어요. 어설픈 길만 만들어줄 뿐입니다. 

 

저는 매일 일기를 씁니다. 소설가가 된 그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먹은 적이 없어요. 가까운 사람들은 그 일기를 책으로 내도 좋겠다고 말을 하는데, 멍청한 얘기들입니다. 덤불에 길을 내려면 잔가지들을 계속 쳐내야죠. 칼로 마구 베어냅니다. 일기란 게 그런 거예요. 잘린 가지들이 덤불이 되어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겁니다. 그런 건 모아서 불태워야 합니다. 저는 1년에 한 번 그 일기들을 불에 넣고 태웁니다. 그렇게 지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pp.81-2)

 


애정하는 작가 김중혁이 쓴 장편소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을 읽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비롯해 여러 책 관련 방송에서 이 소설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은터라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역시나 재미있었다(다만 성적으로 과감한 묘사가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이것만은 기대에 못 미친듯...). 일반적인 소설이라기 보다는 탐정소설이나 추리소설 같은 장르소설 적인 느낌이 강한데, 나는 특히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가 떠올랐다. 주인공 구동치의 시니컬한 성격이라든가 드러내지는 않지만 경찰 조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 내지는 충성 같은 면 등등이...... 사건이나 인물들의 관계가 완벽하게 정리되거나 설명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 프리퀄 같아서 자연스레 다음 편을 기다리게 만든다. 부디 속편이 나오기를...!



그의 첫 장편소설 <좀비들>은 읽지 않았지만 <펭귄 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일층 지하 일층> 등 단편집에 실린 단편소설은 어느 정도 읽었는데, 단편소설에서 보인 작가만의 특징이 이 소설에도 여럿 눈에 띄어 반가웠다. 첫째는 인물의 직업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김중혁의 소설은 인물의 직업에 대한 설정이 상당히 구체적이며, 그 직업이라는 것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 기상천외한 것이 많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소설에서는 의뢰인이 죽으면 생전의 모든 기록을 대신 삭제해주는 '딜리터(deleter)'라는 직업을 등장시켰다. 주인공의 직업이 그냥 탐정이었다면 일반적인 탐정 소설과 큰 차이를 못 느꼈을 텐데, 탐정인 듯 탐정아닌 딜리터라는 직업이 등장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했다. 게다가 딜리터가 하는 딜리팅(deleting), 즉 지우기라는 작업은 하기, 만들기, 쓰기 등 뭔가를 형성하고 창조해내는 행위의 대치되는 부분에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남이 한 것을 지우기, 만든 것을 지우기, 쓴 것을 지우기... 이제까지는 없었던, 지우기의 재발견이 아닐런지.


둘째는 주인공 남성이 또다른 남성과 나누는 우정 내지는 동지애가 소설에서 가장 부각되는 감정이라는 점이다. 김중혁의 소설은 남녀 간의 연애 감정을 그린 것이 드물다. 기껏해야 <바질> 정도. 이번 소설에서는 나름 히로인 역할을 하는 여성이 등장하기도 하고, 김중혁 소설 최초로 남녀 관계에 대한 과감한(!) 묘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연애 감정이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 구동치의 경찰 시절 선배인 김인천과의 관계가 소설에서 더욱 부각되는데, 이는 남자 두 명이 이야기의 중심인 경우가 많았던 기존의 단편 소설 속 인물 관계와도 이어진다. 모든 이야기가 남녀 간의 로맨스로 흐를 필요는 없지만, 주인공 주변에 괜찮은 여성 캐릭터를 여러 명이나 등장시키고도 제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아서 독자로서 살짝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역시 속편이 나오기를...!


또한 이 소설에는 소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이 몇 군데 나온다. 첫째는 구동치에게 딜리팅을 의뢰한 소설가의 말이다(인용한 구절 참고). 소설가는 그동안 자신이 썼지만 세상에 내보이지 않은 글을 모두 지워달라고 요청하면서, 그런 글은 모두 길을 내기 위해 쳐낸 잔가지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김중혁 작가는 친구인 김연수 작가와 언젠가 둘 중에 한 사람이 죽으면 남은 사람이 죽은 사람의 컴퓨터에 저장된 글을 지워주자는 이야기를 하다가 딜리터라는 직업을 떠올렸다고 한다.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 수없이 많은 잔가지를 만들고 스스로 쳐내버리는 것이 작가의 일이라니. 짠한 마음이 든다. 둘째는 구동치의 선배인 김인천이 어설픈 솜씨로 소설을 써서 구동치에게만 보여주는 장면이다. 나중에 구동치는 이 소설을 자신의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아끼던 선배와 사건에 안녕을 고한다(최후의 딜리팅이랄까). 소설가가 소설을 쓰면서 그 안에 소설이라는 소재를 등장시키고, 그 소설을 없앰으로써 소설을 끝마치다니. 근사하지 않은가. 아무래도 이 이야기의 다음 부분을 더 보고싶다. 제발 속편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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