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여성들은 ‘위대한 여성‘의 삶에 개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남성이 해준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에게 교육이 허락된 것은5천 년 인류 역사에서, 채 1백 년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를갖고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여성들이 ‘한 명 이상‘ 등장하기시작한 것은 근대 대중 교육이 보급된 이후였다. 오늘날 여성들이
‘나혜석‘처럼 살기 위해서, 새로운 삶에 대한 동경과 열망이 두려움으로 귀착되지 않기 위해서, 가부장제로부터 여성을 탈환해 오기위해서, 우리에게는 언어가 필요하다.
- P99

☆☆☆☆☆☆☆

자본이나 국가가 노동운동은 탄압하지만 강단 좌파에 대해서는너그럽듯이, 대개 지배 세력들은 저항 세력의 ‘운동‘ 보다는 ‘~학‘
이 안전하다고 느끼며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여성주의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여성운동‘이나 ‘여성학이나 모두 지배세력의 적대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설명해주는 여성주의 지식을 갖는 것, 여성의 시각에서 세상과 관계를새롭게 해석하는 것, 여성이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이 참지 못한다. 

근대 미국에서 국민의무 교육이 실시되었을 때도 흑인 노예와 가정주부는 예외였다.
사회는 이들이 교육을 통해 자기 노동의 의미를 깨달을 때, 어떤일이 일어날지 잘 알았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언어는 자원과 권력이동의 전제이며 시작이기 때문이다.
- P100

한국 여성의 고등교육 수혜율‘은 세계 최상위권인데, 취업률과 취업의 질은 100위권 밖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은 노동 시장이 아니라 결혼 시장으로 진출한다.

(작년 통계에 OECD국가중 남녀 임금격차 1위는 대한민국이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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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6-03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있어요. 기념판은 구입해야 제 맛 아닌가요? ㅎㅎㅎㅎ 언제봐도 항상 반갑고 좋은 책.
오늘은 미미님 방에서 발견!!!

미미 2021-06-03 11:27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갖고 계실것 같았어요♡ㅋㅋㅋㅋ너무 좋아서 아껴읽고 있지요~재독, 삼독하고 싶은 내용이네요*^^*

새파랑 2021-06-03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태그지랑 반듯한 밑줄은 무엇인가요 ~!! 제가 읽고 있는 책이랑 너무 비교되네요 ㅜㅜ

미미 2021-06-03 14:42   좋아요 1 | URL
책 중에 가장 많이 붙이고 있음요!ㅋㅋㅋㅋ쉴틈 없이 붙이게 되는 내용이예요!😆🤭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7권>

"이 모든 말들은," 하고 독자는말할 것이다. 
"부인이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것도가르쳐 주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이 이 문제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체했으니, 작가 선생, 일 분만 더 시간을 허비해서 당신같이 젊은 사람이 (혹은 당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면 당신의 주인공 같은 사람이) 그토록 잘 아는 여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만큼 벌써 기억력이 없는 게 유감이라고 말하게 해 주시오."

독자 선생, 사실 유감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거기서, 이름과말들이 사유의 밝은 지대로부터 사라져 우리가 가장 잘 알던사람들의 이름조차 스스로에게 명명하기를 단념해야 하는 시기가 온 조짐을 느낀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슬픈 일이오.

<독자와 대화를 셀프로 하고 있다. 역시 달라ㅋ>
(놀라운건 프루스트 자신도- ‘지체‘란 표현으로
특정 -이야기가 길 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 - P104

사실 우리가 잘 아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 젊은 시절부터 이런 노고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이런 결함이 단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름, 물론자연스럽게 잊어버린 이름, 기억하느라 피로해지고 싶지 않은 이름과 더불어서만 나타난다면, 이런 결함도 이득이 없는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게 뭔가요?" 독자 선생, 질병만이
그걸 주목하게 하고 가르쳐 주고,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우리가 알지 못할 구조를 분석하게 해 줄 거요. 밤마다 침대에 풀썩 쓰러져서는 잠에서 깨어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까지는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남자, 그런 남자가 잠에 관해 커다란발견이 아니라면 적어도 작은 관찰이라도 해 보려고 생각할것 같소? 

그는 자신이 자는지 마는지도 잘 알지 못하오. 약간의 불면은 잠을 음미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투사하는 데 그리쓸모없는 것만은 아니라오. 결함 없는 기억이란 기억 현상을연구하기 위한 강력한 자극제는 되지 못한다오. 
"어쨌든 아르파종 부인이 당신을 대공에게 소개해 주었나요?" 아니요. 하지만 얘기를 계속하게 그만 입을 다물어 주시오.

