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으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게으름은 느림이 아니다 삶의 방향성을 잃고 제자리걸음하는 것
    나도 혹시 ‘바쁜 게으름뱅이’?… 자가진단 및 처방
  •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 봄이 일찍 찾아와서일까? 따스한 바람결에 온몸이 나른하다. 여건만 된다면 마냥 게으름 피우며 빈둥대기 딱 좋은 요즘. 이를 예견한 듯 서점가엔 ‘굿바이! 게으름’ ‘게으른 남편’ ‘게으른 건강법’ 등 ‘게으름’을 다룬 책들이 인기다. 그렇다고 게으름이 봄(春)과 관련 있다는 뜻은 아니다. “춘곤증은 계절적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게으름의 원인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 문요한(정신과 전문의)씨는 “다만 병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은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대해 ‘상대적 위축감’ ‘자책감’을 느껴 더더욱 게을러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 ◆눈코뜰새없이 바쁜데 게으름뱅이라고?

      일단 자신이 게으른지 아닌지 진단해보는 게 중요하다. 6가지 ‘게으름뱅이들의 단골 레퍼토리’는 이렇다. ▲첫째, 게으름을 신중함으로 미화한다. “아직 확실치가 않아. 실패하면 큰일이니 좀 더 알아보고 다음에 해야지”라며 선택과 시작을 미룬다. ▲둘째, 눈앞의 즐거움에 집착한다. ‘오늘까지만 놀고 내일부터 잘 살자!’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흔한 변명. ▲셋째, 게으름을 효율성으로 미화한다. ‘닥치면 다 하게 돼 있어’ 하며 마감이 닥쳐야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 ▲넷째, ‘게으름은 우리 집안 내력이야’ ‘회사 일이 워낙 바빠서…’ 하며 게으름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경우. ▲다섯째, 게으름을 철학으로 미화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절대 안 해!’ ‘일에는 때가 있는 법’ ‘인생? 즐기면서 사는 거지’ 등등. ▲게으름을 여유로 위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여유와 게으름은 다르다. ‘여유’란 할 일을 하면서 충분히 쉬는 ‘능동적 선택’이지만, ‘게으름’은 할 일도 안 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선택 회피’에 불과하다.

    • ◆자기 비난이 게으름의 원인…‘변화일기’ 쓰세요

      그럼 어떻게 해야 게으름에서 벗어날까? 문요한씨는 “우선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야 게으름도 떨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세부 준비에만 급급하다 시간을 다 허비하는 완벽주의 성향이 원인. 당장 시험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꼼꼼하게 책상 정리하고 색연필로 멋진 계획표를 짜는 게으름뱅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기 비난도 떨쳐버려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비난하기 때문에 망설이고 미루는 데 능하다.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것도 게으름.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잠시 하던 일을 중단하자. 변화를 위해서는 ‘이행기’ ‘혼란기’가 필수다. ▲‘변화 일기’를 쓰는 것도 한 방법. 하루 5개씩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짧게 답한다. 삶에 질서를 부여해준다. “제 환자였던 50세 남성은 알코올 중독에 벗어나기 위해 매일 성경책을 필사했어요. 1시간을 쓰기도 하고 어떤 날엔 7~8시간씩 써내려 갔고요. 성경구절을 적든, 일기를 쓰든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을 꼭 만들어보세요.”

    • “더이상 못참겠다!” 게으름뱅이 3종세트 ‘개조 프로젝트’
    • 김윤덕기자 
      • 숟가락 겨우 드는 ‘게으른 남편’ 아내들이여, 과잉 책임감을 싹둑하라

