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스트 즈보라의 아침밥 - 요리 바보도 OK!
오노 마사토 글, 최유진 옮김, 오다 마키코 요리 / 효형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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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스트 즈보라의 아침밥>은 아침밥을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쓴 오다 마키코는 중학교 가정 교과서 제작 및 감수를 맡고 있는 요리 연구가이자 영양사. 저자는 이 책에서 시간 절약은 물론 맛까지 보장하는 아침밥 아이디어 260가지를 소개한다(참고로 '즈보라'는 일본어로 '대충대충함, 흐리멍덩함'을 뜻한다).





저자는 먼저 아침밥을 쉽고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령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설거지 줄이기. 머그잔에 바로 수프를 만들거나 주먹밥을 접시에 낼 때 밑에 깻잎을 깔면 밥풀이 그릇에 달라붙지 않아 설거짓거리가 줄어든다. 둘째, 불 쓰지 않기. 그 대신 재료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요리를 시도해 본다. 셋째, 도마 쓰지 않기. 한두 번 자르는 정도라면 키친타월을 사용하거나 손으로 찢거나 주방용 가위를 사용한다.





레시피는 크게 밥을 이용한 레시피와 빵을 이용한 레시피로 나뉜다. 밥은 두께 1cm, 휴대전화 정도 크기의 네모 모양으로 얼려 놓고, 아침마다 전자레인지로 해동해서 먹는다. 네모 밥 한가운데에 속 재료를 넣으면 주먹밥이 되고, 네모 밥 위에 날계란, 간장, 김 등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계란덮밥이 된다. 버터를 넣고 달군 프라이팬에 얼린 네모 밥을 넣고 굽다가 우유, 베이컨, 치즈 등을 넣으면 오븐 없이 맛있는 도리아를 만들 수 있다(맛있겠다ㅠ).





취향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주먹밥 레시피가 무려 55가지나 실려 있다. 올리브오일+후추, 카레 가루, 후추+치즈 가루 조합의 주먹밥도, 참치+마요네즈, 명란젓+마요네즈 조합의 주먹밥도, 스팸이나 닭튀김 하나 달랑 넣은 주먹밥도 충분히 맛있고 속이 든든하다. 일본 책이다 보니 한국인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즐겨 먹는 재료 위주가 아닌 점은 아쉽다.





잉글리시 머핀을 활용한 레시피만 해도 이렇게 많다. 잉글리시 머핀 위에 햄이나 치즈, 계란 등을 얹어서 먹는 방법 외에 명란젓+무+무순, 초콜릿+딸기+휘핑크림+민트, 스크램블에그+스노우피+바지락 조림 등을 얹어서 먹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잉글리시 머핀이 없으면 식빵을 대신 써도 좋을 듯. 가을에는 버터+간장+양송이버섯, 단호박+설탕+버터 조합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고.





아침마다 계란 프라이를 즐겨 해 먹다 보니 계란 프라이를 활용한 레시피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채 썬 양배추를 볶다가 중간에 홈을 파서 달걀을 깨 넣으면 비타민과 식이섬유, 단백질 등이 풍부한 아침 식사가 된다. 계란 프라이 위에 쪽파+세멸치+피자치즈, 토마토+치즈가루 등을 얹어서 먹는 방법도 있다고. 아아... 빨리 아침밥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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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의 집안일 아이디어 63 - 집안일이 쉽고 간단해지는 63가지 살림 아이디어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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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티 안 나고 안 하면 티 나는 게 집안일이다. 집안일이 서툴러도, 바빠서 시간이 없어도, 아이가 있어도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주부 미쉘이 쓴 <미니멀리스트의 집안일 아이디어 63>에는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63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미국인 남편과 6살, 9살, 12살인 세 아이를 둔 미쉘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과 싸우다 마침내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미쉘이 집안일에 임하는 태도는 '잘',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간단하게', '느슨하게' 하기. 방법이 간단해야 가족들도 참여할 수 있고, 느슨한 상태에 만족해야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안일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열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요리, 청소, 수납, 기타 살림 팁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레시피를 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요리를 정해 로테이션하는 방식으로 매일 식단을 구성한다. 오이, 당근, 무, 순무, 베이비콘 등의 야채를 초밥 식초에 절인 피클을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으면 매일 식탁에 오를 반찬 하나는 확보된 셈이다. 마트에서 파는 채소 주스로 미트소스 파스타, 필라프, 수프 등을 만드는 레시피도 인상적이다. 


