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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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를 좋게 하려면 좋은 화장품을 무작정 많이 바르지 말고 하루나 이틀 정도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채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피부 자체의 재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매 끼니마다 먹으면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에 먹는 양을 줄이거나 일정 기간 단식을 하면서 몸을 정화시키면 영양의 흡수력도 높아지고 몸도 건강해진다. 법륜 스님도 어느 인터뷰에서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단식'이라고 말씀하셨다. 학교에 가거나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사람들이 바로 단식을 시작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먹는 양을 줄임으로써 건강을 되찾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1일 1식>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는 일본의 의사다. 저자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자신의 건강은 잘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경영하던 병원을 이어받게 되면서 갑자기 늘어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었고, 그 결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폭식을 하는 나쁜 습관이 생겼다. 당연히 체중이 15kg이나 불었고, 급기야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부정맥이 일어나 의식을 잃을 뻔 하는, 아주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때 저자는 비로소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기왕이면 건강하게, 더 오래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저자는 의사로서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사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육식을 끊고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고, 하루 세 끼가 아니라 한 끼만 먹는 - 이른바 '1일 1식' 건강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라니.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학교에서 하루에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한다고 배웠는데, 무려 의사가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괜찮을까?' 심지어 이런 생각도 들었다. '건강에, 아니 생명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저자가 10년 동안 몸소 체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하여 그 효과를 인정받았다고 하니 믿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몸 속에 들어가면 모두 내장지방이 된다. 내장지방은 추울 때 열을 내는 기능을 하는데, 이는 옛날옛적 원시인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신체를 환경에 적응시킨 결과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한겨울에도 난방의 혜택을 받아 밖에 밖에 있지 않는 한 추위를 느낄 일이 별로 없다. 그 결과 내장지방이 쌓이고 쌓여 몸을 뚱뚱하게 만들고,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그런데 '1일 1식'을 하면 몸에 내장지방이 쌓이지 않게 할 수 있다. 한 끼 먹은 음식이 다 소화가 되면 공복이 되고 이 때부터 에너지를 내기 위해 내장지방이 연소된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은 이제부터 내장지방을 태우겠다는 신호이니 앞으로는 민망해하지 말고 즐기자. (^^) 뿐만 아니라 공복 때 우리 몸에서는 '성장 호르몬'이 나온다. 성장 호르몬의 또 다른 이름은 '회춘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다이어트, 근육생성, 피부미용 효과는 물론, 상처를 치유하고 항암 작용까지 한다. 또한 '시르투인 유전자'라는 장수 유전자도 활성화된다.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것으로 다이어트와 미용, 항암과 수명연장에 이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니, 그 어떤 운동이나 약보다도 음식과 식습관이 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1일 1식'을 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하루에 딱 한 끼만 먹기. 그리고 그 한 끼는 '1즙 1채(국물요리 1, 반찬 1)'로 구성하기. 단,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것인만큼 국물과 반찬은 자기가 가장 먹고 싶은 것으로 고른다. 육류든 생선이든 채소든 상관 없다. 한 끼는 배가 60%가 찰 정도로만 먹는다. 반찬은 기왕이면 계란이나 작은 생선 등 통째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성장기 어린이와 폐경 전의 여성은 몸에 내장지방이 많지 않으므로 1일 1식을 할 필요는 없고 3식을 다 해도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세 끼를 먹더라도 한 끼 구성을 '1일 1식'의 방법을 따라 1즙 1채로 소박하게 꾸리면 건강에 좋을 것 같다. 

 

'1일 1식' 자체도 충격적인데, 책을 읽다보면 그것보다 더 뜻밖인, 의사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든 내용이 많다. 먼저 '칼로리 계산 하지마라'. 저자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직접 해보니 이것보다 바보 같은 짓이 없다고 느꼈다는데, 보통 비만 클리닉 같은 데에서 의사들이 '칼로리를 계산해라', '하루에 뭘 먹었는지 빠짐없이 기록해라' 이런 얘기를 하는 것과는 다른 주장이라서 신선했다. 그것보다 더 신기했던 건 '아침식사 먹지마라'. 보통 아침식사는 꼭 먹으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저자는 오히려 아침식사를 굳이 안 해도 된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건 '운동 하지 마라'. 건강해지려면 운동을 해야한다는 건 상식이라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얘긴데, 저자는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살을 빼고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운동을 하지 말고 식습관을 바꾸라고 한다. '칼슘 보조제 먹지 마라', '햇볕을 많이 쐬지 마라', '물 많이 마시지 마라' 같은 주장도 참 신기하다.