<독자와의 셀프 대화2> 알아서 마무리ㅋㅋㅋ - P104

* Gabriele d‘Annunzio(1863~1938).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1910년에는 채무 때문에 프랑스로 도피했는데, 키가 작았지만 여성 편력으로유명했으며 파리 사교계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 P129

그녀에겐 항상 누군가에게 누설할 국가 기밀이나 소개해 줄 실력자, 제공할 거장의 수채화가있었다. 이런 모든 불필요한 매력에는 조금은 거짓이 포함되었지만, 그래도 그것은 그녀의 삶을 한 편의 재치가 번득이는복잡하게 꼬인 코미디로 만들었고, 그녀가 도지사들과 장군을 임명하게 한 것도 정확한 사실이었다.
- P132

사실 우리는 언제나 나중에 가서야 우리의 적이 해당 진영에 속하는 데에는 그 진영의 정당성과는무관한 어떤 이유가 있으며, 또 우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약 그들을 인용하기에 도덕적인 품성이 지나치게 비열하거나 통찰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각각 그 지성 또는 곧은 성품에의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206

한번은 그녀 앞에서 샤를뤼스 씨가 요즘 어떤 사람에게 꽤 강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말하자, 놀랍게도 그 즉시 대공 부인의 눈에, 마치 눈동자 속에 어떤 균열의 홈이 파이듯, 우리의 말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마음속에 휘저어 놓은 어떤 상념에서 나온 듯,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혼란스러운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시선이란 표면까지 올라와 한 순간 눈빛마저 변하게 하는 은밀한 상념에서 나온 듯, 여느 때와는 다른 순간적인 선이 끼어드는 것이 보였다. 

- P210

문명의 발전은 각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장점 또는 새로운 악덕을 드러나게 하여,
친구들과의 관계를 보다 소중하게 또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 P235

병이란 우리가 가장 귀 기울이는 의사로서 인간은 선의와 지식에는 약속만 하지만 고통에는 복종하는 법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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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3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우 10권에서 시작하신거 맞죠? 벌써 7권
이 독특한 독서법을 응원합니다. ^^

미미 2021-06-03 10:40   좋아요 2 | URL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하는 정신으로 읽고 있습니다.ㅋㅋ감솨~^^♡

새파랑 2021-06-03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독특해서 무서워요ㅎㅎ 독자와의 셀프 대화 웃기네요.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프루스트도 힘들었을듯 ~!

미미 2021-06-03 10:48   좋아요 2 | URL
저를 이 모습으로 키우고 있는건 새파랑님 역할이 큽니다!ㅋㅋㅋㅋ저녁 식사만 40페이지 넘기는 시작으로 쓰다보니 점점 일이커져 좀 힘들었을것도 같아요ㅋㅋ

새파랑 2021-06-03 11:10   좋아요 2 | URL
제가 끌려다니고 있는거 같은데 ㅎㅎ 6권은 천천히 시작해주세요^^

미미 2021-06-03 11:13   좋아요 2 | URL
먼저 읽으실것 같은데요^^* 저는 메이트없인 안뛰죠ㅋㅋㅋ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7권>

이는 마치 동일한 간격을 두고 무한 반복되면서 새로운 모티프나 음조의 변화, 주제의 ‘반복‘
을 지나치게 화려한 준비 부분과 더불어 — 가져오는 베토벤의 그 질문하는 듯한 악절과도 비슷했다. 하지만 그와 달리샤를뤼스 씨와 쥐피앵의 시선은, 적어도 일시적이긴 했지만뭔가에 이르고자 하는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아름다웠다.  - P22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듯이, 같은 악덕을 가진 사람들도 서로를 알아보는 법이다.  - P82

그 악덕이란, 같이 있으면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중단하는 걸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혼자 떠들어 대기를 좋아한다는것이었다. 어느 유명한 소네트 가 말하듯, 그 병에는 어떤 약도 없다고 즉시 판단했으므로, 그들은 침묵을 지키는 대신 상대가 뭐라고 지껄이든 상관하지 않고 각자 지껄이기로 작정했다. 이것이 바로 몰리에르의 연극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다른 것을 말하는 데서 생기는 그런 웅성거림을 만들어 냈다.
남작은 우렁찬 목소리로 시도니아 씨의 가냘픈 목소리를 덮으면서 자신의 우세를 확신했다. 그렇지만 시도니아 씨를 저지하지는 못했는데, 샤를뤼스 씨가 숨을 고르고 있을 때 흔들리지 않고 연설을 계속해 대는 스페인 대귀족의 속삭임이 그간격을 메꾸었기 때문이다. 

