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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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일본 실용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 알라딘 서재를 비롯하여 여러 외부 블로그에서 이 책을 읽고나서 대청소를 하고, 각종 물건과 책, 옷 등을 처분하면서 정말 '인생이 빛나는' 경험을 했다는 서평이 꾸준히 올라오는 것을 보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를 잘 안 하는 사람은 몰라도 청소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왜 청소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내 이야기를 조금 써보자면, 어릴 때부터 이사를 하도 자주 해서 우리 가족은 이사할 때마다, 해마다, 계절마다 대청소도 많이 하고, 짐도 많이 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청소할 때마다 청소할 게 너무 많다. 이번에도 큰맘먹고 대청소를 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제 여름의 끝도 보이는데, 청소의 끝은 왜 보이지 않는 것인가!

 

대청소를 하면서 이 책을 읽어 보니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찬사를 보내는지 알 것 같았다. 제목이 '정리의 마법'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책의 요점은 '정리하라'는 것이 아니라 '버리라'는 것이다. 저자 곤도 마리에는 어릴 때부터 노는 것보다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는 별난 아이였다고 한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하고 놀다가 학급 문고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교실로 뛰어들어갈 정도였다고 하니 어느 정도로 정리를 좋아하는지 알 만하다.) 하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짐들을 보며 자기가 정리를 잘 못해서 계속 치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는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중 한 권의 책을 만났고, 그 책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 책의 메시지는 바로 '버리라'는 것이었다.

 

'버리는' 마법을 깨달은 저자는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버리는 기준은 '마음이 설레느냐'. 기준 치고는 주관적이고 애매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이게 은근히 효과가 있다. (나도 이번에 대청소를 하면서 큰 효과를 봤다.)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남들이 좋다니까, 값이 싸니까, 1+1이니까 등등의 이유로 구매를 결정하고, 결국 안 쓰고 놔두는 물건이 꽤 많다. 이런 물건들, 앞으로 계속 가지고 있어도 다시 쓸 일 없다. 괜히 자리만 차지하고, 기분만 무겁게 만들 뿐이다. 그럴 바에야 깨끗하게 버리는 게 낫다. 버린다고 해서 전부 쓰레기가 되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재활용센터나 온라인 중고장처 등도 많으니 이런 곳을 통해 물건들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력과 정리에 관한 마인드에 대한 내용 위주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리 방법은 많지 않다. 하지만 알다시피 버리는 행위에는 따로 방법이 필요 없다. 그저 버리는 것밖에는.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고 저자의 조언들을 실천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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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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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늘신하고 매력적인 참가자들을 보는 재미에 보기 시작했는데(참고로 나는 여자다), 한 회 한 회 보면서 참가자들 외의 요소를 발견하며 더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심사위원들의 평가. 참가자에 대해 '당신은 이런 점이 좋다, 이런 점이 부족하다'고 평가를 내리는 건, 솔직히 TV를 보는 시청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심사위원은 시청자가 보지 못한 장점을 보게끔 일부러 알려주기도 하고, 결과물이 안 좋아도 '당신은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반면 결과물이 좋아도, 다른 모든 사람들이 칭찬을 해도 '이것이 최선이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현장에서 자신만이 느낀 참가자의 부족한 부분을 질책하는 것이리라. 쓴소리를 한다고, 남들과 다른 소리를 낸다고 자기가 욕 먹고, 악역을 맡게 되더라도 더 큰 가치 -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 좋은 모델을 발굴하는 것 - 을 위해 자신을 죽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일이 있던가. 아쉽게도 나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리즈 와이즈먼이 쓴 <멀티 플라이어>에 따르면, 이렇게 자기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남의 능력까지 몇 곱절로 끌어올릴 줄 아는 사람을 바로 '멀티 플라이어(Multi-plier)'라고 한다고 한다. 보통 하나만 잘 하기도 벅찬데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을 '멀티 플레이어'라고 한다. 멀티 플레이어는 자기 능력만 뛰어나지만, 멀티 플라이어는 자기 능력도 뛰어나고 남의 능력까지 키운다는 점에서 더욱 유능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멀티 플라이어의 특성과 사례가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멀티 플라이어의 대표적인 특성을 나열해 보자면, 먼저 리더로서 너무 나서지 않고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기, 실수에 관대한 대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돕기,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기 등이 있다. 글로 쓰기는 쉽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행하기는 참 어려운 덕목들이다. 멀티 플라이어의 반대 개념인 '디미니셔'의 특성도 같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현실에는 멀티 플라이어보다 디미니셔가 더 많은 것 같다. 팀원이나 부하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리더, 작은 실수라도 가혹하게 비난하는 리더, 팀보다 개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 나는 어떤 유형의 리더이고 상사인지(였는지)도 되돌아보게 된다.

