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하야 양은 그대로가 좋아 1
쿠즈시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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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급격히 따뜻해지는 바람에 다이어트 고민도 작년보다 일찍 시작되었다. 겨우내 두꺼운 패딩 점퍼 아래 감추고 다녔던 살들을 가능한 한 빨리 제거(!) 해야 할 텐데... 해서 오늘 오후 만 보 넘게 걸었으나 집에 오자마자 엄마가 사온 떡이며 과일을 허겁지겁 먹어치웠다(이어서 저녁도 먹었다). 


<치하야 양은 그대로가 좋아>의 주인공 치하야도 나처럼 틈만 나면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주변 사람들한테 선포하고 잡지에 나온 다이어트 비법을 따라 하기도 하지만,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금방 허기를 느끼고 맛있는 음식만 보면 바로 무너진다. 





자신의 의지 부족(=다이어트 실패)을 합리화하는 발언도 잘한다. "나, 다이어트하기로 결심했어. 내. 일. 부. 터!", "지금은 여름이니까 다소 음식물을 섭취하더라고 몸을 많이 움직이면 열량을 왕창 소비할 수 있어!", "단맛 나는 껌은 열량이 약간 있지만 마지막에는 뱉으니까 실질적인 섭취 열량은 제로겠지?!" 이거 설마 저만 해본 발언은 아니겠지요... ^^;;; 


차이점이 있다면 나와 달리 치하야의 곁에는 치하야가 어떤 모습이든 개의치 않는 소꿉친구 시마가 있다는 것이다. 시마는 치하야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할 때마다 이해를 못한다. 시마의 눈에는 치하야가 평균 체중에 가까워 보이고 살 뺄 곳도 전혀 없어 보인다. 물론 치하야는 시마의 충고를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남자가 말하는 여자의 평균은 현실성이 전혀 없어! (43kg이 평균 체중인 줄 알지?)" ㅋㅋㅋ 




(시마의 눈에 비친 치하야 ㅎㅎㅎ)



치하야는 아직 꿈에도 모르지만, 시마는 사실 지금 치하야를 짝사랑하는 중이다. 시마는 치하야가 음식을 먹을 때가 제일 좋다. 치하야가 음식을 먹을 때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지, 그때마다 끓어오르는 애정을 주체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치하야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정작 치하야는 다이어트한다며 음식을 멀리하니 안타까울 수밖에... 


치하야를 짝사랑하는 상태가 아닌 내 눈에도 치하야는 뚱뚱한 게 아니라 가슴이 클뿐인 것 같은데(먹은 게 다 가슴으로 가는 듯), 언제쯤 치하야가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시마의 진심을 알아줄까. 다이어트 유경험자로서 다이어트와 식욕 사이에서 갈등하다 한 번도 예외 없이 식욕 앞에 무너지는 치하야한테 공감이 많이 되고(몸매는 공감 안 된다), 그런 치하야를 말리고 싶지만 말리지 못하는 시마도 귀엽다. 약간의 노출, 백합 컷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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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전설 2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강동욱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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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SF 거장 호시노 유키노부의 단편집 <요녀 전설 2>가 출간되었다. 작년에 출간된 <요녀 전설 1>은 숱한 남자들의 구애를 뒤로하고 달로 도망친 가구야 히메를 비롯해 메두사, 마타 하리, 루크레치아 보르지아 등 역사와 신화, 전설 속의 '문제적 여성'들이 주인공인 환상적인 단편들이 실려 있었다. 올해 출간된 <요녀 전설 2>는 <요녀 전설 1> 못지않은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 


<요녀 전설 2>는 호시노 유키노부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걸작 <사막의 여왕>과 북극 탐험에서 벌어진 참사를 소재로 한 환상담 <신기루 - 파타 모르가나> 이렇게 2편으로 구성된다. 대표작은 역시 <사막의 여왕>이다. 기원전 31년. 이오니아 해에서 이집트와 로마의 명운을 건 해전이 펼쳐지고, 승리의 여신은 이집트가 아닌 로마의 손을 들어준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삼두 중 하나인 안토니우스와 손을 잡고 이 전쟁에 임했다. 안토니우스는 전쟁에 졌으니 꼼짝없이 죽게 되리라고 여겨 벌벌 떠는데,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 보이기까지 한다. 안토니우스를 미모로 유혹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처럼, 자신을 잡으러 오는 옥타비아누스 역시 손쉽게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하지만 역사는 클레오파트라의 소망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절망한 클레오파트라는 3천 년에 걸친 이집트의 역사를 모두 본 대신관 솔론의 힘을 빌어 갈릴리의 왕 헤로데의 수양딸 살로메로 환생한다. 마가복음에 헤로데 왕의 연회에서 살로메가 춤을 추고 그 대가로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는데, 이 만화에서 살로메는 같은 짓을 벌인다. 단, 그 의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신의 악한 마음을 뒤흔들고 선한 눈물을 흘리게 하는 예수에 대한 복수다. 






