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
브라이안 왈쉬 외 지음, 김기현 외 옮김 / 살림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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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체 문화는 그 불안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요사이 고등교육을 받은 지적이고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많은 사람들이

극히 일상적인 일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예컨대 사람을 사귀거나 아이를 갖는 것과 같은 일들에 대해 불안해한다.


 

1. 줄거리 。。。。。。。

 

     제목이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다. 크게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현대사회의 한 주요한 조류로 자리 잡은 포스트모더니즘을 하나의 세계관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한다. 저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장점(모더니티가 갖고 있던 각종 문제점들을 일부 극복했다는)들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세계관이 갖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과 부작용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부분이다. 특별히 포스트모더니즘이 가져온 근본적인 존재론적-인식론적 불안과 불안정,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길로 성경의 메타내러티브를 기초로한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2. 감상평 。。。。。。。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이론적인 책이었다. 얼마 전 읽었던 『완전한 진리』가 기독교 세계관의 실천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다뤘다면, 이 책은 그것의 이론적인 우위성을 좀 더 강조하고 있다. 장르를 생각해 보면 현대철학이나 대중문화이론(이게 생각보다 무지 어려운 분야다)에 가까운 이론서이다.

 

     제목에도 나와 있고, 앞서 책 내용 요약부에도 적었듯, 이 책은 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기독교 세계관. 그 중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저자들의 분석은 매우 깊고 정교하다. 학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강의를 몇 개 들어 놓은 것이 그나마 내용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정도.(처음부터 이 책을 열었다면 머리를 붙잡고 쓰러졌을지도...;;) 흔히 빠지기 쉬운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부정의 함정을 적절하게 피해가면서, 포스트모더니티라는 복잡한 세계관의 공과를 노리고 있다. 그 결과로 저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사람들을 행복과 평화로 이끌어 가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 결론을 내기까지의 과정들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저자들이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 것은 기독교 세계관이다. 단지 성경이 제일이니 그것이 옳다는 식의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세계관적인 해결책들이 포스트모더니즘이 가져온 파괴적인 결과들을 치유할 수 있음을 매우 학문적으로(특별히 철학적으로)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기독교 세계관을 하나의 메타내러티브(거대한 이야기, 세계와 전체를 포괄하는 근원적 이야기)로 보고 이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포스트모더니즘 특유의 분절성과 단절성, 고립성에 대한 구조적인 반론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책의 내용은 매우 학문적이고 짜임새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저자들은 현대인들에게 주요한 삶의 원리로 작용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사실 이 말자체가 웃기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어떠한 주도적 원리도 고의적으로 부정하는 사상이 담겨 있으니)이 가진 문제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그 해결책으로서의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대로(또는 자신의 원칙대로) 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때와 장소에 따라 각각 다른 원리와 세계관에 입각한 행동원칙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 자신은 그 사실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완전한 진리』의 낸시 피어시는 바로 그런 부분에 집중을 했고, 사람들이 자신의 원칙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근대주의를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그리고 메타내러티브로서의 성경 기사의 해석은 이 책이 갖는 귀중한 자산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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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21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이 책도 관심이 가요 ^^

노란가방 2007-12-21 23:45   좋아요 0 | URL
약간 어렵긴 하지만 쭈욱 읽어 나가시면 좋을 책입니다. ^^
 
완전한 진리
낸시 피어시 지음, 홍병룡 옮김 / 복있는사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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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사실은, 우리가 인간의 사고체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하나의 인간적 사고체계의 산물,

곧 프란시스 베이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다는 점이다.

 

1. 요약 。。。。。。。

 

     ‘완전한 진리’라는 책의 제목이 썩 잘 지어진 것 같지 않다. 어떻게 보면 저자가 잘난 체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도대체 누가 자신의 책을 ‘완전한’ 무엇으로 부를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의 영어 제목인 ‘Total Truth’는 ‘완전한 진리’보다는 ‘총체적 진리’로 번역하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의역을 해 보자면 ‘진정으로 일관성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길’ 정도가 좋지 않을까.(물론 이러면 제목이 너무 늘어지는 감이 있겠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총체적인 진리’를 제시하기 위해 쓰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총체적이지 못한, 일관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의식을 전제한다. 이런 의식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것은 책의 2부이다. 저자는 이런 현실의 원인을 계몽주의시대 이래로 인류를 사로잡고 있는 ‘모든 것의 기준은 인간 이성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자는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진화론’을 예로 든다. 진화론에 따르면 모든 것은 물질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세상은 그 물질들이 발전하고 있는 중간단계일 뿐이다. 모든 것은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탐구되어야 하며, 인간의 정신, 감정, 영혼과 같은 것들은 착각일 뿐이고 완전히 화학적 작용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진화론적 전제는 우리의 ‘경험’과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인간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진화론적 전제에 따르면 모든 것은 거의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뇌의 특정한 부분에 특정한 화학적 작용이 일어나서 생기는 작용일 뿐이라면, 왜 어떤 사람은 전혀 사랑을 느끼지 않는 사람에게 또 다른 사람은 그것을 느끼는가. 왜 어떤 사람은 바나나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그것을 싫어하는가. 매우 간단한 이런 질문들에 진화론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

