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 - BBC, CNN이 주목했다! 단돈 2파운드로 백만장자가 된 청년의 성공창업 이야기
프레이저 도허티 지음, 최기원 옮김 / 위츠(Wits)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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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취업 대신 창업', '취직 대신 창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취업난이 계속 되다보니 기업으로부터 채용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아예 직접 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취업이 된다 해도 이제는 오래 회사에 다닐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만약을 위해 창업을 준비하는 분도 적지 않다. 바야흐로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 내지는 필수적인 고려 사항이 되고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구상 중인 것은 아니고, 더욱이 사업에 필요한 자본이나 기술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 <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를 읽으면서, 자본이나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끈기와 열정만 있으면 사업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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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프레이저 도허티가 사업을 시작한 자본은 단돈 2파운드. 이 적은 돈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나이는 고작 스무살이었다. 도허티는 어린 시절 엔지니어였던 아버지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고, 일자리가 없어질까 걱정하는 월급쟁이로 사느니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가가 되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어떤 사업 아이템이 좋을까 시도 때도 없이 궁리했다. 도허티가 가장 처음으로 해본 사업은 바로 달걀 판매. 이웃 양계장에서 얻어온 달걀 세 개를 텔레비전 브라운관의 열기로 부화시켜 닭으로 키웠다. 이 닭이 알을 낳으면 그 알을 이웃에 팔아 용돈으로 썼다. 이 때 도허티는 처음으로 사업의 재미를 알았고, 자기에게 사업 수완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도허티는 열네 살 때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사업 아이템은 바로 '잼'. 도허티의 할머니가 만든 잼은 도허티의 친구들이나 이웃들로부터 아주 평판이 좋았다. 그래서 도허티는 초기 자본금 달랑 2파운드로 설탕 한 봉지와 과일을 구입했고, 할머니로부터 잼 만드는 레서피를 전수받았다. 그렇게 만들어서 판 잼은 맛도 좋았지만, 시중에 파는 잼처럼 설탕을 많이 쓰지 않아서 몸에도 좋았다. 여기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도허티는 자본금을 확보하고 공장을 통해 대량생산을 하면서 사업을 확장시켰다.

 

도허티가 혼자 힘으로, 그것도 어린 나이에 사업가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이야기 자체로도 멋지고 재미있었다. 나는 특히 이 어린 소년의 계획을 허튼 꿈으로 치부하지 않고 열심히 응원해준 어른들이 너무나도 대단했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어떤 아이가 부모님께 '이런 사업 아이템이 있으니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면 제대로 들어줄 부모님이 얼마나 될까. 아마 '공부나 하라', '그런 건 대학 가고 나서 생각하라'며 무시하는 부모님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도허티가 할머니한테 잼 레서피를 알려달라고 한 것처럼, 우리나라 소년이 할머니한테 김치 담그는 노하우, 청국장 담그는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하면 들어줄 할머니가 과연 있을까? 내 생각엔 사내 녀석은 그런 걸 하는 게 아니라며 야단을 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사실 성공한 사업가들의 스토리를 보면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발견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경우가 참 많다. 장모님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아예 장모님 이름을 걸고 대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사위도 있고, 청소 하기 귀찮아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귀찮아서 청소 하는 기계, 음식물 쓰레기를 압축처리하는 기계를 만든 주부도 있다. 결국 성공이라는 것은 무언가 남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개발하고 남들을 도우면 얻어지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기업에 가서 고위직 임원으로 출세하는 것 또는 공무원, 선생님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 의사, 변호사 같은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루트를 만들고, 그것으로 한정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어린 나이에 해외 명문대에 입학하고, 무슨 시험을 패스했다는 사람은 있지만, 어린 나이에 도허티처럼 사업가로 성장한 사람은 보기가 어려운 게 아닐까.

 

