オリ☆スタ 5/9·16 合倂號 2011年 (週刊, 雜誌)
オリコン·エンタテインメン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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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SMAP 이름만 믿고 구매합니다~ 다른 인터넷서점에 비해 빨리 들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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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 - 모르면 당하는 확률과 통계의 놀라운 실체
카이저 펑 지음, 황덕창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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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았을 때,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경제수학이나 통계보다는 경제사상이나 경제사를 더 좋아했던 전형적인 문과생으로서 제목의 'numbers', '숫자'라는 단어를 보고 겁부터 났다. 게다가 통계에 관한 책이라니! 과연 끝까지 읽을 수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두려움을 안고 첫 장을 폈더니 너무나도 친숙한 '디즈니랜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디즈니사는 새로운 놀이기구나 더 개발할 일이지, 왜 통계학자를 고용했을까? 줄 서지 않고 즐기는 놀이공원이 가능할까?  

그러고보니 몇 년 전 명절에 친척들과 집 근처 L월드에 놀러간 일이 떠올랐다. 다들 같은 생각을 했는지 놀이공원은 엄청 붐볐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고작 3분짜리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3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왜 놀이기구는 늘 붐비는 것일까?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탄다면 얼마나 좋을까? 디즈니랜드는 나처럼 관람 시간의 절반은 줄을 서느라 허비하는 관람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통계학자를 고용하여 예약을 하면 대기 시간 없이 정해진 시간에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패스트패스'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 (우리나라 놀이공원에서도 현재 이런 제도가 시행 중이다) 그런데 나중에 조사를 해보니 놀랍게도 관람객의 총 대기 시간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만족스러워 했다. 그 이유는 예약을 함으로써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관람객에게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통계가 엄청 대단하고 신비한 수단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숫자나 통계같은 데이터는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령,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미네소타 교통국에서는 통계학을 활용하여  '램프 미터링' 기술을 발명했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의 '패스트패스'가 관람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과는 달리, '램프 미터링'은 이용자들의 비난만 샀다. 이는 도로 상황에 따라 차량에 진입을 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 신호를 보내는 제도인데, 이용자들은 신호를 기다리느니 시간이 더 걸려도, 도로가 아무리 막혀도 스스로 알아서 운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숫자와 통계 자체는 아무런 잘못도 없고 거짓말도 안 하지만, 이를 두고 사람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때로는 악용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저자는 이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통계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증권 관련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떼돈을 벌지 못한다. 모든 식품 캔과 포장에는 영양 정보가 표시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다이어트에 실패한다. 정보통신 기술에 막대한 돈을 들여도 교통체증 문제는 날로 심각해진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수많은 정보와 숫자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만큼 현명해지지는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통계적인 사고다.(소개글)  
   


범죄 수사에 활용되는 거짓말 탐지기 또한 무턱대고 신뢰할 경우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는 통계적 자료 중의 하나다. 거짓말 탐지기,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마침 요즘 보는 미국드라마 <라이 투 미(Lie to me)>가 연상되어 더욱 흥미로웠다. 이 드라마는 인간이 거짓말을 할 때 보이는 표정, 몸짓, 목소리 등 신체적인 특징을 통해 범인을 찾는다는 설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런 방법도 통계적으로 도출된 자료에 기반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하고,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하지만 이따금씩 '정말 저렇게 범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과학수사대가 왜 필요한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곤했다.  


저자 역시 인간의 신체적인 반응을 활용하여 도출된 데이터가 과연 신뢰할만한지 문제를 제기한다. 더군다나 데이터 자체가 믿을만한 자료라고 해도, 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사람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실제로 미국에서는 다른 증거가 하나도 없는데도 배심원들이 거짓말 탐지기에 의해 나온 자료만 가지고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십여년간 옥살이를 시킨 케이스가 있다고 한다. 통계와 이에 대한 해석은, 잘못하면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꿀 수도 있다.

