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단기공략 지텔프 공식 기출문법 Level 2 - 5일만에 G-TELP 최신 기출문제로 목표 점수 달성
서민지.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G-TELP KOREA 문제제공 / 시원스쿨LAB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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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텔프는 수험생이 단기간에 공인어학점수를 취득할 목적이라면 토익이나 토플보다는 다소 용이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텔프 코리아에서 문제를 제공하고 서민지쌤이 기출포인트와 이론 설명, 기출문항을 해설한 이 책은, 편집이 산뜻하고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게 수험생을 배려한 점이 가장 두드러진 매력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쓸데없이 어렵게 풀어 놓은 교재도 많은데 이 책의 설명은 하나하나가 직관적입니다. 말이 헷갈리는 게 없고 명쾌하게 이해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또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영어의 복합시제 중 완료진행이라는 게 있는데 말 그대로 완료와 진행이 결합한 것입니다. 이에는 현재완료진행, 과거완료진행이 있겠고 책에서는 6과에서 과거완료진행을 설명합니다. p42에 설명된 대로 ~했던 중이었다 정도로 해석되며, had been ~ing의 꼴입니다. 이것도 크게 보면 완료의 일종이라서 for+(기간)의 꼴을 한 부사구가 함께 사용될 때가 많습니다. 다음 페이지(p43)를 보면 Jane (블랭크) dinner for over 4 hours before Anne arrived.라는 문장이 있고 블랭크를 채우게 시킵니다. Anne이 도착한 게 과거인데, 준비는 그보다 일찍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현재완료와 미래는 탈락이며, before라는 접속사가 있는데 과거진행이 쓰이는 것도 어색합니다. 따라서 답은 (C)입니다. 이 단원이 과거완료진행을 가르치니까 답은 (C)겠지?라고 넘어가면 실력이 전혀 늘지 않습니다. 뒤에 나오는 해설까지 읽어 봐야 합니다.

동명사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습니다. p82를 보면 매년 3문항 정도 출제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매 단원마다 얼마나 많은 빈도나 횟수로 출제되는지가 일일이 표시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어떤 타동사 뒤에 동명사 꼴의 목적어가 오는가? 표에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서 암기도 뭔가 편해진 것 같습니다. 한 페이지 넘어가면 allow, advise, require, permit, encourage 등의 동사 뒤에는 동명사 목적어가 오기는 하는데, 목적격보어는 to 부정사가 온다고 합니다. 이 동사들도 물론 앞 페이지 표에 다 정리되어 있습니다.

p114를 보면 조동사 may, might의 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후자가 전자의 과거형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별개의 뜻으로 그냥 공부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시제의 일치 등에서 이 관계가 의미깊게 쓰일 때도 있습니다. p115를 보면 네 가지 경우 may나 might가 답이 될 수 있다고 팁을 가르쳐 주는데 책에서 한번 보시고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서평에는 적어 두지 않겠습니다. 다시 앞페이지로 돌아가면 might는 그냥 추측이 아니라 불확실한 추측이라고 특별히 설명을 더 해 두었네요.

p144의 문제 12번을 보면 관계대명사에 대한 문제인데, food라는 선행사를 꾸미므로 (a) 아니면 (d)이겠습니다. 그런데 (a)를 자세히 보면 주어 it이 더 있습니다. it is several miles away가 이미 성분을 모두 갖춘 완벽한 문장인데 또 앞에 무슨 관계대명사가 올 여지가 없습니다(그렇다고 뒤에 목적어가 고픈 전치사가 덩그러니 놓인 것도 아니고). 따라서 답은 (d)입니다. 두 페이지를 넘기면 관계부사를 공부할 때 꼭 기억해야 할 팁을 가르쳐 주는데 역시 멋진 설명들입니다.

p87의 문제 11번을 보면 이탈리안 레스토랑 트라토리아 321(시카고 도심에 있답니다)에서 새 서버를 구인하는데 웨이터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명이 도둑질하다 잡혔고 즉시 해고되어서라고 합니다. They were caught (블랭크) from the restaurant.에서 빈칸에 뭐가 들어가야 하는가. 답은 stealing입니다. 이걸 만약에 were caught in stealing에서 in이 생략된 걸로 보면 동명사이며, 원래 5형식인데 수동태로 바뀐 걸로 보면 현재분사로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는 동명사로 보며, 시원스쿨에서는 대체로 이렇게 가르치시는 듯합니다.

