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8권>

-소돔과 고모라

악과 타락을 상징하는 두 도시

"이 유명한 악의 두 도시는 창세기에 나오는 '평지의 다섯 성읍'에 속했다. 아브라함 족장의 조카인 롯은 소돔으로 이주했으나, 소돔과 고모라가 워낙 타락한 탓에 신은 아브라함에게 두 도시를 파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브라함이 신에게 만약 그곳에서 열 명의 의인을 찾을 수 있다면 어찌하겠느냐고 묻자 신은 파괴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의인은 열 명이 되지 않았다. 결국 신은 두 도시를 파괴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사람의 모습을 취한) 천사 둘을 미리 보내 롯과 그의 가족을 구하게 했다. 밤이 되자 소돔 사람들이 롯의 집을 에워싸고 두 손님을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두 손님과 섹스를 하려는 것이었는데, 동성애를 뜻하는 남색(sodomy)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손님들은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고, 롯과 가족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고 도시를 떠나라고 했다. 그런데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소금기둥'으로 변한다. 신은 두 도시를 불과 유황으로 파괴했다(창세기 19).
성서에서 소돔과 고모라는 악이 지배하는 곳을 가리키는 의미로 두루 사용된다. 신약성서의 베드로후서는 "무법한 자들의 음란한 행실"이 도시를 파멸로 이끌어갔다고 말한다(베드로후서 2:7~8). 타락한 로마제국의 도시에 사는 그리스도교도들은 자신을 롯에 비유하면서 의롭지 못한 환경에서도 의롭게 살고자 애썼다. 고고학자들이 기원후 79년 화산 폭발로 파괴된 이탈리아의 도시 폼페이를 발굴했을 때, 그리스도교도로 추측되는 어떤 사람이 벽에 새겨놓은 'SODOMA GOMORRA'라는 글자들이 발견되었다.
수백 년 동안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의 명칭은 '소돔법(sodomy law)'이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인 조반니 바치는 소도마(Sodoma)라는 별명에 자부심을 가졌는데, 미술사가들은 그 이름을 더 친숙하게 여긴다."

 소돔과 고모라 [Sodom and Gommorrah] (『바이블 키워드』, 2007. 12. 24., J. 스티븐 랭, 남경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8권의 부제는 '소돔과 고모라'다. 역시 사교계가 주요 무대이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계급이 뚜렷했던 프랑스 사교계의 암투와 위선, 허영등을 바라보는 주인공 마르셀의 시선은 풍자와 은유로 채색되어 유쾌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연인 알베르틴의 바람끼와 동성애적 취향에 대해 알고 있는 상태이며-그래서 부제가 소돔과 고모라- 여기에 그의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져(일반인도 이런 상황에서 제정신을 붙들고 살기 힘들텐데 프루스트의 섬세한 감성을 드러내는 주인공이 어떨지 상상해 보자)몹시도 불안해 한다. 게다가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그녀로 인해 마르셀의 가슴은 너덜너덜해졌다. 몇 번 그 아픔으로 오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꾸만 조인성의 '발리에서 생긴일' 오열장면이 떠올랐다. 마르셀도 그때의 조인성처럼 앞에서는 덤덤한척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뒤에서 몰래 숨죽여 울기 때문이다. (당시 조인성의 오열장면이 인기였는데 입틀막사진을 못찼겠다. 대신 다른거라도 일단 올려본다. 지금봐도 왜이렇게 웃긴지! 사람이 이렇게 우는데, 참. 나는 너무 사악한 걸까?)또 다른 주요 인물 중 한명인 남남커플 샤를뤼스와 모렐의 관계도 제법 재밌게 읽힌다. 


좋았지만 쓸 얘기가 너무 없다. 창피해서 그냥 안쓰고 넘어가려다 용기내어 올림! 나중에 1권부터 11권까지 쭉 한 번 다시 읽으면 쓸 얘기가 더 나오지 않을까? 더불어 당시 프랑스 사회에 대해서도 더 찾아보고 말이지. 감히 읽었지만 감히 정리할 수는 없는 이 미친 디테일의 지적 결과물! 아직 내 수준에선 찬양만 할 뿐.