 

멀티 플라이어라는 개념에 관한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구체적이고 간결한 책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점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소개된 사례가 파편적이라는 점. 지난 달에 읽은 <인사이드 애플>에서도 보았듯이 현대 경영 이론과 실제 기업의 성공 사례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애플만 하더라도, 故 스티브 잡스는 '독재자'라고 불릴 만큼 멀티 플라이어라기보다 디미니셔에 가까운 리더였지만, 기업 전체로 봤을 때는 가장 효율적인 관리 기법을 선보인, 성공적인 리더로 평가 받는다. 일개 팀이나 조직에 있어서는 멀티 플라이어 형 리더가 유용할지 몰라도, 조직 전체, 기업 전체로 봤을 때는 어떤지, 또 프로젝트, 사업 단위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유용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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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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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라디오 광고 중에 '친구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라는 멘트가 있었다. 나는 이 광고 문구가 너무 이상했다. 아니, 친구를 좋아하는 게 외향적인 성격만의 특성일까? 내향적인 사람은 친구를 싫어하나?

 

이렇게 말해도, 한 때는 나도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내가 바로 내향적인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같은 내향성에 관한 책을 찾아 읽기도 하고, 심리나 성격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내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콰이어트>의 저자도 나와 비슷한 사람인 것 같다. 하버드 법대 출신에, 경쟁이 치열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무던히도 남들에게 시달리고, 괴로웠던 그녀는 자신의 내향적인 성격이 변호사라는 직업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후로는 내향적인 성격에 관한 연구에 착수, 현재는 작가이자 컨설턴트, 카운셀러 등으로 활동하며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 <콰이어트>는 그런 그녀의 연구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1장 '외향성이 롤모델인 세상'에서 저자는 외향적인 성격만 권유하는 사회를 꼬집는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의 비율은 약 3:1, 크게는 2:1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근대에 접어들면서 산업화, 자본주의화가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인격보다 성격'을 강조하는 문화가 만연하게 되었다. 말 없고 점잖은 '신사'보다 자기 표현을 잘 하고 활달한 '세일즈맨'을 선호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상 상대적으로 말이 없고 차분한 내향적인 성격보다 외향적인 성격을 사회적으로 권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자기계발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데일 카네기. 부를 쌓고 사회적인 명성을 얻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그의 조언은 막 태동한 자본주의 사회 문화에 적합했다.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비롯한 유수의 리더십스쿨에 그의 사상(?)과 철학이 전파되며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고착되었다.

 

그렇다면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은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2장에서 저자는 '유전 VS 환경' 논쟁을 다뤘다. 연구 결과 저자가 내린 결론은 절대적인 요인은 없다는 것. 오히려 칼 융이 제시한 외향성, 내향성에 관한 정의가 옳은 것인지, 근원적인 의문을 품게 된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내향적인 성격은 알려진대로 '말이 없고, 차분한' 등등의 고정된 특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자극에 남들보다 더 민감한 것뿐이다. 때때로 내향적인 성격인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화제가 나오거나 좋아하는 일에는 활달하게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내가 그렇다), 이렇게 봤을 때 문제는 그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외부의 자극, 더 정확히는 외부의 자극에 대한 대응 정도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입증하는 예로 엘리너 루스벨트, 워런 버핏, 마하트마 간디, 찰스 다윈 등 내향적인 성격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자기 분야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을 소개했다. 특히 엘리너 루스벨트에 대한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고 본받고 싶었다.

