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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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로 캠핑을 경험한 것은 초등학교 걸스카우트 때였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부터 걸스카우트 활동을 하다가 5학년 때 전학을 가는 바람에 새로운 학교에서 다시 걸스카우트 활동을 하게 되었다. 새 학교, 새로운 반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는데 걸스카우트에서 새롭게 친구를 사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처음 일정이 캠핑이었다. 장소는 학교 운동장. 집에서 단 5분 거리인, 아파트 단지 내의 학교였지만 생애 처음으로 야외에서 자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보니 열두, 세살의 어린 여자아이들한테는 큰일이었다. 그러나 덕분에 서먹서먹했던 친구들과 각자 할일을 분담하고 준비물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캠핑을 한 1박 2일 동안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아쉽게도 그 이후로 다시 캠핑을 할 기회는 없었지만,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꼭 해보고 싶다. 특히 매주 일요일 <정글의 법칙>과 <1박 2일>을 연이어 볼 때마다 캠핑에 대한 로망이 무럭무럭(?) 자란다. 야생에서 '비박'(야외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야영)을 하고, 덥거나 추운 날씨에 '야야'(야외에서 텐트 없이 침낭만으로 하는 취침)를 하면 고생스럽긴 하겠지만, 다같이 합심해서 물고기를 잡고, 그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때우고, 저녁에는 함께 지은 집에서 별을 보다가 잠이 드는 그런 경험...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오케이 가족캠핑>은 나처럼 캠핑에 대한 사그러들지 않는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댕길(!) 만한 책이다. 저자 안영숙과 이수진은 한때 캠핑은 커녕 아무런 계획 없는 여행조차 엄두도 못 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랬던 그들이 한번두번 캠핑 경험을 쌓으면서 장비도 모으고 캠핑에 관한 지식을 쌓으며 캠핑의 재미, 캠핑의 즐거움을 알아가다보니 어느덧 5년. 이제는 초보티를 벗고 완연한 캠핑 프로로 거듭났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두 사람의 캠핑 내공이 집결된 책으로,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부터 캠핑을 하고 있는 캠핑족은 물론, 캠핑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예비 캠퍼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라는 책의 부제대로 이 책에는 이 책은 캠핑을 할 때 꼭 필요한 캠핑장비와 오토캠핑 방법, 캠핑장에서 직접 조리할 수 있는 캠핑요리, 국내 캠핑장에 관한 정보 등 캠핑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이 꼼꼼하게 들어있다.

 

1장 '캠핑장비, 어렵지 않아요!'만 봐도 저자들이 얼마나 꼼꼼한 분들인지 알 수 있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가 워낙 많고 용어가 생소하다 보니 캠핑을 시작하기도 전에 준비물 챙기다가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말이 있던데 이 장을 읽으면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 텐트, 타프, 테이블, 의자, 침낭, 매트리스 등 캠핑에 필요한 물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각 물품 항목에 따라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들이 특성 및 장단점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서 어떤 제품이 나한테 필요하고 적절한지 미리 생각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입 노하우, 추천 제품 등도 나와 있어서 캠핑 경험이 아예 없거나 캠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초보 캠핑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2장 '오토캠핑을 떠나봅시다'에는 저자들의 실제 캠핑 체험담이 나와 있다. 둘째 아이의 돌맞이 생일 파티 겸 가족캠핑을 진행한 이야기, 저자 단 둘이 일상을 벗어나 의기투합하여 포천 감악산 캠핑장에서 캠핑을 한 이야기, 그리고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여 있던 남편이 혼자 제주도에서 오토캠핑을 하며 2박 3일을 보낸 이야기 등 한편 한편이 TV보다 더 재미있고 책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특히 나는 남자 혼자 제주도에서 2박 3일 간 오토캠핑을 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그것도 자연 속에서 홀로 밥을 지어 먹고 잠을 자고, 남는 시간에는 그동안 바빠서 못 읽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보내는 시간들... 자연스럽게 묵언 수행이 되겠지?