전기밥솥으로 간단하게 조리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밥만 짓는 줄 알았던 전기밥솥으로 파스타도 만들 수 있다니. 파스타 면을 끓이고 소스를 만들지 않아도, 전기밥솥에 반으로 꺾은 파스타와 잘게 자른 양파, 소시지, 조미료, 물, 채소 주스를 넣어 쾌속 취사 코스로 20분 정도 익히면 토마토 파스타가 완성된다니 신기하다. 파스타를 자주 만들어 먹는데 언제 한 번 저자가 알려준 대로 전기밥솥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봐야겠다. 


청소 도구를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나무로 된 멋스러운 타공판에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 원목 브러시 등을 걸어두면 그 자체로 멋진 오브제가 된다. 장을 볼 때는 냉장용 장바구니와 상온용 장바구니를 따로 마련하면 식재료가 덜 상하고 나르기도 편하고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기도 훨씬 쉽다. 밑창에 걸레가 부착된 청소용 슬리퍼를 구입해 가정에서 신으면 저절로 걸레질이 되어 청소 부담을 덜 수 있고, 층간 소음도 줄일 수 있다. 


스킨케어와 화장에 관한 팁도 나와 있다. 평소 스킨케어와 화장은 최소한으로 하며, 세안은 미요시 비누의 '무첨가 거품 세안비누'만을 사용하고, 스킨케어는 현미, 흑설탕, 소금, 물로 만든 만능효모액을 화장수로 사용한다. 피부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마유(손바유)를 바르는데 보습작용 외에 벌레 물림, 습진, 타박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몸에 좋은 균을 적극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요구르트 제조기를 구입해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매일 먹는다. 요구르트를 매일 사 먹으면 금액이 상당하니 저자처럼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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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고 싶지만 고립되긴 싫어 - 1인가구를 위한 마을사용설명서
홍현진.강민수 지음 / 오마이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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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를 위한 마을은 없나요?" 오마이뉴스 기자 홍현진과 뉴스타파 기자 강민수가 공저한 <독립하고 싶지만 고립되긴 싫어>는 1인 가구를 위한 공동체를 찾는 사람에게 권하고픈 마을공동체 안내서다. 


마을공동체라고 해서 반상회나 어머니회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이 책에 소개된 1인 가구 마을 공동체는 주제와 형태가 훨씬 다양하다.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공동주거 플랫폼을 만든 '우리동네사람들', 여성 1인 가구를 위한 '그리다협동조합', 도시 한복판에서 에코 라이프를 외치는 '이웃랄랄라', 신용 대신 신뢰를 주고받는 청년연대은행 '토닥' 등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 혜택이나 기업이 선보이는 서비스 대상에서 소외되기 쉬운 1인 가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공동체가 대부분이다.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살림이라는 걸 해야 하는데, 1인 가구에는 살림이 생략된 것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1인 가구라고 하면 집안에 온통 라면과 일회용품이 가득하거나 그게 아니면 정반대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골드미스이거나. 텔레비전에서 흔히 보여주는 1인 가구에 대한 양극단의 이미지가 있다. 사실 대부분의 1인 가구는 양극단이기보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데... (73쪽)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1인 가구 공동체는 청년연대은행 토닥이다. "토닥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단순하다. 만 15~39세, 매달 5000원 이상의 출자금과 10000원 이상의 조합비를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가입 후 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30만 원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출자 1개월 이상 또는 토닥 씨앗 다섯 톨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토닥 씨앗은 토닥 조합원 교육, 소모임 등의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쌓이는 활동 지수다." (122쪽) 일종의 마이크로 크레디트인데, 같은 아이디어를 대학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단체에서 시행해봐도 좋을 것 같다. 