편집이 깔끔하고 설명이 명쾌합니다. 지텔프에 딱 맞는 형식이고 스타일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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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120% 투자 질문 기술 - 새로운 기술 ‘GPTs’ 완전 활용법!
ChatGPT 비즈니스 연구회 지음, 김모세 옮김 / 정보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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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는 이제 과거 구글이나 네이버처럼 우리들의 업무, 혹은 일상생활에서 없으면 안 될 존재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개인적으로, 논리적으로 연결이 잘 안 된다 싶은 문제를 이 생성형 엔진에다가 물어 볼 때, 제가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제법 그럴싸한 근거와 맥락을 갖다 대기도 하는 걸 보면, 과연 이 정도나 되니까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하므로, 이용하는 사람이 확실한 판단기준, 메타적 지혜를 먼저 갖추고 있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우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확실히 미래에는, 우리 사람은 창의적인 개념이나 전략만 잘 잡으면 충분하고, 디테일은 인공지능이 척척 알아서 대신 해 줄 것 같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회사원들은 엑셀, 한글,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도구를 활용하여 문서를 일일이 손으로 만들 줄 알아야 했습니다. 최근까지도 그러했으나, 이제 이런 건 생성형 엔진이 깔끔하게 잘 뽐아 주며, 자료 서치도 알아서 다 해 주니 더욱 놀랍습니다. 책 p24를 보면 GPTs를 만드는 데 우리들 아무 지식이 없던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제작이 가능하다고 나옵니다. 사실 이런 건 직장인이라면 별 어려움 없이 척척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하는데, 이제 그런 수고조차도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생성형엔진이라는 건, 정해진 답만 찾아다가 fetching해 주는 게 아니라, 이용자와 대화를 하면서 맥락에 맞추어 최상의 답안을 함께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챗지피티의 이름에 괜히 "챗"이 붙은 게 아닙니다. 문제는, 범용 엔진의 경우 개별 이용자한테는 별 필요도 없는 정보까지 자원으로 잔뜩 염두에 둔다는 것인데, 챗GPTs는 이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 뛰어납니다.

실제로 일반 PC나 스마트폰도 같은 사용자가 십 년 정도 쓰다보면 알아서(?) 그 나름의 커스터마이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새 것을 쓰려면 처움에는 오히려 불편합니다(이게 아니라면, 그 사람은 컴퓨터나 폰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사람입니다). 생성형 엔진은 사실 나만의 비서로 내가 길들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탁웧한 기능이겠는데, 챗지피티는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플랫폼에 자발적으로 만들어 올려 놓은 챗봇들이 있기 때문에 더 편리합니다(과거, PPT 만들 때 찾아 쓰던 무료 템플릿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이며 부존자원이 전무하기 때문에 수출이 안 되면 생존 자체가 어렵습니다. 국내 증시도 제롬 파월이나 트럼프 대통령, 젠슨 황 같은 미국인들이 전날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날 미친 파도가 치는 판이라서, 해외 뉴스를 빨리빨리 접하고 소화하지 않으면 맨날 상투나 잡다가 끝납니다. p49를 보면 생성형 엔진을 이용해서 외국 언론 기사를 번역하고 이를 요약하여 보고하게 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그런데 저자들은 이런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코파일럿이 타 엔진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주네요. 대단히 편한 기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들도 말씀하시지만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 실력을 키워 자신이 직접 원 소스에 접해서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 신문들과 달리 외국 저널리스트들은 단어 하나도 묘하게 바꿔 써서 행간의 뜻을 전달하기도 하는데 그걸 인공지능이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아무튼 그게 힘든 사람은 이렇게 기계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 나가는 것이겠고요.

