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서평] 모두가 칭찬하는 것은 의심해보고 모두가 비난하는 것은 자세히 살펴본 후 판단하라 <역사여, 다까끼 마사오여!>

 

 

 


추천 [서평] 김갑수 저 <역사여, 다까끼 마사오여! : 통합진보당의 눈물과 이정희를 위한 제언>을 읽고 / 2013. 03., 293쪽, CNC books

저자는 페이스북과 인터넷 언론기사를 통해 알게된 소설가이자 평론가이며,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압록강을 넘어서>와 <중경에서 온 편지> 등 역사소설(팩션) 등을 여러 권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통합진보당의 눈물과 이정희를 위한 제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한국 근현대사 바로세우기'라는 관점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한국 정치계의 진보정치권에서 벌어진 주요한 사건에 대한 저자의 평가를 담은 정치평론집이다. 그리고 작가 본인의 사회역사 인식과 세계관, 인물평, 한국사회의 이모저모를 바라보는 식견과 제안도 담겨 있다.
특히 2012년 통합진보당을 둘러싸고 벌어진 몇 가지 중요한 계기를 통해 한국정치권과 지식인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는 먼저 '서언'에서 자신의 글쓰기를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글쓰기'로 규정하면서, 그 이유를 "우리의 역사와 현실에 실제로는 부정적인 인물인데 오히려 긍정적 인물로 미화되는 경우가 너무 많"으며, "역사의 왜곡이란 기실 인물에 대한 왜곡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신은 "인물 비판을 할 때 실명 노출은 기본이며, 논점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선언한다.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또한 저자는 자신의 가치관인 "긍정적 인물을 본받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부정적 인물을 통해 교훈을 얻는 타도가 단연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비판적, 부정적 글쓰기의 이유임을 밝힌다. 그의 페이스북 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역사와 인간'에서 저자는 과거 조선시대와 한국근대사를 제대로 알아야만이 한국현대의 역사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으며, 미래의 한국이 '정상화'될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음을 주장한다.
우리가 제도교육을 통해 편집 왜곡된 상태로 알고 있었던 인물들, 즉 친일파 김옥균과 종미사대주의자 서재필, 나혜석과 안창호에 대한 재평가, 박정희와 이광수, 그리고 윤봉길 의사와 장준하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역사 왜곡이 수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진보연'하는 이들에게도 존재함을 비판한다.

제2장 '통합진보당의 눈물과 진보의 앞날'에서 저자는 '한국사회에서 언제나 금단과 배제의 표적이 되어온 진보정당의 역사'를 통해 2012년 5월부터 12월 대통령 선거 기간에 이르기까지 통합진보당에 가해진 마녀사냥과도 같았던 매도와 배제의 과정을 비교 분석하여 그 근본적인 배경을 '분단과 전쟁'으로 지적한다. 조-중-동뿐 아니라 소위 '진보언론'까지 매일 보도되었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나 진실이 아니었다는 것은 적잖이 충격이며 한국사회의 언론현실이 유신시대 만큼이나 어둡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는 통합진보당이 부당하게 공격받고 배제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현상을 "외눈박이 지식인들의 '주류 콤플렉스'"로 규정하고 소위 '진보매체'와 지식인들의 위선과 비겁함을 지적한다.
'주류 콤플렉스'는 다른 말로는 '극우 콤플렉스'가 될 것이고, 그런 경향을 강제하는 배경은 김태형이 <트라우마 한국사회>에서 제시한 '우월감 트라우마'와 '분단 트라우마'라는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제3장 '2012년 대선 분석'에서 저자는 정권교체의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은 진보언론에게 있음을 지적하고, '가짜 보수'와 '사이비 진보'가 한국의 정치사회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2012년 중 중요한 변곡점에서 위세를 떨친 사이비 진보전사들과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신랄하게 비판한다.
나는 정치나 경제 분야에서 진보-보수라는 이념적 경향성 이전에 사실관계나 진실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자유롭게 추구하는 것이 '민주적 기본질서'의 방향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거짓이나 위선, 모략이나 사기 위에 세우는 것은 진보-보수를 떠나 부도덕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민주진보진영의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은 사실이나 진실을 소중히 하려는 노력(과정)보다 정당의 당권이나 정치에서의 주도권, 대통령 선거에서의 권력 획득이라는 목표(목적)에만 집착하는 집단적 광기를 보여주었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보'라는 정체성에 대해 나도 가끔 "민주당은 진보적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들의 계급적 구성, 강령과 정책의 모호함, 18~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과의 끝없는 야합과 동조, 정치자금 후원자들의 구성 등을 고려할 때, 나는 민주당 전체를 '진보'로 규정하면서 그 속에 편입되려는 일부 지식인들의 정치의식에 동의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냉전수구세력이 강하면 보수쪽으로 이동하고, 진보진영이 강하면 진보쪽으로 끌려가는 '떠돌이' '유랑자' '정체성 없는 정치꾼'이 중심인 정당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진보정당의 현실과 호남지역의 정치적 특성에 주목하면서 '민족진보와 호남지역의 연대'를 제안한다. 독특하면서 나름 의미있는 분석과 제안이다.

