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의 진화 -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들려주는 성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1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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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생리적 구조는 여성처럼 수유가 가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여성만이 아이에게 젖을 주도록 진화한 이유는 남성과 여성이 수정과 출산에 이르기까지 아이에게 투자한 정도가 다르고 남성과 여성이 번식을 통해 유전적 이득을 얻는 방식과 기회가 다르며, 친자 여부에 대한 확신을 남성과 여성이 다르게 갖기 때문이다.
 
[ 양성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태어나는 인간 ]
- 모두 알고 있듯이 인간의 유전자의 경우, XX 염색체 쌍이 22개 존재하고 마지막 염색체가 여성은 X 염색체, 남성은 Y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다.
- 인간의 경우 수정되고 나서 5주가 되면 배아에 ’양성 발달 가능 ’성선이 나타난다.
- 이 ’성선’은 Y 염색체가 존재하는 경우 수정 후 Y 염색체의 유전자의 지시를 받아 7주 정도 후에 ’고환’으로 발달한다.
- Y 염색체가 없을 경우 ’성선’은 13주가 후에 ’난소’로 발달한다.
- 태아는 원시 ’성선’ 이외에 양성으로 발달할 수 있는 다른 조직들을 가지고 있다.
- 이 조직은 Y 염색체의 지시가 아니라 ’고환’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테스토스테론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인해 남성의 음경과 전립선으로 발달한다.
- 만일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분비물이 결핍될 경우 이 조직은 여성의 기관(음핵, 소음순, 대음순)으로 발달하게 된다.
- 태아는 또한 두 가지 종류의 관(뮬러관, 울프관)에 양다리를 걸친 채로 태어난다.
- ’고환’이 없는 경우, 울프관은 쇠퇴하여 없어지고 뮬러관이 여자 태아의 자욱, 나팔관, 질의 내부로 발달하게 된다.
- 당연히 ’고환’이 있으면, 울프관은 남성 태아의 정낭, 정관, 부고환으로 발달한다.
 

왜 인간 여성의 배란이 감추어져 있을까? 그리고 왜 일부일처제가 인간종의 주요 가족 구성 형식이 되었을까?
이 문제 역시 책 속에서는 진화생물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유전자의 99.95%가 일치하게 태어나는 배아세포...
유전자의 99.95%가 모두 같은 인류...
동양인/서양인, 남자/여자, 어린이/노인의, 진보/보수 차이는 장구한 인류역사에서 고작 0.05%도 안되는 차이에 불과하다.
수 백만년 동안 그 미세한 차이를 활용하여 인류는 사회를 구성하고 문화를 만들어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 미세한 차이가 오히려 인류의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인류의 진보냐 멸망이냐는 인류의 손에 달려있지 않을까???

 

[ 2010년 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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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1-09-0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세한 차이'가 실은 엄청난 차이를 낳은 셈인데, 저는 그게 오히려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 왔고 또 이끌어 갈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 *
인간과 돼지, 인간과 소는 50개가 넘는 긴 배열을 공유한다. 모든 것이 살아있는 새끼나 젖이나 털만큼이나 설득력있는 공통 후손의 증거이다. ...... 대부분의 유전학적 전망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생쥐와 인간은 모든 부분에서 같으며, 수천개의 인간 유전자가 생쥐의 유전자와 정확히 똑같다. DNA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생쥐 염색체의 절반 이상이 인간의 염색체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는 우리와 훨씬 더 많이 닮았다. 모든 식물 유전자의 절반이 생쥐의 유전자와 같다. 벌레는 고유 유전자의 1/5을 효모와 공유한다(효모는 벌레로부터 10억 년 전에 갈라져 나왔다).
- 스티브 존스,『진화하는 진화론』中에서
 
원소의 왕국 - 피터 앳킨스가 들려주는 화학 원소 이야기 사이언스 마스터스 2
피터 앳킨스 지음, 김동광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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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 섹스의 진화 >에 이어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옥스퍼드대학 물리학과 교수(물리화학 전공)로 재직 중인 저자가  주기율표에 담겨 있는 화학원소가 언제, 어떻게 발견되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언뜻 보기에 단순한 규칙으로 정렬한 것처럼 보이는 화학원소의 배열에 숨어있는 비밀을 설명한다.
 
