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신장재편판 7 - 북산 vs. 상양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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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풍미한 전설의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전 31권 이야기를 20권으로 재편집한 신장재편판으로 돌아왔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은 모든 권의 표지를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새로 작업한 컬러 일러스트로 교체했다. 신장재편판 전권을 구입하고 각 권 띠지에 있는 응모권 20장을 모아서 1권에 동봉된 엽서에 붙여서 보내면 전권 구입 특전 특대 포스터를 받을 수 있다(기한 있음).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제7권의 제목은 '북산 vs 상양'이다. 우여곡절 끝에 강백호, 채치수, 서태웅, 송태섭, 정대만 이렇게 팀의 중핵이 되는 멤버 다섯이 모인 북산 농구부는 전국 대회 예선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활약을 선보이며 4연승을 거두고 8강팀도 이긴다. 작년 지역 2위였던 상양을 이기면 제2시드의 1위 팀이 되어 결승리그에 나갈 수 있는 상황. 상양은 '선수 겸 감독'으로 유명한 3학년 김수겸의 리더십과 압도적인 신장 차로 북산 농구부를 위협한다. 


오리지널판과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는 상양전이 훨씬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릴 때는 선수 겸 감독 김수겸이 엄청나게 대단한 선수로 보였는데 지금 보니 묵묵하게 플레이를 펼치는 성현준이 더 멋있다(왠지 미도리마가 보인다...). 농구부 복귀 직후라서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정대만의 분투도 볼 만하다. 실전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향상되는 강백호의 학습 능력 역시 볼수록 대단하다. 서태웅은 말만 앞선다고 놀리지만, 강백호는 말로만 천재가 아니라 진짜 천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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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초, 안 돼, 절대 1
시바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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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한 매력을 지닌 중년의 아저씨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있다. <텐초, 안 돼, 절대>의 주인공 나나모리 유이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다. '내 취향은 아베 히로시. 결혼을 한다면 츠즈미 신이치. 불장난을 한다면 키타무라 카즈키'를 외치는 여대생 유이의 마음속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들어온다. 추운 겨울날, 유이가 스마트폰, 지갑, 치마를 잃어버리고 반라로 떨고 있을 때 영화 속 히어로처럼 나타나 구해준 댄디한 '아저씨'에게 유이는 홀딱 반해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아저씨'를 찾게 된 유이. 놀랍게도 '아저씨'의 정체는 열여섯 살 고등학생 텐초였다(...). 열 살은 기본이요 스무 살, 서른 살 이상의 연상도 커버할 수 있다고 자신하던 유이는, 난생처음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그것도 미성년자) 남자에게 반했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황당해 한다. 앞날이 창창한 텐초의 앞길을 막아선 안 된다고 스스로를 타일러 보고, '나이 많아 보이는' 남자가 아니라 '나이 많은' 남자를 만나려고 이런저런 애를 써본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아저씨들은 죄다 별로이고, 그럴수록 눈앞의 텐초가 더욱 멋있어 보여서 고민에 빠진다. 


파도 파도 끝이 보이지 않는 매력의 소유자 텐초와 그런 텐초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유이의 조화가 엄청나다. 여성향 만화이지만 남성 독자가 읽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고, 순정 만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개그 요소가 많아서 여느 장르의 독자가 읽어도 큰 재미를 느낄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은 만화 중에 가장 웃겼다(얼마나 웃었는지 턱이 아플 정도다). <내 이야기!!>의 작가 카와하라 카즈네가 강력 추천한 만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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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8-10-0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레모노가타리 작가군요 ㅎㅎ

키치 2018-10-02 10:47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은 분인 줄 알았는데, <오레모노가타리> 작가님은 ‘카와하라 카즈네‘이고 <텐초 안돼 절대>의 작가님은 ‘시바 나츠미‘로, 서로 다른 분들인 것 같습니다 ^^
 
이웃사촌 콤플렉스 1
노노무라 사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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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대학생 아키라와 마코토는 세 살 때부터 남매처럼 자란 소꿉친구 사이다. 동네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을 보고 커플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키 크고 잘생긴 아키라가 마코토의 '남친'일 것이고, 아담하고 귀여운 마코토가 아키라의 '여친'일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키라는 여중, 여고를 졸업한 천생 여자, 마코토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천생 남자라는 사실! 


