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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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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ELEGANT UNIVERSE : SUPERSTRINGS, HIDDEN DIMENSIONS AND THE QUEST FOR THE ULTIMATE THEORY
- 부제 : 초끈이론과 숨겨진 차원, 그리고 궁극의 이론을 향한 탐구 여행
 
2007년 12월에 저자의 <우주의 구조 The Fabric of the Cosmos >를 읽은 후, 이 책을 읽겠다고 마음 먹은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더 지나버렸다. 책을 구입한 때가 2008년 4월이니 책을 책꽂이에 꽂아놓고 방치한 지도 벌써 3년 가까이...ㅋㅋ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지난 설 연휴에 꺼내들었다. 처음 <우주의 구조>를 읽을 때 하루 4시간 이상 책에 몰입했음에도 일주일 가까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상당히 수월하게 책장이 넘어갔다. 그동안 수학과 물리학에 대한 교양을 조금은 쌓았나보다...^^
 
<우주의 구조>를 먼저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책과 <우주의 구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초끈이론에 대한 저자의 ’태도’인 것 같다. ’태도’라 함은 이 책에서만 보면 저자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하여 우주만물의 ’대통일이론’ or ’최종 이론’을 이끌어낼 물리학 이론은 초끈이론 밖에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 치고 있는데, <우주의 구조>(2005년에 발간)에서는 큰소리보다 물리학과 우주과학의 흐름과 발달과정, 그리고 21세기 현재 최종이론을 향한 과학자들의 다양한 노력과 이론을 소개하면서 많이 겸손해졌다는 것이다. 이 책(1999년에 발간)에서 저자는 "향후 5년 안에 초끈이론에 큰 성과가 있을 것"임을 예측했지만, 2005년까지 초끈이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렇다 할 실험결과나 관측결과, 또는 이론적인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책은 초끈이론에 대한 대중적인 설명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500쪽이 넘는 분량을 주로 초끈이론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물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는 요약하여 잘 설명한다. 그리고 두 가지 당대 최고의 물리학 이론이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충돌한다는 점을 거론한 뒤, 초끈이론에 대한 설명으로 들어간다.
 
상대성이론이란 무엇인가? 20세기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불리우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그동안 절대적으로 알려졌던 아이작 뉴턴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4차원 시공간을 통해 고정되고 절대적인 우주에서 변화하고 상대적인 새로운 우주관을 정립시켰다. 빛의 속도가 불변이라는 사실을 통해 운동을 통해 시간이 달라지고, 길이 역시 달라진다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또한 20세기의 비슷한 시기에 상대성이론과 또 다른 차원에서 획기적인 이론이 발견되고 있었는데 그것은 인간의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극미세 영역을 탐구하는 양자역학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양자역학은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다는 게 입증되었다. 양자역학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플랑크스케일 이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자들의 움직임은 거시세계에서의 움직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은 원자 규모 이하의 물리학에서는 검증되지 못했고 양자역학은 우주 차원에서 적용되지 못한다. 하나의 자연과 우주를 설명하는데 거시 영역과 미시 영역이 각각 다른 이론으로 설명된다는 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다. 자연 현상에 대한 빈틈없는 논리를 세워야 하는 물리학에 있어서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초끈이론이다.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란 무엇인가? 초미세 공간 안에는 원자가 있고, 원자의 내부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최소의 단위는 아니다. 전자의 내부에는 3쌍으로 움직이는 쿼크가 있는데 그것을 소립자라고 부른다. 초끈이론은 물질의 최소단위가 소립자가 아니라 1차원으로 이루어진 길이를 갖고 있는 진동하는 끈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거기서부터 모든 이론을 전개한다. 물론 현재의 과학기술로 끈의 존재를 발견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이 이론물리학자의 상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학의 이론적 토대와 정밀한 실험과정을 거치면서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가장 강력한 후보로 주목받았다. 초끈이론은 양자기하학, 대칭성, 공간찢기, 다중공간와 연결된다.