저자는 주기율표 속에 숨겨져 있는 온갖 리듬과 패턴을 드러내 보여준다.
초,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화학을 그저 암기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던 우리에게 화학원소의 주기율표는 마치 마술처럼 보인다.
화학의 기본 원소들을 모두 담고 있는 주기율표.
그 주기율표를 관통하는 근본 원리들과 주기율표가 형성된 역사, 그리고 원소의 내부 구조에서 대한 과학적 정보가 흥미진진한 비유와 어우러져 쉽고 정확하게 이해된다.
원자량, 원자 지름, 원자가, 전이 금속, 영족 기체 같은 어려운 화학적 개념들이 지협, 해협, 영지, 산맥 등으로 바뀌고, 원자의 기본 원리인 양자역학이 왕국의 법률, 제도, 행정 같은 일상적인 단어로 바뀌는 것들이 환상적이다.
분자에서 원자, 원자에서 소립자로, 그리고 별, 은하, 대우주로 종횡무진 이어지는 여행은 화학의 즐거움을 일깨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주기율표 속 109개 화학원소는 수소를 비롯한 비금속(Non Metals)와 할로겐족 원소(Halogens)군, 전이금속군(Transition Metals), 알칼리 금속군(Alkali Metals)과 알칼리 토금속군(Alkali Earth Metals), 란타넘족 원소군(Lanthanide Series)와 악티늄족 원소군(Actinide Series)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기율표의 전체적인 구성과 성격을 들여다보면,
- 원소의 질량은 원소의 번호(원자량의 개수)대로 수소를 비롯하여 상부가 가장 가볍고 가장 아래쪽 악티늄족 원소군이 가장 무겁다.
- 원소의 부피는 전체적으로 상부 구성원소가 작고 아래쪽 원소들로 갈수록 커지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서쪽으로 갈수록 부피가 급속하게 증가하며 의 백금과 이리듐이 가장 크다.
- 밀도의 경우, 북쪽이 가장 작고 남서쪽으로 갈수록 커지는데 이리듐과 오스뮴이 가장 크다.
- 원소의 이온화 에너지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전체적으로 작고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동쪽과 북쪽으로 갈수록 에너지 수치가 올라간다. 특히, 플루오르와 네온, 그리고 헬륨의 이온화 에너지가 가장 크다. 이들 원소에서 전자를 떼어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 대신, 플루오르와 네온, 헬륨과 질소, 산소, 염소는 전자에 대한 친화력이 높아서 전자를 잘 끌어와서 음이온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 원소의 부피와 밀도, 이온화 에너지와 친화력은 원자와 양성자의 개수, 전자의 개수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 이들은 양자역학에 따른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의하여 결정된다. ’배타원리’는 하나의 전자 궤도에 2개 이상의 전자가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 현재 원소 내 전자들의 궤도는 주기1에서 주기6까지 가능하다. 각 원소의 전자 개수와 궤도에 배정할 수 있는 전자의 수, 전자의 주기성에 따라 부피와 밀도, 이온화 에너지, 전자 친화력이 달라진다.
- 주기율표에 숨겨져있는 배치원리는 양자역학으로만 규명이 가능하다.
 
우리 몸과 자연과 물질의 모든 것들을 구성하고 있는 화학원소의 세계는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원소들의 오묘한 집합에 의하여 이루어져 있고...
 
아쉬운 점...
화학원소의 집합을 왕국이라 명명한 아이디어는 나름 신선했지만, 이 책은 ’왕국’이 사람들에게 주는 화려하고 활력있는 이미지와는 달리 3차원 지도 정도로 기술되어 있다. 책 속의 비유는 제목만큼 신선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 2010년 7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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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분 - 폴 데이비스가 들려주는 우주의 탄생과 종말 사이언스 마스터스 3
폴 데이비스 지음, 박배식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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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 섹스의 진화 >, <원소의 왕국>에 이어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 의 세 번째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대표적인 장르가 재난영화다. 그 중 1998년에 한국에도 개봉했던 <딥 임팩트, Deep Impact >라는 영화가 기억난다. 우주에서 아무 생각없이 날아온 혜성이 시속 56,000km 즉 초속 16킬로미터로 지구로 돌진한다. 1조 톤의 얼음과 바위가 음속의 47배나 되는 속도로 지구와 충돌한다.
 