제4장 'NLL, 평양, 천안함, 국가보안법'에서 저자는 새누리당이 2012년을 혼란스럽게 한 NLL 논란의 현상과 본질을 분석하고, 신상철 씨의 <천안함은 좌초입니다>와 이시우, 이정희 공저 <법정콘서트 무죄>를 소개하면서 진실과 정의, 남북화해와 평화를 이야기한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읽어야 한다는 것..

작가의 저서나 페이스북, 인터넷 언론의 글을 읽다 보면 "모두가 칭찬하는 것은 의심해보고, 모두가 비난하는 것은 자세히 살펴본 후 판단하라."는 공자의 문장이 떠오른다. 그는 내가 스스로 깊이 관찰하거나 공부하지 않은 채 적당하게,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관계나 편견을 여지없이 깨트려 버린다. 그리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던 각도로 상황과 사물을 검토하게 해준다. 김옥균과 박영효, 서재필과 안창호에 대해 다시금 살펴봐야겠다.

○ 인상 깊은 문장 :
- "나는 '종북'을 운운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분노라기보다는 아예 절망적인 심정에 빠져들곤 한다. 그들에게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 국민으로 사는 수치심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북쪽을 배격하는 것도 모자라 남쪽의 동포들에게도 이념의 올가미를 씌워 배격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 정신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종북'은 정적을 빨갱이와 용공으로 몰았던 매카시즘보다 현저히 조악한 개념이다. 빨갱이와 용공에는 이념배격만 있을 뿐이지만 종북에는 이념뿐 아니라 동족 배격의 모진 악성이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분단을 고착화하고 통일을 방해하기 위한 반민족적인 책동으로밖에 달리 이해할 수가 없다."(p.236)

[ 2014년 1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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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김갑수 저 < 압록강을 넘어서 : 근현대사의 정수를 꿰뚫는 김갑수의 역사팩션 >을 읽고 / 2012. 08., 414쪽, CNC Books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강제 체결된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부터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까지를 시대 배경으로 한 '역사 팩션'이다. 등장인물과 주요 상황설정이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 팩션이라 부르기도 어렵기는 하다.

나는 일제시대 국내와 해외, 특히 만주와 상해 등에서 진행된 항일 독립투쟁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기억이 없다. 특히 1919년 기미독립투쟁 이전에 대해서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소설로서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역사적 사실의 실제 모습을 알게 해준다.

중고등학교 국사 시간에 배우는 머저리 같은 '암기'와 가끔씩 TV나 잡지에 등장하는 독립투사 일대기, <해방전후사의 인식>, <태백산맥> 등 대학 시절 부분적으로 읽은 책들과 졸업 후 <아리랑>이나 기타 자료 등에서 간헐적으로 읽은 기억이 나에게는 전부였다. 그만큼 일제 식민지 시절 항일 독립투쟁에 대한 사실을 잘 모르는 상태이고, 그나마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몇 년째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뒷머리가 땡겨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튼 우연한 기회에 직접 작가에게서 구입하게 된 이 책은 나에게 소중한 기회와 계기를 주었다.