도시의 일부를 농지로 전환하는 전환마을 프로젝트도 인상적이었다. 서울 은평의 갈현 텃밭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란은 한 달 벌이가 100만 원가량이지만, 직접 키운 야채를 먹고 술도 담가 먹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셰어 하우스에서 지내서 한 달 지출이 통신요금 등을 합해 50만 원쯤 된다. 1시간 일해서 시급 얼마를 버는 것보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게 더 생산적일 수 있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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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오즈 야스지로 지음, 박창학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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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 때 서점 직원이 제목을 보고 웃었다.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라니. 과연 서점 직원이 보고 웃을 만한 제목이다. 하지만 내용은 웃음기가 전혀 없다. 장어도 참치도 아닌 꽁치가 먹고 싶을 만큼 빈곤하고 참혹한 시대에 젊은 날을 보낸 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그 예술가의 이름은 오즈 야스지로.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손꼽히는 <도쿄 이야기>를 만들었고, 카메라를 앉은키 정도에 맞추고 롱 테이크로 촬영하는 '다다미 쇼트'를 탄생시킨,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다. 이 책은 오즈 야스지로가 생전에 여러 매체들에 기고했던 산문을 포함해 중일전쟁에 징집되었을 때 쓴 편지와 일기, <도쿄 이야기>의 감독용 각본 등을 담고 있다. 오즈 야스지로의 저서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즈 야스지로가 중일전쟁에 징집되었을 때 쓴 편지와 일기다. 1903년생인 오즈 야스지로는 1937년 서른네 살 때 징집되어 전쟁이 한창이던 중국으로 파병되었다. 파병 당시 이미 서른네 편의 영화를 찍은 어엿한 영화인이었던 오즈 야스지로는 갑자기 전쟁터에 끌려와 총을 들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글로 열심히 한탄한다. 포탄이 날아다니는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인간을 관찰하고 사물을 눈여겨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기록한다. 


여기에 나흘쯤 전부터 위안소가 생겼습니다. 위안소란 톰 브라운이 없는 에이미 졸리의 무리입니다. 실로 낯가림을 모르는 의마심원이라지만, 술 취하기를 어지간한 정도를 넘어 끝에 다다른 게 아니라면 간단하게는 물리칠 수 없는 반도의 무희입니다. (41쪽) 


오즈 야스지로의 눈길이 머문 것 중에는 위안소도 있다. '실로 낯가림을 모르는 의마심원'이라고 비하하면서도 '간단하게는 물리칠 수 없는 반도의 무희'라고 표현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역자는 '반도의 무희'가 당시 일본에 소개된 무용가 최승희를 빗댄 표현이라고 설명해 놓았는데 과연 그뿐일까. 강제로 먼 중국 땅까지 끌려와 일본 군인들에게 인권을 유린당한 위안부들이 정녕 그의 눈엔 일본 군인을 유혹하는 '무희'로밖에 보이지 않았을까.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 세계를 잘 알지 못하기에 짧은 기록을 두고 뭐라고 평가할 순 없지만 마음이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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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살림법 - 초보 혼족을 위한 살림의 요령, 삶의 기술
공아연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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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 어른이 될까? 주민등록증이 나왔을 때? 스무 살이 넘었을 때?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집을 샀을 때? 부모가 되었을 때? 


내 생각에 사람은 온전히 혼자 힘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 같다. 물리적으로는 부모로부터 독립해도 정신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경제적으로 자기 자신을 부양할 수 있어도 간단한 집안일 하나 할 줄 모르면 제대로 된 어른으로 보기 어렵다. 자기가 벗은 속옷 한 번 빨아본 적 없고, 자기 입에 들어갈 음식 하나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을 과연 어른으로 볼 수 있을까. 


온전히 혼자 힘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이 책 <1인 가구 살림법>을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 공아연은 대학 진학을 계기로 상경해 창문 하나 없는 월세 25만 원의 작은 고시원 방에서 자취를 시작한 이래 13년간 혼자서 생활했다. 처음엔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 버겁고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집 구하기부터 청소, 요리, 세탁은 물론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는 방법까지 터득할 수 있었다. 현재는 '세송'(@saesong_)이란 닉네임으로 트위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생활 정보와 살림 노하우를 부지런히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은 집 구하기, 청소, 세탁, 요리, 건강, 안전 습관, 집 관리, 인테리어, 정리 수납의 요령, 시간을 아끼는 요령, 절약의 요령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 구하기' 편에는 자신에게 맞는 주거 형태 찾는 법, 부동산 이용할 때 주의할 점, 집 볼 때 체크할 사항, 집주인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법 등 누구나 알아야 하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집을 볼 때는 낮 동네 분위기와 밤 동네 분위기를 따로 파악해야 하며, 밤에는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있는지, 길거리가 충분히 밝은지 보면서 밤거리 보안이 잘 되는지 점검하라는 팁이 인상적이었다. 밤거리 보안에 가장 든든한 동지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다. 저자 역시 편의점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적이 몇 번이나 있다고(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기 참 어렵다...). 


'청소, 세탁' 편에서는 친환경 세제 삼총사로 불리는 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소다 사용법이 인상적이었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은 주로 청소에 쓰이고, 과탄산소다는 빨래에 사용된다. 베이킹소다는 세균의 단백질이나 곰팡이를 녹여 없애는 데 사용되며, 구연산은 물때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언젠가 한 봉지씩 사다 놓고 잘 안 썼는데 이제부터 부지런히 사용해야겠다. 