 

이어진 3장에서 저자는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관점이 문화마다 다르다는 점을 소개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외향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사회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신대륙 발견, 카우보이, 뉴 프론티어, 우주 개발' 같은 정치적인 이슈부터 '슈퍼맨, 원더우먼' 같은 문화적 이슈만 봐도 그런 것 같다. 반면, 저자의 관찰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윗사람 앞에 겸손하고 침묵과 절제를 권장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 비하면 그렇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아시아 사람으로서 100%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이웃나라들만 봐도 중국 사람은 활발하고 목소리가 크다는 이미지가 있는 반면, 일본 사람은 절제하고 배려하는 이미지가 있다. 우리나라 하면 정이 많아서 다른 사람 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화끈하고 끈기가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게다가 서구 문화와 자본주의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도 이제 외향적인 성격을 더욱 권장하는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저자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해 주었다면 더욱 완벽한 연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내향적인 성격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권유하는 세상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해서 방 안에 틀어박혀 대인과의 접촉을 피하며 살 수만도 없지만, 억지로 고칠 필요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몇 가지를 간략하게 소개해 보자면, 회사나 모임 같은 곳에서 홀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억지로 다른 사람을 만난 횟수만큼 혼자서 조용히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보상으로 마련할 것, 그리고 직업을 선택할 때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공들여 고르는 것 등등이 있다. 내향적인 사람으로서 사회 활동을 하면서 꼭 필요한 팁을 얻은 것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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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스타일 - 지적생활인의 공감 최재천 스타일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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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을 읽었을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최재천 선생님 책은 구성이 참 기발하고 재미있다. 이번 신간 <최재천 스타일>은 제목에 '스타일'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그런지 시각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쓰신 것 같다. 우선 책 머리에 선생님이 사랑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love', 'mentor', 'forest' 같은 아름답고 가슴 설레는 주제 아래 글을 묶은 것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각 챕터를 선생님 자택이 있는 연희동에서 재직 중이신 이화여대까지 가는 과정으로 연결하여 감각적인 그림과 함께 배치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아, 다시 봐도 책이 정말 예쁘다!)

 

파스칼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보면 상당히 놀라고 반가워한다. 왜냐하면 작가를 만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인간을 만나기 때문이다." (p.11)

이 책 <최재천 스타일>은 <통섭의 식탁>에 미처 담지 못한 추천서들에 대한 소개글과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과학 이론에 관한 얘기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지만, 과학 철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과학자들은 소위 '문과생'들이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점이 신기하고, 또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과학에 문외한인 내가 최재천 선생님 저서를 읽으면서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보니 선생님 문체 덕분인 것 같다. 선생님 글은 간결하고 명료하지만, 사람 내음을 잃지 않는 점이 참 신기하고 본받고 싶다. 나는 글을 쓰다보면 주절주절 길어지는 일이 태반이고, 쓸데 없는 수식어도 너무 많이 써서 퇴고할 때마다 반성하기 일쑤인데... 과학은 잘 몰라도 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선생님 글이 좋아서 계속 저서를 찾아 읽고 있는 것 같다.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보면 작가를 만나는 줄 알았는데 인간을 만나서 놀랍고 반가워진다는 파스칼의 말처럼, 최재천 선생님의 글도 작가(또는 과학자)를 만나길 기대했다가 최재천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어 반가운 것 같다.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적어도 책을 통해 느낀 인상만으로 보면 열정적이고 즐거운 분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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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열의 상상대면 잉글리시 (책 + 워크북 + CD 1장)
문단열 지음 / 길벗이지톡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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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학습에 관심이 많아서 유명하다는 강사님들의 강의는 한번 이상 들어본 것 같다. 강사님들 중에서도 문단열 선생님은 <무한도전>을 비롯해 유명한 방송 프로그램에 여러번 나오신 분이라서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전부터 영어 학습자들 사이에 전설로 남아있는 영어 회화 프로그램 <잉글리시 카페> 등을 통해 유명했던 분이다. 나도 한때 잉카 팬이었는데, 노래와 율동을 활용해서 영어 회화 공부를 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또 영어를 더욱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길벗 이지톡에서 나온 문단열 선생님의 신간 <문단열의 상상대면 잉글리시> 역시 독자들이 보다 즐겁고 유쾌하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기획된 책이다. 특히 이번 책에 새롭게 소개된 '상상대면 훈련 학습법'은 지난 몇 년 동안 문단열 선생님이 성신여대에서 강의를 하시면서 학생들에게 직접 전수하신 학습법으로, 무려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실제로 효과를 보았다는 소개글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아무리 오랫동안 공부하고 열심히 연습해도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 외국어, 특히 영어다. 그런데 전부터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던 학생들이 이 학습법을 통해 영어회화 실력이 부쩍 늘었다니 효과는 이미 검증되었다고 봐도 무방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나도 이 책에 나온 방법대로 열심히 연습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상상대면 학습법이란?