작품 속에는 역사 소설답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타난다. 충청도 갑부의 아들 김태수, 조선근위대 간부 신규식, 지식인 민제호와 민필호 형제, 파란만장한 탄생사를 간직한 백주원 등이 주인공이며 그 이외에 실제 상해와 만주의 독립투쟁을 진행했던 개인과 단체가 등장한다. 박찬익, 동세사와 박달학원, 박은식, 조용은, 신채오, 이동녕, 이시영, 김좌진, 안창호, 신채호, 조소앙, 장덕수, 김규식, 안중근, 여운형, 이상설,이준, 상해임시정부, 대한광복군 등이 그들이다. 또한 이완용, 최남선, 이광수와 이승만 등 변절자와 기회주의자의 면면도 나타난다. 물론 이토오 히로부미와 테라우치 등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원세개, 쑨원 등 중국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전개도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이들이 각각 어떤 조건과 처지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상해와 만주로 넘어가 독립운동에 가담했는지, 어떤 고민과 노력이 전개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실패하고 생을 마감했는지 세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품의 결말이 '두 연인 간의 사랑'으로 마무리되는 듯한 장면에 대해 어떤 분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두 사람의 '사랑'이 자신들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라 동지에 대한 사랑, 민족과 민중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과 함께하는 것인 이상, 아니 함께하는 것이 제대로 된 독립투쟁이고 혁명이고 사랑이라는 저자의 속내에 공감한다. 오히려 인간이 아닌 권력이나 이념이나 돈을 더 '사랑하는' 듯한 현대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해 비판적이다.
주인공 신규식의 의견, "인간이 인간이 아닌 것에 이성의 힘과 열정을 쏟은 것은 어떠한 경우든 그것은 우상숭배와 같다"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실천적 삶으로 독립운동에 매진한 실제 인물들을 등장시켜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공적을 이루고도 안타깝게도 감추어져 있는 인물들을 발굴하여 세상에 알리려는 것도 이 소설의 중요한 의도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특히 항일투쟁의 일환으로 간도의 독립군 투쟁인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세계 독립운동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과를 남겼음을 사료를 기초로 세세하게 다룬 장면들이 압권이었다.
외세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군대가 제국주의의 정예군과 맞붙어 두 번씩이나 대첩을 이루어낸 역사는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었다. 이미 구한말부터 의병을 이끌고 치열한 전투 경험을 쌓았던 홍범도는 간도국민회 산하 대한독립군 700명을 지휘하여 독립군의 근거지인 봉오동까지 들어온 일본군을 궤멸시켜 버렸다."

미디어오늘 2012년 9월 17일자 '김상수 칼럼'에 이 작품에 대한 평이 있다.("역사는 모욕이나 능욕의 대상이 아니다"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20917134526374) 내가 한국근대사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여 '인물 발굴'이나 '사료를 기초'로 했다는 평론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김상수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면 대단한 작품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이 작품을 통해 중고등학교 국사 시간에 교과서로 어설프게 배우고 만 후 항일 독립운동에 대해 방송이나 신문으로만 접한 이들이 보통 기억하고 있는 상해임시정부의 주요 인물과 역할에 대해서, 특히 초창기 독립투쟁의 기틀을 마련한 이들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동세사와 박달학원, 항일 독립투사들의 1912년 신해혁명 가담, 신한청년당과 신한혁명당, 무오독립선언(1918년 11월 중국에서 독립운동가 39명의 대한독립선언문 발표) 등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항일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항일 독립투쟁에 대해 국내파와 해외파, 상해파와 만주파, 무장투쟁파와 실력양성파, 우익과 좌익 등으로 단순한 이분법으로 갈라치는 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독립투사들의 고민과 갈등을 접할 수 있다. 그들의 고민과 갈등은 1980년대 이후 분단 이데올로기 속에서 지속적으로 분열과 반목을 계속해온 운동권 또는 민주진보진영에 대해 많은 공감을 불러오면서도 깨닫게 해주는 바가 있다.