 

이런 걸 보면 건강에 대한 상식 중에는 남들이 말하니까, TV나 신문에 나와서 등등의 이유로 근거를 모른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꽤 있는 것 같다. 사람 몸이 다 다르고, 예전과 요즘의 환경이 다른데 하나의 원칙만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다양한 사람들 - 특히 전문가들 -의 연구 결과를 꾸준히 접하면서 나에게 맞는 건강비법을 찾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이 아닐까.

 

 

며칠 있으면 추석 연휴다. 명절이고 연휴라서 좋기는 하지만, 송편, 전 등 맛있는 명절 음식을 '덮어놓고 먹다보면 돼지꼴을 못 면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이다. 과연 이번 추석에는 음식의 유혹에 흔들지지 않고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눙무리ㅠㅠ) 명절엔 무조건 많이 먹는다는 생각을 전환해서, 이번 추석을 아예 '1일 1식' 하는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안타깝게도 음식의 유혹에 흔들려 많이 먹는 불상사가 생긴다해도 연휴가 끝나면 '1일 1식'을 하면서 몸을 리프레쉬 하면 괜찮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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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 - 가수 이소은 뉴욕 로펌을 사로잡다
이소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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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잘 하기 어려운데 여러 가지 일을 쓱쓱 해내는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 이소은이 그런 사람이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하여 '작별', '서방님' '기적', '키친'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공부까지 잘해 고려대 영어영문학과에 진학, 일찍부터 '가요계 대표 엄친딸'로 유명했던 그녀. 그런 그녀가 몇 년 전 돌연 미국 명문 노스웨스턴 로스쿨에 진학했다는 소문이 들렸고, 국제대회에서 큰 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렸고, 얼마 전에는 뉴욕 소재의 로펌에 취업하여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가수 되기, 공부 잘 하기, 변호사 되기 -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아닌데, 그녀는 이제 겨우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 이 모든 일을, 그것도 아주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 정도면 '엄친딸 중의 엄친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는 가수 이소은이 로스쿨에 진학하기까지의 과정과 치열했던 3년 간의 학교 생활, 로펌 취업 과정, 예비 변호사로서 앞으로의 포부 등이 담긴 자전적 에세이다. 어린 시절부터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는 그 때까지 생각만 했던 꿈을 실제로 이뤄보겠다는 마음으로 로스쿨 진학을 결정했다. 그런데 로스쿨 진학에 필요한 LSAT 공부를 하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영어도 잘하고 명석한 그녀에게도 법은 무척 어렵고 생소한 분야였다. 시험 점수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실망한 적도 많았고, 겨우 입학원서를 내고도 여러번 고배를 마셨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여러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고 그녀는 고민 끝에 노스웨스턴을 선택했다. LSAT라는 시험이 얼마나 어려운 시험인지 감이 오지 않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180점 만점에 170점 이상은 되어야 유명한 로스쿨에 진학할 수 있다고 한다. 학부에서 법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원어민도 아니고, 로스쿨 진학에 유리한 사회 경험도 없었는데, 그 높은 커트라인을 뚫고 로스쿨에 들어갔다니 놀라웠다.

 

어렵게 들어갔건만, 로스쿨 생활에 비하면 입학하기까지의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미국에서 날고 기는 천재들만 모인 로스쿨에서의 경쟁은 한국에서의 경쟁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루에 두세시간 밖에 못 자면서 두꺼운 리딩 자료를 겨우 읽고 수업에 들어가도 강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토플 만점을 받을 만큼 영어를 잘 하지만 단어를 알아듣지 못해 동문서답을 하는 날도 있었고, 과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엉뚱한 '소설'을 써서 내기도 했다. 급기야 첫 중간고사에서 받은 등수는 전체 꼴찌. 학창시절 늘 우수한 학생이었던 그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들에게 흔하지 않은 장점 하나가 있었다. 바로 '질문하기'.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교수님에게든 친구에게든 끈질기게 질문하고 끊임없이 답을 구하면서 서서히 학업을 따라잡을 수 있었고 성적도 상승, 마침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LSAT를 준비하고 로스쿨에서 공부한 몇 년 동안 그녀는 '법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마음 공부', '인생 공부'도 한 것 같다. 사회에서의 공부는 학교 다닐 때 단순히 성적을 받기 위해 하는 공부와는 다르다. 학생 때는 또래 친구들도 공부를 하고, 배우는 것도 비슷하지만, 사회로 나온 다음에 하는 공부는 남들이 돈을 버는 동안 내 인생을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지만, 공부가 힘이 들고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 '내가 헛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좌절감도 더 크다. 그녀 또한 로스쿨을 선택하기 위해 버려야 했던 것들이 너무나 많았을 것이다. 가수로서의 커리어, 20대 후반 여성으로서의 삶, 서울에서의 안락한 생활 등... 하지만 자기가 가장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 '마음 공부', '인생 공부'를 그녀는 로스쿨에서 한 것 같다.