 
초끈이론에서 ’초(super)’란 ’초대칭성(supersymmetric)’의 줄임말로, 초대칭성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힘들 뿐 아니라 그 힘을 기술하는 수학체계까지 통일시키고자 하는 이론들이 가장 커다란 스케일의 대칭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 2011년 2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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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껍질 속의 우주 까치글방 187
스티븐 호킹 지음, 김동광 옮김 / 까치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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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세기 말까지 인류 과학의 발전을 기술하고 인류가 몸담고 있는 우주 전체의 모습이 "표면이 울퉁불퉁한 호두껍질 속에 10차원 이상의 브레인이 담겨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설명한다. 호킹박사의 이론은 현재 ’초끈이론’의 부분을 구성하는 M-브레인을 말하는 것이다.


 
호킹박사는 처음 아인슈타인 박사의 ’상대성이론’이 전개되어온 역사를 되집어 본 후, 시간의 형태와 방향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 양자역학의 성과, 다중 우주역사론, 빅뱅과 인플레이션 우주론, 블랙홀과 미래예측, 벌레구멍과 타임머신, 브레인 우주론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롭게 처음 접한 것은 우리가 현재까지 알고 있는 우주의 역사가 단 하나가 아니라는 이론이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진실이라면, 우주의 역사와 전개과정 역시 ’확률’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우주는 가능한 모든 역사를 가지며, 각각의 역사는 저마다 고유한 확률을 가진다.’ 리차드 파인만 교수가 이에 대해 공식화했다는 것인데, 우울하게도 나는 파인만 교수의 저서를 몇 권 읽었음에도 그 부분을 파악하지 못했다. 


 
<시간의 역사 A History of Time>에서도 그랬지만, 호킹박사는 자신의 책이 지루하고 난해한 물리학과 우주론으로 인하여 독자들에게 외면당하지 않도록 책 속에 많은 그림과 도식, 그리고 재미있는 설명과 사례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상을 이야기할 때, 호킹박사는 세계적으로 널리 방영된 바 있는 [스타트렉 Startreck]을 미래의 모습으로 예시한다. 이 책 제6장 ’우리의 미래’ 편에서 인류의 뛰어난 과학의 발달에 따라 생물학적 생명체와 전자적 생명체는 점차 빠른 속도로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제시한 후, 결론으로 ’스타트렉’과 같은 모습은 불가능함을 주장한다. 물론 호킹박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인류의 지적인 발달과 인공지능의 발달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그것을 인정하지만, 대신 인류와 비슷하거나 인류보다 진보한 종족이 존재할 가능성을 부정하고 인류가 독자적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스타트렉]이 그리는 미래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애기하는 것이다.
 
호킹박사는 이 책에서 제네바의 LHC(Large Hardron Collider 대형하드론입자충돌기)가 완성되면 M-브레인 이론이 실험으로 입증될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나 2011년 현재까지 M-브레인 이론을 입증할만한 관측 or 실험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호킹박사처럼 천재라 인정받는 과학자들의 대통일이론에 대한 ’희망사항’도 여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인류의 지식과 지능은 장엄하고 무궁무진한 자연과 우주의 진리를 터득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어쩌면 인류는 100년 또는 1000년 후 어느 순간에 ’인류의 한계’를 겸손하게 인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호킹박사가 과학자들과 지식인들로부터, 그리고 일반인들로부터 천재로서, 뛰어난 과학자이자 저술가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책 속에서 호킹박사의 인간적인 부족함, 과학자로서의 인류에 대한 책임감 부족을 느끼기도 했다. 그것은 그가 향후 1000년 동안 과학자들이 인간의 DNA를 완전히 재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조작의 금지’에 대해 제3자적 관점과 태도로 대하는 부분 때문이다. 그는 "전 세계가 전체주의 체제가 되지 않는 한, 지구 어디에선가는 누군가가 향상된 인간을 설계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실험과 조작의 비윤리성과 잠재적인 엄청난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과학자들이 그러한 시도와 실험에 대해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호킹박사 자신의 입장이 없다는 것에 나는 매우 실망했다. 
 
