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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콤플렉스 1
노노무라 사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동갑내기 대학생 아키라와 마코토는 세 살 때부터 남매처럼 자란 소꿉친구 사이다. 동네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을 보고 커플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키 크고 잘생긴 아키라가 마코토의 '남친'일 것이고, 아담하고 귀여운 마코토가 아키라의 '여친'일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키라는 여중, 여고를 졸업한 천생 여자, 마코토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천생 남자라는 사실!
아키라와 마코토는 어려서부터 이런 오해를 하도 많이 받아서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대학생이 되고 둘 사이의 분위기가 살짝 이상해지면서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가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키라에게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고 마코토를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나면서, 아키라는 난생 처음 여자처럼 꾸미고 싶은 마음을 느끼고, 그런 아키라를 보면서 마코토는 여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한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어려서부터 한 동네 이웃집에서 남매처럼 자란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흔하디흔한' 만화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다지도 진지하고 시의적절한 내용이 담겨있을 줄이야. 내가 보기에는 상대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보는 아키라와 마코토가 훨씬 성숙한 것 같은데, 자꾸만 아키라와 마코토에게 남자는 남자처럼, 여자는 여자처럼 꾸미고 사는 게 맞다며 변화를 강요하는 주변 사람들이 불편하고 부당하게 느껴졌다.
연애를 하려면 남자는 남자처럼, 여자는 여자처럼 옷을 입고 머리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 걸까.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는 사랑받을 수 없는 걸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을 사랑해도 되는 걸까. 연인이나 배우자의 외모에 따라 애정의 정도가 달라진다면 그게 정말 사랑일까. 연인이나 배우자가 특정 성(性)일 때만 사랑한다면 그게 정말 사랑일까. 젠더는 물론 이성애 패러다임과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거리를 던지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