이 상황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도 없다. 지구 표면 바로 위의 하늘이 갈라져 열리고 수천 세제곱 킬로미터의 거대한 공기 덩어리가 한바탕 휘몰아쳐 지나간다. 도시의 둘레보다도 더 넓은 불기둥이 지상으로 내려와 15초 뒤에 지구를 덮친다. 무수한 지진이 동시에 발생할 저도로 큰 충격으로 행성 지구 전체가 진동한다. 밀려난 공기의 충격파가 지구의 표면을 스쳐 지나갈 때 마주치는 모든 구조물을 휩쓸어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 뒤에는 분화구, 녹아내린 암벽, 허공으로 튀어나가는 바위들, 거대한 해일, 먼지로 인한 암흑...
지구는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전에 위와 같은 충돌로 공룡이 멸망했다고 과학자들은 믿고있다.
 
종교에서는 <아마겟돈>으로 부르는 지구의 대종말... 그리고 우주의 최후...
 
현대과학의 주요 이론 중 하나인 ’열역학 제2 법칙’에 따르면, 우주의 모든 물리적 활동이 열역학적 평형인 최종 상태, 즉 최대값의 엔트로피를 가진 다음에는 영원히 엔트로피 값의 변화가 없는 상태를 향해 진행한다. 평형을 향한 이런 일방통행은 우주의 ’열적 죽음(heat death)’로 알려져 있다. 우주가 열역학 법칙들의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죽어 간다는 발견은 여러 세대의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에게 암울한 영향을 끼친다.
 
지금까지 과학의 결론은 대폭발이 모든 물리적 공간, 시간, 물질, 에너지의 궁극적인 출발이라는 사실이다. 대폭발 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대폭발을 일으킨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이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의미에서 원인은 존재할 수 없다.
 
우주가 탄생한 이래 핵반응을 통해 원자핵을 형성하면 결합한 것, 물질이 생성된 것은 탄생 후 3분간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우주는 급팽창을 통해 엄청나게 확장된 이후 지금처럼 서서히 커져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0억년 이후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별들의 대부분은 열역학 제2법칙의 희생물이 되어 소멸될 것이다. 태양도 지구도 함께...
 
과연 현대의 과학은 우주 종말 말고 다른 시나리오를 보여줄 수 없을까?
저자는 현재 과학계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다른 시나리오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대폭발로 탄생한 다음, 팽창하고 냉각되다가 물리적 퇴화를 맞게 되거나, 아니면 대붕괴로 사라진다는 우주의 기초적인 시나리오는 과학적으로 꽤 잘 정립되었다. 하지만 길고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물리적 과정들은 거의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어느 정도 별들의 일반적인 운명을 명백히 이해하고 있으며, 중성자별들이나 블랙홀들의 기초적인 성질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 우주가 수조 년, 또는 그 이상 지속되면 현재의 미묘한 물리적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혀 모르고 있다. 다만 궁극적으로 대단히 중요하게 되리라고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자연현상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우리가 해 왔듯이, 우리는 우주의 궁극적 운명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론을 바탕으로 논리적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문제는 우주의 운명을 논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몇 가지 개념 혹은 물리적 과정들 - 중력파 방출, 양성자 붕괴, 블랙홀 복사 - 이 이론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말해서, 여기서 제시된 아이디어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물리적 과정들의 발견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뒤집어질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같은 불확실성들은 지능을 가진 생물이 있어 우주에 살고 있어 우주의 운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고려할 때 더욱 커진다. 여기서 우리는 공상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영원 무궁한 시간에 걸쳐서 생물이 물리적 시스템의 운동을 거대 규모로 현저하게 수정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저자는 많은 독자들이 갖는 우주의 운명에 대한 환상이 인류, 또는 먼 후손의 운명에 대한 관심사와 강하게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우주의 생명체라는 주제를 포함시켰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과학자들이 인간 의식의 본성을 진실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주의 먼 미래까지 지속될 의식적 활동을 허용할 수 있는 물리적 요구 조건들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점을 상기시키려 한다.
 
