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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오타쿠소년☆아사히나 1
나나미 신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본이 자랑하는 국민 미소년 아이돌 군단 하면 바로 '쟈니스(JOHNNYS)'를 떠올릴 것이다. 쟈니스는 1962년 창업 이래 SMAP, TOKIO, 킨키키즈, V6, 아라시, 칸쟈니, 헤이세이점프 등 수많은 남성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켰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친구들이 신화나 클릭비 같은 남자 아이돌을 좋아할 때, 나는 동생의 소개로 쟈니스를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덕질을 하고 있다.
'쟈단계(쟈니스 다단계)' 이력도 나름 화려하다. KAT-TUN으로 시작해(아카메의 전설을 아시나요) V6, 칸쟈니를 거쳐 2010년부터 현재까지 SMAP을 좋아하고 있다(SMAP은 영원합니다). (나를 이 수렁에 빠트린 장본인인) 동생도 쟈덕이라서 동생이 파는 그룹도 웬만큼 안다(참고로 제 동생은 지금 섹시존을 팝니다).
'이 만화 혹시 제가 그렸나요... ?' 나나미 신고의 만화 <J오타쿠 소년☆아사히나>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다. 주인공은 잘생기고 키도 크고 두뇌 명석, 스포츠 만능인 우등생 아사히나. 동급생 여자아이 아오바 와카나는 남몰래 아사히나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실은 이 아사히나가 엄청난 아이돌 덕후다. 그것도 여성 아이돌이 아니라 자신과 동성인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모자라 회사 전체!
아사히나는 일본이 자랑하는 국민 미소년 아이돌 군단 조커스의 광팬인데, 이거 누가 봐도 쟈니스잖아요(또르르)... 니시키는 아라시, 나니조커는 칸쟈니, TAI!SHOW!JACK는 HEY!SAY!JUMP, EAST는 JOHNNYS WEST, EFG-X는 ABC-Z, Safety Dome은 Sexy Zone, MUSE는 NEWS ㅋㅋㅋ 심지어 쟈니스 아이돌이 총출동하는 아이돌 잡지 MYOJO, 포로로, POTATO, WINK UP, DUET도 이름이 바뀌어서 나오고, 쟈니스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도 역시 이름이 바뀌어서 나온다. 쟈덕이라면 만화에 나오는 이름들의 진짜 이름을 알아맞히는 재미가 쏠쏠할 듯.
이 밖에도 쟈덕이라면 대공감할 포인트가 아주 많다. 좋아하는 멤버가 나오는 콘서트 당일, 멤버 컬러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코디네이트하고, 멤버의 얼굴이 박힌 부채(우치와)를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콘서트 장으로 가기. 이거 다들 해봤거나 해보고 싶잖아요(저는 안 해봤습니다;;;).
일반인들과 노래방에 갈 때는 눈치 보느라 아이돌 노래 선곡 못 하지만, 아이돌 팬끼리 노래방에 갈 때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이돌 노래 부르는 건 쟈니스 팬뿐만 아니라 아이돌 팬이라면 다들 공감할 듯(이건 저도 해봤습니다). 아이돌 팬끼리 노래방에 가면 일반인이 알 턱도 없는 마니아틱한 노래를 부른다는데, 그 노래가 왜 하필 <키친 타월 맨>인가요... 이거 누가 봐도 SMAP의 <토일렛 페퍼 맨>이잖아요 ㅋㅋㅋ
일본의 대형 음반 매장에 가면 반드시 있는 쟈니스 전용 코너, 전 세계 쟈니스 팬의 성지인 하라주쿠 쟈니스 숍, 여러 쟈니스 그룹이 이미지 캐릭터를 맡은 바 있는 배구 대회 관련 에피소드 등 쟈니스 팬이라면 무한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줄줄이 나온다(작가님 몇 년차 쟈덕이세요... 담당은 뉘신지...).
아사히나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국어교사 미나미 미츠카, 일명 밋짱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밋짱은 겉보기엔 신뢰감 넘치는 고교 교사이자 능력 있는 20대 커리어 우먼인데, 실상은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중인 중증의 J 오타쿠. 커밍아웃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일코 따위 하지 않는 아사히나와 일코에 목숨을 거는 밋짱의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