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경제지표 50 - 경제신문 속 암호같은 경제지표를 해독하고 미래를 예측하라!
사이먼 컨스터블 & 로버트 라이트 지음, 김숭진 옮김, 송경헌 감수 / 위츠(Wits)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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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뜻하는 'Economics'라는 말의 어원에는 '살림', '생활'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돈을 주고 물건을 사고 팔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제학의 중요한 이론들은 체득하고 있다. 가령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수요의 법칙', 생활에 필수적인 물건의 수요는 가격 변화에 덜 민감한 반면, 명품 같은 사치성 수요는 민감하다는 '가격탄력성' 개념 등은, '수요의 법칙', '가격탄력성' 같은 용어를 몰라도 그 원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경제학을 어려워 하는 이유는 수식이나 통계가 어렵고, 용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중에도 경제지표는 경제뉴스나 신문에 자주 등장하지만 이름 자체가 어렵고, 어떤 뜻을 가지고 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기사전체의 내용을 오해하거나,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 또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경제지표는 자주 보는 몇 가지만 알고 있을뿐, 대부분은 모른다.

 

그래서 <월스트리트저널 경제지표 50>이라는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반가웠다. 선행지표, 금리, 국가부채 등 경제지표를 통해 경제를 예측하는 방법이라니. 게다가 전세계 구독률 1위, 영향력 1위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제로 경제를 예측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사실 경제 소식, 투자 정보는 언론에 공개될 즈음이면 이미 전문기관이나 소위 큰 손들 사이에서는 대응이 다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믿고 투자하면 안 된다는 말도 있다. 그걸 믿고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보는 개미투자자들도 많이 보았다. 정말 똑똑한 투자자라면 공개되기 전에, 전문기관이나 큰 손들이 예측하는 방법을 알고 투자를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하루를 먹고 살게 하려면 고기를 낚아주고, 평생을 먹고 살게 하려면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읽어보니 책에 소개된 경제지표들 중에는 미시 경제학 시간에 배운 경제지표들도 있었지만, 처음 보는 지표들도 매우 많았다. 무엇보다도 지표별로 특징과 장단점이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고, 그저 설명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 필요한 내용, 즉 투자수익률과 위험도 등이 제시되어 있어서 투자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 같다. 거기에 각 경제지표를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 인터넷 사이트, 업데이트 일자 - 까지 나와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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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것! 한번 해보는 거야 -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출사표를 던진 20대 청년의 50개 직업 도전기
대니얼 세디키 지음, 서윤정 옮김 / 글담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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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청년 실업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일본, 프랑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을 괴롭히고 있는 사회문제다. 우리나라에 '88만원 세대'가 있다면 중국 상하이에는 '개미족'이 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한 20대 청년층으로, 취업난으로 인해 정규직을 얻지 못하고 파트타임 또는 인턴을 전전하느라 극히 적은 보수를 받으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생활비를 아끼느라 작은 방에 남녀가 열 명, 스무 명씩 동거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일본도 비슷한 실정이다. 비싼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24시간 운영하는 PC방에서 장기 거주하다가 아예 주소지로 등록하는 청년들도 있을 정도다. 프랑스는 몇 년 전부터 이른바 '700유로 세대'로 불리는 청년 실업자, 비정규직자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아주 드물게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몇 주 전 저녁 무렵, 언제나처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고 있었다. 시계가 일곱시로 넘어가면 '철수는 오늘'이라는 짧은 코너가 나오는데, 거기서 마침 대학 졸업후 3년 동안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나 전부 낙방하고 미국 전역을 돌며 50개 직업을 체험한 청년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단하다 싶어 어떤 사람인지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마침 그 사람이 직접 쓴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읽어보았다. 

  

제목도 당돌한 <까짓 것 해보는 거야!>. 이 책의 저자 대니얼 세디키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경제학과 졸업후 3년 동안 금융권 취업을 위해 노력했다. 번듯한 대학, 취업 잘 된다는 학과를 졸업했지만 보낸 이력서만 2천 통, 면접만 40번 이상 응시했다가 떨어졌다. 무보수 또는 파트 타임 일자리를 전전하다보니 1달러 짜리 샌드위치로 연명하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쳤다. 처음 몇 번은 다음엔 잘 될 거라고 응원해주던 부모님과 가족들, 친구들도 점점 그를 '루저'로 보기 시작했다.

