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천 년 동안 남성은 재현 주체였고 여성은 재현 대상이었다. 남성은 사람이지만, 여성은 여성이다. 미술 작품 제목을 보자. 로댕의 (생각하는 남성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 앵그르의 (욕탕의 사람들이 아니라) <욕탕의 여인들>이다. ‘유관순 언니‘가 아니라 ‘유관순 누나‘이다. 이처럼 국민, 노동자, 민중, 시민의 개념은 성 중립적이지 않다. 이들은 모두 남성이라고 간주되기 때문에, 여성이 이들 범주에 포함되려면 여성 노동자‘와 같이 기존 개념에 부가적인 명칭을 갖게 된다.
- P94

말 자체가 여성 혹은 남성에게만 해당하거나 여성 비하적이어서, 성별에 따른 역할 분리(차별)를 규정하고 당연시하는 경우도 많다. 

미혼부라는 말은 없다. ‘걸레‘는 남성을 의미하지 않으며, ‘영웅‘은 여성을 뜻하지 않으며, ‘변태‘는 이성애자를 가리키지 않는다. ‘연상의 여인‘ 이라는 말은 있지만, ‘연상의 남성‘이라는 말은 없다. 

여성 상위‘라는 말은 있지만, ‘남성 상위‘라는 말은 없다. 남성이 연상이거나 상위인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태아성감별과 여아 살해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인권 침해 사안인데도, 그 원인이 되는 남아 선호 악습을 ‘남아 선호 사상‘이라고 부른다. 살인을 지지하고 정당화하는 폐습을 굳이 사상‘ 이라고 칭할 필요가 있을까?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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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5-31 1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리 있는 지적들입니다. 아주 시원한 일갈이에요.

미미 2021-05-31 12:53   좋아요 2 | URL
읽을수록 이 책이 고마워지고 시각이 트이는 기분이예요~♡
 

(현모양처)

왜 현부양부(賢父良夫)라는 말은 없는 것일까. 스위트 홈‘과 자녀 양육이소중하고 성스러운 일이라면 그것은 책임이라기보다 권리일 것이고 남성들도 앞다투어 참가해야 한다. 

그러나 ‘집에 가서 애나 보라는 말은 노동 시장에서 남성들이 듣는 가장 모욕적이고 비참한욕이다. 현모양처가 과연 성취 가능한 일인지도 의문이다.
- P78

가정 내 성폭력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근친 성폭력은 드문 일이아닌 것이다. 친족 내 성폭력을 포함한 모든 가정폭력의 특징은 반복과 은폐다. 아버지의 딸(혹은 아들)에 대한 성폭력이 지속 가능하려면, 지지는 방관이든 어머니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근친 성폭력가정의 어머니가 현모가 되려면 딸 편을 들어야 할 것이고, 양처가되려면 남편을 옹호해야 한다. 이것은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 P79

가족 구조에서 어머니의 노동이라고 간주되는 육아와 가사는 문화적으로 비하되고 경제적으로 보상되지 않는다. 어머니의 일이단순하고 반복적인 미숙련 노동이라는 인식은 공적 영역에도 확장되어, 노동 시장에서 여성 노동에 대한 낮은 평가와 연결된다. 

노동현장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본래 업무 외에 추가된 성역할 노동을하면서 아니, 그러한 이중 노동을 하기 때문에 저임금이 합리화된다. 배려와 보살핌, 감정 노동을 중요한 노동 요소로 요구하는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유치원 교사의 저임금은 이들 노동의 특징이 어머니의 노동을 닮은, 성별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학력과 연령대의 남녀가 담당하는 남성 경비원과 여성 청소부(사실 청소의 노동 강도가 더 세다)의 급여가 다섯 배 격차가 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일이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동 현장에서 커피 접대, 사무기기 청소 등 여성의 일이라고 간주되는 일을 남성에게 시켰을 때, 남성 노동자는 자존심의 상처를 넘어 회사를 그만두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 P80