기독교 신자라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기독교 신자가 아닌 내 눈에는 작가가 클레오파트라, 살로메, 제노비아라는 3대 요녀(내지는 악녀)를 중심으로 별개의 이야기를 연결한 것이 기막히게 재미있는 시도로 보인다. 여성은 착하고 온순해야 하고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인습과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도 멋있다. 이들은 정말 '요녀'일까. 만약 이들이 남성이었다면 야망있다, 도전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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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더라도 1
송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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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에는 가뭄이 들거나 재해가 일어나면 왕에게 책임을 물어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거나 심하면 죽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꽃이 지더라도>의 배경인 가상의 나라 온란도 그런 나라다. 추운 대륙의 끝에 자리 잡은 온란은 신이 다스리는 따뜻한 나라로 일컬어지지만, 조금이라도 온기를 떨어지고 날이 쌀쌀해지면 백성들이 왕, 즉 라안을 보는 눈초리가 매서워지고 반란의 위협이 높아진다. 


주인공 이녹은 이민족 출신인데 어린 시절 우연히 본 라안의 모습을 잊지 못해 스스로 왕궁호위대에 지원해 호위무사가 된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어린 시절에 본 라안의 모습을 다시 보길 간절히 원했으나 몇 년이 지나도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어느 날. 온란 최대의 명절인 환온절을 앞두고 이녹은 라안이 순례를 하는 동안 수상한 자가 없는지 살피는 역할을 맡게 된다. 





"먼저 무기를 내려놓고 다가가 엎드려 절하고, 똑바로 얼굴을 보지 말고, 등을 보이지도, 그분을 만지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녹은 라안을 보고 싶지만, 호위무사에게는 라안의 얼굴을 보는 것도, 라안을 만지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만 멀리서 라안의 목소리가 들리고 라안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자, 이녹은 자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만다. 


고개를 든 이녹은 앞에 있는 라안의 모습이 자신이 기억하는 라안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서 놀란다. 몇 년 만에 하얗게 샌 머리카락, 앙상하게 뼈만 남은 팔... 이녹은 이렇게 힘없고 허약한 사람이 온란을 지키는 라안이라는 사실에 당황한다. 하지만 곧이어 라안이 자신의 기억과 마찬가지로 자상하고 인자한 성품을 가졌다는 걸 알고 마음을 놓는다. 





'말도 안 돼! 그 앙상한 몸으로? 게다가 라안과 신관들은 맨발이다. 힘들다는 말로 끝날 정도가 아니야!' 이녹은 겉보기에도 건강하지 않은 라안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벅찬 환온절 순례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관습을 바꿀 수 없다면 호위무사인 자신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라온을 지키리라 다짐한다. 


여성인 왕을 남성 호위무사가 지키는 이야기는 질리도록 봤지만, 남성인 왕을 여성 호위무사가 지키는 이야기는 처음 본다(하나 생각났다. <왕좌의 게임>에서 제이미 라니스터의 호위무사였던 브리엔느! 제이미는 왕이 아니었지만...). 이녹이 앞으로도 왕에게 닥치는 위협을 척척 막아내는 듬직한 호위무사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으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팍팍 깨는 여성 캐릭터. 사랑합니다♡





라안의 오른팔 산호의 (짝사랑인지 양방 사랑인지 아직 모르는) 라안에 대한 애정도 흥미진진하다 ㅎㅎ 1권에선 진지한 전개에 웃음기를 더하는 캐릭터처럼 나왔는데, 1권 결말을 보면 산호도 이녹만큼 복잡한 사연을 지닌 캐릭터인 듯하다. 이 밖에도 멋진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어서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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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국의 모리아티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미요시 히카루 그림, 타케우치 요스케 구성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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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셜록 홈즈의 숙적 제임스 모리아티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우국의 모리아티> 1권이 출간되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으면서 모리아티는 어째서 교수이면서 범죄자라는 두 얼굴을 가지게 되었는지. 셜록 홈즈가 인정할 만큼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범죄에 뛰어들었는지 궁금했던 독자라면 이 만화를 읽어보길 바란다. 





이야기의 배경은 영국이 전 세계를 쥐고 흔드는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19세기 말. 런던의 명문가 모리아티 가(家)의 장남 앨버트가 한 소년과 마차를 타고 가고 있다. 앨버트가 친동생처럼 친절하게 대하는 소년의 이름은 제임스. 지금은 앨버트의 허락 하에 상류 계급처럼 옷을 입고 앨버트의 동생인 척하고 있지만, 사실 제임스는 최하층민으로 앨버트와 함부로 말을 섞어서는 안 되고 섞었다가는 매타작을 당한다. 


아니나 다를까. 제임스가 상류 계급처럼 옷을 입고 앨버트의 동생인 척한 것이 들통나서 모리아티 가에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제임스는 혼쭐이 난다. 그래도 제임스를 모리아티 가의 저택에서 쫓아낼 수 없는 건, 제임스와 제임스의 동생을 모리아티 가의 저택으로 데려온 것이 모리아티 가의 장남이자 차기 당주인 앨버트이기 때문이다. 