        숟가락조차 들지 않는 게으른 남편을 위해 옷에 주렁주렁 주먹밥을 달아놓고 친정에 간 아내. 보름 뒤 돌아와보니 주먹밥 먹기도 귀찮아 입가에 붙은 밥풀만 떼어먹다 죽었다는 남자 이야기를 아시는지! ‘게으른 남편’의 저자 조슈아 콜맨은 “남편을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불쌍히 여기는 ‘과잉 책임감’이 남편의 게으름을 부채질한다”고 지적한다. ▲비난하지 않는 말투로 ‘더 이상 당신의 엄마 노릇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 ▲가족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자신의 일들을 구체적인 목록으로 만들어 남편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호소하라. ▲반드시 고쳐야 할 남편의 문제를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매일 ‘반복’해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라. ▲남편이 급하게 여기는 일에 늑장을 부리는 방법도 있다. 남편이 공과금 납부를 미루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면 일부러 늑장을 부려 그 일을 남편이 처리하게 한다. ▲남편을 집안 일에 참여시키고 싶다면 기대치를 낮춰라. 식사를 간소화하고, 적당히 지저분해도 참고, 아이를 매일 목욕시키지 마라. 남편도 “해볼 만한 일”이라고 느껴야 청소기를 집어든다.

      • 누구 닮았니 ‘게으른 아이’ 칭찬하라, 스스로 달라질 수 있게

        “엄마 아빠는 머리도 좋고 부지런한데 아이는 왜 이렇게 게으른지 몰라.” 주위에서 종종 듣는 호소.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부모의 ‘통제’가 원인일 수 있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모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게으름으로 표현한다는 것.

        ▲게으름을 꾸짖기보다 아이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신장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라. ▲게으름은 천성이 아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해 선택하게 한다. ▲방임형 가정에서도 게으른 아이가 나온다. 공부와 놀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 아이가 의무적으로 해야 할 과제를 확실히 강조하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이는 부모의 라이프 사이클과 연관돼 있다. 특히 맞벌이 부모는 서로 귀가 시간을 조정해 아이의 수면 습관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 일 못하면서 불평 가득 ‘게으른 후배’ 의사소통 구조 막혀있는지 점검하라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사사건건 불평만 늘어놓는 직장 후배도 골칫거리. ▲일단 혼내는 방법이 중요하다. 후배의 삶의 태도 전반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잘못한 부분만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지적한다▲후배의 행동으로 인해 느낀 선배의 감정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후배의 의견과 감정에 대해서도 물어본다▲앞으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으로 요구한다▲후배가 대안에 대해 선뜻 받아들이지 않으면 후배에게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묻고 다른 대안을 마련한다. ▲동시에 조직 내 의사소통 구조가 잘 활성화돼 있는지 살핀다. 의사소통 구조가 막혀 있으면 흔히 ‘게으름’이라는 형태로 불만이 표출된다. ▲무조건적 순종과 방향성 없는 근면을 부지런함으로 여기는 것도 금물. 오히려 후배의 게으름을 야기시킨다. 문요한씨는 “마음이 실려 있지 않으면 몰입할 수도 없고 성과를 낼 수도 없다. 후배의 가슴에 에너지를 불어넣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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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가 뜨거울 땐 ‘호트(Hot)’라고 말해요

    영국 영어 이렇게 다르다

    김현진기자 born@chosun.com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영국청년 콜린은 ‘미국에선 영국식 영어를 쓰는 사람이 인기가 있다’는 정보에 솔깃, 무작정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한 술집에 당도한 그가 영국식 발음으로 ‘버드와이저’ 하나를 주문하는 순간, 갑자기 정적이 흐르고 술집 안에 있던 여성들의 시선이 그를 향해 쏟아진다. 결국 합석까지한 여성들은 이것저것 눈 앞에 놓인 물건들을 가리키며 발음해 볼 것을 요구한다. 콜린이 영국식 영어로 하나씩 발음할때 마다 미국 여성들은 탄성을 내뱉으며 쓰러진다.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영국의 표준 영어는 일반적으로 ‘Queen’s English’‘BBC English’‘Oxford English’ 라고 불린다. 정식 명칭은 ‘RP(Received Pronunciation)’. 영국에선 역사적으로 그 시대의 왕 또는 여왕이 쓰는 영어가 표준어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상황이 변했다. 여왕의 영어가 너무 ‘이상해’ 아무도 따라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 결국 여왕도 보통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가기 시작했다. 1953년 엘리자베스여왕 2세의 즉위 당시 연설과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송년사를 비교하면 여왕의 영어가 점차 덜 ‘귀족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수 있다.

