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향이다.
향기가 강해서 다소 거부감이 일긴 하지만
일순간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기엔 충분하다.
몇년전 사다 화분에 심었는데
매년 색과 향으로 봄을 전한다.



춘란이다.
난의 종류도 잘 모르지만
수즙은 듯 얼굴을 숨기고 있으면서도
그 모습과 꼭 닮은 
은근한 향이 좋다.



애기별꽃?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대금공부하는 곳 계단에 피었다.
이 놈 만나러 가는 길도 좋다.



일 때문에 오랜만에 찾아간 대학에서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이 매화다.
벌써 꽃잎이 날리면서
유혹하는 향기에 가던길 멈추고 
한참을 서성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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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봄을 알리는 꽃들이 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추위가 남아 있는 지금
서툰 몸짓이나마 보여준 
이 꽃들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아마도...모두가 
공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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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보다 마음이 앞선 2월이 아닌가 싶다.
봄을 맞이하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책과 함께한 시간도 줄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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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9(2011-2-1) 몽유도원 
권정현 저 | 예담 | 2009년 10월 

11-030(2011-2-5) 베니스의 개성상인 1 
오세영 저 | 예담 | 2008년 07월 

11-031(2011-2-5) 베니스의 개성상인 2 
오세영 저 | 예담 | 2008년 07월 

11-032(2011-2-7)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저 | 현대문학 | 2008년 12월 

11-033(2011-2-7) 삶의 정도 
윤석철 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01월 

11-034(2011-2-8) 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 
김준형 역 | 문학동네 | 2010년 08월 

11-035(2011-2-9)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고산 스님 등저 | 불광출판사 | 2011년 01월 

11-036(2011-2-9)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김훈태 저 | 갤리온 | 2010년 12월 

11-037(2011-2-12)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백승종 저 | 푸른역사 | 2011년 01월 

11-038(2011-2-14) 1년만 버텨라 
허병민 저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11-039(2011-2-16) 육식 이야기 
베르나르 키리니 저 | 임호경 역 | 문학동네 | 2010년 09월 

11-040(2011-2-16) 정헌배 교수의 술나라 이야기 
정헌배 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01월 

11-041(2011-2-18) 예술의 정신 
로버트 헨리 저 | 이종인 역 | 즐거운상상 | 2010년 12월 

11-042(2011-2-20) 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오윤희 저 | 불광출판사 | 2011년 02월 

11-043(2011-2-21) 명문가의 장수비결 
정지천 저 | 토트출판사 | 2011년 01월 

11-044(2011-2-21) 티베트 기초 명상 
갸톨 림포체 저 | 도솔 역 | 청년사 | 2008년 10월 

11-045(2011-2-22) 키 재기 외 
히구치 이치요 저 | 임경화 역 | 을유문화사 | 2010년 05월 

11-046(2011-2-23) 미술은 똑똑하다 
리처드 오스본,댄 스터지스 공저/나탈리 터너 그림/신성림 역 | 서해문집 | 2010년 12월 

11-047(2011-2-24) 국가 범죄 
이재승 저 | 앨피 | 2010년 10월 

11-048(2011-2-24)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기욤 뮈소 저 | 전미연 역 | 밝은세상 | 2007년 04월 

11-049(2011-2-25) 과학 혁명 
피터 디어 저 | 정원 역 | 뿌리와이파리 | 2011년 01월 

11-050(2011-2-28)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 
마크 트웨인 저 | 김영선 역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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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책을 떠난 일상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불쑥 책이 사라진다면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곧 다른 무엇인가를 찾아 몰두하겠지만
책이 주는 무엇하고는 같지 않을것 같다.

책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는 것인데도
한 권 두 권 쌓이는 책을 보는 것이 목적처럼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책을 보는 것 만이 아닌
책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좋은 점도 있었다.
그것이 버릇처럼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고
때론 목적이 전도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 것이리라.

몽유도원
예술의 정신
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과학 혁명

22권이면 평소보다는 적은 숫자다.
늘어가는 숫자에 의미를 두었다는 생각이 크다.

새삼스럽지만...책을 통해 무엇을 보고자 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는 책읽기가 되었으면 한다.
3월은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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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집에 대한 애착은
문을 열고 들어간 공간에서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집을 구성하는 안밖의 많은 것으로 인해
집에 대한 감정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더불어 한 부분을 이루는
시골의 어느집과 비교해서
아파트는 분명 삭막하다.
하지만, 그곳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고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들은 많다.

내가 사는 이곳 아파트 역시 그렇다.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
매화나무 네그루
자두나무 한그루
산수유 네그루
다수의 삼나무
주목 한그루
그리고...
메타세콰이어 다섯그루

이 나무들은
눈오고 비오며 햇살 눈부신
계절이 바뀌어 가는 것을 함께 공유한다.
이들이 있어 내게 집은
더 정감가는 공간이었다.

늦은밤 귀가길에 아주 낯선 모습으로 서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아침까지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던 나무가 
이 모양이다.
그곳엔 까치가 겨울 내내 집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앙상함만을 전해준다.

매년 한차례씩 봄이 오는 길목에서 당하는
황당함인데...아번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당했다.

이유야 분명 있었을 것이다.
나무와 사람이 공존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뿌리가 뽑히지 않는다면
남겨진 가지와 몸통에서
새로운 생명이 나올 것이지만
그 생명들을 바라볼 때면
오늘의 이 황당함과 안쓰러움 그리고
인간의 욕심에 대한
미안함으로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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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인가보다
아파트 뒷산 산책로를 걸어가며
봄이 얼마나 왔나 하는 마음에
눈에 보이는 다양한 식물을 관찰했다.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나무가지 끝에 어설픈 새순을 보면서
아직 봄은 멀리 있다는 생각만 했다.

1시간 쯤 걸리는 산책길을 돌아
산과 아파트를 구분하는 담장 밑에서
이 개나리 군락을 발견하고
무심코 잘라온 가지를
유리컵에 담아 두었다.

드디어 그 가지에서
이렇게 노오란 빛을 보여준다.
개니라 노오란 꽃이 핀 것이다.




내 욕심에 가지를 잘라 온 것이 
과했는지는 모르겠다.
제자리에서 피었더라면
제 빛깔을 밝혀 많은 사람들에게
봄 소식을 전할텐데...

그나마 미안한 마음 달래보려고
사람들에게 
노오란 색깔로 봄을 알려주는 
개나리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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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정월 보름이라고 합니다.
옛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던 그 달이
오늘은 구름에 싸여 좀처럼 그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내요.
구름과 구름 사이 조그마한 공간에서나마 잠깐 볼 수 있는 저 달을
오늘따라 더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보일 듯 말 듯 은근함이 있어
무엇인가 명확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마음의 반영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밤 저 달처럼
투명하지 않아 보일듯 말듯하기에 더 간절함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 사이도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모든 것이 투명하다면 그래서 가슴 속에 감출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희노애락의 감정들도 없겠지요.
그렇게 세상이 투명하기만 하다면 좋은 세상일까요?

옛 사람들의 글을 접하다보면
투명하여 더 이상 사람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지 않거나
더 이상 뭔가를 기대할 여지가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오히려,
조금 부족한 듯, 보일 듯 말 듯하는 그런 은근함이
사람들이 감성을 자극하고 닫힌 마음으로 파고들어
사람과 세상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하더군요.

지금 밤하늘의 달을 보는 마음처럼
그런 옛 사람들의 마음을 닮고 싶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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