 

3장 '도란도란 캠핑요리 즐겨봐요'는 캠핑장에서 직접 조리해서 즐길 수 있는 음식 레시피가 소개 되어 있다. 이제까지 캠핑요리 하면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카레와 바베큐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만 해도 가짓수가 한둘이 아니다. 한가지 특징은 캠핑이라는 상황상 조리기구가 갖춰지는만큼 도전할 수 있는 요릿수가 늘어난다는 거~ 그릴이 있으면 스테이크, 백립구이, 새우구이,  바비큐 등을 만들 수 있고, 여기에 더치오븐이 더해지면 샤브샤브, 수육, 동파육, 로스트치킨, 백숙 등 물을 사용하는 음식도 만들 수 있다. 야외에서, 그것도 사람들과 여럿이 나눠 먹으면 뭔들 맛이 없겠냐마는, 그래도 기왕 하는 캠핑, 평소에 집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도전하여 색다른 추억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 한 가지! 캠핑장에서는 모처럼 집안일에서 해방된 아내를 위하여 남편이 요리사가 되어야 한다는 건 다들 아시겠지용~ ㅎㅎ

 

마지막 4장 '캠핑장 어디가 좋을까요?'에는 국내 캠핑장 열여섯 곳이 소개되어 있다. 이제까지 캠핑장 하면 경기도 교외 지역이나 강원도의 한두 군데 정도밖에 몰랐는데, 오토캠핑 열풍이 불면서 최근 전국에 많은 캠핑장이 생겨났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으로는 파주 반디캠핑장, 가평 자라섬 오토캠핑장,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 화성 해솔마을 등이 있고, 이밖에도 충주, 동해, 남해, 무주, 태안, 해남 등 전국 유명 관광지에는 대개 오토캠핑장이 있다고 한다. 평소에 TV에서 오토캠핑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곳에서 캠핑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키웠는데 예상 외로 가까운 곳에 캠핑장이 있다고 하니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앞으로 이 책을 바이블 삼아 캠핑에 대한 지식도 쌓고 준비도 하면서 언젠가는 어엿한 프로 캠퍼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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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0-22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치님, 프로 캠퍼를 꿈꾸시다니! 캠핑에 대한 로망이 실현되기를.

저는 젤로 싫어하는 게 캠핑 같은 건데 글 잘쓰시는 키치님 보니까 구미가 조금 당긴다는...
여행은 자고로 편안한 호텔방에서 주는 밥 먹고 뒹굴뒹굴 책이나 읽다 그도 지치면 거리로 나서 풍광을 훑는 게
젤이라고 생각하는 저는 감히 캠핑은 꿈도 못 꾸는 걸요.

키치 2012-10-22 18:23   좋아요 0 | URL
아직 그저 '꿈'일뿐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한개도 안 하고 있는터라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언젠가 꼭 해보고 싶어요 ^^ 누워서 별도 보고 바람 소리도 듣고...

그러나 현실에서는 저도 팜므느와르 님처럼 주는 밥 먹고 뒹굴뒹굴 책 읽는 생활이 제일이네요 ^^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지음 / 예담Friend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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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열이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나라. 그만큼 교육에 관한 책도 흔하다. 입시 전문가나 강사가 쓴 책부터 명문대, 특목고 입학생 또는 그 부모가 쓴 책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는 조금 달랐다. 이 책은 지나와 재웅이, 두 남매의 어머니인 김민숙 씨의 자전적인 자녀교육 에세이다. 저자의 교육방식이 화제가 된 것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라는 주제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수기 콘테스트에 당선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저자의 이야기가 EBS <공부의 왕도>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고, 이번에는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결혼도 안 한, 자녀교육과는 아직 거리가 먼 나조차도 이 책을 처음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단번에 읽었을만큼 저자의 교육철학과 방식이 신선했고, 무엇보다도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어머니와 아들 단 둘이 기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갑작스런 남편의 사업실패로 가정형편이 극도로 안 좋아지면서 저자는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졌다. 남편 대신 생활 전선에서 돈을 벌고 빚쟁이들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생활을 하다보니 막내 아들 재웅 군은 한글도 못 깨우친 채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밖에 없었다. 생활고를 해결하는 데 급급했던 저자는 아들이 학교에서 '한글도 모르는 바보', '엄마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당해도 속수무책이었다.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가고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하다보니 아들의 공부를 봐줄 짬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아들 재웅군은 아이들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고, 심지어는 친구 할머니로부터 공부 못하는 아이와는 놀지 말라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험을 하며 공부를 안 하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오죽하면 초등학생인 재웅 군이 엄마를 붙잡고 '나도 공부하고 싶다',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였을까. 