  

   
  마케터들이 회사의 제품에 대해서 어떤 소비자들이 긍정적인지를 알기 위해서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는 경우, 거짓 양성 판정은 잘못 선택된 소비자들에게 스팸 메일을 뿌리는 결과를 낳는다. ... (중략)...하지만 이 정도 불편이야 '수다죄'로 육체적 고통을 받고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는 문제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만이 아니다. 정보기관들이 수백만 건의 거짓 경고를 추적하는 일이 얼마나 비도덕적이고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며, 역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야 한다. (p.228)  
   


SNS 서비스로 해외 각지에 있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스마트폰 하나면 못 하는 일이 없는 이런 시대에 여전히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전화만 걸라'는 스팸문자 때문에 골치가 아픈, 이런 비효율적인 일이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통계다. 정확히는 통계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나, 그리고 당신! 통계 자료를 볼 때 숫자라고 일단 겁부터 먹고 피하거나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고, 만약 이러한 통계 자료를 활용하는 입장이라면 어떤 식으로, 오류나 함정 없이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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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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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재료를 넣은 스테인리스 볼을 얼음물 안에 넣고, 그 안에서 거품기를 있는 힘껏 재빨리 돌렸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크고 작은 별들이 잔뜩 떠서 말없이 반짝이고 있다. 행복했다.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메어오고, 금방이라도 호흡 곤란으로 죽어버릴 것 같을 만큼 행복했다. 이런 식으로 넓은 하늘 아래에서 누군가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자신의 모습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더욱이나 이렇게 빨리, 오랜 세월 품어왔던 꿈이 이루어질 줄이야...... 거품기를 움직이는 소리가 사각사각 음악처럼 어둠 속에 울렸다. 도중에 넣은 럼주의 좋은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p.93)

  

가쿠타 미쓰요의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읽은지 얼마 안 되어 연이어서 일본소설을 읽게 되었다. 일본소설이 요즘 나와 파장이 잘 맞나보다. 요리,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 동생이 꼭 읽어보라고 '강추'한 책답게 음식 냄새가 폴폴 풍기는 귀엽고 상큼한 소설이었다. 딱 요즘처럼 봄바람 살살 부는 계절에 읽으면 좋겠다.

 

<달팽이 식당>에는 린코라는 이름의, 내 또래의 젊은 여자가 나온다. 인도인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유일하게 의지했던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그 충격 때문인지 말도 나오지 않게 되었다. 무엇하나 되는 일이 없으니 가출하고 십여년을 산 도쿄를 벗어나 잠깐 고향에 다녀와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잠깐' 다녀올 예정이었던 고향에서 린코는 새로운 인생을 찾는다. 엄마의 집 창고를 빌리고,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고향 땅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를 요리하여 하루 단 한 팀을 위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는 '달팽이 식당'을 열게 된 것이다. 게다가 린코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져 식당은 대성황을 이룬다. 

 

 
린코에게는 아주 소중한 장점이 있다. 고향을 떠나 십 여년 동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우고, 사랑하는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요리 실력과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음식을 먹은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이다. 린코가 메뉴를 구상하고 신나게 음식을 만드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그녀의 열정에 내 몸까지 들썩들썩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향에 돌아와 요리사의 꿈을 이뤘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순간, 린코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신은 얄궂게도 인간의 행복이 정점에 달했을 때 다른 곳에 불행을 예비하시는 것 같다. 린코에게도 신은 공평하셨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린코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슬픔을 꾸역꾸역 씹고 삼키고 소화했다. 그리고 다시 달팽이 식당을 오픈했다.

 


<달팽이 식당>은 일본에서 20대 여성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시바사키 코우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 린코처럼 세상의 압력에 눌리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린코는 내성적인 인간의 전형과도 같다. 주변 사람은 가족과 연인, 이웃뿐이고, 생각은 많지만 표현은 잘 못한다. 실연을 당하자마자 말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 달팽이처럼 자기 만의 공간으로 칩거한 것만 봐도 성격을 알 수 있다. 괜히 린코가 식당 이름을 '달팽이'라고 지은 것이 아니다. 달팽이는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꾸물꾸물 움직이고, 여차하면 자기만의 집으로 숨는 녀석이 아닌가.

 

하지만 달팽이는 천천히, 여유롭게 세상을 즐기고, 고집스럽게 자기 목적을 달성해나가는 은근한 야심가다. 린코도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손수 만든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녀의 뜻대로 행복해졌다. (내성적인 사람을 조심하라!)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이가 만든 행복을 취함으로써 행복해지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직접 행복을 만든다. 나답게 사는 것, 부정하고 싶은 것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것. 그것이 린코, 달팽이, 그리고 나처럼 내성적인 사람들의 좋은점이다.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 린코가 만든 음식이니 맛있는게 당연하다. 석류 카레, 쥬뗌므 수프, 옥돔과 가리비 요리... 아, 군침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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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지금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는 87가지 - 어쩌다보니 절반을 살아버린 나에게
오모이 도오루 지음, 양영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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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는  선배라는 이유로 버젓이 후배를 폭행하는 모 대학 모 학과에 관한 보도가 나왔고, 어느 조간 신문에는 취업 면접이나 맞선을 볼 때 겪는 연령 차별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조선일보, "스물일곱이시네… 뭐 했어요? 이 나이 먹도록"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25/2011042500060.html?news_Head2) 선배, 후배 연령차별... 나이의 무게가 우리나라만큼 크게 느껴지는 나라가 또 있을까? (없어도, 있어도 불행한 일이다) 