나는 몇 년 전 국가 폭력과 관련한 국제 학술 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한 남성 참가자로부터 "어떻게 아줌마가 (애를 안 보고)이런 곳에 다 왔느냐."라는 ‘칭찬‘을 여러 번 들었다. 나는 그 말을모욕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는 칭찬이라고 주장했다. 그 말은 "여자주제에 어떻게 인권과 평화를 논하는 자리에 왔느냐."는 의미가 아니다. 그 대회에 참가한 미혼 여성들은 어느 누구도 그런 말을 듣지 않았다. 아줌마는 여성이 아니라 제3의 성이다. 공적 영역에 나올 수 있는 여성은 남성이 규정한 여성 이미지 ㅡ 젊고 예쁜, 자신의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에 걸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줌마는 그들이 기대하는 여성이 아니다.
- P85

전 세계에서 이혼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인도인데, 대신인도는 기혼 여성의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2005년 기준.통계는 이면을 읽어야 함) - P88

누가 나더러 여성주의를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착한 여자는 천당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라는 말을 소개한다. "착한 여자만이
천당 갈 수 있다."가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생각이라면, 여성주의는 "나쁜 여자가 천당 간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주의는 이러한 이분법적 사유와 거리가 멀다. 여성주의는 남성을 미워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이든 증오는 이제까지 남성에게 쏟았던 기운을 여성 자신에게 돌릴 것을 제안한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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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내가 늙은 다윗 왕을 내겠소."

ㅡ카드 게임에서 다윗은 스페이드 킹이다.
- P221

 "날씨가 바뀐것 같군." 

이 말은 나를 기쁨으로 가득 채웠다. 마치 그 말이본래 내포하는 것과는 다른 수많은 배합에서 솟아오른 깊은생명력이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또 이 변화가 나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듯했기 때문이다.  - P222

내 동료 중에 고대사 강의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전날잠을 자려고 수면제 한 알을 먹었는데, 강의 중에 필요한 그리스 인용문을 기억해 내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는군요. 

그 약을추천했던 의사는 당연히 그 약이 기억력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죠. 그러자 그 역사학자는, 아마도 당신은그리스 인용문을 말할 필요가 없었겠죠. 라고 의사에게 냉소적인 말투로 오만하게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 P237

우리는 최근 삼십 년간의 추억을 모두 회상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추억들은 우리를 완전히 적시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삼십 년에 한정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이런 예전의 삶을 탄생너머로까지 연장하지 못하는 것일까? 내 뒤에 있는 추억의 어느 부분 전체를 알지 못하고, 그 추억들이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며, 내게로 그 추억을 소환할 능력이 없다고 해서, 누가 그미지의 덩어리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나의 삶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추억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 P239

샤를뤼스 씨의 사랑이 보여 주는 사랑의 반사회적인 성격때문에 그 편지는 정념의 흐름이 표출하는, 지각할 수는 없지만 강력한 힘의 놀라운 사례였으며, 이런 흐름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은 헤엄치는 사람이 그러하듯 보지도 못하는 사이에물결에 떠밀려 내려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육지를 놓친다

아마도 정상인의 사랑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욕망이나 후회, 환멸, 계획 따위를 계속 지어내면서 모르는 여인에 관해온통 소설로 엮어낼 때면, 그 사랑은 컴퍼스 두 쪽 사이에 벌어진 간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 헤아리게 해 준다. 그렇지만 이거리감은 보편적으로 공유되지 않은 정념의 성격과, 샤를뤼스 씨와 에메 사이에 놓인 신분의 차이로 인해 특별히 더 확대되었다.

(사랑의 반사회적 성격ㅋㅋㅋㅋㅋ)
- P253

마차는 성당까지 우리를 데려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케톨므를 나오자 마차를 멈추게 했고, 알베르틴과 작별 인사를 했다. 그녀가 이 성당이나 다른 기념물, 몇몇 그림에 대해 "당신과 함께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라고 말하면서 나를 두렵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 즐거움은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느꼈다. 나는 아름다운 것 앞에 홀로 있을때라야, 아니 혼자 있다고 상상하면서 침묵을 지킬 때라야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의 도움을 받으면 예술에 대한 감각을 키울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 감각은 그렇게 전달될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잠시 그녀와 헤어졌다가 오후 끝자락에 찾으러 오겠다고 말하는 편이 더 신중하다고 생각했다.  - P256

"감기가 얼마나 심한지!"
하고 그는 마치 내가 혼자서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듯이 덧붙였다. "의사가 백일해라고 하는군요."라고 말하며 내게 다시 기침과 침을 뱉기 시작했다. 