 

전환의 계기는 재웅 군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일어났다. 영업 현장에서 재웅 군 또래의 아이들이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본 저자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 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정형편 상 값비싼 사교육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저자는 재웅 군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교과서와 전과를 달달 외웠다. 엄마부터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자기 자식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며 말렸지만 저자에게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재웅 군을 가르칠 준비를 마친 뒤에는 그 때까지 공부라고는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재웅군을 공부하게 만드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저자는 단 한 번도 아이를 야단치거나 다그치지 않고 오로지 격려하고 칭찬하며 가르쳤고, 재웅 군은 어머니와의 공부를 시작한지 불과 몇 달만에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글도 못 뗀 채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재웅 군은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에 입학, 전교 1,2등을 다투는 경지에 올랐고, 현재는 고등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교육 방식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어머니가 단 한 번도 자식에게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고 언제나 칭찬하고 인내하며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이다. 사소한 잘못에도 아이를 비난하고 야단치는 부모들이 있다. 부모 마음은 아이가 잘 되라고 하는 것이겠지만, 아이 역시 한 사람의 인격체다. 비난을 받으면 상처 입고 야단을 맞으면 주눅들고 애정 없는 훈계를 구분할 줄도 안다. 하물며 자신을 가장 믿고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부모에게서 받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재웅 군의 성적이 수직상승하고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어머니가 공부를 가르쳐준 덕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언제나 '넌 잘 할 수 있다', '넌 공부를 잘 하게 될 것이다' 라고 응원하고 격려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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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 - 소통으로 조직을 살린 12개의 위대한 이야기
토머스 대븐포트.브룩 맨빌 지음, 김옥경 옮김 / 프리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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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에 관여하는 사람 수가 많을수록 일을 망치기 쉽다는 뜻이다. 서양에도 비슷한 뜻의 'too many cooks spoil the broth(요리사가 많으면 국을 망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예부터 비슷한 인식이 동서양에 공유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이 많으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인식은 정치체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왕이나 황제 1인 또는 소수의 정치지도자 집단(다두제 등)이 결정 권한을 독점하고 일부 군신이 참여하는 형태로 국가의사가 결정되었다. 현재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민주정인데 국민 전체가 국민투표로 국가의사를 경정하는 나라(예를들면 스위스)가 있기는 하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대의제를 통해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여 그들이 국가의사를 결정하도록 위임하는 형태이다. 옛날과 비교하면 의사결정권자의 숫자가 대폭 증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 전체의 숫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토머스 대븐포트와 브룩 맨빌이 쓴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는 이러한 전통적인 인식과는 달리 리더 한 사람이 내리는 결정보다 다수의 조직원이 참여하는 결정이 낫다는 주장이 담긴 책이다. 토머스 대븐포터는 피터 드러커, 톰 프리드먼과 함께 세계 3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사람이며, 브룩 맨빌은 세계적인 조직이론 전문가이다. 두 사람이 쓴 이 책은 아마존 10대 경영서 리스트에도 오르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도 소개될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이 왜 화제가 되었을까 생각하다보니 책이 출간된 배경과 맥락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경영학계 전반에 인간의 합리성을 불신하고 비합리성을 전제하는 풍조가 퍼져 있다. 이러한 풍조는 경영이론의 하나인 조직이론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조직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저자들은 이전의 조직이 리더 1인 또는 극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수뇌부 집단이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였다는 점에 착안하여 앞으로는 다수가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주로 미국의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소규모 가족기업 주택건설회사 WGB 홈즈의 사례를 보면, 과거에는 가족기업의 특성상 가족인 일부 임원들의 의견만 채택되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전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기업의 매출도 급상승하고 직원들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우리나라에도 중소규모의 가족기업이 많은데 이런 사례를 통해 조직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사 결정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 앤 컴퍼니의 인재 풀 변경 과정이었다. 맥킨지는 전통적으로 하버드를 포함하여 미국 명문 MBA 몇 곳에서만 인재를 채용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인재의 수와 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비판이 내부적으로 일어났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여 非 MBA출신의 인재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맥킨지처럼 명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기존 문화가 공고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가 참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자체의 전통과 문화를 바꾼 것을 보면 그만큼 인재 등용이라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다.