언제나 우주론, 천문학은 거대하고 담대하다.
언제나 나를 기죽이게 하고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다.
저 광활한 우주, 그 우주의 역사와 미래...  나는 그 속에서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 2010년 7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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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 - 리처드 리키가 들려주는 최초의 인간 이야기 사이언스 마스터스 4
리차드 리키 지음, 황현숙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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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 섹스의 진화 >, <원소의 왕국>, < 마지막 3분 >에 이어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 의 네 번째 책이다.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훨씬 전인 1785년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는 그의 책 < 자연의 체계, System Naturae >에서, 인간을 속명과 종명을 합쳐 표기하는 ’이명법’의 체계에 따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고 이름 붙이고 하나의 종으로 분류했다. 그로부터 다시 100년 후인 1859년 다윈은 < 종의 기원 >에서 인간도 다른 생물로부터 진화해 왔음을, 다시 말해 인류의 조상이 원숭이임을 암시하였다. 그 이후 편견으로 가득 찬 고매한 인간 대신 원숭이를 할아버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다윈의 열렬한 추종자인 토머스 헉슬리와 그 후예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책은 진화론의 역사나 과학과 종교를 둘러싼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더구나 창조론을 비판하지도 않는다. 그저 모든 비밀을 감춘 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지구가 감질나게 토해내는, 확률 1천만분의 1이라는 호미니드 화석을 찾아 뜨거운 사막과 동굴을 탐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실낱 같은 근거로부터 인류 진화의 대장정을 설명해 보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그리고 현생 인류의 진화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동일한 정신세계의 탄생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예술과 언어, 그리고 인간 정신의 기원까지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인류학자들은 인류 진화의 연구가 과학의 엄밀성과 탐정 소설의 낭만성이 어우러진 탐험 소설과도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고고학과 지질학, 자연인류학, 고생물학, 분자생물학 등의 빈틈없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면서도 언어와 예술, 인간 정신에 대한 폭넓은 해석과, 더러는 풍부한 상상력이 어우러진 한 편의 대서사시라고 설명하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1세기 현재, 인류학자들은 인류의 선사 시대의 전반적인 모습 중 네 가지 주요한 단계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최초의 단계는 ’사람과’의 기원으로, 두 발을 가지고 직립 보행하는 유인원 종이 진화한 것은 약700만 년 전의 일이다. (1980년대 초 터키에서 발견된 라마피테쿠스 화석)
두번째 단계는 두 발을 가진 종들의 분화로서 생물학자들이 ’적응 발살’이라고 부르는 과정이다. 700만 년 전과 200만 년 전 사이에 두 발을 가진 여러 유인원 종들이 진화했으며, 각기 조금씩 다른 생태 환경에 적응해 갔다.
세번째 단계는 300만 년전과 200만 년 전 사이에 상당히 큰 뇌를 가진 종이 나타났다.(현대 인간의 뇌 용량 1,359cc, 호모 하빌리스 800~900cc, 오스트랄로피테쿠스 300~400cc) 이는 ’사람속’의 기원을 의미한다. 사람속은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궁극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해간 인류라는 나무의 한 가지이다.
네번째 단계는 현생 인류의 기원으로, 달리 찾아볼 수 없는 언어와 의식, 예술적 상상력, 그리고 기술 혁신의 능력을 완벽하게 갖춘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진화한 것이다. (현대형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어딘가에서 불연속적인 진화를 통해 등장하여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에렉투스, 그리고 호모 하빌리스를 대체해 현재에 이르렀다.)
 
결국 현대 인류는 수백만 년 전부터 경쟁관계에 있는 포유류나 파충류, 그리고 호모 에렉투스 등 사람과의 다른 종족, 호모 사피엔스 내의 다른 종과 집단, 같은 집단 내부의 개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것은 자연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현대 인류는 개체가 살아남기 위해 집단을 구성하였고 그 집단이 의사소통을 하고 힘을 모으고 대를 이어가면서 자연선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언어와 의식, 예술, 도구와 기술혁신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다.
인류는 자연선택을 받음과 동시에 스스로를 창조해왔다.
 
지금으로부터 100만 년 전부터 인류는 서로 경쟁하면서 살육함과 동시에 서로 협동하고 상생하는 방법을 터득해 온 것이다.
100만 년이 흘러 21세기가 되었다.
이제 인류는 서로 경쟁하고 살육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유전자에 더 강하게 남길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서로 협조하고 상생하는 것을 유전자에 더 남길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인류에게 달려있고 그 결과는 수 만 년, 수 십만 년 후의 인류의 모습을 규정할 것이다.