이 책은 도허티가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기 까지 사업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사업가로서 현재 창업을 구상하고 있거나 사업체를 운영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경영서'이기도 하다. 도허티는 부모님이 부자인 것도 아니고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확고한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고,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는 루트를 백방으로 알아보았다. 다행히 영국에는 도허티처럼 젊은 창업가를 위한 재단이 여럿 있었고, 여러번 문을 두드린 끝에 왕세자 재단으로부터 자본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은 현재 넉넉한 자본금 없이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 또한 도허티가 집에서 영세하게 잼을 만들다가 대량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찾는 과정, 잼을 담는 병의 디자인을 구상하고 결정하는 과정, 만들어진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대형 유통마트, 언론, 홈쇼핑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과정 등 실질적인 조언도 많이 담겨 있다. 도허티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할머니로부터 레시피를 전수받아 어린 나이에 잼 사업에 뛰어들어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가가 되었다는 '성공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제품을 홍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다른 제품과 자신의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 - 스토리텔링 등 - 이 없는지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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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프레이저 도허티가 있다면 한국엔 누가 있을까? 한국에도 프레이저 도허티처럼 젊은 패기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바탕으로 사업에 성공한 청년 사업가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모두 청년 창업으로 시작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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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장으로 산다는 것 (개정판)
서광원 지음 / 흐름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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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사장' 하면 드라마나 영화 속에 나오는 재벌을 떠올렸다. 부와 명예, 무엇 하나 아쉬울 것이 없고, 서민들은 꿈조차 꿀 수 없는 화려한 생활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장 하면 막연히 돈이 많고,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월급쟁이가 되는 것보다 사장이 되는 게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 말씀은 달랐다. 돌아가신 우리 외할아버지는 자영업을 하셨는데, '명색이 사장인데' 하는 마음에 겉보기에는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하셨지만, 실제로는 식구들 먹일 것도 없이 직원들 월급 주는 데 급급하고, 밤낮없이 일을 하고 회사 걱정을 하느라 몸도 많이 상하셨다. 그래서 기복이 심하고 불안정한 사장이 되느니, 적어도 월급 받을 생각만 하면 되는 월급쟁이가 훨씬 낫다고 누누히 강조하시곤 했다.

 

그렇지만 내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서 어릴 때는 어머니 말씀을 100% 이해하지 못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우리 아버지는 월급쟁이라서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적은 월급을 아껴 쓰고 쪼개 쓰느라 늘 여유가 없었는데,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시는 친구들을 보면 늘 여유 있게 용돈을 쓰는 것 같았다. 그 때마다 아버지가 사장이면, 아니 내가 사장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아르바이트나 인턴으로 일하면서 실제로 본 사장님들의 모습은 '드라마 속 사장들'과 퍽 다른 모습이었다. 미디어에 나오는 것처럼 화려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사장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규모가 작은 사업체의 경우 하루만 쉬어도 경쟁에서 뒤처지고, 직원 한 사람이 있고 없고, 그 직원이 일을 제대로 하고 안 하고에 따라 실적이 바로 달라지다보니 사장님이 출퇴근 시간도 없이 일하시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얼마전 <힐링캠프>에 나온 안철수 교수님도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직원들 월급 못 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사장이라는 자리가 밖에서 보는 것처럼 쉽고 편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깨닫고 있다.

 

<사장이 차마 말하지 못한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사장들의 고충과 애환이 담긴 책이다. 저자 서광원은 1991년 경향신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1997년부터 6년 동안 인터넷 벤처기업 등을 설립하여 운영한 경험이 있고, 2003년부터는 이코노미스트 지의 경영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저자는 기업체를 운영할 당시 사장이라는 자리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마냥 쉽고 편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사장의 심리에 관한 전문 분석서를 써보기로 기획했고, 이후 기자로서 국내 기업 CEO를 심층 인터뷰하며 사장의 심리에 관한 조사와 분석을 계속해왔다. 이 책은 저자의 연구의 결정체이자, '사장의 심리에 관한 완전 분석서' 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은 2005년에 간행된 초판의 개정판이다. 초판은 무려 20만 명에 이르는 독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와 큰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월든> 같은 스테디 셀러가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 되는 것은 많이 봐왔지만, 국내 경제경영서가, 그것도 7년이라는 짧은 텀을 두고 개정판이 나온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만큼 이 책의 인기가 높았고, 양장본으로 소장하고 싶은 분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이 책은 사장의 심리에 관한 완전 분석서 답게, 사장의 심리에 대해 이전의 책과는 다른 접근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등에서 그려지는 사장이나 CEO의 모습은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며 카리스마가 넘치는, '정형화된' 모습인 경우가 많다. 위기가 몰려와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직원들에게는 늘 당당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마치 드라마 속에나 나올 법한 리더의 모습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디 그런가. 직원이 보기에 아쉽고 서운한 행동을 보이는 사장님들 참 많다. 같은 사장, CEO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멋진 사장의 모습이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사장도 때로는 힘이 들고, 위기에 몰리면 겁도 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우유부단해지기도 하는 '사람'인데, 사람들은 사장 하면 모두들 사람이 아닌 영웅의 모습을 기대하니 말이다.