* 참고로 이 책은 일반 인터넷 서점에서는 구입할 수가 없다. 출판사인 CNC Books 사이트에서만 가능하다. (http://www.cncbooks.co.kr/front/php/product.php?product_no=30&main_cate_no=1&display_group=2)

[ 2013년 4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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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인당 국민소득 2만불(1년간) 시대에 접어든 지도 몇 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저부터 시작하여 대다수의 국민들이 2만불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도 일일당 2만불이 되는 개인과 가족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가족만 하더라도 4명의 년간 소득은 3~4천만원에 불과합니다. 일인당으로 계산하면 1천만원, 즉 1만불 밖에 되지 않습니다. 4인 가족이면 평균으로 8만불이 되어야 하는데 4만불이 되지 않는 것이니 소득으로만 보면 '하류층'에 속하는 가족이 되는 셈입니다.

그나마, 부모님이 젊었을 적에 피땀흘려 열심히 일하셔서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대출 없는...)를 장만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우리 가족 정도면 밑바닥 인생은 아닐 것입니다.저와 우리 가족의 자산과 소득에 턱없이 낮은 개인과 가족이 대한민국에 수 없이 많이 존재할 것입니다.

 

방치되어 있는 노인세대, 중하층 이하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기초연금 월 9만원(이걸로 어떻게 살라는 건가요?), 엄마들과 가족에게 떠맡겨진 육아와 보육, 청년실업과 50%가 넘는 비정규직, 아파트 대출잔액 800조원과 수없이 많은 '하우스 푸어', 등록금에 술집 알바를 뛰는 대학생들, 사교육에 끌려다니는 부모들, 죽지 못해 버티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중소기업들...

IMF 이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사회적 양극화와 빈부격차, 일자리 감소와 중소기업 진흥정책, 복지정책을 중심으로 정책을 펴지 못해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습니다.

뒤이어 나타난 이명박정부는 수구기득권층에게 나라를 통째로 넘겨주고 있고 그나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최소한 만들어놓은 복지정책과 균형발전정책 마저 파괴하고 있습니다. 복지는 커녕 오히려 민주주의마저 후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명박정권이 잘못한 게 뭐냐는 말은 생략... 굳이 애기 안해도 모두를 생각하는 것이 있을테니...)

 

지난 주에 신필균씨의 [복지국가 스웨덴]을 가지고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스웨덴이 현재 지구상 최고,최대의 복지국가이자 상위 10위권에 드는 고소득 국가임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이민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정말이지 한국인이면 대다수가 스웨덴으로 가서 살고 싶은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웨덴의 근현대사는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스웨덴은 북유럽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제1,2차 세계대전의 참상도 피해갔고 대신 유럽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상과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스웨덴은 19세기 말까지 여타 다른 유럽의 국가들처럼 빈곤과 쓰레기, 가혹한 노동조건과 아동 노동착취까지 존재하던 나라였습니다.

톰 튀크베어 감독의 영화 [향수]에 나오는 시골과 도시의 장면을 연상하시면 될 것입니다.(주연 : 벤 위쇼, 더스틴 호프만 2007년)



 

스웨덴의 근현대사와 복지국가가 실현되는 과정을 읽어보면서 크게 한 번 다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스웨덴 역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복지국가를 하루아침에 이루어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피와 땀이 없이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웨덴의 노동자, 농민, 사무직 노동자, 중산층, 서민, 빈민, 여성 등 모든 계급, 계층에서 각각의 분야에서 복지를 쟁취하기 위하여 피를 흘리고 싸움을 전개했습니다. 그 싸움은 작게는 20년에서 길게는 50년에 걸친 모진 과정이었습니다.