며칠전 도서관에 갔다가 운명처럼 프루스트의 책들을 만났다. 오늘도 가야 하는데 목표는 책을 반납하고 제발 좀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안그럼 나도 집에와서 쌓인 책 보고 오열해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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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03 14: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댓글 자리 예약 찜♡!

미미 2021-06-03 14:19   좋아요 4 | URL
별로 쓴게 없어서 민망하네요ㅋㅋㅋㅋ그래도 감솨~♡♡

scott 2021-06-03 15:59   좋아요 4 | URL
조인성 입틀막 사진 찾았는뎅
짠돌이 알라딘 댓글 창에는 사진 파일 못올림 (•́ε•̀;ก)💦

잃시찾 올재 클래식 번역 김창석 님이 하셨는데
1954년 출간된 프랑스어판을 거의 반세기 넘게 다듬어서
원문에 굉장히 충실합니다
전 민음판은 소장용으로 책꽂이(몇몇 구절 참고용으로)
완독은 김창석번역본 -국일 출판사
올재 번역본은 외출용으로 ❛ ڡ ❛

미미 2021-06-03 16:05   좋아요 3 | URL
오오 고급정보!!👍 바로 김창석님의 번역본 찾아 담았어요!! 스콧님은 프루스트 찐팬^^♡

행복한책읽기 2021-06-03 16:31   좋아요 4 | URL
와우. 지두 보관함에당^^

페넬로페 2021-06-03 14: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놔~~
조인성 어째요^^
책읽고 아무리 생각해도 쓸거리가 없을때 느끼는 암담함 알지요^^
아니 우울함이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이 책은 그냥 ‘ 읽다‘~~
그거면 된겁니다^^

미미 2021-06-03 14:36   좋아요 4 | URL
조인성 우는 모습보면서 이겨내고 있습니다ㅋㅋㅋㅋ^^*
메모도 하면서 읽었는데 사건이 너무많아 잘 정리되지 않네요🙄😆

새파랑 2021-06-03 14: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인성은 입틀막이 아니라 주먹을 입에 넣는거 아니였나요?? ㅎㅎ
후반부에는 주인공과 스완의 삶이 닮아가는 내용처럼 보이네요~ (아닐수도 있고 ㅋ)
미미님 사진보고 갑자기 생각난게 권별로 다른 출판사의 ˝잃.시.찾˝을 읽어보는건 어떨까요? 미미님은 가능할거 같아요 ^^

미미 2021-06-03 15:00   좋아요 3 | URL
그것도 입틀막인줄 알았어요ㅋㅋㅋㅋ
새파랑님 다른 출판사도 같이 읽으라는 말씀? 저 그러다 쌍코피납니다.😭 만화책은 보고 싶더라구요.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6-03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감히 읽었지만 감히 정리할 수 없다> 아닙니다. 감히 정리하셨습니다. 미미님 덕에 소돔과 고모라 월척을 낚았네요. 읽지 않고 <잃시찾>8권을 아는 척하기^^
조인성. 저 드라마 얼척이 없어 싫어했지만 주연 셋 땜에 얼척없음이 어디까지 가려나 궁금해 본 1인 ㅋ

미미 2021-06-03 16:35   좋아요 3 | URL
아 정말 재밌고 반복해서 읽고 싶고 온통 밑줄치고 싶은데 뭐라 표현할수가 없네용ㅋㅋ나중에 새파랑님 정리한거 보심 더 잘 이해되실거예요ㅋㅋㅋ저 드라마 저에겐 개콘이상이었어요ㅋㅋ

새파랑 2021-06-03 16:46   좋아요 3 | URL
앗 ㅡㅡ 전 미미님 글 보고 이해중인데... 소돔과 고모라 1권 까지 읽으시고 다시 종합해서 알려주실꺼라 믿어요^^