 

사실 나도 사장 하면 일반 직원들보다 대담하고 진취적인 모습을 상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상상과 다른 사장님을 만나면 실망하게 되고 때로는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사장도 직원과 똑같이 고민하고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직원이라는 자리도 힘들지만, 직원은 제 한 몸 건사하면 되는 반면 사장은 전 직원은 물론 직원의 식구까지 챙겨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사람이다. 직원은 월급 못 받으면 어쩌나, 회식 안 하나, 야유회 안 가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사장은 월급을 줄 걱정을 해야 하고, 회식 한 번, 야유회 한 번 할 때마다 실적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계산하고 판단해야 하는 자리다. 이렇게 보면 사장이 직원보다 걱정이 더 많고 고민이 더 많으면 많았지, 결코 더 쉬운 자리는 아닌 게 맞다. 오죽하면 스티브 잡스가 '사내 청소부는 실패하면 변명과 핑계를 대도 되지만, 부사장 위의 직급부터는 실패하면 변명과 핑계를 댈 수 없다'는 말로 CEO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언급했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사장뿐 아니라 직원들도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이 직원과 똑같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사장의 마음을 직원으 완전히 헤아리기란 어려운 일이다.그런데 직원의 입장에서만 사장을 이해하려고 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오해만 생길 수 있다. 직원이 보기에 불합리한 처사가 조직 전체를 통솔하는 사장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고, 직원이 보지 못하는 것을 사장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조건 '우리 사장님은 꽉 막혔다, 권위적이다' 라고 비난만 하면 조직 차원에서는 물론, 직원 개인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 그보다는 사장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해하려는 차원으로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회사 생활, 특히 사장과의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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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1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1
은지성 지음 / 황소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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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우리나라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소식은 단연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 중인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대회 첫날 출전한 400m 예선에서 실격으로 탈락했다는 충격적인 뉴스였다. 온 국민이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금빛 소식을 가져와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박 선수였기에 실격 소식은 더욱더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심판의 판정에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국민들의 아쉬움과 분노는 더욱 커졌다. 그날 저녁, 다행히도 심판의 판정은 번복이 되었고 박 선수는 결승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 박 선수는 큰 시련을 겪었기에 더욱 귀한 은메달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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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수가 실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얼마 전에 읽은 책 한 권의 내용이 떠올랐다.

제목은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자기계발서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 은지성 님이 쓰신 이 책은 오 헨리, 오드리 헵번 등 세계적인 명사들부터 '룸 투 리드'의 설립자 존 우드, 닉 부이이치, 팀 호이트 등 최근 여러 책을 통해 희망의 빛을 선사한 인물들까지 수많은 인물들의 감동적인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young'하고 'hot'한 명사 중 한 명인 박태환 선수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사실 박 선수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수영계를 대표해온 인물로서, 그가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시련을 겪었으며, 지금의 성공을 거두었는지 등의 스토리가 대중에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렇게 책을 통해 그의 스토리를 찬찬히 읽어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책에 실린 이야기가 이번 주말에 벌어졌던 실격 소동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박 선수는 청소년 시절 중요한 시합에서 휘슬 소리를 잘못 듣고 부정출발을 하는 바람에 실격 당하는 아픔을 겪은 일이 있다고 한다. 그 때 박 선수는 오랫동안 열심히 연습한 시간들이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실격을 당했다는 생각에 창피한 마음도 들었다. 그토록 좋아했던 수영이 너무나도 하기가 싫어졌고, 선수가 되겠다는 꿈도 포기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그 때 박 선수는 어머니로부터 이런 조언을 들었다.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한 번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실패로 규정짓고 영영 포기하는 것은 아깝고 비겁한 일이라는 의미였을 것 같다. 어머니의 뜻을 알아들은 박 선수는 다시 연습을 시작했고, 그 후는 알다시피 승승장구,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

 