내가 투자하려는 회사의 상태를 알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가 뭘 만드는 곳인지, 뭘로 주된 수익원을 잡는지, 빚은 얼마나 졌는지, 주식은 현재 시장에서 PBR, PER 등을 봤을 때 얼마나 고평가되었는지 다 살피고 나서 들어가야 하며(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이미 가격이 많아 올랐다면, 나하고는 연이 없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이게 안 된다면 그 사람은 투자가 아니라 지금 노름을 하려는 것입니다. 별로 어렵지도 않아서 DART라든가 네이버 주식란에 들어가서 관심 종목이라도 매일 일정 시간 살펴 버릇하면 바보 아닌 이상 누구나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게 힘든 이들도 있고, 생업이나 다른 취미가 있어 짬이 안 나는 이들을 위해 챗지피티가 좋은 일을 해 줄 수 있습니다. p79를 보면, 얘한테 재무 데이터를 읽어 오게 해서 투자 적정 여부를 판단시킬 수도 있고, 바로 앞 페이지를 보면 이 기업의 미래 전망이 어떨지 의견을 제시하게 시킬 수도 있습니다. 개별 종목은 또 그렇다고 쳐도, 시장 전체의 상황도 판단시킬 수 있을까? p109를 보면 저자들은 그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아무리 챗지피티가 성능이 뛰어나다 해도 결국 최종적인 판단은 본인이 자기 책임 하에 직접 해야 합니다. 의료, 건강, 법률 문제와는 달리, 투자는 그 분야 최고 전문가한테 물어봐도 틀린 답을 내어 놓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챗지피티는 대단히 뛰어난 도구이며 우리의 수고를 크게 덜어 주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사람들 각자가 져야 한다는 점 잊어서는 결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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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경영 : 강한 영업 편 - 영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이터의 힘을 경험하라 컨설팅 경영
황창환 지음 / 라온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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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그리고 11월에 소상공인편, 프로컨설턴트 편을 리뷰했었습니다. 삼진어묵 CEO를 역임한 황창환 대표의 이 시리즈를 독자로서 관심 깊게 읽는 중인데, 저자만의 생생한 현장 경험이 곳곳에 배어나기 때문에 참고할 내용이 대단히 많았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가상 인물 정우진 팀장을 내세워, 성공하는 영업 팀은 어떠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가르칩니다. "김태호 직원의 실적이 급감했으므로 긴급 코칭이 필요합니다." 누가 하는 말일까요? AI입니다.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이렇게 바로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시간 코칭이 뭐냐면, 이 책 p70의 예화에서 신입인 민지가 도움받는 과정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민지는 입사 후 처음으로 대형 고객사 미팅에 나갔는데, 얼마나 긴장이 되었겠습니까. 그러나 실시간 코칭을 받고 바로 무엇이 답인지 알고 적절히 대응했습니다. 인공지능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실감하는 대목입니다. 황 대표의 책은 이처럼 업계의 최신 사정을 일일이 반영했기에 독자가 믿고 읽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스템을 이렇게 도입하면 사람이 할 일이 더 이상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p93을 보면, 현장에서 고객이나 거래처 직원의 미묘하게 변하는 표정 같은 걸 AI가 캐치하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일을 해 보면, 그 어떤 팩터보다 이런 휴먼 싸인을 노티스하는 능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런 일은 역시 사람이 해야 하고, 저자는 이 가상의 회사 헬시라이프가 도입하여 운영하는 시스템을 하이브리드 체계라고 명명합니다. 하이브리드라는 건 여기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이라는 뜻이겠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헬시라이프는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가상의 회사입니다. 이렇게 영업 위주로 돌아가는 회사는 신입 사원 교육이 무척 중요합니다. p100 이하를 보면 요즘은 디지털 시스템을 대거 도입하여 신입 사원 교육도 대단히 체계적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신입 사원뿐 아니라 경력자도 배울 게 많습니다.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하면 데이터 분석부터 해서 전에는 매우 낯설었던 정보를 해석하고 정리하여 나의 역량으로 강화, 편입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사수, 상급자, 동료에게 이거 어떻게 하는 거에요?라고 일일이 물어볼 수 없지 않습니까.