(그림이 그려진다. 이런 묘사 너무 웃김ㅋ) - P83

그러나 때로 미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사이에 우리 속에 머무르며, 또 우리가 거짓이라고 생각하면서 했던 말이 임박한 미래에 있을 현실을 그려 내기도 한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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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02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무서워요 ㅋ 아 저 아직 3권 제대로 읽기 시작 못했는데 ㅎㅎ

미미 2021-06-02 23: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저 새파랑님 속도에 무서워서 매일 읽고 있는데요!🙄😁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 원고지를 앞에 둔 당신에게
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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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은 정말 재밌었는데 후반부 지루한 면이 없지않다. but 뒷쪽 장 그르니에와 알베르 카뮈 이야기는 여러모로 좋았다. 저자도 밝혔듯 이 책은 문장론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인물과 사상, 시사IN,프레시안 등 여러 잡지와 신문에 들어간 서평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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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6-02 11: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금정연이 소설 쓰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 친구들처럼 쓰려나 아니면 다른 번뜩이는 작품을 쓰려나 하고. 앗 이 책도 읽지 못했네요 나름 금정연 팬이라고 떠들고 다니는데 ㅎㅎㅎ

미미 2021-06-02 11:48   좋아요 5 | URL
저도 그래서 웃다가 바로 이 분 소설 있나 찾아봤었어요ㅋㅋㅋㅋ저는 처음인데 많이들 알고 계시나봐요. 수연님이 팬이라 하시니 다른 작품도 더 읽어볼래요~♡

수이 2021-06-02 11:52   좋아요 4 | URL
금정연 전전 알라딘 인문MD 였어요. 그때는 글 이렇게 잘 쓰는지 몰랐는데_ 요즘 육아에 몰빵중이시던데 소설 쓰면 어떨까 진짜 궁금해요. 전 팬인데 한 권 읽었어요 ㅋㅋㅋㅋ 🤣 그 책 읽고 팬 된 건데 나이롱 팬이네요;; 금정연 첫 책 있어요. 그거 읽어보세요 미미님

미미 2021-06-02 12:37   좋아요 4 | URL
어머! 수연님 댓글 보고 검색해보니 알라딘 MD뜨네요ㅋㅋㅋㅋ 이 책에서 인터넷서점 언급한게 알라딘이었군여!! 더 좋아짐요! ㅋㅋ찾아서 읽어볼께요😆

새파랑 2021-06-02 12: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은 문장보면 재미있을거 같았는데 앞쪽에 몰빵했나 보네요 ㅋ 그래도 긍금~~!

미미 2021-06-02 12:56   좋아요 4 | URL
날짜를 보면 순차적인것도 아닌데 그랬어요.ㅋㅋㅋ 그래도 재밌는 부분들 너무 좋았고 카뮈 부분은 울컥해요~🥲

페넬로페 2021-06-02 13: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읽을때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착각합니다
저는 미미님이 젤 처음 올려주실때 인용한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을 넘 잘 읽고 있어요
다른 책 제쳐두고 읽고 있습니다^^

미미 2021-06-02 14:03   좋아요 4 | URL
저는 찜만 해두었는데 페넬로페님 잘 읽고 계시다니 기대됩니다~^^♡

scott 2021-06-02 15:35   좋아요 4 | URL
미미님이 읽는거
저도 마구 따라읽는
나는야 따라쟁이,쟁이 ~(‾⌣‾~)

미미 2021-06-02 15:46   좋아요 4 | URL
저도 스콧님 따라쟁이~^^♡ ❀´ ¸.☆¸.✿¸.•°*”˜ƸӜƷ˜”*°•.•.¸ღ¸☆´ ¸.✿´´

2021-06-02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02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6-02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궁금! 앞부분이라도 건지면 장땡!ㅋㅋㅋㅋㅋ

미미 2021-06-02 22:5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귀여운 툐툐님 말씀이 정답~♡ 뒷부분도 카뮈부분 건졌지용!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6-03 0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 미미님 평이 구매욕을 낮춰줬음요. 땡큐~~~^^;;;;

미미 2021-06-03 07:42   좋아요 0 | URL
유어웰컴ㅋㅋㅋㅋ그래도 빌려보셨다가 구매하실수도 있습니다.^^*ㅋㅋ
 

캉브르메르네의 초라함과 게르망트네의 위대함을 아는 누군가를, 다시 말해 사교계가 존재한다는 것을아는 누군가를 발견한 후부터, 그는 정말로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꼈다. 