그나마 스웨덴이 한국보다 나은 점은 내전과 이념갈등이 존재하지 않아 자본과 노동(농민,빈민,서민등 포함)의 타협이 이루어진 것입니다.(물론, 그 타협도 오랜 기간 동안의 조직화와 싸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즉, 이 책이 저에게 주는 시사점은 국민이든, 민중이든, 시민이든 자신들에게 절대적인 요구인 복지사회를 정치인과 정당에게만 맡겨놓아서는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주인인 국민들이 주인으로서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고 대리인(정치인,관료등)에게 맡긴채 나몰라라 했던 지난 66년 동안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라 일부 정치인, 관료, 기득권자가 좌지우지해버린 상태입니다.

 

2012년, 내년은 한국사회에서 커다란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모두들 느낌으로 아실  것입니다.

2009년 지자체 선거에서부터 차츰 분출되기 시작한 국민들의 복지국가에 대한 요구는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일명 오세훈의 나쁜투표)와 한진중공업 해고를 둘러싼 비정규직 투쟁, 반값 등록금 투쟁 등를 통해 다시 한 번 나타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마저 2012년 어느정도라도 복지를 정책으로 내걸고 '복지 박근혜'를 구호로 내세우지 않으면 대통령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박근혜식 복지 정책'을 가다듬고 있는 상황입니다.(그럼에도 한나라당 내의 수구파는 '복지 포퓰리즘'을 내세우며 복지에 대해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죠...)

그리고 실제로 복지정책을 펼쳐 중산층 이하 서민,빈민들과 실업자, 비정규직,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살아나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머지 않아 내부 기반과 소비력 약화, 바닥층 붕괴로 경제의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고 일본처럼 장기간의 0% 성장율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국민소득은 일본의 절반도 안된 상태에서...)

더 최악은 실업자와 청년, 빈민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폭동이 일어나 공동체가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이미 한국보다 나은 영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최근 도심에서 거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반대로 그런 분위기를 편승하여 파시즘이 도래할 수도 있죠...

 

대선이 1년도 더 남은 시점에 자본과 기득권층은 MB와 한나라당, 조중동을 앞세워 복지국가의 시대적 대세와 대다수 국민들의 복지 열망을 꺽으려고 발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제대로 된 보수주의자와 정당이 없이 수구정당과 이념지향적 꼴통만 존재한 상황입니다. 그들은 여론조작과 기존 권력으로 강압적으로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요구를 물리적으로 탄합하면서 한국사회의 균형발전과 평균적 소득향상, 살맛나는 사회와 미래의 희망을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마땅히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정당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민주당은 13년째 전문성도 조직도 정책도 제대로 없이 좌충우돌 여론조작과 민심에 휘둘려 갈팡질팡하고 있고 그나마 올바른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진보정당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갈라져 내부싸움에 진을 빼고 있습니다.(다행히 최근 진보정당의 통합이 진행되고 있지만 진보신당 내  독자파의 거부로 거국적인 통합은 불가능해졌고 시간은 지연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진보정당은 그 실체와 의미와 정책이 일반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10년 가까이 국민들의 지지가 10%를 전후하여 답보상태에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주 세미나를 진행한 뒤에 참여연대에서 사회복지위원회 소속 일꾼들이 참석하여 최근 참여연대에서 논의, 추진 중인 복지국가 관련 계획을 발표해 주었습니다. 발표 주제는 "복지국가 정치동맹과 사회연대운동"입니다. 발표문 중 하나를 첨부합니다.

현재의 복지국가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한국의 상황과 정당들의 모습, 국민들의 흐름, 시민단체와 '행동하는 시민'들의 활동방향 등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정책이나 방향에서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모두가 읽어 보시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관련 문서를 첨부하였으니 많이 공감하시게 되면, '시민정치운동'과 '사회연대운동'에 참여하시기를 적극 권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이 아니라 '시민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 지원, 참여하는 것도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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