미미 2021-06-03 17:46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 저에게 너무 스파르타방식이예요ㅋㅋㅋㅋㅋ안그래도 답답해서 관련책 한권 주문하고 도서관서도 또다른 책 빌려옴요(둘다 프루스트 관계된책;;)😆

coolcat329 2021-06-03 16: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리 잘 하셨어요~~연인의 동성애를 집중해서 다루나보군요. 저는 읽을 엄두가 안 나기에 이렇게 정리해주신 글 너무 재밌습니다 ~~

미미 2021-06-03 17:48   좋아요 3 | URL
아 쿨캣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저 너무 행복하죠~♡ 언젠가 읽어보신다면 후회안하실거예요!*^^*

mini74 2021-06-03 19: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 8권 ㅠㅠ 저 1권 읽고 막 혼자 어깨 두드려주며 잘했어 잘했어 했는데 ㅎㅎ 저 아쩌면 1권만 읽은 여자 될지도 몰라 했는데 미미님 새파랑님 글 보면 또 막 읽고 싶어지고 그래요 ㅎㅎ

미미 2021-06-03 19:25   좋아요 4 | URL
1권 읽으신것도 정말 놀랍고 칭찬받아야 합니다. 거기서 포기하는 사람많잖아요! 저도 무너지고 거꾸로 읽기함요^^* 계속 같이 읽어요~♡

반유행열반인 2021-06-03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쥬황주황판 김창석 시인 번역본 소장중인데 읽는 일은 자꾸 미루네요 ㅎㅎㅎ

미미 2021-06-03 21:52   좋아요 2 | URL
깜짝 놀랐어요ㅋㅋㅋ동시에! 도서관에서 일단 한 권만 빌려왔는데 구입하려니 절판이어서 참 속상합니다ㅠ

반유행열반인 2021-06-03 22:04   좋아요 2 | URL
저때 교보문고에서만 단독 판매라 온라인에서도 줄 서서 조마조마하며 사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ㅋ이웃님이 판매 소식 알려줘가지고 해헤 뭔지 모르지만 고전이래 신나서 쟁여두고 그 유명한 빵부스러기 든 차 장면까지 보고 내내 쉬고 있어요 ㅋㅋㅋㅋ조만간 조금씩 따라가겠사옵니다. 중간에서 만나요 ㅋㅋㅋㅋ

미미 2021-06-03 22:06   좋아요 2 | URL
아 부럽습니다! 저는 김창석 시인의 존재도 오늘 알았거든요. 30년 내공이 담겼다는데! 부디 상태좋은 중고라도 건질 수 있음 좋겠어요ㅋㅋㅋㅋ홍차와 마들렌 준비하고 기다릴께요~^^♡
 

이제까지 여성들은 ‘위대한 여성‘의 삶에 개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남성이 해준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에게 교육이 허락된 것은5천 년 인류 역사에서, 채 1백 년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를갖고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여성들이 ‘한 명 이상‘ 등장하기시작한 것은 근대 대중 교육이 보급된 이후였다. 오늘날 여성들이
‘나혜석‘처럼 살기 위해서, 새로운 삶에 대한 동경과 열망이 두려움으로 귀착되지 않기 위해서, 가부장제로부터 여성을 탈환해 오기위해서, 우리에게는 언어가 필요하다.
- P99

☆☆☆☆☆☆☆

자본이나 국가가 노동운동은 탄압하지만 강단 좌파에 대해서는너그럽듯이, 대개 지배 세력들은 저항 세력의 ‘운동‘ 보다는 ‘~학‘
이 안전하다고 느끼며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여성주의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여성운동‘이나 ‘여성학이나 모두 지배세력의 적대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설명해주는 여성주의 지식을 갖는 것, 여성의 시각에서 세상과 관계를새롭게 해석하는 것, 여성이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이 참지 못한다. 

근대 미국에서 국민의무 교육이 실시되었을 때도 흑인 노예와 가정주부는 예외였다.
사회는 이들이 교육을 통해 자기 노동의 의미를 깨달을 때, 어떤일이 일어날지 잘 알았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언어는 자원과 권력이동의 전제이며 시작이기 때문이다.
- P100

한국 여성의 고등교육 수혜율‘은 세계 최상위권인데, 취업률과 취업의 질은 100위권 밖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은 노동 시장이 아니라 결혼 시장으로 진출한다.