나이에 집착(!)하는 것은 서점가도 마찬가지다. 10대, 20대, 30대, 스무살, 서른살, 서른다섯살, 마흔살... 몇 살이 되기 전까지 해야 하는 일에 관한 책이 참 많다. 오죽하면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한국인은 이런 책들에 매여 '숙제하듯이' 산다는 말이 나올까.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읽기도 전에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서른다섯살이나 되서 이 책에 실린 87가지 일을 못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조급해져야 하는 걸까? 서른다섯살에도 자신의 기준이나 규칙 없이 남들 눈에 맞춰 사는 삶이라면 과연 멋진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서른다섯살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이 책의 저자 모모이 도오루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NHK에 입사했다. 모두가 동경하는 직장에 다녔지만, 조직 내의 권위적이고 안일한 분위기에 질리고 자기발전이 없는 동료들을 보며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에 학업을 병행하여 25세에 외국계 의약품 리서치사 IMS로 이직했다. 이 때부터 승승장구하여 35세에 자회사 사장이 되었으며, 45세에 외국계 인재파견 회사의 일본 법인 경영자가 되었다. 현재는 외국계 인재파견 회사의 회장을 맡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졸 학력으로 NHK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출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기서 만족하고 발전을 멈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하여 법인의 경영자, 회장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NHK에 계속 있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이 책은 그의 경험과 노하우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는 책이다. '지금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는' 일이라고 해서 인생이나 연인, 가족, 취미 등에 관한 일반적인 얘기도 나올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회사생활, 인간관계, 리더십, 자기계발, 판매법 등 '경영자의 입장에서 쓴' 직장생활에 관한 내용의 비중이 많다. 아무래도 서른다섯살이면 '업'으로 삼고 있는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때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언젠가 무슨 특강에서 20대는 이것저것 경험하고 실패하면서 배우는 때이고, 30대 중반에 가서 본격적으로 승부를 던져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서른다섯은 그만큼 직업인으로서 중요한 나이인가보다.

 

현재 직장인이 아니라서 직장생활이나 업무에 관한 얘기는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은 공감이 되었다. 직장인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가족이나 연인, 직장, 돈도 아닌 '인간관계'라는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는데, 저자 역시 인간관계가 서른다섯살의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나보다. 제법 많은 분량이 할애되어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저자는 특히 자기보다 주변을 먼저 신경쓰는 '베이컨 같은 사람'을 강조한다. 조화, 즉 '와[和]'를 강조하는 일본인 다운 생각이다. 개인을 존중하고 개성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고, 남과 다르게, 차별화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대세라지만, 막상 조직에 들어가고 나면 나의 개성보다 집단,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 같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내 개성만 중시하는 것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는 능력을 갖춘다면 더 성공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어느 곳에서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베이컨 같은 사람이 있다. 사람을 사귈 때 상대가 누구라도 장점을 잘 끌어내는 사람이다. 자신은 메인 재료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자연스럽게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진정 멋진 사람이다. 메인 재료의 맛을 끌어내면서 자신의 맛도 조심스럽지만 확실하게 내는 베이컨 같은 사람 말이다. (pp. 141-2)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해주면,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말이라며 짜증 섞인 표정으로 흘려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당연한 일'을 당연히 실행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그 당연한 일을 정말로 하고 있는가?"라고 다시 한 번 물어보면 대개 고개를 젓는다. (중략) 일찍 일어난다, 매일 1시간씩 영어 공부를 한다, 일주일에 네 권 이상 책을 읽는다... 등 이처럼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때 비로소 당연하지 않은 삶이 펼쳐진다. (pp.27-8)

 

