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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귀쓴풀

지리산 반야봉 당일치기를 감행하게 했지만 헛탕을 치고 말았다. 다음해를 기다려 가야산을 올랐다. 그후론 매년 가야산을 오른다.

자욱한 안개 속에 펼쳐진 고지대 꽃밭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키는 작고 색은 진하며 무리지어 핀 꽂들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장소를 바꿔 오르길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연신 다독거린다. 여름 무더위 속에서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다.

작은 키에 가늘고 긴 가지가 많다. 그 가지 끝에 아주 조그마한 꽃이 핀다. 하얀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어 그나마 쉽게 눈에 보인다. 작아서 더 귀하게 보이는 꽃이 한없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네귀쓴풀이란 귀처럼 생긴 꽃잎이 4개로 갈라지며, 쓴맛을 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좌우 대칭으로 갈라진 꽃잎과 하얀색과 자주색 점 그리고 꽃술의 어울림이 참으로 이쁘다.

차로는 갈 수 없는 높은 산에서만 살아 보고 싶은 이들의 속내를 태울만한 식물이다. 여러가지 조건으로 만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숨을 안겨주는 꽃이기도 하다. 지각知覺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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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꼬리풀'
식물 이름에 지역명이 붙은 경우는 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이 만나 지역도 꽃도 모두 꽃의 이미지와 더불어 기억된다는 의미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보라색 꽃방망이가 가지마다 달렸다. 밑에서부터 위로 피어올라가는 꽃봉우리 모습이 다른 꼬리풀들과 비슷하다. 줄기에서 여러가지가 나오며 그 가지가 위로 크지 않고 땅과 비스듬하게 누워서 퍼진다.

2004년도에 부산의 바닷가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한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보호종이라고 하며 한국 특산식물이다. 야생화 화원에서 내 뜰에 들어와 잘 적응하고 있다.

자생지에서는 거의 사라져가는 꽃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복원하여 많이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다른 식물을 포함하여 더이상 자생지가 파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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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풀
유독 험한 환경에서 사는 식물들이 있다. 삶의 터전을 척박한 곳으로 택한 이유가 있겠지만 볼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식물의 이런 선택은 어쩌면 더 돋보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바위 표면에 붙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들은 생각보다 제법 많다. 양질의 환경에서 벗어나 홀로 고독한 삶을 선택한 모습에 경이를 표한다.

병아리풀도 이 부류에 속한다. 병아리처럼 작은 풀이라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이 식물은 짐작보다 더 작았다. 작디작은 것이 바위 경사면에 붙어서 자라고 꽃 피워 열매 맺고 후대를 다시 키워간다. 한해살이풀이라 신비로움은 더하다.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 꽃은 한쪽 방향으로 향한다. 자주색에 노랑 꿏술과의 조화로 더 돋보인다. 같은 곳에서 흰색으로 피는 녀석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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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꿩의다리
훌쩍 키를 키웠으면서도 산발적이지 않다. 작은 꽃들이 가지마다 옹기종기 모여 더 큰 꽃으로 피었다.꿩의다리들 중에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한 금꿩의다리다.

꽃 닮은 이가 나눠준 내 뜰의 금꿩의다리가 몇 년 만에 제대로 꽃을 피웠다.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연보라색의 꽃잎과 노란 꽃술의 어우러짐이 환상이다.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길기 때문이고 금꿩의다리는 수술 부분의 노란색 때문에 꽃에 금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 금꿩의다리라고 한다.

야생에선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올해 대관령 길가에서 처음으로 보았다. 마침 흰색으로 피는 꽃까지 볼 수 있었다. 사진은 메모리카드의 문제로 마음 속에만 꼭꼭 넣어두었다.

다른 꿩의다리들에 비해 키가 크다. 여기에서 꽃말인 '키다리 인형'이 유래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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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발란
가까이 두고도 보지 못하는 꽃들이 있다. 이유야 많겠지만 때가 아닌 것으로 여기면 그나마 아쉬움이 덜하다. 이 식물 역시 그랬다. 피었다는 소식이 올라와도 딱히 가볼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제는 동행하는 벗이 있기에 매해 볼 수 있었다.

연분홍 꽃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것이 마치 하늘의 별들을 보는 것만 같다. 한참을 올려다보며 눈에 익히고서야 하나씩 눈맞춤 한다. 하나씩 피던 집단으로 모여 피던 환상적인 모습이다.

열악한 환경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시각이고 그 식물에겐 최적의 환경일 것이다. 바위에 붙어 생을 어어가는 그 절박함은 한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줄기에 잎이 붙은 모습이 기어가는 지네를 닮아서 지네발난이라고 한다. 멸종위기식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풍성하게 피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소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이 함께한 벗이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 누려도 좋지만 함께 나누면 더 좋은 일이 점점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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