(작년 통계에 OECD국가중 남녀 임금격차 1위는 대한민국이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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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6-03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있어요. 기념판은 구입해야 제 맛 아닌가요? ㅎㅎㅎㅎ 언제봐도 항상 반갑고 좋은 책.
오늘은 미미님 방에서 발견!!!

미미 2021-06-03 11:27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갖고 계실것 같았어요♡ㅋㅋㅋㅋ너무 좋아서 아껴읽고 있지요~재독, 삼독하고 싶은 내용이네요*^^*

새파랑 2021-06-03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태그지랑 반듯한 밑줄은 무엇인가요 ~!! 제가 읽고 있는 책이랑 너무 비교되네요 ㅜㅜ

미미 2021-06-03 14:42   좋아요 1 | URL
책 중에 가장 많이 붙이고 있음요!ㅋㅋㅋㅋ쉴틈 없이 붙이게 되는 내용이예요!😆🤭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7권>

"이 모든 말들은," 하고 독자는말할 것이다. 
"부인이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것도가르쳐 주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이 이 문제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체했으니, 작가 선생, 일 분만 더 시간을 허비해서 당신같이 젊은 사람이 (혹은 당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면 당신의 주인공 같은 사람이) 그토록 잘 아는 여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만큼 벌써 기억력이 없는 게 유감이라고 말하게 해 주시오."

독자 선생, 사실 유감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거기서, 이름과말들이 사유의 밝은 지대로부터 사라져 우리가 가장 잘 알던사람들의 이름조차 스스로에게 명명하기를 단념해야 하는 시기가 온 조짐을 느낀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슬픈 일이오.

<독자와 대화를 셀프로 하고 있다. 역시 달라ㅋ>
(놀라운건 프루스트 자신도- ‘지체‘란 표현으로
특정 -이야기가 길 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 - P104

사실 우리가 잘 아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 젊은 시절부터 이런 노고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이런 결함이 단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름, 물론자연스럽게 잊어버린 이름, 기억하느라 피로해지고 싶지 않은 이름과 더불어서만 나타난다면, 이런 결함도 이득이 없는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게 뭔가요?" 독자 선생, 질병만이
그걸 주목하게 하고 가르쳐 주고,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우리가 알지 못할 구조를 분석하게 해 줄 거요. 밤마다 침대에 풀썩 쓰러져서는 잠에서 깨어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까지는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남자, 그런 남자가 잠에 관해 커다란발견이 아니라면 적어도 작은 관찰이라도 해 보려고 생각할것 같소? 

그는 자신이 자는지 마는지도 잘 알지 못하오. 약간의 불면은 잠을 음미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투사하는 데 그리쓸모없는 것만은 아니라오. 결함 없는 기억이란 기억 현상을연구하기 위한 강력한 자극제는 되지 못한다오. 
"어쨌든 아르파종 부인이 당신을 대공에게 소개해 주었나요?" 아니요. 하지만 얘기를 계속하게 그만 입을 다물어 주시오.

<독자와의 셀프 대화2> 알아서 마무리ㅋㅋㅋ - P104

* Gabriele d‘Annunzio(1863~1938).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1910년에는 채무 때문에 프랑스로 도피했는데, 키가 작았지만 여성 편력으로유명했으며 파리 사교계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 P129

그녀에겐 항상 누군가에게 누설할 국가 기밀이나 소개해 줄 실력자, 제공할 거장의 수채화가있었다. 이런 모든 불필요한 매력에는 조금은 거짓이 포함되었지만, 그래도 그것은 그녀의 삶을 한 편의 재치가 번득이는복잡하게 꼬인 코미디로 만들었고, 그녀가 도지사들과 장군을 임명하게 한 것도 정확한 사실이었다.
- P132