 

로스쿨 3년 동안 그녀는 학교 안에서 공부만 하지는 않았다. 방학을 이용해 로펌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며 변호사가 되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졸업 학년인 3학년 때는 국제 중재 대회라는 큰 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기도 했다. 로스쿨에 입학하면 주어진 공부만 하면서 졸업하고 취업할 생각만 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그녀는 로스쿨에서의 시간을 최대로 활용하여 새로운 경험을 쌓는 시간으로 삼았다. 미국 명문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다는 이력은 그 자체로도 굉장한 것이지만, 나는 그보다 그녀의 이런 마음가짐과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저 시간을 '때운다'는 생각으로 대충하는 법이 없고,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시간을 '활용하는' 모습, 나도 배우고 싶다.

 

책 첫부분에 그녀가 언니로부터 온 이메일에 첨부된 스티브 잡스의 동영상 - 그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 -을 보면서 로스쿨에 진학하기로 결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가 한 말 중에 가장 유명한 말은 'stay hungry, stay foolish'지만, 나는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언뜻 제각각인 듯 보이는 인생의 점들을 연결하여 무한한 재능을 발휘하라는 뜻인데, 그녀의 인생 궤적 역시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을 충실히 따른다.


어떻게 보면 어린 시절에 그녀의 아버지가 4년 간의 긴 법정 소송을 겪었던 것, 대사를 줄줄 외울 만큼 법정 영화를 좋아했던 것, 가수 활동 당시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하여 어려운 이웃들을 만났던 것 - 이런 점들이 연결되어 그녀를 로스쿨로 이끈 것인지도 모른다. 가수로서의 경력은 변호사와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오랫동안 무대에 섰던 경험과 생방송을 하며 키운 순발력과 재치, 풍부한 연기력은 변론과 연설, 모의 재판 등 로스쿨 생활 곳곳에서 그녀가 남들과 차별화되는 능력을 뽐낼 수 있게 도왔다. '가수가 로스쿨엔 왜 왔나'라는 질문을 많은 사람들이 했고, 그녀 자신도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물었지만, 그녀이기에 할 수 있는 일, 그녀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능력이 분명 있었다.

 

+

 

사실 전부터 '가수 이소은'을 좋아했던 나는 그녀가 가수로서 오래오래 팬들 곁에 남아 노래를 불러주었으면 했다. 그래서 가수가 아닌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왜 굳이 가수로서의 좋은 커리어를 그만두고 로스쿨에 진학한 것일까. 그것도 늘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그녀는 오래 전부터 변호사가 되어 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했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며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천성이었다. '가수 이소은'은 그녀가 가진 여러 얼굴 중 하나일뿐, 그녀가 더 많은 얼굴을 가진 능력자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 가수로서, 학생으로서, 인간으로서 늘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는 그녀 이소은. 앞으로는 '변호사 이소은'의 활약을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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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9-2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좋은가봐요. 별다섯^^
국제변호사나 외교관을 꿈꾸고 있는 작은 딸에게 사줘야겠어요. 땡스투유~