실격 소동으로 인해 처음에는 분명 박 선수도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이미 비슷한 일을 겪어봤고, 또 그 때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냈기 때문에 심판의 판정 번복 후 결승에 임했을 때 은메달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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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에는 이처럼 어린시절, 또는 청소년기, 청년기에 가혹한 시련이 닥쳤지만, 본인의 의지로, 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들여 슬기롭게 이겨낸 사람들의 사례가 나온다. 오드리 헵번은 어린시절 병마와 싸워 이긴 경험이 있고, 세계적인 배우가 된 후에는 주변사람들의 만류와 질시에도 불구하고 유니세프 홍보대사로서 소외된 곳에 사랑을 전하는 일에 앞섰다. 닉 부이이치는 사지가 없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고, 팀 호이트의 호이트 부자는 아들의 장애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운동 경기에 도전하여 역시 전세계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은 위안을 받았다. 특히 박태환 선수의 이야기를 읽으며 작은 실수 하나에도 우르르 무너지곤 했던 나의 나약한 마음을 다잡았다. 제목대로,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현재 사는 대로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고, 생각대로 살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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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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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번, 많게는 수백번씩 다른 사람을 본다. 지하철 안에서 서서 갈 때 내 앞에 앉은 사람의 정수리를 보기도 하고, 앞서 가는 사람의 등을 보기도 하고, 고개 숙인 사람의 목 뒷덜미를 보기도 한다. 얼굴은 수없이 많이 본다. 하지만 자기 자신은 무슨 수를 써도 '온전하게' 볼 수가 없다. 자기 정수리를 온전히 본 일이 있는가? 내 등, 내 뒷덜미를 바로 본 적이 있는가? 사진을 찍어서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진이라는 물체를 통해 만들어진 '상[image]'이고, 거울로 본다 해도 그것은 역상, 즉 반전된 이미지다. 얼굴 역시 마찬가지. 내 얼굴을 바로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내 마음은 바로 볼 수가 있을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본다. 하지만 내 마음을 보는 것은 어색하고 불편하다. 마치 내 정수리, 등, 뒷덜미, 얼굴을 바로 보는 것처럼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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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악한 사람도 자기 스스로를 착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뒤에서 험담하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저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우리가 남을 보듯이 자기 스스로를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대인관계클리닉 원장 양창순이 쓴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그랬다. 남들은 다 욕하는데 저 혼자 잘난 맛에 취해 사는 사람도 있고, 남들이 보기엔 아주 괜찮은 사람인데 부정적인 자아상에 갇혀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사람들, 은근히 주변에 많다. 나는 그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눈치를 주어도 캐치를 못 하는 사람, 내가 보기엔 아주 괜찮은 사람인데 만나면 늘 자책하고 하소연만 하는 사람... 어느쪽이든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사람들 모두 스타일은 다르지만 자기 모습과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이 사람들이 자신을 들여본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면 세상은 얼마나 편해질까? 스스로 편해지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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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 하나는 바로 '과거 들여다보기'. 심리학이나 정신분석에 관한 책을 읽으면 어김없이 나오는 주제가 바로 과거, 그 중에서도 가족, 그 중에서도 부모님에 관한 것이다. 부모님을 비롯해 가정환경, 어린시절, 학교생활 등 과거에 있었던 일과 그로 인한 기억들은 그 사람을 만든 밑거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고, 족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과거를 무심하게 끌어안고 갈 수만도 없고, 아예 잊어버릴 수는 더더욱 없다. 대신 과거를 미래의 자산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인 것 같다.

 

또한 부정적인 자아상으로부터 벗어나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드는 방법도 소개가 되어있다. 그 중 하나는 '긍정적인 말 하기'.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불렀던 노래 '말하는 대로'의 노랫말처럼, 사람은 평소에 말하는 대로 된다. 평소에 부정적인 말만 하고 심지어 욕까지 하는 사람 치고 좋은 사람 없고, 잘 되는 사람 없다. 반면 같은 내용이라도 공손하고 예쁘게 말하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고 자신감이 생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매너 지키기'. 저자의 말로 하면 '머리 나쁜 사람은 매너도 나쁘다'. 머리 나쁜 사람은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도 모르고, 매너 없이 굴었던 것도 바로 까먹어서 결국 계속 매너 없는 사람이 된다. 반면 머리 좋은 사람은 남들이 나 때문에 상처 입지는 않는지 잘 캐치할 수 있고, 행여 실수를 했더라도 바로 고치기 때문에 매너 좋은 사람이 된다. 그러니 머리가 좋다면, 아니면 머리가 나빠도 조금만 머리를 쓰면 얼마든지 매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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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창순 선생님은 정신의학뿐 아니라 심리학, 자기계발, 경제경영 서적에도 자주 인용되는 분이셔서 (바로 어제 읽은 경제경영 서적에도 이 분 글이 많이 인용되어 있었다.) 전부터 저작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읽어보았다.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이분의 저작을 계속 찾아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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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 문제는 정책이다
스테판 에셀 & 에드가 모랭 지음, 장소미 옮김 / 푸른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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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딱 작년 이맘 때 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읽었다. 그는 청년 시절 나치에 대항한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일원이었으며, 전후에는 1948년 발표된 '세계인권선언' 작성에 기여했다. 이런 그의 이력은 살아있는 현대사나 다름없다. 그런 그가 보기에 21세기 프랑스, 그리고 전 세계의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는 <분노하라>라는,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가진 글을 썼고, 이 글이 담긴 책은 이 분야의 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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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자는 여전히 분노할 것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이번 분노의 대상은 바로 '세계화'. 문명은 원래 어느 한 곳에 정체하지 않고 흘러다니며 확산되는 속성을 가졌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교통, 기술의 발전과 탈냉전 등으로 인해 세계는 전례 없는 속도로 연결되고 있다. 세계화의 장점, 물론 있다. 하지만 생태계 파괴, 금융 투기, 국수주의 등 부작용도 낳았다. 또한 이 세계화라는 것은 세계 각국의 문화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서구의, 그것도 미국 한 나라의 스타일로 획일화 된다는 점도 문제다.