와이셔츠나 칼라가 달려 있는 옷은 목 때가 쉽게 타는데 이 부분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싶을 때는 과탄산소다를 쓰는 것이 좋다. 과탄산소다를 푼 물에 옷을 30분 정도 담갔다가 세탁하면 깨끗해진다. 단, 과탄산소다는 피부에 닿으면 해로우니 반드시 고무장갑을 끼고 사용해야 한다. 안 그래도 때가 타서 입지 않는 셔츠가 있는데 과탄산소다로 지워봐야겠다. 


'요리' 편에는 식재료를 구입하는 방법부터 조리 도구 갖추는 법, 식재료 손질과 보관 요령, 간단한 반찬 만드는 법 등이 나와 있다. 금방 만들어 오래 먹을 수 있는 마른 반찬 만드는 법부터 혼자 살아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싶을 때 시도해볼 만한 고기 요리, 생선 요리, 냄비 요리까지 다양한 레시피가 실려 있어 매일 하나씩만 해 먹어도 요리 실력이 부쩍 늘 것 같다. 


큰맘 먹고 요리했다가 망친 경험이 수두룩한 사람이라면 151쪽에 실린 '당신이 요리를 망치는 이유가 있다'를 꼭 읽어보시길. 저자의 말대로 레시피만 잘 따라 해도 그럴싸한 맛을 낼 수 있는데, 요리를 망치는 '요리치'들은 레시피를 잘 안 볼뿐더러 레시피를 봐도 제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 뭐, 요리하다가 조금이라도 망친 것 같으면 굴 소스 뿌려서 무마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 


만약 본인이 요리에 소질이 없다고 느낀다면 혹시 이런 습관이 있진 않은지 점검해봅시다. 


1. 멋대로 레시피에 변화를 준다 

2. 조리 중인 요리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는다.

3. 음식 맛을 색으로 판단한다. 

4. 맛을 보지 않고 간을 한다. 

5. 다른 양념을 넣어 실패한 간을 상쇄하려고 한다.

6. 요리의 향을 살릴 줄 모른다.

7. 불 조절을 무시한다. 

8. 모르는 단위를 적당히 짐작한다. 

9. 요리를 제대로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대도시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해 사생활 보호 및 보안 팁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교환한 정보 중에 이 책에 정리한 것만 약 다섯 페이지에 달한다. 남자 신발을 현관에 갖다 두거나 남자 사진을 집에 걸어두는 고전적인 방법부터, 주변 남자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누구세요?" 이 대사를 녹음해 두었다가 수상한 사람이 벨을 누르면 녹음한 대사를 틀어서 반응을 본다, 도어록을 이용해도 락이 걸리는 새에 침입하는 놈들이 있으니 문을 닫자마자 안전 걸쇠를 건다 등 새로운 팁도 많다. 


나는 아파트에 살지만 밤 아홉 시만 넘어도 단지 내에 다니는 사람이 확 줄고 조명도 꺼진 곳이 많아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대단지이다 보니 주변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 알기도 어렵고, 외부인이 단지 안에 들어오기도 쉽고. 술 먹고 노상방뇨하는 아저씨들은 왜 그렇게 많은지... 


가끔 내 현실이 너무 팍팍하다 느껴질 때, 마음에 여유를 주고 생활에 쾌적함을 선사하는 팁도 나온다. 이름하여 '마음을 위로하는 작은 사치'. 일단 가장 손쉬운 게 입에 닿는 수저나 컵, 피부가 닿는 이불, 베개 커버, 수건 등을 바꿔주는 것이다. 나는 철마다 마음에 드는 색상이나 디자인, 촉감의 베개 커버를 구입하는데, 기분 전환도 되고 잠도 잘 온다. 평소에 안 쓰는 독특한 맛의 치약을 써보거나, 조미료에 약간 사치를 부려보는 것도 좋다고. 


이것도 저것도 귀찮다면 330쪽에 나와 있는 '주기별 체크리스트'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주일, 한 달, 반 년, 일 년 주기로 반드시 해야 하는 각종 집안일 및 건강관리 습관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반 년에 한 번 구충제 먹기, 스케일링하기 같은 사소한 습관까지 담겨 있어서 여기 나와 있는 것만 잘 챙겨도 생활의 질이 높아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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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9-28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