사실 우리는 언제나 나중에 가서야 우리의 적이 해당 진영에 속하는 데에는 그 진영의 정당성과는무관한 어떤 이유가 있으며, 또 우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약 그들을 인용하기에 도덕적인 품성이 지나치게 비열하거나 통찰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각각 그 지성 또는 곧은 성품에의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206

한번은 그녀 앞에서 샤를뤼스 씨가 요즘 어떤 사람에게 꽤 강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말하자, 놀랍게도 그 즉시 대공 부인의 눈에, 마치 눈동자 속에 어떤 균열의 홈이 파이듯, 우리의 말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마음속에 휘저어 놓은 어떤 상념에서 나온 듯,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혼란스러운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시선이란 표면까지 올라와 한 순간 눈빛마저 변하게 하는 은밀한 상념에서 나온 듯, 여느 때와는 다른 순간적인 선이 끼어드는 것이 보였다. 

- P210

문명의 발전은 각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장점 또는 새로운 악덕을 드러나게 하여,
친구들과의 관계를 보다 소중하게 또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 P235

병이란 우리가 가장 귀 기울이는 의사로서 인간은 선의와 지식에는 약속만 하지만 고통에는 복종하는 법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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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3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우 10권에서 시작하신거 맞죠? 벌써 7권
이 독특한 독서법을 응원합니다. ^^

미미 2021-06-03 10:40   좋아요 2 | URL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하는 정신으로 읽고 있습니다.ㅋㅋ감솨~^^♡

새파랑 2021-06-03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독특해서 무서워요ㅎㅎ 독자와의 셀프 대화 웃기네요.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프루스트도 힘들었을듯 ~!

미미 2021-06-03 10:48   좋아요 2 | URL
저를 이 모습으로 키우고 있는건 새파랑님 역할이 큽니다!ㅋㅋㅋㅋ저녁 식사만 40페이지 넘기는 시작으로 쓰다보니 점점 일이커져 좀 힘들었을것도 같아요ㅋㅋ

새파랑 2021-06-03 11:10   좋아요 2 | URL
제가 끌려다니고 있는거 같은데 ㅎㅎ 6권은 천천히 시작해주세요^^

미미 2021-06-03 11:13   좋아요 2 | URL
먼저 읽으실것 같은데요^^* 저는 메이트없인 안뛰죠ㅋㅋㅋ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7권>

이는 마치 동일한 간격을 두고 무한 반복되면서 새로운 모티프나 음조의 변화, 주제의 ‘반복‘
을 지나치게 화려한 준비 부분과 더불어 — 가져오는 베토벤의 그 질문하는 듯한 악절과도 비슷했다. 하지만 그와 달리샤를뤼스 씨와 쥐피앵의 시선은, 적어도 일시적이긴 했지만뭔가에 이르고자 하는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아름다웠다.  - P22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듯이, 같은 악덕을 가진 사람들도 서로를 알아보는 법이다.  - P82

그 악덕이란, 같이 있으면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중단하는 걸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혼자 떠들어 대기를 좋아한다는것이었다. 어느 유명한 소네트 가 말하듯, 그 병에는 어떤 약도 없다고 즉시 판단했으므로, 그들은 침묵을 지키는 대신 상대가 뭐라고 지껄이든 상관하지 않고 각자 지껄이기로 작정했다. 이것이 바로 몰리에르의 연극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다른 것을 말하는 데서 생기는 그런 웅성거림을 만들어 냈다.
남작은 우렁찬 목소리로 시도니아 씨의 가냘픈 목소리를 덮으면서 자신의 우세를 확신했다. 그렇지만 시도니아 씨를 저지하지는 못했는데, 샤를뤼스 씨가 숨을 고르고 있을 때 흔들리지 않고 연설을 계속해 대는 스페인 대귀족의 속삭임이 그간격을 메꾸었기 때문이다. 