고객은 대체 왜 우리 제품을 안 사는 걸까요?(p111) 이 심리를 알아야 우리가 그에게 우리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불안(1단계)에서 30%가 이탈, 불신, 불필요, 부적합, 불급, 예산초과, 그리고 불만족 등의 과정을 거쳐 고객이 차례로 이탈한다고 합니다. S전자 영업팀이 체계화한 이 모식도는 분야 불문하고, 영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명심해야 할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p123에는 영업대시보드(dashboard)라는 게 나옵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자동차의 계기판과도 같다"고 합니다. 효율적인 대시보드는 어떤 것인가. 예측 기능, 직관성, 실시간성, 상호작용성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대시보드의 주요 기능은 실적 보고(performance report)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관리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다시 강조합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합니다. "디지털시대에 영업이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p139)"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디지털시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종전의 기계적 사무, 복잡하기만 한 루틴, 정밀성이 요구되는 작업은 기계가 바로 대체하고, 사람을 대면하여 그의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유튜브 등에서 자신의 팬들만을 상대로 쌩쑈를 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왜 고소득자가 되는지 생각해 보면 답은 명확합니다. 영업의 시대는 오히려 지금부터 바로 열립니다. 최신 정보가 많아서 더욱 도움이 되는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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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강미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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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선택은 논리가 아닌 감성과 무의식에 의해 이뤄진다." 우리들도 자기 나름대로는 꼼꼼하고 똑똑하게 고르고 고른 후 물건을 산다고 자부하지만 사실은 근거 없는 충동에 따르거나, 옆에서 남들이 사니 나도 따라 사는 부화뇌동, 혹은 과시 심리에 기인했을 수 있습니다. 저자 강미정 대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해서는 고객의 무의식 깊은 곳까지 침투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의사 결정 과정을 심리학 이론에 따라 치밀하게 분석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제 당신도 생각해 보라. 당신이 산 물건은 정말 필요해서 산 것인가, 아니면 무의식 중에서 작동하는 다른 동기 때문이었는가?(p76)" 저자는 말합니다. "이것은 당신이 그저 필요해서 산 게 아니라, 당신을 더 나아지게 만들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반복의 패턴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익숙한 것에 더 의존하고, 전에 선택했던 것에서 큰 손해나 위험을 겪지 않았다면 같은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기존의 패턴을 깨고 새로운 경험을 유도하기도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책 후반부에서 따로 저자가 정리해 줍니다.

첫인상의 효과는 매우 강렬해서 이후 좀처럼 뭘 해도 이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반복 패턴은 이 불리한 초기의 실점을 크게 만회해 준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137). p148을 보면 스타벅스의 경우 단순 반복 노출로 성공한 게 아니라, 그 등장하는 맥락이 중요해서 성공한 예라고 말합니다. 로고가 들어간 종이컵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걸 보게 되고, 일상에서 이 브랜드가 나와 계속 함께한다는 친밀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가르칩니다.

p180을 보면 특정 행동과 보상을 연결하는 전략이, 소비자로 하여금 특정 행동에 대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제에도 맹점이 있는 게, 어느 빈도 이상 반복되면 도파민 민감도가 낮아져서 더 큰 강도와 보상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 확실함보다는 불확실성을 더 추구하는 게 도파민인데, 도박이나 사행성 게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p221을 보면 "습관 해킹은 우리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 없으면 불편하겠다고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한국의 거대 자동차나 가전 메이커들은 AS 시스템을 강화하여 고객 충성을 유도합니다.

"고객은 자신이 주도하여 물건을 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된 것이었다.(p128)" 할인 메시지나 쿠폰을 눈에 너무 크게 띄게 하면, 고객은 자신이 찾았다는 성취감을 못 느낍니다. 그래서 많은 쇼핑몰은 이런 할인 장치를 알쏭달쏭하게 숨기는데, 이 모든 게 설계라는 점을 숨기고 "자율성의 환상을 설계"하라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나중에 살 수도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 왜 자꾸 지금 사야겠다는 생각만 들까?(p172)" 이것은 파충류의 뇌라고 흔히 일컬어지는 편도체에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원시 시절부터 바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 의식이 여기서 나옵니다. 모든 충동구매는 이것 때문에 이뤄진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또하나의 이유는 도파민 분비 때문인데, 한번 도파민이 생성되는 기제가 만들어지면 사람은 그에 계속 의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파민 설계는 단순한 구매 설계가 아니라 고객 경험의 총체적 설계다(p184)."