 

상상대면 학습법은 말 그대로 혼자서 상대방을 상상하며 훈련하는 것이다. 보통 영어 공부라고 하면 연습장이나 노트에 열번씩, 백번씩 문장을 적거나, 강사님이 하는 강의를 들으며 혼자서 우물우물 말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디 그것만으로 영어 실력이 늘겠는가? 물론 학교 시험이나 토익 같은 영어 시험을 잘 보게 될 수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영어 회화는 원어민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실전'이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는 식으로 공부해서는 영어 회화 실력을 절대 올릴 수 없다.

 

그렇다면 실전에 대비하는 연습으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어학연수나 원어민 강사와의 프리토킹도 좋지만, 비용상 또는 시간상 여의치 않은 사람이 더 많다. 그런 분들에게 이 상상대면 학습법은 '차선으로서는 최선의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영어 공부의 한계를 뛰어 넘되, 따로 돈을 쓰거나 시간을 내지 않고도 실제로 말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상대면 훈련이 시중에 나와있는 혼잣말 영어 학습법과 얼마나 다를까? 사실 나도 예전부터 상상대면 훈련처럼 혼자서 실전과 같이 영어 회화 공부를 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종류의 책을 많이 봐왔다. 실제로 혼잣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영어 회화 연습이 된다는 내용의 책이 시중에 나와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의 책들은 '무엇을' 혼자서 말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만 나와있지, '왜' 혼잣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혼자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지, 즉 원리와 방법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반면 <문단열의 상상대면 잉글리시>는 원리와 방법부터 체계적으로 설명이 되어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그 이름도 찬란한 '박정현 연습법'과 '전도연 연습법'! 혼자서 말하더라도 우물우물 잠꼬대 하듯이, 또는 책 읽 듯이 재미 없게 읽으면 안 된다. 마치 명가수 박정현 씨가 노래를 할 때 온 몸을 사용해서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는 것처럼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명배우 전도연 씨가 연기를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상황을 상상하면서 감정을 절절히 살리면서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 온 몸을 다해, 절절히 연습을 하면 머리가 아니라 몸이 영어 문장을 기억해서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그 문장을 떠올리기가 훨씬 쉬워진다.

 

 

 

혼자서 상상으로 연습을 하더라도 '무엇을' 말할 것인지를 모르면 답답하다. 1분 스피치처럼 우리말로 혼자서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아무리 상상이라도 혼자서 얘깃 거리를 생각하고 문장을 구성한다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그래서 이 책에는 영어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도 소개 되어 있다. 알다시피 아주 간단한 문장이라도 주어, 시제, 평서문과 의문문 등 열 몇 가지 이상으로 변형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어다. 이 변형만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도 영어 실력은 부쩍 오른다. 게다가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말은 예상 외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니 내가 자주 쓰는 문장, 나한테 필요한 문장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더욱 좋다.

 

이렇게 만든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도 연습해두면 큰 도움이 된다. 영작문이나 에세이 쓰는 연습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영어로 된 글은 정해진 틀이 있다. 즉 처음에 어떤 문장이 나왔으면, 그 다음에 뒷받침하는 문장, 근거 문장, 마무리 문장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구조는 영어 회화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시작하기 - 구체화 - 근거제시 - 끝내기' 4단계를 평소에 달달달 연습하면 어떤 화제가 나와도, 어떤 문장이 제시가 되어도 이야기를 바로바로 구성해서 말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영어 회화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tip이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다. 특히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영어로 대화를 할 때 영어를 잘 하는 사람한테 끌려다니지 않고 직접 대화를 주도하는 방법! 우리말은 남이 말하는 중간에 끼어드는 것을 꺼리지만, 영어는 맞장구를 치며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말하는 중간 중간에 'Oh', 'so?', 'really?' 등 추임새를 넣으면 말하는 사람은 더욱 흥이 나서 얘기를 할 수 있고, 듣는 사람은 대화에 흥미가 있는 것으로 보여 호감을 얻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행여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 되더라도 대화 매너는 지킬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팁, 아주 좋다!

 

 

 

이 밖에도 21일, 즉 3주 동안 연습해볼 수 있도록 구성된 워크북과 동영상 강의 CD도 포함이 되어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남은 여름 동안 바짝 영어 회화 공부 해서 영어 실력을 레벨 up 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열공해서 가을에는 스피킹 시험에도 도전해 봐야지,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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