(그림이 그려진다. 이런 묘사 너무 웃김ㅋ) - P83

그러나 때로 미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사이에 우리 속에 머무르며, 또 우리가 거짓이라고 생각하면서 했던 말이 임박한 미래에 있을 현실을 그려 내기도 한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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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02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무서워요 ㅋ 아 저 아직 3권 제대로 읽기 시작 못했는데 ㅎㅎ

미미 2021-06-02 23: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저 새파랑님 속도에 무서워서 매일 읽고 있는데요!🙄😁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 원고지를 앞에 둔 당신에게
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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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은 정말 재밌었는데 후반부 지루한 면이 없지않다. but 뒷쪽 장 그르니에와 알베르 카뮈 이야기는 여러모로 좋았다. 저자도 밝혔듯 이 책은 문장론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인물과 사상, 시사IN,프레시안 등 여러 잡지와 신문에 들어간 서평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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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6-02 11: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금정연이 소설 쓰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 친구들처럼 쓰려나 아니면 다른 번뜩이는 작품을 쓰려나 하고. 앗 이 책도 읽지 못했네요 나름 금정연 팬이라고 떠들고 다니는데 ㅎㅎㅎ

미미 2021-06-02 11:48   좋아요 5 | URL
저도 그래서 웃다가 바로 이 분 소설 있나 찾아봤었어요ㅋㅋㅋㅋ저는 처음인데 많이들 알고 계시나봐요. 수연님이 팬이라 하시니 다른 작품도 더 읽어볼래요~♡

수이 2021-06-02 11:52   좋아요 4 | URL
금정연 전전 알라딘 인문MD 였어요. 그때는 글 이렇게 잘 쓰는지 몰랐는데_ 요즘 육아에 몰빵중이시던데 소설 쓰면 어떨까 진짜 궁금해요. 전 팬인데 한 권 읽었어요 ㅋㅋㅋㅋ 🤣 그 책 읽고 팬 된 건데 나이롱 팬이네요;; 금정연 첫 책 있어요. 그거 읽어보세요 미미님

미미 2021-06-02 12:37   좋아요 4 | URL
어머! 수연님 댓글 보고 검색해보니 알라딘 MD뜨네요ㅋㅋㅋㅋ 이 책에서 인터넷서점 언급한게 알라딘이었군여!! 더 좋아짐요! ㅋㅋ찾아서 읽어볼께요😆

새파랑 2021-06-02 12: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은 문장보면 재미있을거 같았는데 앞쪽에 몰빵했나 보네요 ㅋ 그래도 긍금~~!

미미 2021-06-02 12:56   좋아요 4 | URL
날짜를 보면 순차적인것도 아닌데 그랬어요.ㅋㅋㅋ 그래도 재밌는 부분들 너무 좋았고 카뮈 부분은 울컥해요~🥲

페넬로페 2021-06-02 13: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읽을때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착각합니다
저는 미미님이 젤 처음 올려주실때 인용한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을 넘 잘 읽고 있어요
다른 책 제쳐두고 읽고 있습니다^^

미미 2021-06-02 14:03   좋아요 4 | URL
저는 찜만 해두었는데 페넬로페님 잘 읽고 계시다니 기대됩니다~^^♡

scott 2021-06-02 15:35   좋아요 4 | URL
미미님이 읽는거
저도 마구 따라읽는
나는야 따라쟁이,쟁이 ~(‾⌣‾~)

미미 2021-06-02 15:46   좋아요 4 | URL
저도 스콧님 따라쟁이~^^♡ ❀´ ¸.☆¸.✿¸.•°*”˜ƸӜƷ˜”*°•.•.¸ღ¸☆´ ¸.✿´´

2021-06-02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02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6-02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궁금! 앞부분이라도 건지면 장땡!ㅋㅋㅋㅋㅋ

미미 2021-06-02 22:5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귀여운 툐툐님 말씀이 정답~♡ 뒷부분도 카뮈부분 건졌지용!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6-03 0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 미미님 평이 구매욕을 낮춰줬음요. 땡큐~~~^^;;;;

미미 2021-06-03 07:42   좋아요 0 | URL
유어웰컴ㅋㅋㅋㅋ그래도 빌려보셨다가 구매하실수도 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