"말하느라고 힘 빼지 마세요." 나는 선의의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그것은 가식이었다. 오히려 백일해에 옮을까 봐 겁이 났는데, 그것이 나의 호흡 곤란 증세에 더해지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몸이 아파도 실려 나가기를 거부하는 명연주자처럼, 줄곧 자랑스럽게 말을 이으며 침을 튀겼다. "아뇨,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당신에게는 그럴지 모르지만내게는 그렇지 않은데요.‘라고 나는 생각했다.) 

게다가 전 금방 파리로 돌아갑니다. (잘됐군요. 그 전에 내게 병을 옮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파리는," 하고 그는 말을 계속 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한가 봐요. 이곳이나 몬테카를로보다 훨씬 더요.

(엘리베이터 보이ㅋㅋㅋㅋ)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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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전부터 그들은 몸소 산책의 진가를 알았구나...

그토록 많은 철학자들이 걷기를 즐겼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물론 소크라테스도 아고라를 거니는 것을 다른 무엇보다 좋아했다. 니체는 "진정으로 위대한 생각은 전부 걷기에서 나온다" 라고 확신하며 종종 기운차게 스위스 알프스 산맥으로 두 시간가량의 짧은 여행을 떠났다. 

토머스 홉스는 느긋하게걸을 때 떠오른 생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잉크병을 넣을 수 있는산책용 지팡이를 특별 주문 제작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총종 콩코드의 교외 지역으로 네 시간가량의 트레킹을 떠나, 널찍한 주머니에 견과류와 씨앗, 꽃, 인디언의 화살촉 같은 보물을 가득 담아 왔다.

이마누엘 칸트는 당연히 엄격한 산책 일정을 고수 했다. 칸트는 매일 오후 12시 45분에 점심을 먹고프러시아(러시아가아니다)쾨니히스베르크의 늘 똑같은 대로에서 한 시간(더도 덜도 아닌 딱 한 시간)동안 산책을 했다. 칸트의 산책 시간이 어찌나 한결같았는지 쾨니히스베르크 주민들은 산책하는 칸트를 보고 자기 집 시계를 맞췄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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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30 13: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매일 만보 산책 중입니다 ^^ 산책 너무 좋아요. 걷고 듣고 생각하고~!!

미미 2021-05-30 13:28   좋아요 5 | URL
새파랑님은 철학자의 마인드를 갖고 계신가봐요ㅋㅋ👍저도 더 걸어야겠어요^^*

그레이스 2021-05-30 13: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les flâneurs!

미미 2021-05-30 14:16   좋아요 5 | URL
Oui.^^*ㅋㅋㅋ

다락방 2021-05-30 15: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칸트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런거 좋아하지 나란 사람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5-30 15:48   좋아요 5 | URL
묘비명으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생각하면 할수록, 날이가면 갈수록,  내 가슴을 놀라움과 존경심으로 가득 채워주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과 내 마음속 도덕률이다˝묘비명까지 완벽추구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5-31 14:39   좋아요 2 | URL
예상했지만 역시나 다락방님 칸트적이야 ㅋㅋㅋ

scott 2021-05-30 16: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생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잉크병까지 소지하고 산책한!
스맛폰 시대가 얼마나 편리 한지 실감하게 되네요
니체는 산을 넘었고 칸트는 식사후 평지를 한 시간 산책 한!
두 사람의 사상의 차이도 이처럼 큼
♡´・ᴗ・`♡

미미 2021-05-30 16:06   좋아요 5 | URL
아 소름~♡ㅋㅋㅋㅋ사상의 차이가 사유의 시간에 비례했을 수 있겠네요!
니체도 읽고 싶고 볼테르의 캉디드도 읽고 싶고 쉴틈을 안주는 북플!!(*•ᗜ•ฅ*)♡ 당장 걸어야겠어요!!