키치 2012-09-29 09:47   좋아요 0 | URL
이소은 씨도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쓰셨더라구요.
작은 따님께 이 책이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덧글 고맙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2-10-0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소은 씨는 입담이 좋아서 몇 년 전에는 라디오 가요프로그램에 자주 나왔어요.얼마 전 변호사가 되었다고 하더군요.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일어난 이야기도 라디오에 나와서 들려주던데 아주 재밌더군요.말투가 명랑해서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키치 2012-10-02 09:31   좋아요 0 | URL
책에서도 이소은씨가 평소 명랑하고 긍정적인 성격이시라는 게 팍팍 느껴지더라구요 ^^ 얼마 전에 이소은씨가 출연했다는 그 라디오 방송도 꼭 찾아서 들어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행복의 리더십 - KBS스페셜, 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는 누구인가?
이재혁.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서승범 정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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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IPTV로 올해 초에 방영된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았다. 제목은 <행복의 리더십>. 올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리더가 바뀌는 중요한 해다. 이런 시점에서 과연 이 시대가 어떤 리더를, 어떤 리더십을 원하는지 알아보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였다. 최근에 방영된 방송은 아니지만, 마침 이번주에 주요 대선 후보가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상승한터라 나 또한 이번 대선과 대선 후보들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자못 진지하게 보았다.

 

책 <행복의 리더십>은 바로 동명의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를 활자로 옮긴 책이다. 방송 내용이 알차게 반영된 책이라서 미처 방송을 보지 못한 독자라도 제작진의 의도와 방송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책을 먼저 읽고 방송을 본 다음 다시 책을 읽었는데, 방송은 여러가지 시각적인 자료가 제시되어 보는 재미가 있었고, 책은 한문장 한문장 곱씹으면서 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 이재혁 KBS 스페셜 PD는 서문에서 먼저 왜 하필 제목을 '행복'의 리더십이라고 지었는지 이유를 밝혔다. 보통 리더십 하면 카리스마, 권위, 권력 같은 단어를 떠올리지 행복 같은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단어는 연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처음에는 제작진조차도 이 제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 사람들이 원하는 리더는 이전 시대의 리더들처럼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 권력을 휘두르는 리더가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 다양한 계층을 융화시키는 리더, 나의 고민을 듣고 같이 노력해주는 리더 - 즉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리더'라고 보았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나의 권리를 침해하는 리더를 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의 권리를 지켜주고,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리더를 원한다. 그렇다면 어떤 리더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저자와 제작진은 역사와 외국의 사례,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답을 구했다.

 

현재 우리 사회가 리더에게 가장 원하는 덕목은 바로 '소통과 공감' 이다. 소통과 공감을 실천한 리더로 소개된 사람은 바로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다. 룰라 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유쾌해지고 춤을 추고 싶어지는 건 나뿐일까? 그는 이름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정치도 즐겁게 했다. 브라질의 빈곤퇴치를 위해 '불사 파밀리아 프로그램' 등 여러 사회적 투자 사업을 시행하며 성공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고, 빈민층뿐 아니라 중산층, 부유층 모두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계층을 융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임기 종료 직전 그의 지지율은 무려 83퍼센트. 이른바 '삼바 리더십'이라고 불리는 그의 리더십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성공사례로 남았다.

 

소통과 공감을 몸소 실천한 역사적 인물로는 전 영국 수상 처칠이 있다. 세계대전이라는 최악의 위기에서 처칠은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공감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상징인 'V'자는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이기도 했지만 실의에 빠진 영국 국민들을 위로하고 함께 승리하자는 제스처이기도 했다. 그의 리더십 스타일은 동시대 인물인 히틀러와 자주 비교 되는데, 히틀러는 작위적이고 연출된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을 우상'화'한 반면, 처칠은 언제나 진심을 담아 말했고, 수상이기 전에 영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소탈하고 진솔한 모습을 보이며 우상으로 여겨지길 거부했다. 역사가 누구를 진정한 우상으로, 위인으로 기억하는지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소통과 공감 못지 않게 중요한 리더십의 요소는 바로 '정의와 책임' 이다. 정의 하면 우리나라에 '정의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었던 베스트셀러 도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저절로 떠오른다. 최근에는 '위로', '힐링'이라는 단어가 유행인데, 어쩌면 이 또한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정의 신드롬'의 여파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이토록 정의를 갈망하는 것은 이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정치 지도자들의 잇따른 추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야기한 월가의 불합리와 부정 등 최근 몇 년 간 전세계적으로 사회 지도층에 대해 실망하고 불신하게 만드는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

 