자국 문화를 수호하는 데 어느 나라보다도 열심인 프랑스도 이 세계화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테러, 실업난으로 인한 소요 등 몇몇 굵직한 소식들은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농촌공동화, 다문화 가정 문제, 청년실업난 등 프랑스와 똑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데올로기 행세를 하는 경제자유주의는 실패한 시스템임이 밝혀졌다. 자유방임은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었지만 풍요보다는 빈곤을 초래했다. 경제자유주의 시스템 하의 세계화, 개발, 서구화(똑같은 현상의 세 가지 이름)는 인류의 사활이 걸린 문제들을 다루기에 역부족임이 드러났다. (p.14)

 

저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르네상스'를 제시한다. 암흑의 시대로 불리는 중세가 르네상스를 맞아 종식되었던 것처럼, 지금의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르네상스, 즉 새로운 문화의 출현이라고 보았다. 군사, 경제 같은 '딱딱한(hard)' 이슈들을 어떻게 문화 같은 '부드러운(soft)'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 하지만 군사적 위기, 경제적 혼란 속에서도 문화적 파워를 바탕으로 미국이 아직까지는 세계 1위 국가로 건재한 것을 보면 문화의 힘은 생각보다 질기고 강한 것 같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이미 그 자체로도 여타의 학문과 과목들 사이에서 구획화된 상황에서, 이 두 학문 사이의 소통 불능은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 인문학은 과거의 작품들을 되살리고, 자연과학은 현재의 학문에 가치를 부여한다. ... 그런데 현재는 인문학이라는 분쇄기가 자연과학의 살아 있는 알갱이를 받아들여 분쇄하고 곱씹는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 두 문화 사이를 가르는 경계선에는 사실 사회과학이 자리하고 있으나, 사회과학은 두 문화 사이에서 연락선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실정이다. (p.65)

 

또한 저자는 인문학을 부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나온 것을 보니 '유럽의 지성'이라고 불리던 프랑스도 우리나라처럼 '인문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 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도 현재 실업난으로 인해 최고교육기관에서 인문학, 사회과학 전공으로 졸업한 사람들이 정규직 취업을 못하고 인턴, 파트타임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저자의 말대로 인문학은 자연과학 같은 실용적 학문을 '분쇄하고 곱씹으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여러 방면으로 시너지 효과를 많이 낼 수 있는 학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돈 못 벌고 고루한 학문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다. 아니, 학문이라는 것, 배움이라는 것 자체가 무언가 당장 결과를 내지 못하고, 돈으로 바꿀 수 없으면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 같다. 이런 세태에 대한 저자의 쓴소리가 더욱 가슴에 사무친다.

 

저자는 경제적, 사회적인 여유만을 추구하는 웰빙 대신 심리적, 도덕적, 정신적 웰빙도 함께 추구하는 '웰리빙'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침 최근에 읽은 책에서 보니 경제적인 소득이 낮을수록 값이 싸지만 영양가는 낮은 인스턴트 음식을 주로 먹고, 소득이 높을수록 영양가가 높고 몸에도 좋은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고 했다. 이 고소득자들 중에는 싸구려 음식을 대량 생산하는 제조업체, 이런 음식을 유통하는 유통업체에 다니는 임직원들도 있을터. 싼 인스턴트 음식을 사먹을 수밖에 없는 가난한 이들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유기농 음식을 사먹는 이런 시스템이 과연 옳은 것일까? 저자의 짦은 문장 한 줄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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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두께가 매우 얇다. 하지만 한 줄 한 줄의 임팩트가 세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와 이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찌는 듯이 더운 이 여름, 가슴 속에도 무언가 세상을 향해 뜨겁게 분출하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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