 
파트너즈 헬스케어 병원은 의사보다 컴퓨터를 믿는 환자들의 속성에 따라 컴퓨터를 통해 진단을 하고, 환자의 표정이나 목소리 같은 세부적인 특징까지 수집하여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 탄생할 수 있었던 아이디어라고 한다. 미 샬롯 초등학교 사례는 특이하게도 기업이 아닌 교육 현장의 사례다. 이 학교는 빈곤층이 학생의 다수를 점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데이터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하였다. 그 결과 매 시험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현재 읽기 능력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급속히 상승했다. 어떻게 보면 (데이터를 만든다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인데도 관습이나 저항감 때문에 쉽사리 도입하기 어려운 변화를 시도한 것이 큰 성공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의사 결정권자가 몇 명인가도 중요한 문제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리더와 조직문화가 얼마나 개방적인지가 아닌가 싶다. 리더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조직문화가 타협이나 융합, 조화와는 거리가 먼,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이라면 의사 결정권자가 소수든 다수든 최선의 결정이 내려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공감하고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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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에 매달리는 남자 큰돈을 굴리는 남자 - 따라하기만 해도 부자가 되는 100가지 생각
스티브 시볼드 지음, 조한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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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에 매달리는 남자 큰돈을 굴리는 남자>의 원제는 'how rich people think(부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저자 스티브 시볼드는 26년간영업 컨설턴트이자 강연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최고의 부자들을 연구하고 분석하였고, 그 결과 부자들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사고 방식이나 습관, 철학 등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그는 강연 전문가로서 포춘 상위 500대 기업들의 영업력 향상을 위한 강연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가 강연에서 소개하는 부자들의 사고 방식이 무려 100가지 항목에 걸쳐 소개되어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부자만이 인간이 추구하는 최상의 목표는 아니다. 게다가 생각만으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니. 허무하게까지 했다. 하지만 부자의 의미를 넓게 해석하면 백만장자, 억만장자처럼 재산이 많은 사람뿐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부자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 사장이나 가수나 칼 만드는 장인이나, 버는 액수는 달라도 자기 분야에서 최고라면 적어도 그 분야에서는 최고 액수를 벌고 있을테니. 또한 생각만으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말도 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주어진 인생을 수용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생각을 많이 한다는 의미일 터. 부정적인 생각이 걷히고 책 내용이 점점 궁금해졌다.

 

이 책은 각 챕터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부자들의 사고 방식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난한 사람들은 그냥 열심히 일을 하고, 부(富)를 혐오하거나 부자를 사기꾼처럼 여기고, 걱정이 많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소비 위주의 생활을 하고, 안전을 지향한다. 반면 부자들은 그냥 일하는 대신 쉽게 일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부자를 좋게 생각하고, 걱정하는 대신 꿈을 꾸며, 긍정적이고, 투자 위주의 생활을 하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조금 비약적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정규교육 학위 같은, 소위 '간판'을 중시하는 반면 부자들은 학교 밖에서도 특별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경험이나 여행, 평생교육을 중시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지만 부자들은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를 얻게 되었다는 설명도 수긍이 갔다. 감수하는 리스크가 클수록 얻어지는 성과물도 큰 법이다. 부자들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 적어도 한 번은 큰 모험을 했기에(위험을 감수했기에) 그만한 보상을 받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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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함유근.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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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건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는 나한테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원래 IT 분야에는 아는 것이 없다 못해 '무식'한 데다가 '빅데이터'라는 말도 낯설어서 지난달 (알라딘 신간평가단) 추천 신간 리스트를 체크할 때부터 '이 책이 선정되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걱정한대로 평가단원분들로부터 많은 표를 받았고(ㅠㅠ)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빅데이터가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핫 키워드로 선정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물론 이 말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니라 그냥 불행인가?) 그래서인지 책은 생각보다 쉽게 쓰여 있고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친숙한 기업의 사례들이 나와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 거라서 책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책 소개를 해본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큰[big] 자료[data]를 뜻한다.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과 비교했을 때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용량의 자료가 집적되었고, 지금 이순간에도 끊임없이 자료가 축적되고 있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또는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번역'이 그렇다. 학창시절 영어 해석 숙제를 스스로 하지 않고 인터넷 번역기로 돌렸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없지만 ^^) 각종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인터넷 번역기가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 번역가가 번역을 하듯 매끄럽게 우리말 또는 외국어로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수많은 원어 정보가 쌓이면 이 정보들을 활용하여 보다 원어에 가까운 번역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번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기대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소식이다.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되면 산업 또한 매우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한계점을 몇 가지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한국사회의 문화다. IT 기술 활용면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스마트폰 열풍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이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가지고 있으니까' '유행이니까', '사회 흐름에 뒤떨어지기 싫어서' 같은 이유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황상민 교수의 <대통령과 루이비통>에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만 등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로 구하기 어렵거나 가지고 다니기 힘든 책이나 잡지를 읽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PC로도 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을 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한다.) 이처럼 주체 없이 언론이나 대중의 흐름에 편승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의 데이터 생산량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막대하지만 실질적인 정보의 양이 부족하고 의미 없는 정보만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저해되고 있다고 하니 참 안타깝다.

 

다른 얘기지만 이번달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 책 두 권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와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묘하게 겹쳐지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한 권은 IT 용어인 빅데이터에 관한 개론서, 다른 한 권은 한국인 소비심리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두 권 모두 결국은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였다. 재미있게도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는 통계, 수치 등 자료만 모으면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그런 자료보다도 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의 심리를 최대한 세밀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점이 달랐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책들의) 만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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