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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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행복이란 형태가 좀처럼 없다고 생각해 왔다. 어릴 때부터 손님을 대하는 장사를 하면서 ㅁ낳은 사람들의 눈물을 보고 배운 것이다.삶에는 엇갈림과 슬픔과 고요한 행복만이, 밀여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거푸 나타날 뿐이다.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간혹 꿀 같은 순간이 있다. 어린 시절의 놀이처럼 잘못은 없지만 격렬하고, 영원히 그 호박색에 갇힐 듯 격정적인 달콤한 순간.-21쪽

하지만 내게는 즐거운 추억이 있다.지금은 아프지만, 언젠가는 곰삭아 야들야들해질 수많은 추억이. 백화점에서의 그 귀여운 장면도 지금은 아프고 괴로울 뿐이지만 언젠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주처럼 은은한 빛을 발하리라.-36쪽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하는 한, 첫인상이 아주 나빴던 사람이라 해도 어딘가에 좋은 구석이 있고, 함께 있으면 어떤 부분이 서로 공명했다. 잠깐 사이였는데도 야마나카씨는 내게 그런 느낌을 되살려주었다.-66쪽

나는 그때, 도라에몽과 타임머신과 늘 함께 있어 주는 로봇.... 그런 얘기들을 지어낸 사람들의 깊은 고독을 상상했다. 이제는 영원히 걸 수 없는 전화, 두 번 다시 들을 수 없는 그리운 목소리. 그 외로움을 해결해 줄 도구와 영원히 죽지 않고 함께 있어 주는 친구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보편적인 슬픔을 절실하게 느꼈다.-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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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구판절판


하지만 굳이 평범한 일반론을 펼친다면 우리의 불완전한 인생에는 낭비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만약 불완전한 인생으로부터 모든 낭비가 사라져 버린다면 그것은 불완전한 인생이 아니다.-10쪽

우리는 둘 다 지혜다운 지혜도 갖추지 못했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기량도 갖추지 못했다. 의지할 수 있는 기둥도 없었다. 우리는 끝없는 제로에 가까웠다. 하나의 무에서 또 다른 무로 흘러갈 뿐인 초라한 존재였다.-118쪽

꿈 속에서는 사물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전혀 없다. 그곳에는 처음부터 경계선따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꿈 속에서는 충돌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설사 발생한다고 해도 거기에는 고통이 없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실은 끈질기게 달려든다.-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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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2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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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에 단추가 달린 하얀색 셔츠에 연두색 재킷을 입은 이 남자의 손은 내 손에 그저 피부와 뼈로 만들어진 평범한 손으로 느껴지고, 나를 향해 미소 짓는 모습도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는데, 세포면에서는 과연 얼마나 다르고 낯선 사람일까? 난 언제나 그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람? -81쪽

때때로 나는 헨리가 사라지는 게 반갑지만, 그가 돌아오는 건 언제나 반갑다.-190쪽

이번엔 헨리가 반드시 올 거라는 걸 나는 안다. 가끔은 내가 이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는 것 때문에, 이런 기대감 때문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는 올 것이고, 나는 여기 기다리고 있다.-3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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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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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구에게 행복하게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그 모든 걸 가르치는 게 훨씬 쉬웠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신은 나를 행복하게 해. 늘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251쪽

다시는 슬픈 일도 없고, 누구를 떠나보내거나 죽는 일도 아예 없거나 아주 머나먼 일일 것 같다. 지금 당장 우리는 여기 있고, 완벽한 우리 사이를 훼방 놓거나 이 완벽한 순간의 기쁨을 훔쳐 갈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3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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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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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마다 그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가 생각났다. 자신의 떨리는 품에 안겨있던 연약한, 생존을 위해 아버지를 필요로 하던, 부모밖에 모르던 존재였다. 하지만 결국 부모는 아이들에게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되었고, 때로는 관계가 끊어질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루마도 결국 그런 식으로 자식들을 잃어갈 터였다. 아이들은 점점 남처럼 멀어지고 제 엄마를 피할 것이다.-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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