붕붕툐툐 2021-05-30 23: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산책이 답이었네용~ 진짜 미미님은 북플의 좋은책 발굴단이셔요!!🙆

미미 2021-05-30 23:50   좋아요 4 | URL
과찬이세요~ 다들 함께 책의 금광을 발굴중이니까요~♡ ㅋㅋㅋ오늘도 툐툐님 올려주신 책 비롯 많이 주섬주섬ㅋㅋ(그래도 칭찬 쓱 가슴에 담아둠)감사해용~🙆‍♀️♡

행복한책읽기 2021-05-31 13: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니체의 저 말은 저는 이 번역이 더 좋네요. ˝모든 위대한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 저는 산을 좋아해서 아이들과도 둘레길이며 산을 자주 다녔어요. 지금은 커서 잘 안 따라다닌다죠. ㅠㅠ 그 시절 걷기에 관한 글들 중 제 맘에 쏙 들어왔던 문장은 이것이었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걷기에 필요한 여가와 자유와 독립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걷는 자가 되려면 신의 은총이 필요하고 하늘의 섭리가 필요하다. 걷는 자가 되려면 걷는 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나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

미미 2021-05-31 13:09   좋아요 3 | URL
와 번역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다르니 말이죠!! 더 와닿는데요?^^* 바로 저장ㅋㅋ저는 엄마닮아 걷기가 좋은가봐요.헤헤ପ(⑅ˊᵕˋ⑅)ଓ
 

아고라역에서 내려 걷는다. 시장터인 아고라는 소크라테스가가장 즐겨 출몰한 곳이었다. 아고라는 행상과 좀도둑, 온갖 사람들로 붐비는 냄새 나는 공간이었다. 소크라테스는 그게 좋았다.
아고라는 그의 교실이자 극장이었다.

(그는 지금 그리스에 있다.)

- P74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침울한 10대 시절 나는 처음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삶은 이미 충분히 힘겹다. 그런데 성찰까지 하라고?
성찰하는 삶,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우선 성찰하다cxamine라는 단어에는 시험 또는 검사라는 뜻의 단어 exam‘이 들어 있는데, 이 단어를 보면 잊고 있던 시험용 HB 연필과 차가운의사 선생님의 손이 떠오른다. 그러니 성찰은 너무 힘든 일 같아보이지 않나.  - P75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행복하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그러면 곧 행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라는 말로 쾌락의 역설(헤도니즘의 역설Paradoxof Hedonism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을 설명했다. 

행복은 붙잡으려고 애쓸수록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행복은 부산물이지,
절대 목표가 될 수 없다. 행복은 삶을 잘 살아낼 때 주어지는 뜻밖의 횡재 같은 것이다.
- P76

소크라테스는 책을 출판하지 않았고, 동료 아테네 시민의 주장에 따라 사형을 당했다. 신을 섬기지 않고 아테네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것이 소크라테스에게 제기된 혐의였지만 사실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한 것은 무례한 질문을 너무 많이 던졌기 때문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사의 첫 번째 순교자였다.
- P77

장 자크 루소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철학자, 소설가, 작곡가, 에세이 작가, 식물학자였고, 독학자, 도망자, 정치이론가, 마조히스트였다. 무엇보다 루소는 산책자였다. 
그는 자주 걸었고, 혼자서 걸었다. 

물론 걷기 모임에서 저럼 가까운 친구와 걷는 데에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걷기는 개인적인 행위다. 우리는 혼자서, 자기 자신을 위해 걷는다. 자유는 걷기의 본질이다. 

내가 원할 때 마음대로 떠나고 돌아올 자유, 이리저리 거닐 자유,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말처럼 "변덕이 이끄는 대로 이 길 저 길을 따라갈 자유.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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