     진화론의 사회학적 적용으로 넘어가면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화된다. 진화론적 사회학자들은 ‘도덕’이나 ‘윤리’는 그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일련의 견해 정도로 설명해버렸다.(사회계약론은 이런 견해를 거의 정설로 만들어버렸다.) 절대적인 인간 행동의 기준 따위는 한심한 소리로 치부되고 만 것이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미국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설문조사를 통해 얻어낸 결과는 이런 견해의 위험스런 결론을 잘 보여준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어내라고 했는데, 결과를 종합해 본 결과 나온 것은 마약, 술, 섹스(그들이 특별히 불량한 학생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였다. 이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어서 도덕을 ‘결정’하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사실 이러한 도덕적 붕괴현상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드물지 않은 일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진화론에 충실한 삶을 산 결과는, 전혀 윤리적이지 않은 삶을 사는 학생이 윤리학자들의 주장을 잘 외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A+ 학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나고 만다. 

     여전히 사람들은 ‘도덕’을 필요로 하고, ‘윤리’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것은 진화론적 전제와는 도저히 조화를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해 낸 것이 ‘사실과 가치의 영역의 분리’였다. 소위 사실의 영역은 여전히 진화론적 전제가 작용하는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탐구가 되지만, 가치의 영역은 그와는 조금 다른 세계로 종교나 윤리의 세계이다. 결국 사회의 와해를 막기 위해 그들은 자신의 전제와는 다른 일종의 ‘도약’을 감행해야만 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 세계관만이 ‘일관된 삶’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창조-타락-구속으로 이어지는 기독교 세계관의 전제들은 이 세상에 대한 일관된 그림을 제시해 주며, 사실과 가치를 분리하는 ‘신앙적 도약’을 감행할 필요가 없는 좋은 길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1부에서 저자는 현 상황을 분석하며, 세계관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의 이력을 소개한 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윈주의(Darwinism)로 대변되는 ‘이성중시의 세계관’이 얼마나 널리 퍼져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론이 어떻게 자체적인 모순에 빠져있는지를 밝힌다. 3부에는 이런 현실에 교회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 이유가 미국교회의 예를 통해 설명된다. 4부에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고 이전에 설명된 내용을 종합하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2. 감상평 。。。。。。。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요즈음, 아마도 이 책이 올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저자의 스승인 프랜시스 쉐퍼 식의 차분하면서도 지적인 설명과 폭넓은 교제를 통한 많은 분야들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 그리고 많은 강연과 상담들을 통해 얻어진 사실적인 경험들은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주요 요인이다.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도예베르트(H. Dooyeweerd)나 카이퍼(A. Kuyper) 등으로 이어지는 네덜란드 개혁주의의 영향을 깊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독교 세계관이 그 쪽에서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차적으로 스승인 프랜시스 쉐퍼의 영향 때문인 듯하다.

 

     최근 몇 년간 제법 많은 세계관 관련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실천적인 부분이 강한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책에 실려 있는 많은 논지들은 당장 꺼내 사용해도 될 만큼 시의성이 강하다.(변증적 성격이 강한 쉐퍼의 제자답다.) 뿐만 아니라 서양철학 전반에 걸친 깊은 연구는 저자의 논의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저자는 소위 ‘무조건 믿어라’는 식의 강요를 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이 믿고 있는 것이 정말인지 한 번 이야기해보자’는 초대가 주요 내용을 이루고 있다.

     신앙과 실제 삶의 영역에서의 분리로 인해 고민을 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특히 학생들),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삶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거의 1,0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사실 미주나 생각해볼 질문들을 제외하면 본문은 약 700페이지로 줄어든다.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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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가슴으로 끌어안기
제인 루비에타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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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목회자는 항상 대기상태로 지내야 하며,

사람들의 본이 되어야 하고,

늘 교인들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1. 요약

 

        그 자신도 한 목회자의 아내로서 오랫동안 교회를 섬겨왔던 저자 제인 루비에타는, 자신의 경험과 함께 다른 많은 실제적인 사례들을 더해서 목회자가 목회 사역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목회자의 어려움을 알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자연히 그 일차적인 독자들은 목회자 혹은 목회자 훈련생들이라기보다는 (상대개념으로서의) 평신도들이다. 저자는 성도들이 어떻게 목회자가 안고 있는 고민들과 어려움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매우 넓어서 신임 목회자가 새로 부임했을 때부터, 은퇴 후의 일까지 포함하고 있을 정도이다. 