그 결과 이 시대는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도 먼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요구하고, 정치인들은 전보다 더욱 정의롭고 투명하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길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영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 중 한 사람이다. 이전에 그의 저서를 몇 권이나 읽은 적이 있어서 책에 그의 사례가 소개된 것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가 현재 CEO로 취임한 일본항공은 일본 국민들조차도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대표적인 부실 기업이었다. 그런 기업을 떠맡은 것은 이제까지 승승장구해온 그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인 성공보다도, 일본 내에서 기업을 제일 잘 아는 기업가이자 사회의 일원으로서 먼저 사회적 책임을 져야겠다고 판단했다. 현재 일본항공은 기적적으로 회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리더는 또한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비전을 가지고 사회를 혁신해야 한다. '혁신과 미션'의 예로는 핀란드의 첫 여성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을 들 수 있다. 나는 이분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처음 보았는데 너무 인상적이어서 따로 자료를 더 찾아볼 생각이다. 핀란드는 2,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처럼 수출 주도형 국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수출형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고, 핀란드의 지도자들은 계속 수출을 할지, 아니면 사회복지국가로 전환할지 선택을 해야 했다. 그들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보다 얼마나 일에서 재미를 찾고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고, 그 결과 현재 핀란드는 성장과 복지를 모두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국민들의 행복지수도 높은 나라가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도 계속 수출 주도형 성장만 추진할지, 아니면 사회복지의 비중을 늘릴지 결정해야 할 기로에 놓여있다. 새로 뽑힐 리더가 어떤 선택을 해야 국민들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핀란드를 보며 2,30년 후의 대한민국, 2,3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이외에도 반기문 UN 사무총장, 왕가리 마타이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전 총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故 이태석 신부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리더십의 모범을 보인 리더들이 소개되었으며, 이집트 민주화 시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칠레 광부들의 기적적인 구출 등 국제적인 사건, 사고에서 나타난 리더십 분석이 더해져 최근 몇 년 간에 나타난 중요한 리더십 사례는 모두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이 단편적으로 서술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는 어떤 함의를 주는지, 그리고 나 자신의 행복과는 어떻게 연관을 지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끔 구성된 점이 좋았다.

 

 '행복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을 지은 저자의 의도처럼, 좋은 리더십은 결국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개인들의 행복의 총합이 커지는만큼 나라도 행복해질 것이다. 올해 말 대한민국 국민은 앞으로 5년 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리더를 뽑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내 한 표가 나의 행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리더, 나라를 행복하게 만드는 리더를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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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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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둑은 흑과 백의 전쟁이고, 몇 번의 고비를 넘겨야 겨우 마칠 수 있는 한 판의 인생이다. 바둑이 전쟁이고, 인생이라면 바둑을 회사 생활에, 그리고 인생에 비유한 책이 나온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2012년 1월 20일 Daum 만화속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후 최장기간 평점 1위를 고수 중인 웹툰을 단행본으로 만든 만화책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가 바로 그런 책이다. 연재 기간 내내 ‘만화가 아닌 인생 교과서’, ‘직장생활의 교본’, ‘샐러리맨 만화의 진리’ 등으로 불리며 인터넷 상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미생>은 단행본으로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는 웹툰으로는 보지 못하고 이번에 단행본으로 1,2권을 만났는데 왜 그렇게 큰 인기를 끌었는지 읽으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한 바둑 만화, 샐러리맨 만화가 아니라 어느 누리꾼의 말대로 '인생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미생>은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하고 회사라는 전혀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면서 겪는 일을 다루고 있다. 장그래는 현대를 사는 청춘들의 표상이다. 요즘 세대들이 흔히 바둑을 두는 건 아니지만, 어린 시절에는 부모의 욕심 어린 기대로 천재 소리를 들으며 (공부든 무엇이든) 한우물만 파다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거나 나이가 들었으니 어서 한 사람 몫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부담 어린 시선을 못 이기고 재능이 채 익기도 전에 떠밀리듯 사회로 나온다. 그렇게 설익은 상태로 맞닥뜨린 사회가, 사회생활이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위로해주는 어른은 책 속에나 있다. 친구라고 여겼던 사람이 순식간에 경쟁자가 되어 뒤통수를 갈기는 건, 지난 주말 웃으면서 본 TV 오디션 프로그램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다. 시종일관 무심한 장그래의 표정을 보며 나는 젊은 세대들의 '채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자신에 대한 무력감을 읽을 수 있었다.

