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잡자고 했었다. 여의치 못한 사정에 의해 붓을 놓게 된 아쉬움이 큰 탓인지 기회만 노렸다. 그후 다시 기회가 왔고 한손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다시 잡는다. 이번에 잡은 붓은 사정이 바뀌어도 오랫동안 놓지 않을 것이다.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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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그대 무사한가

그대 무사한가
다시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그 아득함이라니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말
목젖에 눌러 두었던 말 한마디
그대 무사한가
들꽃 그대

그대 무사한가
밤새워 내린 비
비바람 속에서 그대는
무사한가
저 아침 햇살처럼

무사한가
뿌리 내린 그대 땅
처절하게 끌어안은 실뿌리 사랑
사랑은

무사한가
아침이슬 머금은
하 많은 들꽃 중에 하필이면
맑은 두 눈을 가진 그대
그대는

*안상학의 시 '그대 무사한가'이다. 시간이 흐르며 맺힌 흔적 모두가 '그대'인 세상이라 그것이 사랑 아니라면 무엇일까. 연일 차가워지는 날씨,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좁혀주는 계절이 무르익는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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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백련사에 두고 온 동전 한 닢

누군가 나에게서 떠나고 있던 날
나도 내 마음속 누군가를 버리러
멀리도 떠나갔다 백련사 동백은
꽃도 새도 없이 잎만 무성하였다 우두커니
석등은 불빛을 버리고 얻은
동전을 세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손을 모으게 했을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살피고 있었다
나도 내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동전 한 닢으로 던져 주었다, 석등은
내 안의 석등도 오래 어두울 것이라 일러주었다

가질 수 없는 누군가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 꽃등 없는 동백나무 한 그루
끝끝내 따라와서 내 가슴에 박혀 아팠다
백련사 석등에게 미안했다 누군가에게
너무 오래 걸린 이별을 바치며 미안하고 미안했다

*안상학의 시 '백련사에 두고 온 동전 한 닢'이다. '누군가'라는 말은 때론 스스로를 표현하는 다른 방식은 아닐까. 내 안의 익숙하여 더 낯선 무엇인가를 떨쳐버리고 싶은 요즘 내게 온 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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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밤을 건너 온 달의 인사가 맑고도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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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나무가 햇살에게

바람 타는 나무가 더러 운다고 해서
사랑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지 않았고
그 어느 눈보라에도 속까지 젖지는 않았으니

구름 타는 햇살이라 더러 울기야 하겠지만
나에게 이르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날리지 않아서 내 잎새에 이르렀고
그 어느 추위에도 얼어붙지 않아서 내 가슴에 스미었으니

어느 날에는 햇살 속에 살겠네
어느 날에는 나무 안에 살겠네

*안상학의 시 '나무가 햇살에게'다. 며칠 파아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의 온기가 참 좋다. 구름 몇개 있더라고 파란색감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 그 햇살 때문인듯 싶다. 온전히 내 안에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내어주는 일, 서로를 품는 시작일 터이다. 가을 햇살 속 나무처럼?.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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