2. 감상평

 

        언뜻 단지 평신도들을 위한 책으로만 여겨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평신도들로 하여금 목회자들을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겪을 수 있는 매우 실제적인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목회의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목회의 사택문제, 적은 사례비,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턱없이 적은 개인 시간, 그리고 이로 인한 가정의 문제 등, 저자는 약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설명한다.(사실 어떤 의미에서 약간 사기가 꺾일 정도이다) 아마도 이 점이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목회자로서 교회를 섬긴다는 것이 어떤 어려움들을 감당해야만 하는 것인지를,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설명으로 진행한다. 역시 사역은 감상이 아니라 실제 삶과 관련된 일이다. 철저한 영적 준비뿐만이 아니라, 직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목회자로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책.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는 상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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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10계명 - 건강한 교회, 아름다운 교회를 위한
로렌스 패리스 지음, 김용운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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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기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사는 자신을 섬기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드려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길 힘을 기르기 위함이다.

 

 

 

1. 요약

 

        목회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신학교에서 이론은 몇 년씩 배웠을지 모르지만, 실제 목회 현장에 나가면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문제들, 아니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었더라고 하더라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미묘한’ 문제들을 자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로렌스 페리스 목사는 이런 실제 목회 현장에서 신임목사들이 겪을 수 있는 ‘미묘한’ 문제들에 대한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 목사가 교회에 부임해서 어떻게 그 교회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가 하는 부분부터, 어떻게 교회에 변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지역 사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목사 개인의 삶을 어떤 식으로 질서를 부여할 것인지 등, 매우 실제적인 지침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다. 



2. 감상평

 

        ‘목회 10계명’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질 수 있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도식적이며, 딱딱한 대답’이라는 느낌은 지워버려라. 저자는 현장에서의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경험들을 매우 실감나게 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흔히 이런 종류의 책들은 자신이 체험한 경험만이 절대적인 것처럼, 자칫 강압적인 주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데, 저자는 이런 부분에서도 적절한 ‘수위’를 지키고 있다.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글의 형식에서도 저자는 독자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몇 가지의 ‘계명들’(특히 8~10계명)은 내용상 서로 크게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 꼭 해야만 하는 중요한 말들이 많아서일지도 모르지만, 언뜻 10개라는 숫자를 맞추려고 일부러 늘린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준다. 



        꼭 담임목사의 경우가 아니라도, 교회에서 여러 분야에서 섬기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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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롤라모 사보나롤라 - 중세의 세례요한
김남준 / 솔로몬 / 199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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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내가 원하는 바는 추기경의 모자도 아니고 주교의 관도 아닙니다.

나는 그 어느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추기경의 붉은 모자 대신에,

오직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서 당신들의 성자들에게 주신 바

순교의 붉은 피로 물든 모자 그것을 원합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뿐입니다.

 

        중세 이탈리아에서 베네치아와 함께 최고조의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을 자랑했던 피렌체. 그 도시에 나타났던 이색적인 인물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기롤라모 사보나롤라였다. 사보나롤라는 매우 극단적인 두 가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한편에서는 광신적인 선동가로, 피렌체에 신정국가를 수립해 그 최고 지도자의 위치에 올라섰다가 몰락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반대편에서는 중세 기독교의 부정적인 면에 대한 개혁을 시도했던 개혁가라고 평가되고 있다. 

        책의 부제인 ‘중세의 세례요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사보나롤라라는 인물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사보나롤라는 중세라는 영적으로 혼탁한 시대적 상황에서 진리를 외치다가 결국 반대자들에 의해 순교를 당한 인물로 본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그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어린 시절에 관한 기록 자체가 적었기 때문인지 주로 청장년 이후의 일에 관해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전기문은 아니다. 저자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사보나롤라라는 인물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를 우선 하나의 위대한 설교자로 보고, 오늘날 설교자들이 따라가야할 한 표상으로 그를 조명하고 있다. 때문에 그와 관한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설교자로서의 그의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역사서로서의 측면은 좀 약한 편이다. 내가 사보나롤라라는 인물을 읽었던 다른 책과는 매우 평가가 다른데, 그런 평가를 내리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 또, 저자가 쓴 책에서 자주 찾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 ‘약간은 지나친 감이 있는 반복적 서술’이 아쉬웠다. 목적을 가지고 쓴 글이 대부분 그렇듯이 저자는 자신의 생각에 독자들이 따라와 주기를 바라고 있고,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주제의 반복이라는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지적하자면, 저자도 인정하고 있는 사보나롤라라는 인물이 가진 한계다. 저자는 그 한계를 단지 ‘시대적 상황’으로 돌리거나,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으로 보는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내가 생각하기엔 그 ‘한계’는 결코 작지만은 않은 부분이다.) 이런 한계점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지, 왜 문제시되지 않는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균형있는 서술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사보나롤라라는 인물이 흥미로운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아직 사보나롤라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그리 길지 않은 책이다.) 특별히 설교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설교 하나로 한 도시의 시민들을 리드했던 사보나롤라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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