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즈니스 부트캠프 - MBA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비즈니스 인사이트
이상기 지음 / 리브레토 / 2025년 5월
평점 :
"모든 일은 커뮤니케이션으로 통한다(p60)." 아무리 뜻깊고 심대한 파장을 부르는 과업이라고 해도 대체 그 프로젝트에 대해 성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게 쉽게 진척이 될 리가 없습니다.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라고도 했는데, 그는 젊었을 때 아나운서나 기업 대변인 역도 했었고, 배우이기도 했던 만큼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도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the simpler, the better." 저자가 p61에서 모든 소통의 기본이라며 강조하는 말입니다.
(*북뉴스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자는 RT출신인데, p108을 보면 각 병과마다 그 핵심의 가치, 특히 리더십에서 강조하는 정수가 그 짧은 모토 안에 다 들어 있다고 강조합니다. 사실 군 장교야말로 전장에서 부대원이 죽고사는 문제를 맨앞에서 통솔하며 책임지는, 진정한 리더 중의 리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전시라면). 나를 따르라, 알아야 한다, 내 생명 전차와 함께, 시작과 끝은 우리가, 통하라! 등이 각 병과의 슬로건인데, 저자는 본인의 군 경험을 잘 살려 이 (일견 예사롭게 보이는) 구호들의 깊은 뜻을 설명합니다. 일반 병(兵. private)과 장교(將敎. officer)는 물론 군 생활의 밀도에 있어 큰 차이가 있으나 많은 남성 독자들은 이 대목에서 깊이 공감할 듯합니다.
"리더의 언어는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다(p137)." 이 말에 앞서 저자는 어느 임원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회의 동안 근 두 시간을 이분 혼자 떠들었으나 대체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 건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불통의 아이콘마냥 마이크를 독점하고 타 성원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도 큰 문제지만, 지시를 하려면 아랫사람들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명확히 지시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런 사람은 문제를 파악하고 가시화할 능력도 없고, 나중에 탈이 날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럴 가능성이 큽니다. 큰 일을 절대 맡겨서는 안 되는 유형입니다.
p158을 보면 영어 약자로 VUCA라는 게 나옵니다. VUCA가 무엇인가. 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라고 해서, 미 육군참모대학(우리 나라에도 이 비슷한 조직이 있습니다)에서 1987년에 이론화한 개념입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는 종래의 이론적 틀로 이해하지 못할 많은 구조적 특징들이 있다는 건데, 저자는 "시너지 창출, 혁신을 위해 협업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결론을 끄집어냅니다. 전에는 아주 특출한 개인의 힘으로 난국을 돌파할 수 있었으나 현대는 그런 개인 여럿이 힘을 모아야 과업의 달성이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p167에는 고객 유형 분류가 나옵니다. 토머스 존스, 얼 새스 주니어 두 분 학자의 업적으로 나오는데, 인질, 충신, 도망자, 용병의 네 유형입니다. 충성도를 y축에, 만족도를 x축에 두면 이 네 분류가 나온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용병(mercenary) 유형은 만족도가 높은 대신 충성도가 낮은 고객이라, 지금 내 상품 내 서비스에 만족은 하지만 언제 이탈할지 모르는 유형입니다. 도망자는 만, 충 모두 낮아서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나를 떠나주는 게 좋은 유형입니다. 책의 설명이 재미있어서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p192에는 참 좋는 설명이 나옵니다. 대체 왜 장군을 general이라 부를까요? 앞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지만, 장교는 전문 병과가 있어서 포병, 통신병, 전차병 등을 확실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단 대령에서 별을 달고 장군(brigadier)이 된다면? 그때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모든 병사들, 장교들을 두루두루 살피고 통솔하는 만능인이 되어야 합니다. 역시 저자의 군 경험이 바탕이 된 서술이라서 문장에 힘이 있고 독자가 잘 설득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