[ 2011년 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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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고양이를 복제했어? - 생활 속의 생명공학 이야기
라인하르트 레네베르크 지음, 이광일 옮김, 만프레트 보핑어 그림 / 들녘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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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명공학 분야에 깊숙하게 접근하기 위해 개론서로서 선택한 책이었다. 저자는 생명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 생명공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서 조금씩 맛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
 
책의 목차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 책에는 술과 발효식품, 여러가지 약품제조와 미생물 기술, 유전공학과 박테리아, 곰팡이와 항암제, 농업과 환경을 위한 생명공학 분야, 여러가지 테스트 기술과 유전자 복제, 마지막으로 생명공학에 대한 윤리문제까지 모든 생명공학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1. 맛있는 생명공학
2. 가정의 생명공학
3. 생명공학과 건강
4. 생명을 구하는 생명공학
5. 들판과 정원의 생명공학
6. 생명공학과 환경
7. 생명공학 - 놀라운 리트머스 시험지
8. 돌리에서 인간 복제까지
9. 생명윤리(엔스라이치)
 
우리도 모르게 21세기 생명공학은 우리의 곁으로, 우리의 밥상과 식당으로, 병원과 음식물에 스며들어 있다. 돼지와 소, 옥수수, 쌀, 토마토 등 거의 모든 음식물들이 유전자 조작으로 재탄생됐으며, 인류는 생명공학의 도움으로 천연두에서 혈액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들을 퇴치해 왔다. 이렇듯 인류의 삶을 측면 지원하던 생명공학은 지금은 거의 모든 생명체를 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해 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체세포를 이용한 동물의 복제가 지금은 일상적으로 행해져, 미국에서는 죽은 고양이를 복제해주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을 정도다.
 
생명공학은 우리의 관심 대상이지만, 상당한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그리고 물리학이나 화학과는 달리 우리가 학창시절 거의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긴 힘든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논쟁 과저에서 드러나듯이 생명 복제를 포함한 생명공학의 다양한 결과들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 제시한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저자는 기술적으로도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어쩌면 영원히 100% 동일한 인간복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기원 전에도 미생물의 작용을 일상에서 활용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술...
술은 발효음식으로, 썩지 않고 오랫동안 마실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아 왔다. 아프리카인들은 기장으로 폼베(맥주)를 만들었고, 아시아의 스텝 민족들은 가죽부대에 말젖을 넣고 발효시켜 마유주를 제조했고, 일본인들은 쌀로 만든 알코올성 음료인 사케를 만들었다.(왜 일본보다 역사가 수 천년이나 앞서있는 한반도의 막걸리나 발효주에 대해서 서구인들이 아무 것도 모를까?? 이 책을 읽어보면서 점점 더 정부와 대학, 학계에 짜증이 났다...ㅠ.ㅠ;;)
 
생명공학자들은 현대에 들어와 DNA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떼어내 증식시키고 이를 다른 DNA에 붙이는 유전자 재조합 방법을 개발했다. 유전자 재조합 방법을 사용해 이전에는 천연 상태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인슐린과 같은 효소가 만들어졌고,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바이오 산업은 차세대 산업의 선두주자로 격상되었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생명공학은 이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유전자조작 식물은 물론 장기 이식을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도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 세기 말에는 급기야 줄기세포의 복제를 통해 불치병 치료는 물론 인간 복제까지 꿈꾸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생명공학은 실험실 밖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그에 따라 생명공학자들은 순수한 과학자의 입장을 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안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환경주의자들, 종교인들이 유전자 조작과 줄기세포, 동물복제와 인간복제에 대해 처절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고 선진국이라면 어디라도 학문적으로 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저자의 주장은 생명공학은 말 그대로 자연과 동물과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명공학적'인 입장에서 과학과 기술발전을 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생명공학은 생물학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사고해야 하며, "모든 인간이 똑같은 권리와 존엄성을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형이상학적 자유, 즉 세계의 인과율을 존중하면서 합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규칙을 부여하는 자유(자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이런 자율에 외부적인 장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과학이나 생명공학의 발전을 인류적, 인간적, 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기술민족주의'나 '이념적,사상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일부 무식한, 삐꾸같은 자들이 가슴깊이 새겨 넣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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