 

면접 때마다 면접관들은 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자네는 경험이 부족해'. 그 말이 늘 대니얼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낯선 곳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일자리를 찾고 새로운 문화를 겪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미국 전역 50개 주를 돌아다니며 각 주를 대표하는 직업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대니얼의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 모두 반신반의하며 반대했지만, 그는 천천히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다. 각 주의 회사에 연락을 하고 숙소를 찾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았지만, 어차피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아니겠는가.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CNN, 폭스 채널 등 미국 주요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미국 전역의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50개 직업을 체험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일손이 부족하며 환영하는 곳도 있었지만, 대개는 잠깐 일하다 떠날 그를 반기지 않았고, 낯선 곳에서 숙소를 구하는 일도 힘들었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수도 아주 적고, 어떤 곳은 아예 안 주기도 해서 여행 내내 돈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생각지 못한 복병도 있었다. 바로 여자친구 문제. 여행을 떠날 때만 해도 그를 응원한다며 웹페이지 운영까지 담당했던 여자친구는, 어느날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고, 여행 내내 대니얼의 마음을 괴롭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물학적인 나이가 높아진다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신적으로 자립하고, 직업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대니얼은 처음엔 경제적으로만 독립을 못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정신적으로도 여자친구와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못한 '어른아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대니얼에게 이 여행은 진정한 '성인식', '통과의례'가 아니었나 싶다. 비록 이 여행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기로 결정했는지, 돈을 많을 벌었는지 같은 얘기는 나오지 않지만, 제 힘으로 먹고 살 수는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의존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여러번 한국 언론이 그를 따라다니며 인터뷰를 했다는 부분이 나온다. 어떤 언론사가 취재했는지 찾아봤더니 2009년에 방영된 <SBS 스페셜> 중 한 편에 그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영상을 찾아서 봤는데 책을 읽고나서라서 그런지 괜히 더 반갑고 신기했다. 영화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했는데 개봉은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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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넝쿨째, 공무원 기출영단어 - 공무원 영어시험을 위한 최신 영단어
황경아 엮음 / 서원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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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채한태헌법(헌법재판소)판례 핵심요약집 2012 채한태 헌법 2
채한태 지음 / 아모르에듀(북이그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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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 비밀 제국 애플 내부를 파헤치다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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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핫'한 기업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애플이다. 애플은 산업적인 측면뿐 아니라 여러가지 면에서 가히 '세상을 바꾸었다'고 부를 수 있을만큼의 혁신을 일으켰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기술적인 혁신이다. 매킨토시에 이어 2000년대에 내놓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이른바 '아이(i)시리즈'는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자판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에서 쌍방향,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애플의 혁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과 마케팅, 홍보 등 기업 스토리텔링에도 다양한 변화를 일으켰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최신 기술에서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혁신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은 단연 타계한 전 CEO 스티브 잡스다. 그의 사망 소식은 기업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전세계, 전계층에 걸쳐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그에 대한 추모 열기가 식지 않았다.

 

그의 사망 이후 애플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예측도 끊이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가 워낙 카리스마 있는 CEO였기 때문에 그의 사망이 애플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애플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앞으로 몇 년 후, 길면 십 년, 이십 년 후에도 애플의 입지가 지금과 같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인사이드 애플>은 애플을 조직, 비즈니스, 경영 차원에서 분석한 책이다. 이제까지 애플을 IT기업의 측면에서, 또는 CEO 리더십의 측면에서 분석한 책은 많았지만 비즈니스, 경영 측면에서 분석한 책은 많지 않았다. 저널리스트나 학자들이 게을러서 그런 것은 아니고, 애플이 기업에 관한 모든 정보를 철저히 비공개에 붙이는, 이른바 '비밀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여러 측면에서 현대 경영학 이론과 다른 경쟁 기업들과는 다른 기업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알다시피 요즘은 투명경영, 권력분산, 정보공유 등이 유행이라면 유행인데, 애플은 앞서 말했듯이 기업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적어도 스티브 잡스 체제 하에서는) CEO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형태의 경영 전략을 보여왔다.

 

이렇게 대세를 거스르는 전략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고나서 얻은 답은 역시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기업 내 모든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고 조직 내부, 외부 할 것 없이 자신과 다른 의견은 전부 말살했다. 오죽하면 최측근은 물론 가장 말단에 있는 사원까지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What would Jobs do?)'를 끊임없이 되뇌이도록 세뇌시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일까. 스티브 잡스가 범인(凡人)이었다면, 최악의 경우 부정이나 재산 축재를 저지르는 리더였다면 이런 시스템이 기업을 넘어 사회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가져다 주었겠지만, 다행히도 스티브 잡스는 트렌드에 대한 감각과 기술에 관한 집착은 가히 천재의 수준이었고, 일 외의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 덕분에 그러한 혁신과 성공이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애플의 미래가 불투명한 이유도 역시 잡스다. 잡스처럼 최대 권력을 가진 CEO가 잡스만큼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기업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권력을 악용해 기업내 소통을 막고, 부정을 방지하기는커녕 양산하게 되기 쉽다. 진시황이 그러했듯이 선대의 리더가 강력한만큼 후대의 리더가 부실해보이는 악영향도 있을 수 있다. 잡스가 만든 시스템을 잡스 없이도 잘 굴러갈 수 있게 체질 개선을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진통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리스크를 과연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

 

나는 속칭 '잡스빠'도 아니고, 아이(i)자가 들어간 물건은 단 한 개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제까지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관해 막연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애플은 스탠포드 대학에서의 감동적인 연설부터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들, 스티브잡스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화법 등, 언제나 신선하고 혁명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점이 좋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이미지는 그저 수면위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에 불과하고, 그 속에 감춰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애플의 진짜 모습이 더 많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겠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고 애플이라는 기업이 스스로 그려온대로 마냥 무지개빛인 것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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