20대, 30대 등 '몇십대 시리즈'가 대개 그러하듯이, 저자가 강조하는 87가지는 누구나 잘 알고 있고, 어디선가 읽은 적도 있고, 선배나 직장 상사에게 귀가 따갑게 들었던 얘기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또 이 얘기야'하는 생각으로 대강 넘겨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듯이 그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실행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고, 이런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다. 서른다섯이면 인생의 절반을 산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평균수명이 여든을 넘어가는 요즘 같은 때에는 아직 반환점도 못 돈 것이고, 누가 먼저 죽는지는 순서가 없다는 말처럼 서른다섯살이라고 해서 아직 젊고 팔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이에 상관없이, 아무리 당연하게 여겨지더라도 일단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조차도 너무나 당연한 말같고, 아직도 이 책이 '숙제'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숙제할 생각만 하고 미루다가 결국 못하는 것보다는 숙제를 먼저 해치우고 노는 게 훨씬 마음 편하고 즐겁다는, 이런 '초딩'들도 다 아는 진리를 어른들이 모르면, 나이 더 먹어서 정말 후회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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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셰프 - 영화 [남극의 셰프] 원작 에세이
니시무라 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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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2박 3일 냄비 요리. 다양한 냄비 요리로 3인간 계속되는 엄청난 계획이다. 첫째 날은 냄비에 술을 넣고 양배추와 돼지 삼겹살을 재료로 한다. 양배추에서 나오는 수분과 술만으로 잽싸게 익혀 폰스로 간을 해서 먹는, 요리라고도 할 수 없는 요리이지만 소박하면서도 좋은 맛을 낸다. 돼지고기의 기름이 미묘하게 양배추에 휘감겨 절묘한 맛을 이룬다. 어떤 요리치가 만들어도 실패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것으로 첫째 날을 보내고 남은 국물에 물을 더해둔다. 다음 날 저녁 식사는 듬뿍 우러난 국물에, 뼈째 토막 친 닭고기를 집어넣고 마찬가지로 폰스를 써서 이번에는 닭백숙으로 기분을 낸다. (중략)... 그런데 결국 이 계획은 이틀째 되던 날에 좌절되었다. 숙성된 스프에 경탄을 금치 못한 대원들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먹어 치워, 결국 박사 카레는 늘 해오던 대로 처음부터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아무튼 맛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밖에. (pp.233-4)
 

 

한국인도 먹는 것으로는 빠지지 않는 민족이지만, 일본인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행한지 얼마 안 되는 맛집 탐방, 미식가 문화가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널리 퍼져있어서, 방송만 해도 '구루메'(미식가를 뜻하는 gourmet의 일본식 표현) 리포트를 잘해도 밥만 먹고 사는 연예인이 수두룩하고, 국민적인 아이돌그룹이 셰프가 되어 게스트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든가(SMAP X SMAP 의 'Bistro SMAP'), 좋아하는 음식 사이에 숨겨진 싫어하는 음식을 맞추는 코너가(톤네루즈의 '여러분 덕분입니다'의 '쿠와즈키라이왕 결정전') 프라임 타임에 방송되며 오랫동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내가 먹는걸 좋아해서 이 프로그램도 즐겨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일본인들이 음식을 얼마나 사랑하면, 오죽하면 남극에서까지 음식 타령일까? <남극의 셰프>는 저자 니시무라 준이 총 4년간 남극관측대에 요리사로 파견되어 월동 생활을 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남극'이 배경이라는 것만 해도 충분히 화제성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게다가 '셰프'라니 일본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를 알겠다.

 

육지에서 공수해온 제한된 물자로만 음식을 마련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 더군다나 니시무라 준는 전, 현직 요리사도 아니고, 해상보안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일 뿐이다. 그러나 임기응변과 재치, 그리고 '음식을 만들어 누군가와 함께 먹는 것이야말로 인간 생활의 기본'이라는 뜨거운 열정으로 니시무라는 하루하루 웬만한 오성급 호텔이나 고급 요리점 셰프 못지 않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냈다. (가끔 실패하기도 했다 ^^) 얼마나 맛있어보이는지, '사실 이 사람들 있는 곳이 홋카이도 어디쯤인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아, 속세에 사는 나는 왜 이렇게 못 먹고 살고 있는 걸까ㅠㅠ)

 

하지만 음식 이야기가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 대원들은 관측대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실패하기도 하고, 열악한 환경에 성인 남자 여럿이 모여 있다보니 성격차이나 의견차이로 부딪치는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인간의 나약함을 느끼기도 하고, 속세에서는 맛보기 힘들었던 유대감이나 우정을 발견하기도 했다. 큭큭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 정도로 웃긴 얘기가 많지만(아니 거의 전부지만), 임무를 마치고 대원들이 남극을 떠나는 장면에서는 왠지모르게 가슴이 찡하고 감동이 벅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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