    • 옥스퍼드 대학교

    RP는 ‘황금 삼각지대’라 불리는 옥스퍼드·케임브리지·런던 등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서 쓰인다. 이 지역 인구는 영국 전체인구의 3% 정도. RP는 사용자의 사회계층과 교육수준이 높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지나치게 ‘멋을 부린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가장 큰 차이는 발음. 자음을 소리대로 정확하게 발음하는 영국식 영어는 ‘t’나 ‘r’ 등의 발음을 부드럽게 굴리는 미국식보다 또렷하게 들린다. 모음의 발음 역시 차이가 난다. 영국식 영어에서 ‘a’ 는 대체적으로 ‘아’, ‘o’는 ‘오’로 발음된다. 예를들어 미국식 영어로는 ‘hot’를 ‘핫’에 가깝게 발음하지만, 영국식으로는 ‘호트’라고 한다. 단어 역시 다른 경우가 꽤 많다. 지하철도 영국에선 ‘underground’, 미국에선 ‘subway’다. 아예 단어의 철자가 다른 경우도 있다. 미국 영어의 ‘center’를 영국에선 ‘centre’로 적는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프랑스의 영향이 크다.

  • 다양한 지역 색도 영국 영어의 특징. 북부 지역으로 갈 수록 발음과 억양이 한층 강해진다. 가장 독특한 것은 스코틀랜드식 영어. 억양과 단어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어 ‘스코틀랜드 영어 번역기’까지 있을 정도다. 다만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딘버러’ 방언은 억양이 심하지 않고 발음이 부드럽다. 영화배우 ‘숀 코네리’가 에딘버러식 영어를 구사한다.

    런던에도 방언이 있다. 런던 인구의 30%는 ‘코크니(cockney accent)’란 특이한 사투리를 쓴다. ‘따발총 쏘듯’ 매우 빠른게 특징. 묵음이 아닌 첫 음절의 ‘h’ 발음을 하지 않거나 ‘에이’로 발음해야 할 부분을 ‘아이’로 발음하는 등 표준 영어와 적잖은 차이가 난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엔 투박한 런던 사투리를 표준 영어로 교정하는 과정이 코믹하게 묘사된다.

    ‘cockney rhyming slang’이라 불리는 속어(俗語)도 있다. 런던 동부 이스트엔드(East End) 지역에서 불법으로 장사하던 상인들이 자신들만의 ‘암호’를 만든 데서 생겼다는 설이 있다. 아직도 일부 잔재가 남아있다. ‘apples and pears’는 ‘계단’, ‘teapots’는 ‘아이들’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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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빵 2007-02-0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다르군요. 흠. 뭐 영국거나 미국거나 모르긴 마찬가진데 전. ㅋㅋㅋ

    비로그인 2007-02-0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 영어가 더 좋습니다만, 옆에서 조근조근 앉아 말할 때는 한없이 발랄하고 사쾌한 미국 영어도 좋아요. 그 특유의 억양만큼이나 그 억양을 내뱉는 사람이 제겐 중요한가 봐요.
     

  • 병원정치극 ‘하얀 거탑’에 메스 대보니
  • 의사 세계, 실제로도 그런가?
  • 최보윤기자 spica@chosun.com 
    • MBC 주말 드라마 ‘하얀 거탑’. 대학병원 외과 과장 자리를 두고 정치판 못지않은 권력 암투를 벌이는 내용으로 극을 끌어가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 기자 출신 작가 야마자키 도요코가 1969년에 발표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일본에선 78년과 2003년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60년대 일본과 2000년대 한국을 동일시하긴 어렵다는 전제를 염두에 두고, 그 허구와 실제의 사이를 엿본다.



  • 1.대학병원 외과 과장이 뭐가 좋길래!

