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징표
브래드 멜처 지음, 박산호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9월
절판


"그냥 내 말 좀 들어주렴, 캘빈. 몇 주 전에 신문 칼럼니스트가 이런 말을 썼더라. 삶을 자시 살 수 있다면 근사하지 않겠냐고. 처음에 죽은 채로 시작해서 그렇게 세상에 나오는 거다. 그리고 노인으로 눈을 떠서 하루하루 더 젊어지고 건강해지는 거지. 1년씩 지날 때마다 온갖 지병이 사라지고, 머리숱도 많아지고, 용모도 더 근사해지고, 정력도 더 세지는 거야. 무엇보다 점점 더 젊어지면서 마침내 환상적인 오르가슴을 맞이하며 삶을 끝내는거지."
아버지는 이 말을 하면서 능글맞게 웃었다.
"우리의 모든 실수, 그동안 잘못했던 일들과 고통스런 후회들이 원래대로 돌아가서 고쳐지고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리면 어떻겠냐? 그러면 이런 상황도 좀 쉬워지지 않을까?" -5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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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른 차일드
키스 도나휴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절판


그들은 나를 훔쳤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숲에서 살았어. 바꿔친 이들 사이에서. 마침내 내가 인간 세상으로 돌아올 차례가 되자, 나는 그 질서를 받아들였지. 우리는 데이라는 아이를 찾아냈고 바꿔치기를 감행했어. 나는 그의 용서를 구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어쩌면 그 아이와 나는 너무 멀어져서 서로에게 닿을 수가 없을 거야. 이제 나는 오래전의 그 아이가 아니고, 그 아이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어. 그 아이는 떠났고 이제는 내가 헨리 데이지.-4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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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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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류 사학계가 해방 후 60년이 지난 현재도 일제 식민사학의 왜곡된 논리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주요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스승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학문풍토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당대에 쓴 1차 사료를 직접 검토해가며 자신의 이론을 확립한 것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사학자들과 그 한국인 제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고대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고조선과 한나라 시대로 직접 들어가 그 시대의 사료로 분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43쪽

대단히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이병도가 황해도 황주를 둔유현이라고 본 근거는 동어와 둔유의 음이 비슷하다는 주장 하나뿐이다. 표의문자인 한자를 발음이 비슷하든 이유하나만으로 같다고 단정한 것은 언어학적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중략)게다가 '우동어홀' 중에서 우 자와 홀 자는 마음대로 빼버리고 동어만을 취해 '동어가 둔유와 같은 말을 달리 쓴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대목에 이르면 그 논리적 비약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논리가 아직까지도 주류 학설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16쪽

낙랑군은 평양 지역에 있었고, 대방군은 황해도에 있었고, 임둔군은 함경도에 있었다는 인식이 사학계 주류의 정설인 것이다. 조선사편수회의 역사관과 동일한 인식구조다. 이런 인식을 가진 학자들이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라고 설치한 고구려연구재단과 동북아역사재단의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국가의 지원을 받아 한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또 존재할까? 한국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일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 일제 식민사학의 후예들이 모든 학문 권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174쪽

21세기를 살아갈 미래의 주역들은 역사를 통해 타인의 존재가치와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상대주의적 세계관을 배우고 그 틀 속에서 개방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언제까지 미래의 주역들이 사대주의와 폐쇄적 획일주의 속에서 과거 퇴행을 지향했던 노론의 가치관을 합습해야 하는가?-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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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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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현실일까. 자신에게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현실이 아니라면, 다른 어디에서 현실을 찾아야 할지 그녀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우선은 이것을 유일한 현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어떻게든 이 현실을 살아낼 뿐이다.-95쪽

수많은 매미들이 소나무 가지에 달라붙어 한껏 소리 높여 울고 있었다. 여름은 지금이 한창이지만 매미들은 그것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들은 남겨진 짧은 목숨을 사랑하듯이 소리를 주위에 울리고 있었다.-201쪽

중요한 것은 이리저리 움직이는 움직이는 선과 악에 대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면 현실적인 모럴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돼. 그래. 균형 그 자체가 선인 게야.-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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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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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시간에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한다. 아인슈타인이 증명했다. 현실이란 한없이 냉철하고 한없이 고독한 것이다.-24쪽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나도 반드시 배부르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야. 하지만 뛰어난 감을 가지고 있으면 굶어죽을 걱정은 없다는 거야."-144쪽

"다양한 예술, 다양한 희구, 그리고 또한 다양한 행동과 탐색은 선을 지향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이 지향하는 바를 통해 선이라는 것을 올바르게 규정할 수 있다."-366쪽

"앞일은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일세. 지도는 없어.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 모퉁이를 돌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어. 짐작도 못 하지."-4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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