앨버트는 1년 전 한 고아원에서 제임스가 아이들을 향해 열변하는 모습을 보았다. 출신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 상류 계급으로 태어나면 평생 부유하고 존경받으며 살 수 있고, 최하층민으로 태어나면 평생 일해도 내 집 한 번 못 가지고 남에게 굽신거리다가 죽는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든 나쁜 귀족은 없애야 마땅하다. 나쁜 인간을 제거하면 이곳은 이상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 


앨버트는 귀족인데도 제임스의 말이 옳다고 여겼고, 제임스와 제임스의 동생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타락한 세계를 정화시키기 위한 자신의 '계획'에 끌어들인다. 그리고 얼마 후 일어난 방화 사건과 살인 사건. 앨버트의 '진짜 동생'이 되는 제임스. 그토록 싫어했던 모리아티 가의 일족이 된 제임스는 과연 어떤 일을 벌일까.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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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오타쿠소년☆아사히나 1
나나미 신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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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본이 자랑하는 국민 미소년 아이돌 군단 하면 바로 '쟈니스(JOHNNYS)'를 떠올릴 것이다. 쟈니스는 1962년 창업 이래 SMAP, TOKIO, 킨키키즈, V6, 아라시, 칸쟈니, 헤이세이점프 등 수많은 남성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켰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친구들이 신화나 클릭비 같은 남자 아이돌을 좋아할 때, 나는 동생의 소개로 쟈니스를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덕질을 하고 있다.


'쟈단계(쟈니스 다단계)' 이력도 나름 화려하다. KAT-TUN으로 시작해(아카메의 전설을 아시나요) V6, 칸쟈니를 거쳐 2010년부터 현재까지 SMAP을 좋아하고 있다(SMAP은 영원합니다). (나를 이 수렁에 빠트린 장본인인) 동생도 쟈덕이라서 동생이 파는 그룹도 웬만큼 안다(참고로 제 동생은 지금 섹시존을 팝니다). 





'이 만화 혹시 제가 그렸나요... ?' 나나미 신고의 만화 <J오타쿠 소년☆아사히나>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다. 주인공은 잘생기고 키도 크고 두뇌 명석, 스포츠 만능인 우등생 아사히나. 동급생 여자아이 아오바 와카나는 남몰래 아사히나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실은 이 아사히나가 엄청난 아이돌 덕후다. 그것도 여성 아이돌이 아니라 자신과 동성인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모자라 회사 전체! 


아사히나는 일본이 자랑하는 국민 미소년 아이돌 군단 조커스의 광팬인데, 이거 누가 봐도 쟈니스잖아요(또르르)... 니시키는 아라시, 나니조커는 칸쟈니, TAI!SHOW!JACK는 HEY!SAY!JUMP, EAST는 JOHNNYS WEST, EFG-X는 ABC-Z, Safety Dome은 Sexy Zone, MUSE는 NEWS ㅋㅋㅋ 심지어 쟈니스 아이돌이 총출동하는 아이돌 잡지 MYOJO, 포로로, POTATO, WINK UP, DUET도 이름이 바뀌어서 나오고, 쟈니스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도 역시 이름이 바뀌어서 나온다. 쟈덕이라면 만화에 나오는 이름들의 진짜 이름을 알아맞히는 재미가 쏠쏠할 듯. 





이 밖에도 쟈덕이라면 대공감할 포인트가 아주 많다. 좋아하는 멤버가 나오는 콘서트 당일, 멤버 컬러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코디네이트하고, 멤버의 얼굴이 박힌 부채(우치와)를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콘서트 장으로 가기. 이거 다들 해봤거나 해보고 싶잖아요(저는 안 해봤습니다;;;). 


일반인들과 노래방에 갈 때는 눈치 보느라 아이돌 노래 선곡 못 하지만, 아이돌 팬끼리 노래방에 갈 때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이돌 노래 부르는 건 쟈니스 팬뿐만 아니라 아이돌 팬이라면 다들 공감할 듯(이건 저도 해봤습니다). 아이돌 팬끼리 노래방에 가면 일반인이 알 턱도 없는 마니아틱한 노래를 부른다는데, 그 노래가 왜 하필 <키친 타월 맨>인가요... 이거 누가 봐도 SMAP의 <토일렛 페퍼 맨>이잖아요 ㅋㅋㅋ 





일본의 대형 음반 매장에 가면 반드시 있는 쟈니스 전용 코너, 전 세계 쟈니스 팬의 성지인 하라주쿠 쟈니스 숍, 여러 쟈니스 그룹이 이미지 캐릭터를 맡은 바 있는 배구 대회 관련 에피소드 등 쟈니스 팬이라면 무한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줄줄이 나온다(작가님 몇 년차 쟈덕이세요... 담당은 뉘신지...). 


아사히나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국어교사 미나미 미츠카, 일명 밋짱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밋짱은 겉보기엔 신뢰감 넘치는 고교 교사이자 능력 있는 20대 커리어 우먼인데, 실상은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중인 중증의 J 오타쿠. 커밍아웃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일코 따위 하지 않는 아사히나와 일코에 목숨을 거는 밋짱의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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