    과장의 가장 큰 권한은 인사·재정권. 스태프나 레지던트 등을 뽑는데 최종 권한은 임상 과장이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각 과가 쓰는 약품 선택도 좌지우지(물론 약품선정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하는 등 전반적인 살림을 결정하기 때문에 권한이 비교적 막강하다. 아주대학병원 관계자는 “세브란스 등 국내 대형 대학 병원 외과는 교수, 펠로우(fellow), 수련의 등이 100여명 가까이 되는데 그들을 책임지는 수장이라는 건 대단한 자리”라며 “다른 과와의 협진 등에서도 주요 결정권을 갖기 때문에 상당한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과장이라는 자리는 신뢰도의 상징. 개원을 하게 되면, 환자들이 ‘과장님’을 따라가기 때문에 간접적 ‘환금 가치’도 적잖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과장님’은 우리 실정과는 많이 다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60년대 일본에서 과장직은 보통 주임 교수를 겸임했는데, 딱 한 명뿐인 데다 종신직이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권한을 가졌던 게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등 여럿인 데다, 대부분 임기제로 전환해 과장도 4~6년 정도면 교체되기 때문에 ‘절대 권력자’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엔 정형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등이 다 외과에 포함돼 대단한 권력을 지녔지만, 현재는 여럿으로 분과돼 예전보다 파워가 약해졌다는 설명. 게다가 외과가 대표적인 ‘기피과’로 꼽히면서 최근 들어 국립대 외과 전공의 지원자가 정원의 10%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2.베이터가 열리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20명이 꾸벅?

    절대 없는 일. 영동 세브란스 관계자는 “진짜 웃긴다”며 “그렇게 몰려 다니면서 회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전반적으로 외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갑상선, 유방, 췌장 등 분야별로 나눠져 있는 터라, 과장이라도 보통 자기 분야만 맡아서 회진을 한다”고 말했다. “보통 한 교수에(과장도 포함) 레지던트 1년차 주치의와 4년차 치프(chief) 등 3~4명만 회진을 돈다”는 것. “바빠 죽겠는데 누가 엘리베이터에서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느냐”는 게 일반적 반응. 단, 학생들이 파견 나오면 한 과당 8명 정도 배분돼, 회진마다 학생 4~5명이 붙어 다니긴 한다.

    3.의사는 가족을 수술하지 않는다?

    불문율이다. 이대 목동 병원의 한 교수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자기 자식에게 칼을 대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냉정해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객관적으로 진단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도 있다. 신촌 세브란스의 한 외과 교수는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을 경우 원리 원칙대로 하면 다 도려내야 할 것도 마음이 약해서 절반밖에 못 도려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사실상 자기 판단력이 흐려질 텐데 일부러 일을 망칠 필요없다”고 말했다.
    • 4.‘부인회’의 존재 유무는? 학연과 뇌물은?

      드라마 자문을 맡고 있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외과 주종우 교수는 “부교수 장준혁(김명민)이 부인을 통해 부원장 우용길(김창완)에게 그림을 보낸 것처럼 뇌물과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는 ‘부인회’ 역시 우리나라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과장이 대학 후배 노민국(차인표)을 외과 과장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된 것처럼 “다른 업계처럼, 학연을 끌어들이는 사람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주완(이정길)이 후배 노민국의 방 문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 부원장과 합세해 장준혁 같은 에이스를 지방으로 보내려는 구도 등은 현실에선 무리한 설정이라는 설명이다.

      그 외에 드라마에서처럼 우리나라엔 천장에서 수술 장면을 참관할 수 있는 시설은 아직 없다. 이 장면은 15억원을 들여 경기도 이천에 지은 1200평짜리 세트장에서 촬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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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대선…‘시나리오 경영’으로 불확실성 대처
  • 조선일보·LG경제硏 ‘한국경제 10대 트렌드’
  • 신지은기자 ifyouare@chosun.com
    박래정 연구위원·LG경제연구원 
    •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는 한물갔다. 새해엔 ‘포스트 브릭스’다. 카자흐스탄·베트남·남아공·터키가 세계의 돈을 끌어모으는 신흥 시장으로 부상한다. 불확실성에 가득찬 시대. 대선 변수까지 가세해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시나리오 경영’ 전략을 들고 나와 안개 속을 헤쳐나간다. 리스크 테이킹(위험을 무릅쓴 도전) 대신 ‘가늘고 길게’ 현상이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재테크 대신 세(稅)테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다…. 이상은 올해 한국 경제를 휩쓸 거대 조류(潮流) 중 일부일 뿐이다. 새해가 오리무중처럼 느껴질 분들을 위해 조선일보와 LG경제연구원이 함께 ‘한국 경제 10대 트렌드’를 점쳐 보았다. 이 예측을 나침반 삼아 격랑의 2007년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시길!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 관광객

      할아버지는 싱가포르에서 심장병 수술을, 아버지는 호주에서 골프를, 어머니는 일본에서 명품 쇼핑을, 아들은 미국에서 영어 연수를 받는 장면이 익숙해진다. 일명 ‘서비스 관광객’들의 급증. 이들은 값 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국경을 넘나들고, 해외의 신종 서비스 상품을 인터넷으로 즉시 구입한다. 게다가 최근의 원화 강세는 서비스 관광객을 더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서비스수지 적자는 무려 2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다.