 

1,2권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가슴 아팠던 장면은 장그래가 회사에서 쪽잠을 자다가 어린 시절의 우상인 조훈현, 이세돌 같은 바둑 기사들을 꿈 속에서 만나는 씬이다. 아주 짧은 씬이지만, 그 씬에서 나는 장그래가 겉으로는 담담한 척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자기도 그들처럼 시대를 풍미한 바둑 기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을 못 이루고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샐러리맨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샐러리맨을 꿈꾸고, 회사 다니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서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다른 꿈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샐러리맨이 되고,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이렇게 무의식까지 흔들며 괴롭힌다면 사람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나는 장그래가 부디 회사 생활을 슬기롭게 해낸 다음 바둑 기사의 꿈도 꼭 이루었으면 좋겠다.


<미생>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바둑이라는 두뇌 게임과, 게임보다 더 치열하고 경쟁적인 직장 생활 스토리를 접목했다는 점이다. 사실 직장 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만화에서도 많이 볼 수 있고, 바둑에 관한 만화도 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접목하니 각각의 특징이 비슷하게도 보이고 다르게도 보이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각 편 초반에 나오는 조훈현 9단과 녜웨이핑 9단의 1989년 9월 전설의 매치의 진행 과정은 바둑을 전혀 모르는 내 눈에도 너무나도 흥미롭게 보여서 바둑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미생이라는 제목도 실은 바둑에서 쓰는 말이라고 한다. 바둑에서는 두 집을 만드는 것을 ‘완생(完生)’이라고 말하고, 그 전에는 모두 ‘미생(未生)’ 즉, 아직 완전히 살지 못한 말, 상대로부터 공격받을 여지가 있는 말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작가는 모두가 열심히 일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현대의 직장생활을 완생이 아닌 미생으로 보았고, 주인공 장그래를 통해 월급과 승진만이 아닌 직장생활 자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책 내용에 딱 맞는 제목인 것 같다. 아직까지는 미생인 장그래가 앞으로 어떤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며 완생에 다다르는지 계속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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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했던 것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2
미야모토 테루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지난 주말 도서관에 갔을 때 일본소설 코너를 보다가 이동진 평론가님이 미야모토 테루를 좋아한다고 하신 게 기억나서 딱 한 권 있던 <우리가 좋아했던 것>을 빌렸다. 미야모토 테루가 썼다는 것 말고는 책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몰라서 이 책이 연애소설인지, 가족소설인지, 스릴러인지 감도 못 잡고 '어떻게 끝이 날까' 궁금해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 요시가 친구 당나귀, 그리코 우연히 바에서 만난 여성 아이코와 요코 - 이렇게 넷이서 뜻하지 않은 공동생활을 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의 남녀 넷이 한 집에 살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상대로(!) 금세 두 쌍의 커플이 생겨났고, 동거라고 부르기는 부족하고 그냥 공동생활이라고 부르기는 또 아쉬운 관계로 발전한다. 디자이너인 요시는 자기 회사를 차리는 것이 꿈이고, 카메라맨인 당나귀는 지구상에 얼마 없다는 나비를 사진에 담는 것이 꿈이다. 아이코는 회사원이고 요코는 독립을 앞둔 실력있는 미용사다. 모두들 자기 일이 있고 삶이 있는 어엿한 성인이지만, 같이 살게 되면서부터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비밀과 오래된 상처가 드러난다. 이 때 이들은 나 몰라라 하지 않고 얼마 없는 돈을 모으고 합심하며 서로를 돕는다. 그들마저 '우리는 왜 남이 곤란에 빠진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일까' 자문하게 될 만큼 큰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네 사람은 겉만 자란 어른아이에서 속까지 여문 어른으로 '진짜 성장'을 한다.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겠다 싶은 설정이고 매력적인 에피소드도 많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고 책장을 덮을 때는 가슴뭉클했다. 훗날 나는 무엇을 좋아'했다'고 말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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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이상하게도 우리 네 사람은 하나같이 남을 위해 살아가려고 한 것이다. 자각하지 못한 채, 같은 경향을 가진 네 사람이 우연히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데 가치나 행복을 느끼는 자신의 성향을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슨 인연인지 우리는 한 자리에 모였다. 남을 위해 살아가자고 한 것도 아니고 그러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남이 곤란에 빠진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p.245)

 

시간도 우연도 돈으로는 살 수 없다는 네 말은 옳아. 그렇지만 생명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지키려면 돈이 필요해. 돈이란 놈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놈을 위해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거야. (p.156)

 

우리는 마음에 너무 민감하면 사회적인 방해꾼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살고 있어. 마음의 느낌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이 사회의 둔감증을 견딜 수 없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히고 말아. 그러지 않고서는 자신을 지킬 수 없게 됐어.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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