 

[ 2010년 7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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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새로 쓴 물리교과서
최원석 지음 / 이치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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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용 과학교양서다.
저자는 한국에서 상영하였거나 알려진 영화 속 스토리와 장면을 통해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연결하고자 한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안방극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사극들 - ’이산’, ’대조영’, ’주몽’, ’태왕사신기’ -에서 국사시간에 배웠던 시전이나 난전, 금난전권 등에 대해 새롭게 인식했다.
그런 드라마를 통해 저자는 잘 만든 드라마 하나가 역사 교과서 역할을 해낼 수 있고 청소년과 일반인들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업 매체가 영화라고 판단한 것이다.
단순히 과학에 대한 흥미를 넘어 과학-기술-사회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까지...
 
학생들의 질문을 끌어내고 대답을 끌어내어 과학에 유도하는...
사람을 극저온으로 냉동시킨 후 살려낼 수 있을까?
슈퍼맨이 공을 던지면 우주까지 날아갈까?
실제로 제다이의 광선검을 만들 수 있을까?
영화의 주인공처럼 전기에 감전되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전구의 발명자가 에디슨이 아니라면?
날아가는 로켓을 기어 올라갈 수 있을까?
 
[힘과 에너지]를 배울 수 있는 영화 -
1. 운동의 기술 : 진주만, 슈퍼맨, 아폴로 13호, 80일간의 세계일주, 딥불루씨, 매트릭스3, 스피드, 아마겟돈, 터미네이터2, 슈퍼맨4, 투루라이즈, 사하라, 인크레더블,
2. 힘과 운동의 법칙 : 토이스토리2,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헐크, 신세기 에반게리온, 툼레이더, 스파이더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트맨4, 스파이더냄2, 원피스, 라이터를 켜라, 트리플X, 아폴로13, 슈퍼맨2, 아마겟돈, 옥토버 스카이, 블랙호크다운, 슈퍼맨, 스타쉽 트루퍼스, 진주만,
3. 운동량과 충격량 : 엑스맨3, 슈퍼맨, 매트릭스, 플러버, 러쉬아워2, 아마겟돈, 툼레이더
4. 일과 에너지 : 반지의제왕3, 인크레더블, 터미네이터2, 블레이드3, 윔블던,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5. 열역학 : 배트맨4, 투모로우, 매트릭스, 어비스, 타이타닉, 슈퍼맨3,
 
[전기와 자기]를 배울 수 있는 영화
1. 전류와 전압 : 슈퍼맨4, 신세기 에반게리온, 80일간의 세계일주, 스파이게임, 할루우맨, 미션임파서블3, 백투더픽처, 스타워즈-에피소드3,
2. 전기 에너지 : 아폴로13, 나홀로집에, 헐크, 미션임파서블3, 쥬라기공원
3. 전류에 의한 자기장 : 스파이키드2, 엑스맨, 터미네이터3, 스파이더맨2, 할로우맨,
4. 전자기 유도 :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대결, 한반도, 아는여자, 고공침투,
 
[파동과 입자]를 배울 수 있는 영화
1. 파동의 발생과 전파 :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타워즈, 쿵푸허슬
2. 파동의 반사와 굴절 : 미션임파서블3, 할로우맨, 어비스, 더 록, 블루스톰, 쿵푸허슬, 로드 투 퍼디션, 판타스틱,
미녀삼총사2,
3. 파동의 간섭과 회절 : 에너미라인스, 엑스맨3, 신세기 에반게리온, 아마겟돈, 더 록, 아이 로봇,
4. 빛과 물질의 이중성 : 엑스맨3,
 
[영화를 과학으로 생각하기]
80일간의 세계일주, 밀리언달러 베이비, 매트릭스, 아이로봇, 스타워즈 에피소드3, 마스터 앤드 커먼더, 스팀보이, 신화-진시황릉의 비밀, 나비 효과
 
조금 아쉬운 것은 저자가 영화를 보고 영화 속에서 과학을 이끌어 낼 때,  ’과학’ 그 자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 이상의 교육자적 자질을 갖추지 못하는 것...
저자는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학생들에게 한 순간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고 왜 학생들이 과학을 배우는지에 대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저자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과학’ 그 자체만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즉, 저자 세대마저도 불완전하고 낮은 수준의 교육철학과 교수들을 접했기 때문이리라...
 

[ 2010년 7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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