      무선(Wireless)시대 선(線)은 가라!

      통신 강국 한국이 본격적인 무선시대를 맞는다. 이동통신사들이 제3세대 통신인 HSDPA(고속영상이동통신)기술에 ‘올인’하면서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영상 전화가 보편화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주식 거래는 물론 산꼭대기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 손 안의 인터넷,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기술도 진화를 거듭함에 따라 선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컴퓨터는 곧 박물관에서나 만나 보게 될 전망이다.

      돈 쓰는 중국인이 몰려온다

       ‘차이나 바람’이 어느덧 한국에 상륙했다. 대학 캠퍼스, 고급 호텔, 서울의 패션 중심 거리에서 중국어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 소비형’ 중국인들도 늘고 있는 것. 이미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은 8만여 명으로 전체 외국인 수의 60%에 달한다. 8년 전에 비해 6배 늘어난 수치. 최근의 트렌드는 중국인들의 이미지가 과거 생계형 조선족 노동자에서 돈을 쓰러 오는 소비자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재테크에서 세(稅)테크로

      전문가의 영역이던 세금이 일반인들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1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내면 11만원을 소득공제로 돌려받는 절세 기술이 유행을 하더니 이제는 일반인들도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가입할 때도 소득공제·비과세 등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게 됐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가 결정적으로 세테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수도권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미 ‘세금 박사’가 됐고, 변호사들이 독점하던 동창회장 자리도 속속 세무사로 바뀌는 등 세무 전문가 특수(特需)시대를 맞고 있다.

    • ‘시간 도우미’ 전성시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육박하면서 노동생산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일해서 받을 수 있는 시간당 몸값이 올랐다는 말. 하지만 반대로 시간을 들여 고민해야 할 선택지가 많아졌다. 여행지를 고를 때도, 책을 살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수천 개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는 도우미 서비스산업이다. TV가 책을 골라주고 인터넷 사이트가 가격을 비교해주며, 증권분석가들이 블루칩 시황을 알려주고 있는 것. 돈만 내면 쇼핑도, 집안 일도, 이혼 상담도, 심지어 부모 역할까지 대행해준다.

      ‘포스트 브릭스’가 뜬다

      브릭스(BRICs)에 이어 ‘포스트 브릭스’(카자흐스탄·베트남·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가 뜬다. 지난 3~4년 동안 세계의 투자자금이 깔때기처럼 모여들었던 브릭스였지만 지금은 ‘레드오션’(과당 경쟁시장)으로 변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소비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탄력받는 성장률을 갖춘 ‘포스트 브릭스’는 투자자들에게 신선한 먹이일 수밖에 없다. 브릭스 시장 초창기에 머뭇거리다 투자 기회를 놓쳤던 우리 기업들은 올 한 해만큼은 신(新)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경영

      새해처럼 기업하기 힘든 해가 또 있을까. 지난해 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유가·북한핵·정책 불확실성에 이어 대선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가세했다. 전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며, 원화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엔 ‘시나리오 경영(Scenario Management)’이 풍미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변화의 조짐을 미리 인식해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다양하고 순발력 있게 가져 가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2007년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상정한 다면적 시나리오가 필요한 한 해가 되겠다.

      인생 2막(노후 계획) 열풍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평균 수명의 연장은 은퇴 후 긴 노년에 대한 우려를 급격히 확산시켰다. 하지만 올 한 해는 노년에 대한 우려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나서는 ‘노후 계획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년을 맞이하는 50~54세 연령층이 올해 330만명으로 2년 전보다 15%나 늘어난다. 이에 따라 노년의 생활비나 창업자금 마련을 위한 ‘퇴직 펀드’가 상종가를 칠 것이다. 은퇴시기에 맞춰 매년 주식과 채권 편입비율을 조정하는 ‘라이프 사이클’ 펀드도 지난해 7400억원대 규모에서 올해 몸집을 훨씬 키울 전망이다.