소비자의 심리를 알려면 먼저 우리가 소비자였을 때 어떠했는지 돌아보고, 이 책처럼 체계적인 전략서의 가르침에 따라 나의 물건을 팔 방법을 설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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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언니! 홍차를 부탁해 1 - 홍차의 정석 : 인도편
홍차언니(이주현) 지음, 정승호 감수 /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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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알려진 대로 홍차의 본고장은 인디아, 그 중에서도 벵골 지방이 꼽힙니다. 이는, 이 책 p22 이하에도 잘 나오듯이 영국에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홍차 문화가 발달하여 현대인들이 즐기는 원형을 만들었고 그들이 식민지였던 벵골 다즐링(p145)과 아삼 지방(p172 이하)에서 재배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품종 개량 문제도 그렇고, 영국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중국으로부터 차 문화를 받아들였던 유럽 여러 나라의 양식은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던 까닭이 있습니다. 책에도 잘 나오듯이, 티(tea)라는 말 자체가 중국의 차(茶)에서 나왔음을 생각하면, 중국이야말로 홍차 문화의 기원이 될 법한데 인문과 역사라는 게 그렇게 단차원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중요사항마다 폰트 색깔을 달리하고, 강조해야 할 바를 다른 크기로 키워서 독자의 눈에 정보가 쏙쏙 들어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보던 초등학교 전과를 보는 듯합니다. 영국은 스코클랜드의 스튜어트 왕조가, 호국경 올리버 크롬웰이 죽고 난 후 복벽되어 그 처음(전체로서는 세번째) 왕으로 찰스 2세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의 배필은 브라간사의 카타리나였는데 책에는 여왕으로 나오지만 queen consort이겠습니다. 이 캐서린 왕비가 영국에 널리 보급한 게 중국의 차(茶)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인도에서는 마시는 차를 위한 재배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캐서린 왕비는 모국 포르투갈의 왕성한 동인도 무역(당시 명칭)을 통해 일찍부터 차(극단적으로 비쌌던 사치춤)를 음용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산의 수입이지, 고아(Goa) 등 포르투갈의 인도 내 무역거점에서 재배되는 게 아니었습니다(기후 조건도 맞지 않고). 책에서는 그 아득한 예전의 무역 관행과 재배 방식을 세심하게, 또 쉬운 문장으로 짚어 줍니다. 

p34에 나오듯이 홍차의 독특한 맛과 색깔은 그 산화 과정에서 나옵니다. 역시 책에서 잘 설명하지만, 말이 간단해서 홍차이지, 제조, 재배 과정이 지역마다 품종마다 모두 다릅니다. 라면은 본래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만 봐도 알듯) 일본이 원산지이지만, 오늘날 세계를 휩쓰는 인스턴트 제조 라면은 그와는 너무도 다른, 면(noodle)과 국물 형태라는 것만 간신히 닮은 한국산 제품입니다. 책에서는 중국식 소종홍차(小種紅茶), 그리고 영국 정통의(만약 영국식으로 정통으로 삼는다면 말입니다) 오서독스 방식을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표가 많고 다이어그램으로 텍스트가 처리되었으며 사진이 많아 역시 보기 편합니다.

질소비료혁명으로 세계인이 기아선상에서 해방되었다고는 하나 몸에 해로운 화학비료, 유전자변형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양질의 음식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홍차는 글쎄 한국에서는 대단히 고급스러운 기호품일까요? 좋아하는 이들은 매일같이 마시겠으나 이 상품의 가격이 단기 앙등한다고 해서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볼 정도는 아닙니다. 17세기만 해도 유럽에서는 왕족 귀족이나 맛을 보던 홍차를 이처럼이나 대중화시켜 놓은 건 CTC 홍차의 개발인데 이게 1930년대에서야 가능해졌다고 책 p51에 나옵니다. p55에는 홍차의 건강 효능이 간략히 정리되는데 본문과 함께 저자 이주현님의 사진이 나와서 독자를 즐겁게 하네요. 사진의 배경인 아삼은 벵골 옆에 있는 지역인데, 광대한 인도에서도 이처럼 북동부에서나 간신히 재배되지, 고아 같은 서부 해안에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다만 좀 남쪽으로 내려와서 케랄라 지방 등에서는 홍차를 재배하기고 하지만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p83 이하에는 밀크티를, 영국왕립학회에서 권장하는 대로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이 나옵니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뭘 차려 놓아도 본인이 맛있게 즐기면 그만이지 어떤 권위나 역사적 배경이 그 본질은 아니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문적 연혁과 구체적인 문화적 배경이 함께하니, 바쁜 출근길의 북새통을 뒤로 하고 아침에 잠시 즐기는 차 한 잔(비록 탕비실의 기성품이라도)의 맛이 그 풍취를 더한다는 점 도저히 부인할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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