마치 지구에 있는 모든 도서관이 불타 완전히 무지한 종족이 부상하는 가운데, 누군가가 호라티우스의 시구를인용하는 걸 들으면서 한 나이 든 라틴어 학자가 다시 땅에 발을 딛고 삶을 신뢰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 P409

"나는 이 모든 것을 예술적인 관점에서만 다룬다네, 정치는 내 소관이 아니고, 또 그 유명한후손 중에 스피노자를 포함하고 있는 민족을 통째로 비난할수는 없으며, 거기에 블로크도 있으니까. 또 나는 유대인 교회당을 다니면서 끌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기에는 지나치게 렘브란트를 존경한다네.(샤를뤼스) - P451

* 렘브란트는 유대인은 아니었지만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거리에 살았다. 그는스피노자의 적인 정통 유대교 사제들을 이웃으로 두었으며, 또 그들과 친구로지냈다고 한다. 스피노자보다 나이가 많은 렘브란트가 유대인인 스피노자를 알고 그림으로 그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든 자신이 살았던 동네 주민들과유대인 교회당에 대한 그림은 여러 편 남겼다.(소돔』, 폴리오, 627쪽 참조.) - P451

온갖 가능한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굴려 보지만, 진실은 결코 거기에 들어오지 않으며, 그러다 우리가 가장 기대하지 않는 순간, 밖으로부터 와서는 무시무시한 주사로 우리의몸을 찌르고 영원토록 상처를 낸다.  - P465

사피즘: 여자 동성애를 가리키는 이 말은, 그리스 여성 시인 사포와 그 제자들의 관계를 지칭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다.
- P467

어쨌든 술에 취했으면서도 주먹이 무서워 행인 부르기를 자제하듯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알베르틴이라고 말하는 그런 경솔한 짓은 ㅡ질베르를 사랑했던 시절에 했던 것처럼 ㅡ하지 않으려고 자제했다.  - P480

두세 번 나는 어느 한순간, 이 방과 책장이 놓인 세계, 또 그안에서 알베르틴이 그토록 미미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던 이세계가, 어쩌면 내게는 유일한 현실인 지적인 세계이며, 또 내슬픔은 뭔가 소설을 읽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슬픔이며, 오직 광인만이 그 슬픔을 영속적이고 항구적인, 그리고 자신의삶 속으로 연장되는 슬픔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런 현실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지 활활 타오르는 종이로 만든 둥근 테를 뚫고 통과하듯이 내 고통을 극복하고,
또 한 권의 소설을 읽고 나서 허구적인 여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하듯이 알베르틴의 행동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 위해서는 어쩌면 내 의지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생각했다. 

- P485

마치 오랫동안 계속해서 책을 읽다 보면, 책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다가, 느닷없이 우리 주위에 동일한 주기에따라 불가피하게 지나갈 수밖에 없는 태양이, 전날 같은 시각에 와 있었던 걸 정확히 기억하고 일몰을 준비하는, 그런 동일한 조화와 교감을 그 주위에 깨어나게 하듯이,  - P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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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02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느덧 8권 완독이시네요~~ 저도 내일부터 3권을 읽어야 겠어요~!! (도서관 불타면 안되는데 ㅎㅎ)

미미 2021-06-02 00:26   좋아요 2 | URL
에궁 어제 이 책에 시간을 많이 못써서 저는 좀 남아있어용!ㅋㅋ 하루 짬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당ㅋㅋ내일 아니 오늘이네요 다시 새파랑님 프루스트의 세계로 훨훨 *^^*

scott 2021-06-02 00:51   좋아요 2 | URL
두분 6월 마지막 주에 5권에서 만나 실것 같은 예감이
쓰윽
❛ ᗜ❛ ฅ

새파랑 2021-06-02 08:47   좋아요 2 | URL
제가 부지런히 읽어야 할거 같아요 ^^ 스콧님이 감독 해주셔야 됨

유부만두 2021-06-02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권부터 거슬러 오시는거죠?!!! 전 4권 막 시작했어요. 우리 언제 만나나요? ^^

미미 2021-06-02 10:40   좋아요 1 | URL
네! 날 좋고 물 좋은 프루스트의 어느 풍경에서 만나 마들렌에 홍차 마셔요!ㅋㅋ스콧님은 이미 가 계시고 새파랑님은 빠른 걷기로 가고 계시고 뒤이어 제가 걸어가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