      가늘고 길게… 위험기피 사회

      878.6 대 1. 지난해 중앙선관위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이다. 공무원은 대학생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단연 최고 순위를 기록하고 결혼을 앞둔 처녀 총각들 사이에 1등 배우자감으로 꼽힌다. 젊은이들이 돈·승진·성공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선택하는 ‘가늘고 길게’ 현상은 새해에 더욱 심화된다. 위험을 각오한 도전정신이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서 사라져 간다. 도전하지 않기는 기업도 마찬가지. 지난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0.4%로 전년의 11.6%에서 뚝 떨어졌다. 투자를 하지 않아 현금은 쌓여만 간다. 올해도 이 같은 위험 기피 풍조가 계속되며 창업가 정신을 더 위축시킬 전망이다.

      하류(下流)사회의 확산

      치열한 취업전선에서 고생하느니 주유소·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것이 인생 속 편하다는 대학 졸업자. 느긋하게 공부해도 갈 수 있는 한 등급 아래 대학을 찾는 고교생…. 일본의 장기 불황이 낳았던 ‘프리터족(취업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일하는 사람)’이 한국에도 전염되고 있다. 일할 의욕, 배울 의욕 등이 낮아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인간 그룹인 이른바 ‘하류사회’가 확산되고 있는 것. 저성장이 고착되면서 나타난 새로운 풍속도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일자리 찾기를 중단한 사람이 작년 말 현재 126만명에 달하고, 새해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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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부의 기술, “비비면 다 통한다”
  • ‘타임’ 편집장이 쓴 책 화제
    “레이건 등 美대통령은 최고의 아부전문가… 백악관은 아부드림팀”
  •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 “미국민의 지혜를 믿었을 때 저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입버릇처럼 미국민을 ‘위대한 국민’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에서 제일가는 아부 전문가는 대통령들이었다. 카터 대통령은 공식행사에서 “우리 행정부가 미국 시민만큼 훌륭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편집장인 리처드 스텐겔(Richard Stengel)씨가 쓴 책 ‘아부의 기술’(원제 You’re Too Kind: a Brief History of Flattery)이 이번 주 번역돼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텐겔은 “위대한 국민이란 말을 싫어하는 국민이 있을까”라고 묻는다.

      ‘아부’의 역사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분석한 그는 “민주국가의 국민은 칭찬 받기를 원한다”며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에 대한 아부를 통해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소개한다.

      또 그는 지도자에 대한 아부는 성공의 지름길이라며 백악관을 ‘아부의 드림팀’이 모인 곳이라고 했다. “각하는 링컨, 루스벨트, 윌슨, 워싱턴 대통령보다는 뒤질 것입니다. 전쟁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들 다음의 순위는 확실합니다.” 딕 모리스는 클린턴에게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로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아부했다. 덕분에 모리스는 클린턴의 선거 참모로 장수했다.

    • 스텐겔은 인간에겐 아부의 DNA가 있고, 아부의 기술은 진화한다고 주장한다. “아부는 우리의 허영심을 향해 날아와 꽂히는 열 추적 미사일과 같다”는 것이다. 성공률도 백발백중이다. 스텐겔은 “현대사회에서 적절한 아부는 인간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라고 옹호한다.

      미국 시인 랄프 에머슨이 얘기한 대로, “아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부란 자신의 비위를 다른 사람이 맞춰야 할 정도로 자기가 중요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류 역사상 아부했다고 해서 처벌 받은 사례는 없었다.

      저자가 권하는 ‘아부의 황금률’은 이렇다. ▲그럴 듯하게 하라  ▲없는 곳에서 칭찬하라  ▲누구나 아는 사실은 칭찬하지 마라(취재를 해서라도 새로운 소식으로 칭찬하라)  ▲칭찬과 동시에 부탁하지 마라 ?여러 사람에게 같은 칭찬을 되풀이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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