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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앵초'

높은 산 숲속에 꽃들의 잔치가 열렸다. 기꺼이 발품 팔아서 눈맞춤을 하는 꽃이다. 무리지어 아름다움을 뽑내는 것이 장관이지만 홀로 피어도 그 빛을 감추진 못한다.

홍자색 꽃들이 꽃대 끝에 모여 피어 머리에 화관을 쓴 듯하다. 앙증맞은 꽃이 넓은 잎과 어우러져 서로가 서로를 더 빛나게 한다.

앵초라는 이름은 꽃이 앵도나무의 꽃과 비슷해서 붙여진 것으로 큰앵초는 앵초보다 크다는 의미다. 잎의 모양과 크기 등으로 구분이 어렵지 않다.

갈길이 멀어 서두르거나 다소 여유로운 걸음의 사람들이 보랏빛 꽃에 눈길을 주지만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몇명이 되지 않는다. 꽃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은 여행길에서 오래된 벗을 만나듯 반갑다. 하지만, 꽃이 있는지도 모르고 걷기에만 바쁜이들에겐 꽃의 인사가 무색하기만 하다.

초여름 지리산 노고단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꽃이다. 순탄한 길을 걷다가 행운이라도 만나듯 큰앵초를 본다. '행운의 열쇠'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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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완두'

짠물의 영향을 많이 받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식물들이 외외로 많다. 섬이나 바닷가에서 사는 식물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도 짠물과 식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하나보다.

갯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가니 갯자가 붙은 식물들의 서식지가 바닷가나 물가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접두사다. 갯장구채, 갯메꽃, 갯금불초, 갯방풍, 갯기름나물, 갯버들..등이 그것이다.

갯완두 역시 해안가 모래땅에 산다. 붉은 자주색의 꽃과 꼬투리를 포함한 열매의 모양이 완두를 닮았다.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꽃무리가 주는 아름다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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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괴불나무

돌계단을 오른다. 힘든 길은 아니지만 천천히 걷는 것은 중간쯤 있는 나무를 보기 위함이다. 눈 밝은 이가 귀한 나무라며 알려준 자리에서 늘상 반겨주지만 매번 같은 모습은 아니다. 때를 달리해서 만나기 때문이다.

누구는 지리괴불나무라고도 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알아낸 것이 각시괴불나무로 보여진다. 자세한 것이야 따지고 들어가야 더 알 수 있겠지만 여기서 멈춰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만남에선 노랑꽃이 한창일 때다. 두개의 꽃대가 솟아올라 다정하게 꽃을 피웠다. 그것만으로도 이쁜데 나뭇잎과 어울리는 노랑색의 조화가 더 좋다. 잎이나 꽃대의 털 유무는 살피지 못했으니 다음을 기약할 이유라고 하면 될까.

숲은 이미 키큰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때이므로 풀이나 키작은나무들이 햇빛을 받기는 쉽지 않다. 부는 바람 덕에 빛받아 더욱 빛나는 꽃과 눈맞춤이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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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난초'

먼데서 오는 꽃소식이라도 마음을 언제나 반갑다.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꽃 피었다는 소식에 만나러 갈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시간을 내고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누리는 이 행복 또한 꽃이 준 선물이다.

큰 길가 나무 밑에 있지만 볕이 드는 순간 유난히 빛나는 꽃이다. 꽃대에 많은 꽃을 달았고 그 하나하나가 모두 빛을 발하고 있다. 녹색 꽃대와 황갈색 꽃, 하얀 꽃술이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다.

왜 감자난초일까. 둥근 알뿌리가 감자를 빼닮아서 감자난초라고 한단다. 감자라는 다소 투박한 이름과 어울리지 않지만 그 이름 때문에 더 기억되기도 한다. 크기와 색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숲 속에서 만나는 꽃들은 모두가 숲의 요정이 아닐까 싶다. 있을 곳에 있으면서 그곳에서 빛나는 모습이라야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꽃말이 '숲속의 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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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20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요기합니다.ㅎㅎ
 

미스김라일락

꽃보러 간다며 나선 길이었다. 국도를 빠르지 않은 속도로 지나가다 언듯 눈에 들어 온 꽃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확인하기 위해 위치를 기억해 두었다. 돌아와 차를 세우고 확인해 보니 만개한 미스김라일락이다.

독특한 이름의 미스김라일락은 라일락과 같은 수수꽃다리속에 속한다. 미국 군정시절 미국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 엘윈 M. 미더가 도봉산에서 자라고 있던 털개회나무의 종자를 채취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하였다. 그 당시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 김(kim) 씨의 성을 따서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1970년 대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정원식물로 심기 시작하였다.

미스김라일락은 꽃봉오리가 맺힐 때는 진보라색이다가 점점 연보라색으로 만개할 때는 하얀색으로 변한다. 짙은 향을 내며 꽃은 라일락에 비해 자잘하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고 있다. 나비 한마리 날아오더니 팔랑거리며 여기저기를 탐한다. 이쁜 모습을 찾는 나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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