아키라와 마코토는 어려서부터 이런 오해를 하도 많이 받아서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대학생이 되고 둘 사이의 분위기가 살짝 이상해지면서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가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키라에게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고 마코토를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나면서, 아키라는 난생 처음 여자처럼 꾸미고 싶은 마음을 느끼고, 그런 아키라를 보면서 마코토는 여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한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어려서부터 한 동네 이웃집에서 남매처럼 자란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흔하디흔한' 만화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다지도 진지하고 시의적절한 내용이 담겨있을 줄이야. 내가 보기에는 상대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보는 아키라와 마코토가 훨씬 성숙한 것 같은데, 자꾸만 아키라와 마코토에게 남자는 남자처럼, 여자는 여자처럼 꾸미고 사는 게 맞다며 변화를 강요하는 주변 사람들이 불편하고 부당하게 느껴졌다. 


연애를 하려면 남자는 남자처럼, 여자는 여자처럼 옷을 입고 머리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 걸까.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는 사랑받을 수 없는 걸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을 사랑해도 되는 걸까. 연인이나 배우자의 외모에 따라 애정의 정도가 달라진다면 그게 정말 사랑일까. 연인이나 배우자가 특정 성(性)일 때만 사랑한다면 그게 정말 사랑일까. 젠더는 물론 이성애 패러다임과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거리를 던지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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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트를 입을 때까지 기다려줘 1
아메미야 에이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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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는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늘 함께라 때로는 신비한 현상을 일으키는 등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는 인연으로 맺어진 존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것도 쌍둥이가 일으킨 '신비한 현상'일까. 아메미야 에이코의 <스커트를 입을 때까지 기다려줘>는 어느 날 쌍둥이 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학교에 간 여고생 아사히가 원치 않는 삼각관계의 주인공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한 터치의 순정만화다. 


성격은 나쁘지만 머리가 좋고 외모가 출중한 오빠 아키라와 달리, 성격은 좋지만 머리도 외모도 오빠에 비하면 그럭저럭인 아사히는 그동안 오빠가 다니는 학교의 니노미야 유세이라는 남학생을 짝사랑해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아사히가 아키라로서 학교에 잠입한 날, 유세이의 소꿉친구인 사쿠라 우미가 (아키라처럼 변장한) 아사히에게 반하고, 유세이는 우미에게 어울리는 '남자'인지 아닌지 평가하겠다며 아사히를 졸졸 쫓아다닌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그의 소꿉친구와 어울리는 남자인지 아닌지 평가받는 황당한 상황에 놓인 아사히.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남장을 한 것만으로 유세이처럼 멋지고 다정한 남자아이의 친구가 되고 우미처럼 예쁘고 상냥한 여자아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니. 내가 아사히라면 이 상황이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여자일 때는 눈길도 안 줬으면서!).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착하고 순수해서(아키라 빼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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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6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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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가을, 요 네스뵈의 소설 <스노우맨>을 읽었다. 북유럽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 범죄와 싸우고, 개인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형사 해리 홀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홀딱 반했다. 직업은 형사지만 결코 선하지도 정의롭지도 않고, 현실을 비관하면서도 실금 같은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 어쩐지 공감되기도 하고 안쓰러웠다. 그래서였을까. <스노우맨> 출간 이후 5년 동안 '해리 홀레 시리즈'가 한 권씩 출간될 때마다 어김없이 구입해 읽었다. 모든 시리즈가 마음에 든 건 아니지만 애정을 저버릴 만큼은 아니었다. 


이번에 읽은 <리디머>는 '해리 홀레 시리즈' 제6권이자 <스노우맨> 직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끼던 동료 엘렌을 잃고 사랑하는 연인 라켈과도 헤어진 해리 홀레는 라이벌이자 원수였던 톰 볼레르의 사망 이후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 나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리는 자신을 유일하게 옹호해주던 상관 비아르네 묄레르가 물러난 뒤 새로 온 후임 군나르 하겐과 갈등을 빚는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구세군이 개최한 거리 콘서트에서 구세군 장교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엄청난 인파 중에 범인을 목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해리는 인식범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구세군을 둘러싼 해묵은 문제들이 터져 나온다. 


해리 홀레 시리즈 대부분이 그렇고 여느 범죄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 또한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며 몇 명은 성폭행 피해자다. 작가는 극중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이렇게 말한다. "가장 괴로운 건 강간 그 자체가 아니었어요. (중략) 내게 이 일을 말하지 말라고 협박할 필요조차 없다는 걸 ... 내가 찍소리도 하지 않으라는 걸 ... 설사 내가 찢어진 옷을 보여주면서 사실을 말한다 해도, 사람들이 늘 마음 한구석으로 나를 의심하리라는 걸 00은 알고 있었어요." (556쪽) 노르웨이처럼 복지 수준이 높고 인권 의식이 앞서 있는 나라에서도 여성 인권은 형편없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나아가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발하거나 고통을 호소할 수조차 없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는 어쩌면 1차 가해보다 더 나쁜 2차, 3차 가해임을 다시금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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